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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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無情) |
춘원 이광수 (李光洙, 1892~1950)
호는 춘원(春園). 평북 정주에서 출생. 일본 명치학원(明治學院) 중학부를 졸업하고 1915년 와세다(早稻田) 대학에 입학함. 1917년 <청춘>에 「소년의 비애」, 「어린벗에게」 등 단편을 발표함. 1917년 <매일신보>에 현대적 장편 「무정」을 발표하여 한국문학사에 신기원을 이룩함. 1924 <조선문단>을 주재하고 <독립신문> 편집국장,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을 역임함. 친일 문학 단체인 조선 문인 협회장을 역임함. 1940년 일본명 가야마 미쓰오(향산광랑, 香山光郞)으로 창씨개명하는 등 친일 행위를 함. 그의 작품 세계는 이상주의에 바탕을 둔 계몽적 민족 의식을 표현하고 1930년대에 이르러서는 역사 의식을 반영하는 쪽으로 나타남. 6․25때 납북되어 생사 불명이었으나 최근 1950년 북한 남포병원에서 벽초 홍명희의 배려로 입원 중 사망했음이 알려짐. 대표작으로 「무정」(1917), 「유정」(1933), 「사랑」(1939), 「흙」(1932), 「단종애사」(1929) 등이 있음.
작품해설
「무정」은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된 이광수의 첫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대표작이자 우리 나라 최초의 근대 장편 소설이다. 「무정」은 민족주의적 이상과 계몽주의적 정열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 작품이다. 따라서 무정은 공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그러한 공리성과 목적성 앞에 모든 개인의 고민과 갈등은 의미를 잃고 만다. 그런 결과로 「무정」에는 ‘우리’만 있고 ‘나’는 없다. 봉건 도덕 의식을 가진 박영채와 근대적 인간형인 이형식을 비롯한 여러 유형의 과도기적 인물을 설정하여 상호 갈등을 전개시킴으로서 전환기의 시대상과 가치관을 집약적으로 표현하였다. 직유의 표현 기교와 화자(話者)의 격앙된 영탄이 드러나고 일부 문어체(文語體)적인 문투와 극적인 필연성이 다소 미흡하긴 하지만 참신한 문체와 치밀한 구성도 부분적으로 존재한다.
신소설과 비교하여 인물들의 내면 공간 확대를 통한 심리 묘사, 생생하고 개성적인 인물의 창조 등이 발전된 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이 작품의 주제를 이루는 큰 기둥은 민족주의 이념과 자유 연애 사상인데 이는 이광수의 다른 작품에도 계속 드러나게 된다. 물론, 예술의 효용성 면에서는 사회적 공리성(功利性)에 지나친 주안점을 두었다는 것이 결점으로 지적될 수 있지만 그 당시의 문단 상황으로서는 분에 넘친 것이었다.
또한, 「무정」은 기본적으로 사제 관계를 축으로 인물이 맺어 진다. 박 진사와 형식, 형식과 선형, 그리고 삼랑진에서의 형식과 세 여자는 사제 관계로 볼 수 있다. 이런 구조는 교육을 통하여 민족을 살리려는 안창호의 준비론 사상과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무정의 대부분이 민족의 장래에 대한 고민보다는 사사로운 사랑의 문제로 인한 갈등인 점은 준비론의 낭만적 적용이라는 비판을 면하기가 어렵다.
(주제) 세속적 사랑의 계몽적 민족주의로의 승화.
※ 다음 소설을 읽고 각 물음에 답하시오.
(가) 형식과 선형은 지금 미국 시카고 대학 사 년생인데, 내내 몸이 건강하였으며, 금년 구월에 졸업하고는 전후는 구라파를 한 번 돌아 본국에 돌아올 예정이며, 김 장로 부부는 날마다 사랑하는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려, 벌써부터 돌아온 후에 할 일과 하여 먹일 것을 궁리하는 중.
병욱은 음악 학교를 졸업하고 자기의 힘으로 돈을 벌어서 독일 백림에 이태 동안 유학을 하고, 금년 겨울에 형식의 일행을 기다려 시베리아 철도로 같이 돌아올 예정이며, 영채도 금년 봄에 동경 상야 음악 학교 피아노과와 성악과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아직 동경에 있는 중인데, 그 역시 구월경에 서울로 돌아오겠다.
더욱 기쁜 것은, 병욱은 백림 음악계에 일종 이채를 발하여 명성이 책책하다는 말이, 근일에 도착한 백림 어느 잡지에 유력한 비평가의 비평과 함께 기록된 것과, 영채가 동경 어느 큰 음악회에서 피아노와 독창과 조선 춤으로 대갈채를 받았다는 말이 영채의 사진과 함께 동경 각 신문에 게재된 것이다.
(나) 나중에 말할 것은, 형식 일행이 부산서 배를 탄 뒤 조선 전체가 많이 변한 것이다.
교육으로 보든지, 경제로 보든지, 문학 언론으로 보든지, 모든 문명 사상의 보급으로 보든지 다 장족의 진보를 하였으며, 더욱 하례할 것은 상공업의 발달이니, 경성을 ㉠머리로 하여 각 도회에 석탄 연기와 쇠망치 소리가 아니나는 데가 없으며, 연래에 극도에 쇠하였던 우리의 상업도 점차 진흥하게 됨이다.
아아, 우리 땅은 날로 아름다와 간다. 우리의 연약하던 팔뚝에는 날로 힘이 오르고, 우리의 어둡던 정신에는 날로 빛이 난다. 우리는 마침내 남과 같이 번쩍하게 된 것이로다.
그러할수록에 우리는 더욱 힘을 써야 하겠고, 더욱 큰 인물, 큰 학자, 큰 교육가, 큰 실업가, 큰 예술가, 큰 발명가, 큰 종교가가 나야 할 터인데, 더욱더욱 나야 할 터인데, 마침 금년 가을에는 사방으로 돌아오는 유학생과 함께 형식, 병욱, 영채, 선형 같은 훌륭한 인물을 맞아들일 것이니 어찌 아니 기쁠까.
해마다 각 전문 학교에서는 튼튼한 일군이 쏟아져 나오고, 해마다 보통 학교 문으로는 어여쁘고 기운찬 도련님, 작은 아가씨들이 들어가는구나! 아니 기쁘고 어찌하랴.
(다) 어둡던 세상이 평생 어두울 것이 아니요, 무정할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밝게 하고, 유정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가멸ㅎ게 하고, 굳세게 할 것이다.
기쁜 웃음과 만세의 부르짖음으로 지나간 세상을 조상하는 ‘무정’을 마치자.
㉠과 같은 의미로 쓰인 것은?
① 머리가 가볍다. ② 머리를 숙이다.
③ 머리를 쓰다. ④ 머리를 감다.
⑤ 머리 노릇을 하다.
이 글의 ‘시점과 거리’에 대한 설명으로 바른 것은?
① 독자와 화자와의 관계가 가깝게 느껴진다.
② 인물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③ 보여주기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④ 화자와 등장인물과의 관계는 멀게 느껴진다.
⑤ 인물의 행동과 대화를 통하여 진행된다.
이 글로 보아 알 수 없는 것은?
① 주인공들의 명성이 대단했다.
② 조국은 특히 상공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③ 지식인의 활동이 요망되는 때이다.
④ 주인공들의 활동으로 장족의 진보를 이룩했다.
⑤ 새로운 일군이 계속 배출되어 그들이 교육열을 쏟고 있다.
▷ <정답 ④>
이 글을 읽고 바르게 느낀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은?
① 작자는 일제에 대한 소극적 저항 방법으로 교육과 계몽을 제시하고 있다.
② 민족주의적, 이상주의적 사상을 엿볼 수 있다.
③ 과학 문명의 동경, 해외 유학열 등의 개화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④ 예술의 효용성에서 사회적 공리성에 치우친 결점을 지니다.
⑤ 세속적인 사랑의 갈등을 민족 의식의 각성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 ⑤는 이 글에서는 나타나지 않음. <정답 ⑤>
김동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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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
금동 김동인 (金東仁, 1900~1951)
평양의 갑부 김대윤의 차남으로 출생. 호는 금동(琴童). 어려서 일본 유학 명치학원을 거쳐서, 아오야마 학원(靑山學院)에서 수학. 1919년 주요한, 전영택 등과 함께 <창조(創造)>를 창간함. 이광수 등의 계몽주의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근대 소설인 사실주의를 표방함. 1926년 사업에 실패하여 생계를 위한 문필 활동을 함.
예술 지상 주의 작가로 알려질 만큼 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미도 미고 미믜 반대 것도 미며 사랑도 미, 미움도 미, 선도 미, 악도 미”라고 했다. 그는 삶의 현실과 윤리적 관점에 위배됨에 좌우되지 않고 미를 예술적 최고의 가치로 내세웠다.
작품해설
이 작품은 「태형」, 「명문」 등과 함께 자연주의 경향의 소설로 소설가로서의 김동인의 위치를 확고히 해 준 작품이다.「감자」는 복녀라는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가에서 자란 여인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 타락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른바 자연주의의 특징인 ‘환경 결정론’에 입각한 작품이다.
‘환경 결정론’이란 주인공의 운명은 환경에 의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이론이다. 복녀의 죽음도 따지고 보면 불우한 환경이 빚어낸 일종의 숙명으로, 그 운명은 환경에 의해 이미 결정된 것이다. 그녀의 최초의 부정은 타율적인 것이었지만 나중에는 자율적인 것으로 변화된다.
(주제) 환경으로 인해 파괴되는 복녀의 비극적인 삶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 (사농공상의 제 이위에 드는) 농민이었다. 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있게 자라난 처녀였었다. 이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로 떨어지자 없어졌다 하나, 그러나 어딘지는 모르지만 딴 농민보다는 좀 똑똑하고 엄한 가율이 그의 집에 그냥 남아 있었다. 그 가운데서 자라난 복녀는 물론 다른 집 처녀들같이 여름에는 벌거벗고 개울에서 멱감고, 바짓바람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예사로 알기는 알았지만,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을 가지고 있었다.
㈏ “벳섬 좀 치워 달라우요.”
“남 졸음 오는데 님자 치우시관.” / “내가 치우나요?”
“이십 년이나 밥 처먹구 그걸 못 치워.”
“에이구, 칵 죽구나 말디.” / “이년, 뭘!”
이러한 싸움이 그치지 않다가, 마침내 그 집에서도 쫓겨 나왔다. 이젠 어디로 가나? 그들은 하릴없이 칠성문 밖 빈민굴로 밀려오게 되었다. 칠성문 밖을 한 부락으로 삼고 그 곳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의 정업은 거라지요, 부업으로는 도둑질과 (자기네끼리의) 매음, 그 밖에 이 세상의 모든 무섭고 더러운 죄악이었었다. 복녀도 그 정업으로 나섰다.
㈐ 복녀의 도덕관 내지 인생관은 그 때부터 변하였다.
그는 아직껏 딴 사내와 관계를 한다는 것을 생각하여 본 일도 없었다. 그것은 사람의 일이 아니요, 짐승의 하는 짓쯤으로만 알고 있었다. 혹은 그런 일을 하면 탁 죽어지는지도 모를 일로 알았다.
그러나 이런 이상한 일이 어디 있을까. 사람인 자기도 그런 일을 한 것을 보면, 그것은 결코 사람으로 못할 일이 아니었었다. 게다가 일 안 하고도 돈 더 받고, 긴장된 유쾌가 있고, 빌어먹는 것보다 점잖고······ 일본말로 하자면 〈삼박자〉 같은 좋은 일은 이것뿐이었었다.
이것이야말로 삶의 비결이 아닐까. 뿐만 아니라 이 일이 있은 뒤부터 그는 처음으로 한 개 사람이 된 것 같은 자신까지 얻었다.
㈑ ㉠복녀의 얼굴에는 분이 하얗게 발리어 있었다.
신랑 신부는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것을 무서운 눈으로 흘겨보면서, 그는 왕 서방에게 가서 팔을 잡고 늘어졌다. 그의 입에서는 이상한 웃음이 흘렀다.
“자, 우리 집으로 가요.”
왕 서방은 아무 말도 못하였다. 눈만 정처 없이 두룩두룩하였다. 복녀는 다시 한번 왕 서방을 흔들었다.
“자, 어서.” / “우리, 오늘 밤 일이 있어 못 가.”
“일은 밤중에 무슨 일.” / “그래두, 우리 일이······.”
복녀의 입에 아직껏 떠돌던 이상한 웃음은 문득 없어졌다.
“이까짓 것.” / 그는 발을 들어서 치장한 신부의 머리를 찼다.
“자, 가자우, 가자우.” / 왕 서방은 와들와들 떨었다. 왕 서방은 복녀의 손을 뿌리쳤다. 복녀는 쓰러졌다. 그러나 곧 다시 일어섰다. 그가 다시 일어설 때는 그의 손에는 얼른얼른하는 낫이 한 자루 들리어 있었다.
㈒ 복녀의 송장은 사흘이 지나도록 무덤으로 못 갔다.
왕 서방은 몇 번을 복녀의 남편을 찾아갔다. 복녀의 남편도 때때로 왕 서방을 찾아갔다. 둘의 사이에는 무슨 교섭하는 일이 있었다.
