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風景) - 김종한(金鍾漢)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가 우물 속에는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 ― 아주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놈일까요? 조용하신 당신은 박꽃처럼 웃으시면서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시네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전설 만 길어 올리시네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 소리도 흘러 오는데 ― 물동이에서도 아주머님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구려. (조선일보, 1937.1.1) ▶ 감상의 초점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이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한 곳에 정착하여 오랜 세월을 두고 살아온 한 집안의 깊은 연륜(年輪)과 그윽한 분위기이다. 이 시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능수버들, 낡은 우물가, 푸른 하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