종소리 - 박남수 ㉠나는 떠난다. 청동(靑銅)의 표면에서 일제히 날아가는 ㉡진폭(振幅)의 새가 되어 광막한 하나의 울음이 되어 하나의 소리가 되어. 인종(忍從)은 끝이 났는가. 청동의 벽에 ‘역사’를 가두어 놓은 칠흑의 감방에서. 나는 바람을 타고 들에서는 푸름이 된다. 꽃에서는 웃음이 되고 천상에서는 악기가 된다. 먹구름이 깔리면 ㉢하늘의 꼭지에서 터지는 뇌성(雷聲)이 되어 가루 가루 가루의 음향이 된다. (시집 신의 쓰레기,1964 / 새의 암장,1970) ▶ 감상의 초점 이 시는 박남수의 후기 대표작으로 이미지에 의한 표현을 중시하고, 인간 존재의 가치를 탐구한 주지시다. 종 소리를 의인화하여 자유를 향한 비상(飛翔)과 확신을 남성적, 역동적 심상으로 노래하였다. 관념의 표상으로 인식되기 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