사흘이 지났다. 밤중 복녀의 시체는 왕 서방의 집에서 남편의 집으로 옮겼다. 그리고 시체에는 세 사람이 둘러 앉았다. 한 사람은 복녀의 남편, 한 사람은 왕 서방, 또 한 사람은 어떤 한방 의사. 왕 서방은 말없이 돈주머니를 꺼내어 십 원짜리 지폐 석 장을 복녀의 남편에게 주었다. 한방 의사의 손에도 십 원짜리 두 장이 갔다.
이튿날, 복녀는 뇌일혈로 죽었다는 한방의의 진단으로 공동 묘지로 가져갔다.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인물의 성격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② 장면 중심적 사건 전개 과정을 보여 준다.
③ 작가는 철저하게 관찰자적인 시점을 유지하였다.
④ 인간의 운명 결정 요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잘 드러난다.
⑤ 냉엄한 현실을 날카롭게 투시하는 작가적 비정성이 잘 드러난다.
▷
복녀의 도덕적 타락 요인은?
① 사회적 환경 ② 인간적 본능
③ 성격적 결함 ④ 교육 기회의 상실
⑤ 대중으로부터의 소외
▷성
㈏에서 대화를 통해 제시하고자 하는 것은?
① 갈등의 심화 ② 주제의 암시
③ 인물의 성격 ④ 사건의 비극성
⑤ 사건의 단서
▷
㉠이 암시하는 것은?
① 복녀의 치열한 분노 ② 복녀의 비극적 운명
③ 복녀의 속물적 본능 ④ 복녀의 비인간적 성격
⑤ 복녀의 애정에 대한 자각
복녀의 삶에 대한 독자의 반응으로 거리가 먼 것은?
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더니.
② 목 마른 놈이 우물 판다 하더니.
③ 고기를 잡고 나면 바리를 잊게 된다더니.
④ 곶감 단 맛에 배탈 나는 줄 모른다더니.
⑤ 이도 머리에 있으면 검어지는 법이라더니.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사농공상의 제 이위에 드는) 농민이 있었다.
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처녀였었다. 이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로 떨어지자부터 없어졌다 하나, 그러나 어딘지는 모르지만 딴 농민보다는 좀 똑똑하고 엄한 가율이 그의 집에 그냥 남아 있었다. 그 가운데서 자라난 복녀는 물론 다른 집 처녀들같이 여름에는 벌거벗고 개울에서 멱감고, 바짓바람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예사로 알기는 알았지만,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열다섯 살 나는 해에 동네 홀아비에게 팔십 원에 팔려서 시집이라는 것을 갔다. 그의 새서방(영감이라는 편이 적당할까)이라는 사람은 그보다 이십 년이나 위로서, 원래 아버지의 시대에는 상당한 농민으로서 밭도 몇마지기가 있었으나, 그의 대로 내려오면서는 하나 둘 줄기 시작하여서, 마지막에 복녀를 산 팔십 원이 그의 마지막 재산이었다. 그는 극도로 게으른 사람이었다. 동네 노인의 주선으로 소작 밭깨나 얻어 주면, 종자만 뿌려 둔 뒤에는 후치질도 안 하고 김도 안 매고 그냥 버려 두었다가는, 가을에 가서는 되는 대로 거두어서 ‘ 금년은 흉년이네’하고 전주집에는 가져도 안 가고 자기 혼자 먹어 버리고 하였다. 그러니까 그는 한 밭을 이태를 연하여 부쳐 본 일이 없었다. 이리하여 몇 해를 지내는 동안 그는 그 동네에서는 밭을 못 얻으리만큼 인심과 신용을 잃고 말았다.
(나) 일 년이 지났다.
그의 처세의 비결은 더욱더 순탄히 진척되었다. 그의 부처는 이제는 그리 궁하게 지내지는 않게 되었다.
그의 남편은, 이것이 결국 좋은 일이라는 듯이 아랫목에 누워서 벌씬벌씬 웃고 있었다. 복녀의 얼굴은 더욱 이뻐졌다.
“㉠여보, 아즈바니. 오늘은 얼마나 벌었소?”
복녀는 돈 좀 많이 벌은 듯한 거지를 보면 이렇게 찾는다.
“㉡오늘은 많이 못 벌었쉐다.”
“얼마?” / “도무지 열서너 냥.”
“㉢많이 벌었쉐다가레. 한 댓 냥 꿰 주소고래.”
“오늘은 내가…….”
어쩌고 어쩌고 하면, 복녀는 곧 뛰어가서 그의 팔에 늘어진다.
“나한테 들킨 댐에는 꿰구야 말아요.”
“난 원 이 아즈마니 만나문 야단이더라. 자 꿰 주디. 그 대신, 응? 알아 있다?”
“난 몰라요. 해해해해.”
“모르문, 안 줄 테야.”
“㉣글쎄, 알았대두 그른다.”
㉤―― 그의 성격은 이만큼까지 진보되었다.
(가)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못한 것은?
① 전지적 작가 시점에 의해 서술되고 있다.
② 복녀의 본성은 착하다는 점이 부각되어 있다.
③ 인물의 성격이 극적 방법에 의해 제시되어 있다.
④ 뒤에 일어날 사건을 예시하는 부분이 들어 있다.
⑤ 복녀의 성경이 변할 것이라는 것이 암시되어 있다.
▷
㉠~㉣ 중, (가)와 (나) 사이에 생략된 사건의 내용을 비교적 분명하게 유추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가) → (나)의 추이(推移)를 통해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복녀의 인물 유형을 쓰시오.
다음은 위 작품에 대한 해설이다. ( ) 안에 알맞은 말을 2 음절의 한 단어로 쓰시오.
김동인의 소설 ‘감자’는, ‘복녀’라는 한 개인의 파멸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 )에 의해 운명이 결정지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극적 인식을 두드러지게 내세우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김동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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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따라기 |
작품해설
‘배따라기’는 ‘배떠나기’라는 말에서 유래된 서도 잡가의 하나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배따라기’는 ‘영유 배따라기’로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산천후토 일월성신 하나님 전 비나이다./ 실날 같은 우리 목숨 살려 달라 비나이다./ 에 - 야 어그야지야. (하략) ” 라고 시작된다. 이 작품의 핵심 구절은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외다.” 하는 아우의 말이다. 작자가 바로 이 작품을 쓰게 된 목적도 운명의 힘을 거역하지 못하는 가냘픈 ‘인간의 비애와 한’을 그리려는데 있었다.
이 작품은 액자 소설로 되어 있다. 액자 소설이란 쉽게 말해서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포함하는 소설이다. 이로 인하여 시점의 이동이 생긴다. 액자 소설은 그 구성상의 특징으로 인해 주제와 시점이 이중으로 설정된다. 이 소설의 바깥 줄거리의 주제는 ‘나’가 이야기하는 진시황 예찬론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데, 아름다움은 모든 것의 희생 위에서 비로소 나온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형제 간의 진정한 우애도 인간이 추구해야 할 아름다움으로 볼 때 두 형제의 끝없는 방황은 희생의 한 형태에 해당한다.
(주제) 오해가 빚은 형제 간의 비극
(경향) 낭만주의적, 유미주의적 경향
※ 다음 소설을 읽고 각 물음에 답하시오.
(가) 그는 나를 잠깐 보고, 사람 좋은 웃 음을 띤다.
“고향이 영유요?”
“예, 머, 영유서 나기는 했디만, 한 이십 년 영윤 가 보디두 않았시오.” / “왜, 이십 년씩 고향엘 안 가요?”
“사람의 일이라니, 마음대로 됩데까?”
그는 왜 그러는지 한숨을 짓는다.
“거저, 운명이 데일 힘셉디다.”
운명의 힘이 제일 세다는 그의 소리에는 ㉠삭이지 못할 원한과 ( )(이)가 섞여 있다.
<중 략>
“자, 노형의 경험담이나 한번 들어 봅시다. 감출 일이 아니면 한번 이야기해 보소.”
“머, 감출 일은 …….” / “그럼, 어디 들어 봅시다그려.”
그는 다시 하늘을 보았다. 그러나 좀 있다가,
“하디요.” / 하면서 내가 담배를 붙이는 것을 보고 자기도 대에 담배를 붙여 물고 이야기를 꺼낸다.
“닞히디두 않는 십구 년 전 팔월 열하룻날 일인데요.”
하면서 그가 이야기한 바는 대략 이와 같은 것이다.
(나) 그의 살던 마을은 영유 고을서 한 이십 리 떠나 있는 바다를 향한 조그만 어촌이다. 그가 살던 조그만 마을(서른 집쯤 되는)에서는 ㉡그는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의 ⓐ부모는 모두 열 댓 났을 때에 돌아갔고, 남의 사람이라고는 곁집에 딴살림하는 그의 아우 부처와 그 자기 부처뿐이었다. 그들 ⓑ형제가 그 마을에서 제일 부자이고, 또 ⓒ제일 고기잡이를 잘 하였고, 그 중 ⓓ글이 있었고, ⓔ배따라기도 그 마을에서 빼나게 그 형제가 잘 불렀다. 말하자면, 그 형제가 그 동네의 대표적 사람이었다.
팔월 보름은 추석 명절이다. 팔월 열 하룻날, 그는 명절에 쓸 장도 볼겸, 그의 아내가 늘 부러워하는 거울도 하나 사 올 겸, 장으로 향하였다.
“당손네 집에 있는 것보다 큰 거이요. 닞디 말구요.”
그의 아내는 길까지 따라 나오면서 잊지 않도록 부탁하였다.
“안 닞어.”하면서 그는 떠오르는 새빨간 햇빛을 앞으로 받으면서 자기 마을을 나섰다. 그는 아내를 (이렇게 말하기는 우습지만) 고와했다. 그의 아내는 촌에는 드물도록 연연하고도 예쁘게 생겼다.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성내(평양) 덴줏골(갈보촌)을 가두 그만한 거 쉽디 않가시오.”
그러니까 촌에서는, 그리고 그 당시에는 남에게 우습게 보이도록 그 내외의 사이는 좋았다. 늙은이들은 계집에게 혹하지 말라고 흔히 그에게 권고하였다.
줄친 부분에서 ㉠의 쓰임과 의미가 같은 것은?
① 천이 매우 삭았다. ② 식혜를 삭이다.
③ 음식을 삭이다. ④ 젖갈을 충분히 삭이다.
⑤ 눈을 감고 울분을 삭이다.
▷ <정답 ⑤>
ⓐ~ⓔ 중 ㉡과 비교적 거리가 먼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 <정답 ①>
(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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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알맞은 것은?
① 회한 ② 증오 ③ 그리움 ④ 자조 ⑤ 한탄
▷ 본문에는 『뉘우침』 <정답 ①>
이 글을 읽고 ‘그’가 안고 있는 심정을 단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낱말을 지적하면?
① 운명 ② 한(恨) ③ 한숨 ④ 경험담 ⑤ 계집
▷ <정답 ②>
이 글속의 주인공이 방랑하고 있는 심층적 의미는?
① 헤어진 아우와의 만남을 갈망하기 때문임.
② 지난 날의 행복했던 고향 시절을 재생시키고자 함.
③ 자아의 시기죄를 씻기 위한 양심의 가책때문에
④ 거역하지 못하는 운명의 굴레로 부터 벗어나기 위함.
⑤ 체념적 삶을 철저한 뱃사람으로 변신시키기 위함.
▷ ①은
<정답 ②>
김동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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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염소나타 |
줄 거 리
나는 사회 교화자 K씨에게 정신병원에 있는 백성수의 이야기를 하며 예술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광기 어린 음악가였던 백성수의 아버지 친구인 나는 어느 날 교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불 나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방화범으로 보이는 한 젊은이가 교회 피아노에 앉아 야성적 음향으로 곡을 치는 것을 듣고 천재적인 음악성에 놀라게 된다.
광기 어렸던 음악가 친구의 아들임을 알게 되어 집으로 데려와 광염 소나타의 악보를 만들고 백성수의 과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머니의 정성스런 돌봄으로 광기를 감추고 정상적으로 지내다 어머니가 아프게 되어 가세가 기울게 된다. 어머니가 중태에 빠진 어느 날 의사를 부를 돈이 없어 가게방의 돈을 훔치다 주인에게 걸려 사정을 했지만 감옥으로 가게되고 어머니는 감옥에 있는 동안 돌아가시어 묻힌 곳도 모르게 된다. 묘를 찾다가 교회로 뛰어든 것이다.
나는 여기까지 말을 하고 K씨를 집으로 데려와 백성수의 편지를 보여 준다. 앙갚음으로 가게방에 불을 놓고 그것을 본 백성수는 야성적 음악성이 살아나고 그후 작곡이 안 될 때에는 자극을 받기 위해 불을 놓게 되고 불이 자극을 못 주자 시체를 던져 온몸이 터지게 하거나 죽은 여인의 시체를 강간하고 살인을 하게 된다.
광기를 불러일으키는 자극을 받아야 불후의 명곡이 나온 것이다. 예술가로서 난 예술을 위한 행위는 죄악이 아니라고 K씨에게 말한다.
작품해설
예능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광기는 인정하나 너무 극단적인 것까지 인정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다. 예술도 인간을 위해 탄생하는 것이니 만큼 개인의 예술성을 위해 다른 인간에게 지나친 피해를 입혀도 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작품경향) 심리주의, 탐미주의
(비극적 상황을 제시하는 환경을 극복하려는 의지 보임)
(주제) 미에 대한 광기 어린 동경
나도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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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
나도향 (羅稻香, 1902~1926)
서울 출생. 본명은 경손(慶孫). 도향 이외에 빈(彬)이라는 필명도 사용함. 배재 학당을 거쳐 경성의전(京城醫專)에서 수학함. 문예 동인지 <백조(白潮)> 동인으로 참여하여 1922년 <백조> 창간호에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옴. 초기의 작품 경향은 감정의 발산이 지나친 낭만주의 성향의 것이었으나 그 후 곧 사실주의 경향의 소설을 창작하여 좋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대표작에는 「여이발사」(1925), 「뽕」(1925), 「벙어리 삼룡이」(1925) 등이 있다.
줄 거 리
덜컹덜컹 홈통에 들어갔다가 다시 쏟아져 흐르는 물이 육중한 물레방아를 번쩍 쳐들었다가 쿵 하고 확 속으로 내던질 제 머슴들의 콧소리는 허연 겨가루가 켜켜 앉은 방앗간 속에서 청승스럽게 들려 나온다.
달이 유난히 밝은 가을밤, 물레방앗간 옆에 어떤 남녀가 서서 수작을 한다. 늙은 남자(신치규)는 달래는 듯한 말로 젊은 여자(방원의 아내)를 꾀고 있다. 대를 이을 자식을 하나 낳아주면 내것이 모두 네것이 된다는 신치규의 말에 방원의 아내는 새침한 읏음만 짓는다. 둘은 방원을 쫒아낼 약속을 하고 물레방앗간으로 들어간다. 사흘이 지난 뒤 방원은 신치규로부터 돌연 자기 집에서 나가달란 말을 듣는다. 애걸해봐도 소용이 없자 방원은 아내에게 안주인마님께 사정 얘기를 해보라고 하지만, 아내는 오히려 앞으로 자기를 어떻게 먹여 살릴 거냐며 앙탈이다. 방원은 홧김에 주먹과 발길로 아내를 치고 아내는 소리높여 꺼이꺼이 운다. 그 날 밤 술이 얼큰하여 돌아온 방원은 아내에게 사과할 생각으로 문고리를 잡아흔든다. 아내는 없고, 그는 옆집 아주머니로부터 아내가 단장을 하고 물레방아께로 가더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가 방앗간으로 돌아들자 막 신치규와 아내가 나오는 것이 보인다. 사지가 떨리고 이가 맞부딪친다. 처음에는 놀라던 계집과 신치규가 이젠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방원에게 호통이다. 어제까지의 상전이란 생각에 한동안 주저하던 방원은 끝내 신치규의 멱살을 잡고 넘어 뜨린 후, 목을 누른다. 이제 그는 상전도 아니고 똑같은 사람, 아니 원수일 뿐이다. “사람 살류!” 하는 계집의 목소리에 사람들 소리와 칼소리가 난다. 방원은 순경의 구두소리를 듣자 비로소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곤 미친 듯이 일어나 옆에 있는 계집에게 어서 도망치자고 끈다. 그러나 방원은 순경의 포승에 묶인 채 끌려가고 신치규는 머슴들이 업어 들인다.
석 달아 지나고 상해죄로 감옥에서 복역한 방원은 출옥했으나, 신치규는 아무일 없이 방원의 계집을 데려다 산다. 방원은 더욱 냉정해진 세상을 원망하며 칼을 품고 신치규의 집으로 달려든다. 그러나 차마 계집을 죽일 용기가 나지 않은 그는 마지막 작심으로 자기와 같이 멀리 가자고 계집을 위협하지만, 거절당하자 결국 계집을 찌르고 자신도 거꾸러져 가슴을 찔리운 채 죽는다.
계집은 결심한 뜻을 나타내었다. 방원의 손은 떨리었다. 그리고, 그는 눈을 꽉 감고 에, 여우 같은 년! 하고, 칼끝을 계집의 옆구리를 향하고 힘껏 내밀었다. 계집은 이를 악물고 사람 죽인다! 소리 한 번에 그 자기에 거꾸러졌다. 칼자루를 든 손이 피가 몰리는 바람에 우르르 떨리더니 피가 새어나왔다. 방원은 그 칼을 빼어들더니 계집 위에 거꾸러져서 가슴을 찌르고 절명하여 버렸다.
작품해설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의 문제와 경제 문제. 계충간의 갈등이 뒤엉켜 있는 작품이다. 운명 문제(신분), 본능 문제(성 충동), 현실 문제(가난) 등이 드러남으로서 나도향 후기 작품의 특징을 선명히 보여준다. 탐욕스런 집주인과 아내의 불륜에 대해 맞선 어느 농사꾼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물레방아’는 당시 농경사회 구조의 모순 속에서 비정상적인 연애가 이루워지는 실제적인 장소의 의미를 가지면서, 나아가 그 은밀하고 병적인 욕망(성 충동을 암시하는 상징물)을 암시하는 상징어가 되기도 한다. 이런 물레방아의 의미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도 나타나는 바다. 그리고 이 작품이 계급 의식과 본능 문제를 다루면서도 그것이 추악하게 느껴지기보다는 낭만적으로 받아들여 지는 것은 이러한 상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가진 자의 탐욕에 대한 하인의 응징이 ‘아내 살인’으로 매듭된다는 점에서 지배 체제 원리의 전근대성을 역설적으로 폭로하고 있는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
(주제) 상전의 탐욕과 위선에 대한 하인의 반항과 응징.
나도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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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삼룡이 |
줄 거 리
오생원 집에 살고 있는 벙어리 삼룡이는 상전에게 매우 충직한 하인으로 오생원도 그를 좋아했다. 오생원에게는 삼대 독자인 아들이 있었는데 버릇없는 그는 삼룡을 괴롭힌다. 스물 세 살이 되도록 이성을 모른 삼룡이에게 주인집 아들이 장가를 들게 되면서 파란이 일어난다.
아내를 밉게 보는 작은 주인은 사소한 것을 트집 잡아 아내를 구타하고 또 삼룡을 괴롭힌다. 그럴수록 삼룡의 작은 아씨에 대한 애정은 커 간다. 어느날 술에 취해 얻어맏고 길거리에 누워 있는 작은 주인을 업어다 누이는 것을 본 아씨가 삼룡이에게 비단 부시 삼지를 만들어 준다. 이것을 오해한 작은 주인으로부터 심하게 맞고 안방 출입이 금지된다.
그러나 아씨에 이사한 마음이 자리잡고 있었다. 어느날 계집종이 아씨가 죽어간다는 말을 듣고 자살하려던 아씨를 말리든 삼룡은 그 집에서 쫓겨나간다.
그날 오생원의 집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난다. 삼룡은 불길 속에서 오생원을 구해내고, 살려달라는 새서방을 뿌리치고 아씨를 안고 지붕위로 올라가 행복한 미소를 띄우며 죽는다.
작품해설
인물의 성격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 삼룡이는 소극적인 인물에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방화를 저지르는 적극적인 인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삼룡이는 주인에게 순종하는 하인이었지만, 자신을 발견하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아가는 입체적 인물로 발전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불 속에 뛰어들어 고결한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 죽음에 의해 일체의 고뇌가 사라지고 예속적인 관계가 청산되는 극한적 결말 처리 방법이다. ‘불’과 ‘죽음’에 의한 종결은 당대 신경향파 소설의 결말 처리 방식과도 유사한 면모를 보여 주지만, 이를 계급 의식의 고취라는 도식적인 주제로 확대시키지 않은 점이다. 방화와 죽음이라는 결말 처리 방식이 신경향파의 소설과 유사한 것이지, 결코 그들의 연장선 위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삼룡이가 주인 아씨를 안은 채 웃으면서 죽는, 현실에서 이를 수 없는 사랑을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한 순간이나마 이루는 결말 처리는 이 작품을 낭만절인 소설로 읽히게 하는 것이다.
나도향에게 이 작품은 초기의 감상주의를 극복하고 인간의 진실한 애정과 그것이 주는 인간 구원의 의미를 탐색한 작품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돈과 신분주의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결정적인 약점을 지닌 벙어리 삼룡이란 인물이 상전의 아씨에게 품은 연모의 정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반항으로 전환되는 갈등을 겪으면서 이 작품은 파국을 맞는다. 바보스러운 외면 속에 숨겨진 진실성이 독자를 감동시키는 일종의 바보 문학인 셈인데, 바보스러움은 어두운 시대적 상황을 정면으로 대결할 수 없을 때 취해지는 일종의 이면적 공략일 수도 있다.
(주제) 벙어리 삼룡이의 순수한 사랑
신분적, 육체적 불구자의 분노와 저항
그리고 사랑의 정열
조명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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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洛東江) |
포석 조명희 (趙明熙 1894~1942)
충북 진천 출생. 호는 포석(抱石). 중앙 고보 중퇴, 북경 사관 학교에 입학하려다 일경에게 붙잡힘. 3․1 운동에 관계되어 투옥. 도요 대학 철학과 입학. 1928년 러시아로 망명, 소련 작가 동맹 원동 지부 지도부에서 근무. 지식인적 개인 의식에서 현실에 대한 불만을 그리다가 ‘낙동강’(1927)에 이르러 계급 의식과 민족 해방 사상이라는 거시적 안목을 지니게 된다.
대표작으로 ‘땅속으로’(1925), ‘농촌 사람들’, ‘한여름밤’ (1927), ‘춘선이’, ‘아들의 마음’(1928) 등이 있다. 희곡 작품으로 ‘김영일의 사’(1921)가 있다.
줄 거 리
강나루에 사람들이 모여 섰다. 그들은 병이 위중한 한 사내를 배에 실어 강건넛 마을로 들여보내려는 중이다. 당사자는 감옥에서 혹독한 고문을 당하고 갓 풀려난 박성운이다.
가난한 민중의 아들 박성운은 한 때 군청 직원으로 근무한 적도 있는 사람이다. 그러다가 그는 3.1운동 이후 독립운동에 가담하게 되고, 중국 땅을 떠돌면서 교육 운동에 진력하기도 한다. 나중에 그는 귀향하여 농민운동을 펼치게 되는데 이는 자기가 몸담고 있는 생활의 터전을 개혁하는 것이 운동의 본령이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농촌 야학(夜學)을 세워 농민 교육을 벌임과 동시에, 소작(小作) 조합을 결성하여 대지주(大地主)의 횡포에 대항하여 싸우기도 한다. 그러므로 박성운이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는 것은 정해진 이치다. 결국 그는 고문을 당한 끝에 병을 얻어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게 되며 그제야 일경으로부터 풀려나 지금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그러나 그 며칠 뒤, 강가에는 다시 사람들이 모여 섰다. 이번에는 박성운의 장례 행렬이다. 가지각색의 만장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갔구나, 너는 날 밝기 전에 너는 갔구나!’ 등등의 내용이다. 긴 시 구절처럼 보이는 만장도 있다. ‘그대는 나더러 폭탄이 되라 하였나이다. 옳습니다. 나는 폭탄이 되겠나이다.’ 이것은 박성운의 애인 로사의 만장이다.
작품해설
1927년에 발표된 소설로 일제 식민지 시대를 뜨겁게 살다간 독립 운동가의 모습을 진실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마침내 주인공 박성운의 비극적 죽음을 부르고 마는 독립 운동의 경로 (3․1 운동 → 만주에서의 독립 운동 → 서울에서의 파벌통합운동 → 고향에서의 농민 운동)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1920년대 민족 운동가의 전형을 그려낸 작품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 소설의 결말에서 확인되는 로사의 행동(애인 박성운의 뒤를 이어 독립 운동의 폭탄이 되겠노라고 맹세하는 장면)을 통해 우리는 우리 조상들의 줄기찬 독립 투쟁 의지를 확인하고, 나아가 주인공의 참담한 죽음 속에서도 어쩌면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엿보는 「모순」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로사를 통해 「대(代)를 잇는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앞서 간 사람이 하던 과업을 마저 감당하여 그 마무리를 멋들어지게 지어 주는 행동이야말로 얼마나 보람있는 일인가. 하물며 그것이 독립운동과 같은 민족사적 과제임에야!
「가깝고도 먼 나라」일본에서는 부모의 대를 이어 가업을 전승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다고 한다. 의사가 횟집을 물려받아 경영하는 식이다 물론 그러한 풍습이 지니는 문제점도 있겠지만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그 같은 대물림 의식도 얼마간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우리가 박성운과 같은 독립 운동가를 존경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의 유지를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굳히는 로사와 같은 인물을 본받는 것도 아주 바람직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주제) 식민지하의 피폐한 농촌 현실과 이를 개혁하고자 했던 혁명가의 비극적 삶
현진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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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
빙허 현진건 (玄鎭健, 1900~1943)
대구 출생. 호는 빙허(憑虛). 1918년 일본 동경 성성중학(成城中學) 중퇴. 1918년 중국 상해의 호강대학 독일어 전문부 입학했다가 그 이듬해 귀국.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에 관계함. 특히 <동아일보> 재직시에는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선수 손기정의 일장기 말살 사건에 연루되어 1 년간 복역함. 처녀작은 1920년 <개벽> 12월호에 발표된 「희생화」이고 주요 대표작으로는 「빈처」(1921), 「운수좋은 날」(1924), 「B사감과 러브레터」(1925) 등과 함께 장편 「무영탑」(1938), 「적도」(1939) 등이 있다.
그는 김동인, 염상섭과 함께 우리 나라 근대 단편 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사실주의 문학의 개척자이다. 전기의 작품 세계는 1920년대 우리나라 사회와 기본적 사회 단위인 가정 속에서 인간 관계를 다루면서 강한 현실 인식을 사실주의 기법으로 표현했고, 그 때의 제재는 주로 모순과 사회 부조리에 밀착했었다. 그리고 1930년대 후기에 와서는 그 이전 단편에서 보였던 강한 현실 인식에서 탈피하여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되었다.
줄 거 리
김첨지는 인력거꾼이었다. 장사가 잘 안되어 며칠 동안이나 돈 구경을 옳게 못했는데, 이 날은 이상하다고 하리만큼 운수가 좋았다. 앞집 마나님을 위시해서 교원인 듯 싶은 양복장이를 학교까지 태워다 주고서는 첫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 도합 팔십 전을 벌었다. 눈물이 날 만큼 기뻤다. 앓아 누워 있는 아내에게 설렁탕 한 그릇을 사다 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의 아내는 앓아 누운 지 오래 되었다. 거기다 약 한첩을 못 쓰니 완치가 되기란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아내는 사흘 전부터 설렁탕 국물이 마시고 싶다고 졸라댔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비를 그냥 맞으면서 학생을 남대문 정거장까지 태워다 주고서 일 원 오십 전이란 큰 돈을 받았다. 기뻤다. 한편으로는 겁이 나기도 했다. 오늘따라 운수가 너무 좋으니 말이다.
더구나, 아침에 나올 때 아내가 오늘은 제발 나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었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머리에 떠올랐다. 정거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커다란 짐을 가진 손님을 한 사람 태워다 주었다. 기적 같은 벌이었다. 아무래도 이 기쁨이 계속되지 않을 것 같았다. 불행이 곧 덜미를 내리짚을 것만 같았다. 그러던 차에 마침 길가 선술집에서 나오는 그의 친구인 치삼이를 만났다. 그대로 끄고 들어가 곱배기로 넉 잔을 마셨다. 눈이 개개 풀렸다. 머리를 억누르는 불안을 풀어 버리기 위해 벼락같이 고함을 지르다가 금방 껄껄거리며 웃고, 그러다가는 또다시 목놓아 울기도 하며 법석을 떨었다. 김 첨지는 취중에도 설렁탕을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이래야 남의 행랑방이었다. 너무 조용하다. 다만 어린애의 빈 젖 빠는 소리가 날뿐이었다. 김 첨지는 목청을 있는 대로 내어 욕을 퍼부으며 발을 들어 누운 아내의 다리를 찼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나무등걸과 같다. 아내는 죽어 있었다. 이 때에 ‘빽빽’ 소리가 ‘응아’ 소리로 변하였다. 남편은 아내 머리를 흔들었다.
“이년아 죽었단 말이냐, 왜 말이 없어.” 산 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죽은 이의 뻣뻣한 얼굴을 적시었다. 김 첨지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아내의 얼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작품해설
이 작품은 1920년대 하층 노동자의 삶을 날카로운 관찰로 생생하게 그려 놓은 작가의 대표작이다. 일제 치하 서울 동소문 안에 사는 인력거꾼 김첨지의 ‘운수 좋은’어느 하루를 담아 보이면서, 당시 도시 하층민의 비참한 생활상을 암시하고 있다. 대화에서 뿐만이 아니라 지문에서도 속되고 거친 말투를 여과없이 드러냄으로써 밑바닥 인생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신문화에 수용되는 과정을 학생이나 양복쟁이와 같은 인물들을 등장시켜 표현함으로써 당시 급변하는 사회상의 일면을 제시하고 있다. 이 소설의 표제가 된 ‘운수 좋은 날’은 사실 인력거꾼으로 큰 벌이를 한 운수 좋은 날이 아니라 병든 아내가 죽은 비운의 날의 ‘반어적(Irony) 표현’이다. 즉, 운수 좋아 돈도 벌고 선술집에서 건주정까지 부리는 김첨지의 표면적 행동과 아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내면 심리가 대림과 갈등을 일으키는 독특한 아이러니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반어, 즉 아이러니는 겉과 실상이 반대되어 표현의 효과를 증대시키는 방법이다. 아이러니에는 말뜻의 속과 겉이 반대가 되는 ‘말의 아이러니’와 상황이 상반되는 ‘상황의 아이러니’가 있다. 운수좋은 날은 ‘상황의 아이러니’이다.현진건 문학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문학에서도 단편소설의 한 전형으로 꼽히며, 더욱이 주인공 ‘김첨지’에 대한 반어적 묘사는 우리 문학의 하층민 수용이라는 점에서 매우 기릴 만한 성취로 평가되고 있다.
(주제) 일제하 우리 하층민의 비참한 생활상
사 실 주 의
(1) 속어를 유감없이 구사해서 현실감을 돋보임
(2) 극적인 구성으로 생동감을 안겨줌
(3) 등장인물들이 한결같이 식민지하에서 학대받는 민중이 며, 그들의 처절한 현실은 일제의 압제 소산임을 대변
※ 다음 소설을 읽고 각 물음에 답하시오.
(가)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이 날이야말로, 동소문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 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마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린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하고 정류장에서 어정어정하며, 내리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가, 마침내 교원인 듯한 양복쟁이를 동광 학교까지 태워다 주기로 되었다.
첫째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아침 ⓐ댓바람에 그리 흉치 않은 일이었다. 그야말로 재수가 옴붙어서, 근 열흘 동안 돈 구경도 못한 김 ⓑ첨지는 십 전짜리 백동화 서 푼 또는 다섯 푼이 ‘찰각’하고 손바닥에 떨어질 제 거의 눈물을 흘릴 만큼 기뻤었다. 더구나, 이날 이 때에 이 팔십 전이라는 돈이 그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몰랐다. 컬컬한 목에 모주 한 잔도 적실 수 있거니와, 그보담도 앓는 아내에게 설렁탕 한 그릇도 사다 줄 수 있음이다.
(나) 그의 아내가 기침으로 쿨룩거리기는 벌써 ⓒ달포가 넘었다. ㉡조팝도 굶기를 먹다시피 하는 형편이니, 물론 약 한 첩 써 본 일이 없다. 구태여 쓰랴면 못 쓸 바도 아니로되, ㉢그는 병이란 놈에게 약을 주어보내면 재미를 붙여서 자꾸 온다는 자기의 신조에 어디까지 충실하얐다. 따라서, 의사에게 보인 적이 없으니 무슨 병인지는 알 수 없으되, 반듯이 누워 가지고, 일어나기는새로 모로도 못 눕는 걸 보면 중증은 중증인 듯. 병이 이대도록 심해지기는 열흘 전에 조팝을 먹고 체한 떄문이다. 그 때도 김 첨지가 오래간만에 돈을 얻어서 좁쌀 한되와 십 전짜리 나무 한 단을 사다 주었더니, 김 첨지의 말에 의지하면, 그 오라질 년이 천방 지축으로 냄비에 대고 끓였다. 마음은 급하고, 불길은 달지 않아 채 익지도 않은 것을, 그 오라질 년이 숟가락은 고만두고 손으로 움켜서 두 뺨에 주먹덩이 같은 혹이 불거지도록, 누가 빼앗을 듯이 처박질하드니만, 그 날 저녁부터 가슴이 땡긴다, 배가 켕긴다고 눈을 흡뜨고 지랄병을 하얐다. 그 때, 김 첨지는 열화와 같이 성을 내며, “에이, 오라질 년, ⓓ조랑복은 할 수가 없어. 못 먹어 병, 먹어서 병, 어쩌란 말이야! 왜 눈을 바루 뜨지 못해!”하고 김 첨지는 앓는 이의 뺨을 한 번 후려갈겼다. 흡뜬 눈은 조금 바루어졌건만, 이슬이 맺히었다. 김 첨지의 눈시울도 뜨근뜨근한 듯하얐다.
(다) 이 환자가 그러고도 먹는 데는 물리지 않았다. 사흘 전부터 설렁탕 국물이 마시고 싶다고 남편을 졸랐다.
“이런 오라질 년! 조팝도 못 먹는 년이 설렁탕은. 또, 처먹고 지랄을 하게.”라고 야단을 쳐 보았건만, 못 사 주는 마음이 시원치는 않았다.
인제 설렁탕을 사 줄 수도 있다. 앓는 어미 곁에서 배고파 보채는 개똥이(세 살먹이)에게 죽을 사 줄 수도 있다.
--팔십 전을 손에 쥔 김 첨지의 마음은 ⓔ푼푼하얐다.
㉠이 의미하는 바로 거리가 먼 것은?
① 아내의 죽음 암시
② 김첨지의 추적추적한 환경
③ 식민지 도시의 하층민의 열악한 삶
④ 작가의 현실 이상화
⑤ 작품 전체의 분위기 조성
▷
㉡과 통하는 속담은?
① 굶어 죽기 정승하기보다 어렵다.
② 가난한 집 신주 굶듯한다.
③ 가난할수록 기와집 짓는다.
④ 개 팔자가 상팔자다
⑤ 줄 밥에 배로구나
▷ ① 여간해서는 죽지 않는다 ② 가난으로 제사도 못
주인공의 성격중 ㉢과 관련있는 것은?
① 몰인정한 듯하나 기실은 따뜻함.
② 우직한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음.
③ 욕지거리를 잘하나 선량함.
④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천방지축함.
⑤ 가정적이고 인정미가 있음.
▷ <정답 ②>
ⓐ~ⓔ중 문맥상의 뜻을 바르게 풀이하지 못한 것은?
① ⓐ - 단숨에 ② ⓑ - 영감의 속어
③ ⓒ - 한달보름 ④ ⓓ - 박복함
⑤ ⓔ - 풍족함
이 작품을 바르게 감상한 것은?
① 욕지거리는 하층계급의 어려운 삶을 대변하며 현장감을 살린다.
② 식민지시대의 특수적 상황을 그리고 있다.
③ 빈궁문학으로 계급주의 문학으로의 흐름을 보인다.
④ 가난한 인력거군의 고달픈 하루 일과를 역순행적으로 그리고 있다.
⑤ 작품 속의 화자는 관찰자에 지나지 않는다.
‘설렁탕’이 상징하는 바는?
① 인물의 소박한 생활 ② 인물의 내적 욕구
③ 인물의 풍족한 품성 ④ 인간이 처한 극한 상황
⑤ 인간과 인간의 매개 역할
▷ <정답 ④>
이 글은 비극적인 사건을 예고하고 있다. 이 글에서 독자가 그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요소는?
① 인물의 행동 ② 시대적 배경 ③ 어조
④ 문체 ⑤ 주제
‘김첨지에 대한 평가이다. 바르지 못한 것은?
① 환경과 운명에 거역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② 거친 현실 속에서 삶의 재미를 상실한 인물이다.
③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립하기 보다는 순응하는 인간이다.
④ 무식하고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이다.
⑤ 돈의 위력 앞에 자존심을 버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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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당대와 상황이 다른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가정할 때 가장 적절한 이유는?
① 당대 민중의 삶을 솔직하게 그린 작품이기에
② 인도주의적 경향으로 독자들의 정서와 일치하는 내용이므로
③ 대다수의 한국인의 위치가 주인공의 모습과 같기 때문에
④ 보기 드문 낭만적인 배경을 설정하여 독자의 공감을 샀으므로
⑤ 인간들의 특수한 삶의 모습을 지향해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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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김 첨지는 취중에도 설렁탕을 사 가지고 집에 다다랐다. 집이라 해도 물론 셋집이요, 또 집 전체를 세든 게 아니라 안과 뚝 떨어진 행랑방 한 칸을 빌어 든 것인데, 물을 길어 대고 한 달에 일 원씩 내는 터이다. 만일 김 첨지가 주기를 띠지 않았던들, 한 발을 대문 안에 들여놓았을 제 그곳을 지배하는 무시무시한 정적(靜寂)――폭풍우가 지나간 뒤의 바다 같은 정적에 다리가 떨리었으리라. 쿨룩 거리는 기침 소리도 들을 수 없다. 거르렁거리는 숨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 다만, 이 무덤 같은 침묵을 깨뜨리는――깨뜨린다느니보담 한층 더 침묵을 깊게 하고 불길하게 하는, 빡빡 하는 그윽한 소리――어린애의 젖 빠는 소리가 날 뿐이다. 만일 청각이 예민한 이 같으면, 그 빡빡 소리는 빨 따름이요, 꿀덕꿀덕 하고 젖 넘어가는 소리가 없으니, 빈 젖을 빤다는 것도 짐작할는지 모르리라.
혹은, 김 첨지도 이 불길한 침묵을 짐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전에 없이,
“이 난장맞을 년, 남편이 들어오는데 나와 보지도 안 해, 이 오라질 년.” / 이라고 고함을 친 게 수상하다. 이 고함이야말로 제 몸을 엄습해 오는 무시무시한 증을 쫓아 버리려는 허장 성세(虛張聲勢)인 까닭이다.
하여간, 김 첨지는 방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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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었다. 구역을 나게 하는 추기(추氣) ― 떨어진 삿자리 밑에 올라온 먼지내, 빨지 않은 기저귀에서나는 똥내와 오줌내, 가지각색 때가 켜켜이 앉은 옷내, 병인의 땀 썩은 내가 섞인 추기가 무딘 김 첨지의 코를 찔렀다.
방 안에 들어서며 설렁탕을 한 구석에 놓을 사이도 없이, 주정꾼은 목청을 있는 대로 다 내어 호통을 쳤다.
“이런 오라질 년, 주야 장천(晝夜長川) 누워만 있으면 제일 이야? 남편이 와도 일어나지를 못 해?”
라는 소리와 함께 발길로 누운 이의 다리를 몹시 찼다. 그러나 발길에 채이는 건 사람의 살이 아니고 나뭇등걸과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 때에 빡빡 소리가 응아 소리로 변하였다. 개똥이가 물었던 젖을 빼어 놓고 운다. 운대도 왼 얼굴을 찡그려 부쳐서 운다는 표정을 할 뿐이라, 응아 소리도 입에서 나는게 아니고 마치 뱃속에서 나는 듯하였다. 울다가 울다가 목도 잠겼고, 또 울 기운조차 시진(嘶盡)한 것 같다.
발로 차도 그 보람이 없는 걸 보자, 남편은 아내의 머리맡으로 달겨들어, 그야말로 까치집 같은 환자의 머리를 꺼들어 흔들며,
“이년아, 말을 해, 말을! 입이 붙었어, 이 오라질 년!”
“……” / “으응, 이것 봐, 아모 말이 없네.”
“……” / “이년아, 죽었단 말이냐, 왜 말이 없어?”
“……” / “으응, 또 대답이 없네. 정말 죽었나 버이.”
이러다가, 누운 이의 흰 창이 검은 창을 덮은, 위로 치뜬 눈을 알아보자마자, / “이 눈깔! 이 눈깔! 왜 나를 바루 보지 못하고 천정만 보느냐, 응?”
하는 말끝엔 목이 메이었다. 그러자, 산 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닭의 똥 같은 눈물이 죽은 이의 뻣뻣한 얼굴을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김 첨지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부벼대며 중얼 거렸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윗글을 끝까지 읽은 독자가 김 첨지의 삶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감정으로 적절한 것은?
① 분노 ② 애증 ③ 감격 ④ 연민 ⑤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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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글의 표현이나 주인공의 삶과 관련된 말로 보기 어려운 것은?
① 삼순구식(三旬九食) ② 사건의 반전(反轉)
③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④ 반어적(反語的) 기법
⑤ 안하무인(眼下無人)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알맞은 것은?
① 작가가 나타내려 한 것은 하층민의 가난과 비애이다.
② 사회적 문제와 동떨어진 개인의 정서를 다루었다.
③ 감상적이고 서정적인 언어를 사용했다.
④ 내적 심리 묘사를 통하여 인물의 성격을 드러냈다.
⑤ 김 첨지의 그릇된 인생관을 비판하는 관점에서 쓰여졌다.
문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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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들어갈 말로 가장 알맞은 것은?
① 덜컹 ② 활짝 ③ 왈칵
④ 철렁 ⑤ 덜그럭
㉡은 김첨지 가족의 비극적 현실을 특이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와 같은 표현에 해당하는 것은?
① 잘한다 잘해. 더 때려 보시지!
② 도(道)를 도(道)라 하면 도가 아니다.
③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④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⑤ 나는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현진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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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처(貧妻) |
줄 거 리
결혼한 후 지식을 얻기 위하여 유학을 다녀온 나는 생활 능력이 없어서 처가 덕으로 살림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가난한 작가의 아내는 세간살이와 의복을 전당포에 잡히고 생활을 꾸렸다. 오늘 아침도 아내는 얼마전에 잡힌 저고리를 찾다가 전에 잡혔다는 말을 듣고 낭패한 표정을 짖는다. 나도 구식 여자인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도 했으나 아내의 고마움을 느낀다.
나는 문학을 한다고 생활도 돌보지 않는다고 친척들의 평판이 좋지 않다. 그러나 은행에 다니는 T는 성실하고 돈을 잘 번다고 칭찬을 받는다. 그가 찾아 와서 주식 투자를 해서 돈을 번 이야기 등을 한다. 아내는 내게 살 궁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튿날 장인의 생신날 만발한 꽃 같은 처형과 말라비틀어진 아내를 보고 자격지심에 술을 많이 마시고 돌아온다. 며칠 후 처형은 아내가 신을 신발을 사 들고 온다. 그리고 새로 산 물건들을 자랑하다가 남편 - 그는 아내를 구타하고, 청요리집과 기생집을 전전한다. - 의 욕을 한다.
새 신을 신고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고, 강한 본능적 욕구를 지니면서도 정신적인 행복에서 자위하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아내의 허리를 덥석 안았다.
작품해설
신변 소설로 자신의 아내를 표본 삼아 쓴 글로 당대 문단의 주목을 받아 문인들과 교류하게 되고 <백조>동인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된다.
(주제) 식민치하 작가 부부의 가난한 삶과 사랑을 통해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늦게야 점심을 마치고 내가 막 궐련 한 개비를 피워물적에 한성 은행 다니는 T가 공일이라고 찾아왔다.
친척은 다 멀지 않게 살아도 가난한 꼴을 보이기도 싫고, 찾아갈 적마다 무엇을 꿔내라고 조르지도 아니하였건만 행여나 무슨 구차한 소리를 할까 봐서 미리 방패막이를 하고 눈살을 찌푸리는 듯하여 나는 발을 끊고, 따라서 찾아오는 이도 없었다.
다만 이 T는 촌수가 가까운 까닭인지 자주 우리를 방문하였다.
그는 성실하고 공손하여 소소한 소사에 슬퍼하고 기뻐하는 인물이었다. 동년배인 우리들은 늘 친척 간에 비교거리가 되었었다. 그리고 나의 평판이 항상 좋지 못했다.
“T는 돈을 알고 위인이 진실해서 그 애는 돈 푼이나 모일 것이야! 그러나 K(내 이름)는 아무짝에도 못 쓸 놈이야. 그 잘난 언문 섞어서 무어라고 끄적거려 놓고 제 주제에 무슨 조선에 유명한 문학가가 된다니 시러베아들놈!”
이것이 그네들의 평판이었다. 내가 문학인지 무엇인지 하는 소리가 까닭없이 그네들의 비위에 틀린 것이다.
더군다나 나는 그네들의 생일이나 혹은 대사 때에 돈 한푼 이렇다는 일이 없고, T는 소위 착실히 돈벌이를 해 가지고 국수 밥 소라나 보조를 하는 까닭이다.
“얼마 아니되어 T는 잘살 것이고, K는 거지가 될 것이니 두고 보아!” / 오촌 당숙은 이런 말씀까지 하였다 한다.
입 밖에는 아니 내어도 친부모 친형제까지라도 심중으로는 다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네가 그리 하다가는 말경에 비렁뱅이가 되고 말 것이야.”
라고 꾸중은 하셔도, / ㉡“사람이란 늦복 모르느니라.”
하시는 것이 스스로 위로하는 말씀이고, 또 며느리를 위로하는 말씀이었다. 이것을 보아도 하는 수 없는 놈이라고 단념을 하시면서 그래도 잘 되기를 바라시고 축원하시는 것을 알겠더라.
여하간 이만하면 T의 사람됨을 가히 알 수가 있다.
그리고 그가 우리집에 올 것 같으면 지어서 쾌활하게 웃으며 힘써 재미스러운 이야기를 하였다. 단둘이 고적하게 그날그날을 보내는 우리에게는 더할 수 없이 반가웠었다.
오늘도 그가 활발하게 집에 쑥 들어오더니, 신문지에 싼 기름한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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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위에 올려놓고 분주히 구두끈을 끄른다.
“이것은 무엇인가?” / 나는 물어보았다.
“저어, 제 처의 양산이야요. 쓰던 것이 벌써 낡았고 또 살이 부러졌다나요.” / 그는 구두를 벗고 마루에 올라서며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여 벙글벙글하면서 대답을 한다.
그는 나의 아내를 돌아보며 돌연히,
“아주머니, 좀 구경하시렵니까?”
하더니 싼 종이와 집을 벗기고 양산을 펴 보인다.
흰 비단 바탕에 두어 가지 매화를 수 놓은 양산이었다.
“검정이는 좋은 것이 많아도 너무 칙칙해 보이고…… 회색이나 누렁이는 하나도 그것이야 싶은 것이 없어서 이것을 산 걸요.”
그는 ‘이것보다도 더 좋은 것을 살 수가 있다’ 하는 뜻을 보이려고 애를 쓰며 이런 발명까지 한다.
<중 략>
T를 보내고 책상을 향하여 짓던 소설의 결미를 생각하고 있을 즈음에,
“여보!” / 아내의 떠는 목소리가 바로 내 귀 곁에서 들린다.
핏기 없는 얼굴에 살짝 붉은 빛이 돌며 어느 결에 내 곁에 바짝 다가 앉았더라.
“…….” / 나는 또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번개같이 머리에 번쩍이며 불쾌한 생각이 벌컥 일어난다.
그러나 무어라고 대답할 말이 없어 묵묵히 있었다.
“우리도 남과 같이 살아 보아야지요.”
아내가 T의 양산에 단단히 자극을 받은 것이다.
예술가의 처 노릇을 하려는 독특한 결심이 있는 그는 좀처럼 이런 소리를 입 밖에 내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무엇에 상당한 자극만 받으면 참고 참았던 이런 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이런 소리를 들을 적마다 ‘그럴 만도 하다’는 동정심이 없지 아니하나 심사가 어쩐지 좋지 못하였다.
이번에도 ‘그럴 만도 하다’는 동정심이 없지 아니하되 또한, 불쾌한 생각을 억제키 어려웠다.
잠깐 있다가 불쾌한 빛을 나타내며,
“급작스럽게 살 도리를 하라면 어찌할 수가 있소. 차차 될 때가 있겠지!”
“아이구, 차차란 말씀 그만 두구려, 어느 천 년에.”
아내의 얼굴에 붉은 빛이 짙어지며 전에 없던 흥분한 어조로 이런 말까지 하였다. 자세히 보니 두 눈에 은은히 눈물이 고이었더라. 나는 잠시 멍멍하게 있었다. 성난 불길이 치받쳐 올라온다. 나는 참을 수 없었다.
“막벌이꾼한테 시집을 갈 것이지, 누가 내게 시집을 오랬소! 저 따위가 예술가의 처가 다 뭐야!”
사나운 어조로 몰풍스럽게 소리를 꽥 질렀다.
“에그…….” / 살짝 얼굴빛이 변해지며 어이없이 나를 보더니 고개가 점점 수그러지며 한 방울, 두 방울 방울방울 눈물이 장판위에 떨어진다.
나는 이런 일을 가슴에 그리며 그래도 내일 아침거리를 장만하려고 옷을 찾는 아내의 심증을 생각해 보니 말할 수 없는 슬픈 생각이 가을 바람과 같이 설렁설렁 심골을 분지르는 것 같다.
쓸쓸한 빗소리는 굵었다, 가늘었다 의연히 적적한 밤공기에 더욱 처량히 들리고, 그을음 앉은 등피 속에서 비치는 불빛은 구름에 가린 달빛처럼 우는 듯 조는 듯, ㉣구차히 얻어 산 몇 권 양책의 표제 금자가 번쩍거린다.
윗글에서 ‘아내’와 ‘나’ 사이에 대화가 전개되는 양상을 바르게 말한 것은?
① 갈등의 고조 ② 긍정의 반복 ③ 암묵적 동조
④ 잠정적 화해 ⑤ 절충적 타협
▷ ①
윗글에서 알 수 있는 'T의 면모‘는?
① 좋은 평판을 듣는 사람
② 진실하고 헌신적인 사람
③ 남의 불행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
④ 남을 위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
⑤ 가진 것만을 보고 상대를 평가하는 사람
▷ ①
㉠과 같이 생각하면서도 ㉡과 같이 표현하는 것과 가장 유사한 관계를 보여 주는 것은?
① 길이 아니면 가지도 말랬잖아.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더라.
② 백 날 해 봐야 그게 그거지 별 수 있어?
대기 만성이라 했으니 차차 좋아질 거야.
③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웬 잔말이 그렇게 많아!
가능하면 내 말대로 해 보는 것이 어떻겠니?
④ 말도 안 하고 그냥 가다니, 내 그냥 내버려 두나 봐라.
말은 안 하고 갔지만, 엉뚱한 데 가서 노는 것은 아니겠지.
⑤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수는 없는 법이야. 자고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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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들어갈 말로 가장 알맞은 것은?
① 던지듯 ② 보란 듯이
③ 내팽개치듯 ④ 약을 올리려는 듯이
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 ② / T에 대
㉣에서와 유사한 효과를 노린 표현은?
①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②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③ 달도 별도 없는 음침한 하늘 밑에서 갈갈이 찢어진 거리에는 전신줄에 목을 매어다는 밤바람의 비명이 들릴 뿐
④ 보름의 둥근 달은 모든 영화를 누리고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과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쫒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⑤ 남은 수십만 명 동병(動兵)을 하여서 우리 조선놈 보호하여 주니, 오죽이나 고마운 세상이여? …… 으응! 제 것 지니고 앉아서 편안하게 살 세상, 이걸 태평 천하라구 하는 것이여. 태평천하!……
▷
함하고 있다.
현진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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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권하는 사회 |
줄 거 리
바느질을 하던 아내는 바늘에 찔려 피를 멈추려 하며 화를 낸다. 새벽 한시가 되었는 데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7, 8년전 남편이 중학을 마치고 결혼하였고 결혼하자 곧 남편은 동경으로 가 대학을 마치고 돌아왔으니 같이 있을 시간은 거의 없었다. 괴로 왔어도 남편이 돌아오면 공부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도깨비 부자 방망이 같은 것이어서 무엇이든지 다 얻고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비단 옷 입고 금지환 낀 친척들도 부러워하지 않았고 도리어 경멸하였다. 남편이 돌아 왔으나 반대로 집안 돈을 가져다 쓰며 분주히 돌아다니기만 하였고 그렇지 않으면 책을 읽던지 밤새 글을 썼다. 때때로 한숨을 쉬고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 찾으며 몸은 나날이 축이나 갔다. 어느 날 새벽 잠결에 눈을 떴을 때 흐느껴 우는 남편을 볼 수 있었고 두어 달 후에는 출입이 잦아 졌으나 술 냄새를 풍기며 밤늦게 돌아오기 일쑤였다. 오늘밤에도 그런 남편을 기다리다 바늘에 찔린 것이다. 별 환상을 다 하며 기다리고 있을 때 남편이 문 열라는 것 같아 뛰어 나가 보았더니 아무도 없었다. 바람소리였다. 새벽에 잠시 잠이 들었다가 할멈이 부르는 소리에 깨어보니 남편이 마루에 누워 있었다. 가까스로 방안으로 들어오게 하여 옷을 벗기다, 벗기지 못하고 “누가 술을 권했나”하고 짜증을 내는 소리를 들은 남편과 이야기를 하게 되고 부조리한 사회가 나에게 술을 권한다는 말을 해도 배우지 못한 아내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술 먹는 것에 대한 투정을 부리게 되자 남편은 말상대가 되지 않는 아내를 뿌리치며 비틀비틀 나가 버린다. 아내는 모든 것을 잃었다는 듯이 “가버렸 구먼, 가버렸어” 하며 밤안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 고”하며 절망적인 어조롤 말한다.
작품해설
시대적 상황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를 사회로부터 개인에게로 축소시키고 있음
일제 치하의 숨막히고 절망적인 상태에 놓인 지식인의 불안
(주제) 일제 치하의 부조리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정 에서도 이해 받지 못하는 지식인의 좌절,
일제하 지식인의 고뇌와 절망
현진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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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故鄕) |
줄 거 리
나는 대구에서 서울로 오는 기차 안에서 동석하게 된 기묘한 사나이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 나는 처음에는 그에 대하여 경멸적인 태도를 가지나, 그의 찌든 모습에 동정적으로 변하고 호기심을 느껴 그의 지난 일들을 듣게 된다.
그는 고향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았으나 9년 전 일제의 착취로 농토를 빼앗기고, 서간도로 갔다. 그러나 거기서도 그는 비참한 생활 끝에 부모도 잃었다. 여러 곳에서 고생만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돈벌이를 하고자 하였으나 가난하게 귀국하여 고향에 들렀다. 고향은 이미 폐농이 되어 있었다. 고향을 둘러보고 나오던 그는 단 한 사람 - 14 살 때 고향에서 혼인 말이 있던 여자 - 를 만났는데, 그 여자는 17 살 때 그녀의 아버지에 의해서 유곽(창녀촌)으로 팔려 갔다가 병들고 산송장이나 다름없이 되어, 쓸모가 없어지자 겨우 유곽에서 풀려나 고향에서 일본집의 식모살이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들의 신세가 같음을 알고 술(정종)을 나누고 헤어졌다.
나는 더 이상 그런 이야기를 듣기가 싫어서 술을 마시고, 그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취흥에 겨워서 우리가 어릴 때 멋모르고 부르던 노래를 읊조렸다.
볏섬이나 하는 전토는 신작로가 되고요 -
말마디나 하는 친구는 감옥소로 가고요 -
담뱃대나 떠는 노인은 공동 묘지로 가고요 -
인물이나 좋은 계집은 유곽으로 가고요 -
작품해설
「고향」은 사실주의의 일반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현실 폭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일제의 수탈로 찌그러진 두 남녀의 모습에서 우리는 사실적인 조선의 얼굴을 볼 수 있고, 마지막 결미의 노래에서 민족의 고뇌를 함축하고 있는 풍자를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1인칭 서술로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중반의 일제 수탈로 황폐해진 농촌의 실상을 역력히 보여 준다. 또 작품의 구성에서는 액자 소설적 형태를 보여 준다. 일제에 대해 철저히 저항적이었던 지은이의 저항 정신의 표출인 이 작품은 입체적 구성을 지니고 있으나 실제 이야기하고 있는 시간과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달리 짜여 있는, 3단 구성의 유형을 지니고 있다. 즉 현재의 차중 묘사가 먼저 나오고, 그로부터 듣는, 고향을 떠나 유랑하던 이야기, 그리고 다시 현재의 취흥과 노래를 통한 사회상의 3단 구성이라는 이야기이다. 비참한 유랑 생활을 한 그는 일제 치하의 식민 한국인의 전형으로 그려져 있으며, 그의 눈물은 곧 일제에게 짓밟힌 고국, 즉 조선의 얼굴로 요약 상징된다.
(주제) 일제 시대 한민족의 비참한 현실 고발
염상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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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전 |
횡보 염상섭 (廉想涉, 1987~1963)
본명은 상섭(尙燮). 호는 횡보(橫步). 서울에서 출생함. 일본 동경 게이오(慶應) 대학 문과 수학. 3․1 운동 때 독립 선언을 주도하고 투옥되어 학업을 중단했다. 1920년 귀국하여 <동아일보> 창간에 참여 정치부 기자를 역임함. 만주에서 거주하며 <만선일보(滿鮮日報)> 주필겸 편집국장 역임. 문단에 관계하기는 <폐허>에 관계하면서부터이다. 중요 작품으로는 <개벽>에 발표한 「표본실의 청개구리」(1921)와 「만세전」(1925), 「사랑과 죄」(1926), 「삼대」(1931), 「취우」(1953) 등이 있다. 그는 전기에는 한국 자연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후기에는 평면적 사실주의 수법으로 서민들의 생활 문제를 다루는 소설을 발표.
작품해설
3․1운동 직전의 서울과 동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중 호자인 ‘나’는 동경에 유학하고 있는 식민지 지식인으로서, 아내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귀국하면서 식민지 치하에서 신음하는 우리 민족의 현실을 보게 되고, 아내가 죽은 후 다시 동경으로 돌아간다. 지문은 귀국하는 도중 관부연락선에서 일본인들의 대화를 듣는 장면이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전략>
나하고 마주 앉았는 자가 암상스러운 눈으로 그자를 말끔히 치어다 보더니,
“당신 처음이슈?”
하며 말 참여를 하기 시작한다.
남을 멸시하고 위압하려는 듯한 어투며 뾰족한 조동하리가 물어보지 않아도 빚놀이장이의 거간이거나 그 따위 종류라고 생각하였다.
“이 추위에 어째 나섰오? 어딜 가슈?”
“대구에 형님이 계신데 어머님이 편치않으셔서 가는 길이죠.”
“마침 잘 되었오구려. 나두 대구까지 가는 길인데, 그래 백씨께서는 무얼 하슈?”
“헌병대에 계시죠.”
“네? 바루 대구 분대(大邱分隊)에 계신가요? 네······ 그러면 실례입니다만 백씨께서는 누구신지? 뭘로 계셔요?”
시골자의 형이 헌병대에 있다는 말에 나하고 마주 앉은 자는 반색을 하면서 금시로 말씨가 달라진다. 나는 그자의 대추씨 같은 얼굴을 또 한 번 치어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네, 우리 형님은 아직 군조(軍曹)예요. 니시무라 군조, 혹 형공도 아시는지? 그런데 형공은 조선에 오래 계신가요?”
“네 난 십여 년래로 그저 내집같이 드나드니까요.”
하고 궐자는 시골자를 한참 말뚱말뚱 치어다보다가,
“암, 대구 헌병대의 그 양반이야 알구 말구요. 그 냥반은 나를 모르실지 모르지만......”
어째 그 말 눈치가 안다는 것보다도 모른다는 말같다.
“어쨌든 십 년이라면 한 밑천 잡으셨겠구려.”
이번에는 상인 비슷한 자가 입을 벌렸다.
“웬 걸요, 이젠 조선도 밝아져서 좀처럼 한 밑천잡기는 어렵지만......”
“그러나, 조선 사람들은 어때요?”
“‘요보’ 말씀요? 젊은 놈들은 그래도 제법들이지마는, 촌에 들어가면 대만(臺灣)의 생번(生蕃)보다는 낫다면 나을까, 인제 가서 보슈......하하하.”
‘대만의 생번’이란 말에 그 욕탕 속에 들어 앉았던 사람들은 나만 배놓고는 모두 껄걸 웃었다. 그러나, ㉮나는 기가 막혀 입술을 악물고 치어다 보았으나 더운 김이 서리어서 궐자들에게는 분명히 보이지 않은 모양이었다. 욕객은 차차 꾸역꾸역 쏟아져 들어온다.
사실 말이지 나는 그 소위 우국지사(憂國志士)는 아니나 자기가 망국(亡國) 백성이라는 것은 어느 때나 잊지 않고 있기는 하다. 학교나 하숙에서 지내는 데는 일본 사람과 오히려 서로 통사정을 하느니만큼 좀 낫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의 고통을 참을 수 없는 때가 많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 생각하면 망국 백성이 된 지 벌써 근 십년 동안 인제는 무관심하도록 주위(周圍)가 관대하게 내버려두었었다. 도리어 소학교 시대에는 일본 교사와 충돌을 하여 퇴학을 하고 조선 역사를 가르치는 사립 학교로 전학을 한다는 등, 솔직한 어린 마음에 애국심이 비교적 열렬하였지마는, 차차 지각이 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간 뒤에는 간혹 심사 틀리는 일을 당하거나 일 년에 한 번씩 귀국하는 길에 하관에서나 부산, 경성에서 조사를 당하고 성이 가시게 할 때에는 귀치않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지마는 그때 뿐이요, 그리 적개심이나 반항심을 일으킬 기회가 적었었다. 적개심이나 반항심이란 것은 압박과 학대에 정비례하는 것이나, 기실 그것은 민족적으로 활로를 얻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러나 칠 년이나 가까이 일본에 있는 동안에, 경찰관 이외에는 나에게 그다지 민족 관념을 굳게 의식케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원래 정치 문제에 흥미가 없는 나는 그런 문제로 머리를 썩여 본 일이 거의 없었다 하여도 가할 만큼 정신이 마비되었었다. 그러나 요새로 와서 나의 신경은 점점 흥분하여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을 보면 적개심이라든지 반항심이라는 것은 보통 경우에 자동적 이지적이라는 것보다는 피동적 감정적으로 유발(誘發)되는 것인 듯하다. 다시 말하면 일본 사람은 지나치는 말 한마디나 그 태도로 말미암아 조선 사람의 억제할 수 없는 반감을 끓어오르게 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에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민족적 타락에서 스스로를 구하여야 하겠다는 자각을 주는 가장 긴요한 원동력이 될 뿐이다.
지금도 목욕탕 속에서 듣는 말마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것이 없지마는, 그것은 될 수 있으면 많은 조선 사람이 듣고 오랜 몽유병(夢遊病)에서 깨어날 기회를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자아낼 뿐이다. 그들은 여전히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래 촌에 들어가면 위험하진 않은가요?”
조선에 처음 간다는 시골자가 또 다시 입을 벌렸다.
“뭘요. 어델 가든지 조금도 염려 없웨다. 생번(生蕃)이라 하여도 요보는 온순한 데다가 가는 곳마다 순사요 헌병인데 손 하나 꼼짝할 수 있나요. 그걸 보면 데라우찌〔寺內〕상이 참 손아귀 힘도 세지만 인물은 인물이야!”
㉠매우 감격한 모양이다.
“그래 촌에 들어가서 할 게 뭐예요?”
“할 것이야 많지요. 어델 가기로 굶어 죽을 염려는 없지만, 요새 돈 몰 것이 똑 하나 있지요. 자본 없이 힘 안 들고……하하하.”
표독한 위인이 충동이는 수작이다.
<중략>
“그래 그런 ㉯훌륭한 직업이 무엇인데 어데 있단말요?”
이번에는 그 시골자의 동행인 듯한 사람이 가만히 듣고 있다가 욕탕에서 싯뻘겋게 달은 몸뚱어리를 무거운 듯이 끌어내며 물었다. 그자도 물 속에서 불쑥 일어서서 수건을 등 뒤로 넘겨서 가로잡고 문지르며 ㉡한 번 목욕탕 속을 휘돌아다 보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네의 이야기에는 무심히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멱을 감는 것을 살펴본 뒤에 안심한 듯이 비로소 ㉢목소리를 낮추며입을 벌린다.
“실상은
누워 떡먹기지. |
나두 이번에 가서 해 오면 세 번째나 되우마는 내지의 각 회사와 연락해 가지고 요보들을 붙들어 오는 것인데…… 즉 조선 쿠리(苦力)말씀요. 농촌 노동자를 빼내오는 것이죠. 그런데 그것은 대개 경상남북도나, 그렇지 않으면 함경 강원 그 다음에는 평안도서 모집을 해 오는 것인데 그 중에도 경상남도가 제일 쉽습넨다. 하하하.”
그자는 여기 와서 말을 끊고 교활한 웃음을 웃어 버렸다.
㉣나는 여기까지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불쌍한 조선 노동자들이 속아서 지상의 지옥 같은 일본 각지의 공장과 광산(鑛山)으로 몸이 팔리어 가는 것이 모두 이런 도적놈 같은 협잡 부랑배의 술중(術中)에 빠져서 속아 넘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나는 다시 한 번 ㉤그 자의 상판대기를 치어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중략>
그들은 여전히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래 촌에 들어가면 위험하진 않은가요?”
조선에 처음 간다는 시골자가 또다시 입을 벌렸다.
“뭘요. 어델 가든지 조금도 염려 없웨다. *생번(生蕃)이라하여도 요보는 온순한 데다가 가는 곳마다 순사요 헌병인데 손하나 꼼짝할 수 있나요. 그걸 보면 데라우찌【寺內】상이 참 손아귀 힘도 세지만 인물은 인물이야!” <후략>
* 생번(生蕃) : 원시적인 생활을 하는 대만의 토족(土族)
일제에 대한 ‘나’의 태도를 지칭하는 말로 적절한 것은?
① 저항적 ② 비판적 ③ 수동적
④ 긍정적 ⑤ 체념적
▷ ② / 주인공 ‘나’는 다소 실에 대한 자각적․비판적 안목을 갖추게 . 그러나 ‘나’는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인물은 아니다.
㉠~㉤중, ‘나’의 주관적 태도가 가장 강하게 반영된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 ⑤ / ㉤ ‘그 자’에 대한 ‘나’의 반감
누워 떡먹기지. |
와 의미가 가장 잘 통하는 것은?
① 이여반장(易如反掌) ② 일석이조(一石二鳥)
③ 시루에 물 붓기 ④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⑤ 아랫돌 빼어 윗돌 괴기
▷ ① / ① 아주 쉬움 ② 이중으로 이익이 있음을 이르는 말
③ 공을 들이고
윗글에 의거한 추론으로 가장 타당한 것은?
① 일본에 있는 조선 유학생들은 민족 의식이 약하였다.
② 식민지 시대에 피지배민의 적개심은 한결같이 유지된다.
③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사소한 말투나 태도가 민족 감정을 촉발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④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전적으로 경찰관에 의한 탄압에 의존했다.
⑤ 조선의 노동자들은 강제로 일본 각지의 공장과 광산에 팔려갔다.
▷ ③
현실에 대한 작중 인물 ‘나’의 인식과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 가장 타당한 것은?
① 현실의 고통을 인정하지 않고 마음의 평화에만 집착하고 있다.
② 현실의 고통은 인정하지만, 미래의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다.
③ 현실의 고통에 괴로워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적개심을 애써 누르고 있다.
④ 현실에 대한 불만은 있으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에는 소극적이다.
⑤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여 현실에 대한 인식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④ / ‘나’는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멸시하는 상황에서 이를 듣고
㉮에 내포된 심리적 상태로 적절한 것은?
① 수치심 ② 분개심 ③ 절망감
④ 배신감 ⑤ 비장감
▷ ② /
윗글의 서술상 특징을 바르게 지적한 것은?
① 외부 묘사에 치중하여 현실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 주었다.
② 주인공의 과거 회상과 현실 상황이 대조적으로 표현되었다.
③ 주인공의 자기 분석과 사실적인 장면 제시를 섞어 표현하였다.
④ 서술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객관적으로 서술하였다.
⑤ 자전적(自傳的) 내용과 계몽적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 ③ / 전반부는 주인공의 자기 분석이고 후반부는 사실적인 장면 제시에 해당함
조선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판단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① 교활하고 잔인하다. ② 폭력적이고 미개하다.
③ 낭만적이고 순진하다. ④ 순박하고 순종적이다.
⑤ 야만적이고 온순하다.
▷ ⑤ / (가)의
윗글에 나타난 ‘나’의 생각과 거리가 먼 것은?
① 부도덕한 차별대우는 상대방의 저항을 부른다.
② 상대방에 대한 반항심은 자신의 자립에 도움이 된다.
③ 사람은 자신에 대한 타인의 학대에 적개심을 갖는다.
④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은 냉정한 사리 판단으로 생긴다.
⑤ 망국 백성이라는 신분이 일본 유학에 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 ④ / ‘나’는 ‘적개심과 반항심’이 ‘자동적, 이지적’이 아닌 ‘피동적, 감정적’으
이 작품의 제목인 만세전이 뜻하는 의미를 시대상과 관련시켜 답하시오.
▷ 3․1 운동 직전의 민족현실 / 만세전의 원제목은 ‘묘지’였다. 작가 염상섭은 당시 식민지의 조선 현실을 무덤으로 파악했고, 19
윗글을 토대로 ㉯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쓰시오.
▷ 조 의 농촌 지도자들을 일본 각지에 팔아 넘김을 감점 처리해야 함
윗글의 표현기법으로 미루어 가장 관계 깊은 문예사조는?
▷ 사실주의
염삼섭 |
|
삼대(三代) |
작품해설
이 작품은 당대의 사회사를 한 가문의 삼대기를 통해서 보여준 한국소설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가족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일반적인 가족사 소설은 시대순으로 기술되는 것이나 이 작품은 세 세대간의 대립을 공존시켜 놓았다. 작가는 조씨 3대를 토하여 3,1운동이 끝난 1920년대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대단한 파노라마적 기법으로 그려보인다. 부의 주변에 서식하는 기생적 인물들의 타락상과 구세대의 시대착오적이고 위선적인 삶에 날카로운 비판으로 던지면서, 덕기와 병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에 시대적 과제 해결의 희망을 걸고 있는 이 소설은 염상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인정받는다. 삼대에는 두 갈래의 삶이 존재한다. 하나는 조의관 부자가 실현하는 현실추수적인 소비적인 삶이고, 또 하나는 김병화와 필순을 통해 보여지는 현실 반체제 지향적인 이념적인 삶의 양상이다. 삼대는 한국 신문학사를 통해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30년대 서울의 이름난 만석군 조씨 일가를 무대로 하여 조부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 이 삼대가 일제 식민지하에서 어떻게 몰락하고 어떤 의식을 지니며, 당시 청년들의 고뇌가 어떠했는가를 사실적인 수법으로 파헤쳐 인간 심리를 미묘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1931년 11월 13일부터 32년 11월 12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한 「무화과」는 사실상 「삼대」의 속편이다. 등장 인물만 바꿔 삼대의 몰락을 역전시키려한 작품이다.
(주제) 변모해 가는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서의 삼대에 걸친 가치 의식의 변모와 갈등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덕기는 안마루에서, 내일 가지고 갈 새 금침을 아범을 시켜서 꾸리게 하고 축대 위에 섰으려니까, 사랑에서 조부가 뒷짐을 지고 들어오며 덕기를 보고,
“얘, 누가 찾아왔나 보다. 그 누구냐? 대가리꼴 하고…….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하는 거야. ㉠친구라고 찾아온다는 것이 왜 모두 그 따위뿐이냐?”
하고 눈살을 찌푸리는 못마땅하다는 잔소리를 하다가, 아범이 꾸리는 이불로 시선을 돌리며, 놀란 듯이
“얘, 얘, 그게 뭐냐? 그게 무슨 이불이냐?”
하며 가서 만져 보다가,
“당치 않은! 삼동주 이불이 다 뭐냐? 주속이란 내 낫세나 되어야 몸에 걸치는 거야. 가외 저런 것을, 공부하는 애가 외국으로 끌고 나가서 더럽혀 버릴 테란 말이냐? 사람이 지각머리가…….”
하며, 부엌 속에 쪽치고 섰는 손주며느리를 쏘아본다.
덕기는 조부의 꾸지람이 다른 데로 옮아간 틈을 타서 사랑으로 빠져 나왔다.
머리가 덥수룩하고 꼴이 말이 아니라는 조부의 말눈치로 보아서 김병화가 온 것이 짐작되었다.
“야아, 그러지 않아도 저녁 먹고 내가 가려 하였었네.”
덕기는 이틀만에 만나는 이 친구를, 더욱이 내일이면 작별하고 말 터이니만치 반갑게 맞았다.
ⓐ“자네 같은 부르주아가 내게까지! 자네가 작별하러 다닐 데는 적어도 조선 은행 총재나…….”
병화는 부옇게 먼지가 앉은 외투 주머니에 두 손을 찌른 채 딱 버티고 서서 이렇게 비꼬는 수작을 하고서는 껄껄 웃어 버린다.
“만나는 족족 그렇게도 짓궂게 한 마디씩 비꼬아 보아야만 직성이 풀리겠나? 그 성미를 좀 버리게.”
덕기는 병화의 부르주아, 부르주아 하는 소리가 듣기 싫었다. 먹을 게 있는 것은 다행하다고 속으로 생각지 않은게 아니나, 시대가 시대이니만치 그런 소리가 ── 더구나 비꼬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다. / “들어가세.”
ⓑ“들어가선 무얼 하나. 출출한데 나가세 그려. 수 좋아야 하루에 한 끼 걸리는 눈칫밥 먹으러 하숙에 기어들어가고도 싶지 않은데……. 군자금만 대게. 내 좋은 데 안내를 해 줄게!”
ⓒ“시원한 소리한다. 내 안내할게 자네 좀 내 보게.”
하며, 덕기는 임시 제 방으로 쓰는 아랫방으로 들어갔다.
“여보게, 담배부터 하나 내게. 내 턱은 그저 무어나 들어오라는 턱일세.”
하며, 병화는 방 안을 들여다보고 손을 내밀었다.
ⓓ“나 없을 땐 온통 담배를 굶데그려.”
덕기는 책상 위에 놓인 ‘피전’ 갑을 들어 내던지며 웃다가,
“그저 담배 한 개라도 착취를 해야 시원하겠나? 자네와 나와는 착취, 피착취의 계급적 의식을 전도시키세.”
하며 조선옷을 훌훌 벗는다.
ⓔ“담배 하나에 치를 떠는 ─ 천생 그 할아버지의 그 손자다!”
병화는 담배를 천천히 피워서 맛이 나는 듯이 흠뻑 빨아 후우 뿜어 내면서,
“여보게, 난 먼저 나가서 기다림세. 영감님이 나와서 흰동자로 위아랠 훑어보면 될 일도 안 될 테니까!”
하고 뚜벅뚜벅 사랑문 밖으로 나간다.
아닌게아니라, 덕기도 조부가 나오기 전에 얼른 빠져 나가려던 차이다. 덕기는 병화의 말에 ㉡혼자 픽 웃으며, 벽에 걸린 학생복을 부리나케 떼어 입고 외투를 들쓰며 나왔다. 조부는 병화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다만 양복 꼴이나 머리를 덥수룩하게 하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무어나 뜯으러 다니는 위인일 것이요, 그런 축과 어울려서 술을 배우고 돈을 쓰러 다닐까 보아서 걱정을 하는 것이었다.
“내일 몇 시에 떠나나?”
“글쎄, 대개 저녁이 되겠지.”
덕기도 유한 계급인의 가정에서 자라나니만큼 몇 시 차에 갈지 분명히 작정도 안 하였거니와, 내일 못 가면 모레 가고, 모레 못 가면 글피 가지 하는 흐리멍덩한 예정이었다.
보기의 글을 참고로 하여 윗글을 감상할 때의 초점(焦点)으로 알맞은 것은?
<보 기>
‘삼대’는 1931년, 조선 일보에 연재된 염상섭의 장편소설이다. 할아버지, 아들, 손자로 이어지는 삼대의 인물들을 통해 시대 변화와 함께 드러나는 사고 방식의 차이와 갈등, 그리고 식민지적 현실에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① 대사에 나타난 사상적 배경
② 치밀하고 긴박한 사건의 구성
③ 주인공의 행위가 지니는 상징성
④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묘사의 기법
⑤ 인물의 성격과 갈등 관계 및 시대상
▷ 보기의 글로 볼 시대상이며 그 원인은 각 인물들의 사고 방식의 차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답 ⑤>
윗글에서 조부가 ㉠과 같이 말하게 된 이유는?
① 병화의 외양 ② 병화의 교육 정도
③ 병화의 성격 ④ 병화의 예의 범절
⑤ 병화의 신분
▷ 이 글에 드러난, 재물만을 중
㉡에 나타난 덕기의 심리 상태로 알맞은 것은?
① 병화의 말을 부정하고 있다.
② 조부와 병화의 관계를 즐기고 있다.
③ 병화의 말을 어이없게 여기고 있다.
④ 병화의 말에 은근히 동조하고 있다.
⑤ 조부의 성격에 대해 씁쓸함을 느끼고 있다.
▷ 덕기는 조부에 대한 병화의 말을 듣고 조부의 성격이나 심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병화의 말과 일치하고 있음을 ④>
ⓐ~ⓔ 중 화자의 의도가 나머지 넷과 다른 하나는?
① ⓐ ② ⓑ ③ ⓒ ④ ⓓ ⑤ ⓔ
▷ 나머지 넷은 모두 상대방을 비꼬고자 하는 말임에 비하여 ⓑ는 단순한
다음 중 밑줄 친 단어의 문맥상 의미를 잘못 풀이한 것은?
① 쪽치고 ── 기가 눌리어 꼼짝 못하고
② 말눈치 ── 말투나 분위기로 보아 알 수 있는 일의 사정
③ 눈칫밥 ── 형편을 살펴가며 먹어야 하는 궁색한 밥
④ 군자금 ──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돈
⑤ 전도시키세 ── 널리 많은 사람에게 알리세
▷ ‘전도(顚倒)시키다’ 는 서로의 처지를 뒤바꾸다라는 뜻이다.
<정답 ⑤>
염상섭 |
|
두 파산 |
줄 거 리
여자중학교와 국민학교가 마주 붙은 네거리 가까운 곳에서 문방구를 하고 있는 정례 모친에게 전직 교장인 영감이 돈을 받으러 왔다. 정례내는 집을 저당 잡히고 교장과 정례모의 동창생인 김옥임이로부터 돈을 빌려 가게를 열었다. 장사는 되었으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었다.
옥임은 출자금의 두곱을 챙기고도 출자금을 고스란히 남겨 놓고, 출자금의 채권을 교장에게 위임하였다. 옥임은 가게를 차지하려는 속셈이 있었다. 옥임은 동경유학생 출신으로 여성운동을 펼치다가 친일파 도지사의 후실이 되어 지금은 고리대금업자로 몰락했다. 그녀는 정례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시기하고 정례내를 파산시키려 한다.
결국은 가게의 주인이 바뀌고 말았고, 정례모친은 울화로 드러누웠다. 정례 부친은 앓는 마누라에게 김옥임에게 어수룩한 차를 떠넘기겠다고 하며 아내를 위로한다.
작품해설
해방 직후 서울 황토현 부근을 무대로 살아가는 서로 대비되는 두 중년 여인(정례 어머니, 옥임)의 파산 과정을 그리고 있다. 건강한 정신의 삶을 살고자 했던 정례 어머니와, 시대 혼란을 틈타 현세의 안녕과 치부를 노리던 옥임은 그들보다 더 영리에 밝은 속물들에 의해 각각 경제적, 정신적 파산을 겪는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물질만능의 세태를 사실적 엄정성으로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해방 직후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던 우리 사회를 배경으로 정신적 가치와 물질적 가치의 대립과 갈등을 다루고 있다. 객관적, 중립적 입장을 고집하여 단지 세태를 관찰하는 데 만족하는 작자는 정례 모친의 심리와 함께 옥임의 심리도 상세하게 밝힘으로써 그들이 모두 현실을 살아가는 개성적 인물의 하나일 뿐임을 주장하고 있다.
(주제) 물질적. 정신적 파산이 일어나는 혼란한 사회상 비판
물질 만능의 각박한 세태 비판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오늘은 ⓐ아퀴를 지어주시렵니까? 언제 갚으나 갚고 말 것인데 그걸루 의(義) 상할 거야 있나요?”
이튿날 교장이 슬쩍 들러서 매우 점잖은 수작을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교장 선생님부터가 어떻게 들으실줄 모르나, 김옥임이가 그렇게 되다니 불쌍해 못 견디겠어요. 예전에 셰익스피어의 원서를 끼구 다니구, <인형의 집>에 신이 나구, 엘렌 케이의 숭배자요 하던 그런 옥임이가, 동냥자루 같은 돈 전대를 차구 나서면 세상이 모두 노랑 돈닢으로 보이는지, 어린애 코 묻은 돈 바라고 이런 구멍가게에 나와 앉았는 나두 불쌍한 신세이지마는, 옥임이가 가엾어서 어제 울었습니다. 난 살림이나 파산 지경이지 옥임이는 성격 파산인가 보더군요…….”
정례 어머니는 분하다 할지, 딱하다 할지, 속에 맺히고 서린 불쾌한 감정을 스스로 풀어버리려는 듯이 웃으며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A(“그런 말씀을 하시니 나두 듣기에 ⓑ괴란쩍습니다마는, 모두 어 려운 세상에 살자니까 그런 거죠. 별 수 있나요. 그래도, 제 돈 내놓고 싸든 비싸든 이자(利子)라고 ⓒ명토있는 돈을 어엿이 받아먹는 것은 아직도 양심이 있는 생활입니다. 입만 가지고 속여먹고, 등쳐먹고, 알로 먹고, 꿩으로 먹는 허울 좋은 불한당 아니고는 밥알이 올곧게 들어가지 못하는 지금 세상이 아닙니까……. 허허허.”) 하고 교장은 자기 변명인지 옥임이 ⓓ역성인지를 하는 것이었다.
이날 정례 어머니는 딸이 옆에서 한사코 말리며,
“그따위 돈은 안갚아도 좋으니 ⓔ정장(呈狀)을 하든 어쩌든 마음대로 하라구 내버려 두세요.”
하며 팔팔 뛰는 것을 모른 체하고, 이십 만원 표에 이만 원 현금을 얹어서 옥임이 갔다가 주라고 내놓았다.
정례 모친은 그 후 두 달 걸려서 교장 영감의 오만 원 돈은 갚았으나, 석달째 가서는 이 상점 주인이 바뀌어 들고 말았다. 정말 교장 영감의 조카가 나서는가 하였더니, 교장의 딸 내외가 들어앉았다. 상점을 내놓고 만 바에는 자질구레한 셈속을 따진대야 죽은 아이 귀 만져보기지 별 수 없지만, 하여튼 이십만 원의 석 달 변리 육만 원이 또 늘어서 이십육만 원인데, 정례 모녀가 사글세의 보증금 팔만 원마저 못 찾고 두 손 털고 나선 것을 보면, 그 팔 만원을 아끼고 남은 십팔만 원이 점방의 설비와 남은 물건값을 치룬 것이었다. 물론 옥임이가 뒤에 앉아 맡은 것이나, 권리값으로 오만 원 더 얹어서 교장 영감에게 팔아 넘긴 것이었다. 옥임이는 좀더 남겨먹었을 것이로되, 교장 영감이 그 돈 받아내는 데에 공로가 있었기 때문에 오만 원 얹어 먹고 말았고, 또 교장은 이북에서 내려온 딸 내외에게는 꼭 알맞은 장사라는 생각이 들어서 애초부터 침을 삼키고 눈독을 들이던 것이라, 이 상점을 손에 넣으려고 애도 썼지마는, 매득(買得)하였다고 좋아하였다.
정례 모녀는 일 년 반 동안이나 죽도록 벌어서 죽 쑤어 개 좋은 일한 셈이라고 절통(切痛)하였으나, 그보다도 정례 모친은 오래간만에 몸이 편해져서 그렇기도 하였겠지마는, 몸살 감기에 울화가 터져서 그만 누운 것이 반달이나 끌었다.
“마누라, 염려 말아요. 김옥임이 돈쯤 먹자고만 들면 삼사십만 원쯤 금세루 녹여내지. 가만 있어요.”
정례 부친은 앓는 마누라 옆에 앉아서 이렇게 위로하였다.
㉠“옥임이 돈을 먹자는 것두 아니지만, 무슨 재주루?”
마누라는 말리는 것도 아니요, 부채질하는 것도 아닌 소리를 하였다.
“김옥임도 요사이 자동차를 놀려보구 싶어한다는데, 마침 어수룩한 자동차 한 대가 나섰단 말이지. 조금만 참아요, 우리 집문서 아무래도 김옥임 여사의 돈으로 찾아 놓고 말 것이니…….”
하며, 정례 부친은 앓는 아내를 위하여 뱃속 유하게 껄껄 웃었다.
다음의 평에서 밑줄 친 인물에 해당하는 것은?
근대 소설은 이전의 소설류들과는 달리 돈과 관련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 이 점에서 염상섭은 당대의 어떤 소설가보다 근대 소설가다운 면모를 보여 준다. 그는 돈(자본)의 논리와 흐름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돈(자본)의 냉엄한 자기 증식 논리를 그리기 위하여 작품 속에 다양한 수전노들과 그 하수인들을 등장시켰는데, 그에게 있어서 돈(자본)의 비정성이야말로 근대화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소재였던 것이다.
① 교장 ② 정례 어머니 ③ 정례
④ 옥임 ⑤ 정례 아버지
▷ ① / 이 소설에 등장하는 ‘교장 선생’은 글자 그대로 ‘교장’이 아니라 정례와 정례
A( ) 속 교장의 말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말 속에 뼈가 있군.
② 갈수록 더 기고만장해지는군.
③ 도둑이 제 발 저리는 법이야.
④ 자신의 처지도 모르고 한심하군.
⑤ 가재는 게 편이라더니 말은 그럴 듯하군.
▷ ⑤ / A 다음에 이어지는 ‘변명’인지 ‘역성’인지라는 말을 통하여 짐작
㉠에 담긴 정례 어머니의 생각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은?
① 옥임 때문에 잃은 돈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② 남편이 옥임에게서 돈을 되찾도록 부추기고 싶다.
③ 돈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있는지 궁금하다.
④ 남편이 옥임을 속여 돈을 되찾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⑤ 옥임이는 한번 자기 것이 된 것은 내놓지 않을 것이다.
▷ ② 작가의 설명으로 볼 때, 남편의 행동을 부추긴다고 할 수는 없다.
ⓐ~ⓔ와 바꾸어 쓰기에 알맞지 않은 것은?
① ⓐ - 매듭 ② ⓑ - 부끄럽습니다마는
③ ⓒ - 명분 ④ ⓓ - 두둔
⑤ ⓔ - 소송
▷ ② /
염상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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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실의 청개구리 |
줄 거 리
나는 신경과민으로 불면증에 시달린다. 특히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박물 실험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여기 저기를 뾰족한 바늘 끝에 찔린 오장을 빼앗긴 개구리는 진저리를 치고 있었다. 이런 나는 H군에게 이끌려 남포로 여행을 떠난다.
여행 중 광인 김창억(나의 내면 세계를 보여주는 인물) 을 만났다. 일행이 그를 방문하자 그는 선반을 올려서 만든 것 같은 소위 3층 꼭대기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별안간 문짝을 고치는 체 하는 그를 보고 나는 박물 선생을 떠올린다.
창억은 주색잡기로 일생을 보낸 자산가며 객주인 김건화의 외아들이었고, 신동으로 불리기까지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자 서울 유학을 그만두고 내려 올 수밖에 없었다. 백부의 손에 의해 유산을 정리하니 그에게 남은 것은 약간의 전답과 집 한 채 뿐이었다. 더구나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자 생활을 위해 훈도를 했다. 그 후 젖먹이 딸을 두고 아내마저 죽어버린다. 그 후 정열적인 후처를 얻기는 하였으나 10년 근속상을 받기 하루전에 불의의 사건으로 투옥되어 4개월 후 무죄 방면 되나 그의 아내는 유혹에 빠져 창녀가 되었고, 그도 정신이상자가 된다. 그는 가정의 불행 때문에 미친 것이다. 그에게는 끝없이 불행이 따랐다. 그는 바다가 보이는 곳이 3층집을 짓기로 한다. 그는 그곳을 근거로 세계 평화를 위한 조직 기구 ‘동서 친목회’를 창설한다. 그리고 스스로 회장이 된다.
이후 북극을 여행 중 친구 Y로부터 김창억이 그의 3층 집을 불태우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는 사연이 담긴 편지를 받는다. 그는 그 후 본처의 집이 있는 평양에서 걸인이 되었다고들 한다.
작품해설
(1) 생활과 심리를 자연과학적인 태도에서 실험적으로 씀
(2) 침울한 것과 다한 다면한 것
(3) 당대의 지식인의 좌절과 갈등의 표현 (3․1 운동 후유증)
나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답답해하고 있으며 거대한 힘에 억눌려 침체된 기분과 삶의 권태를 느끼고 김창억은 불의의 현실로 인해 광인이 된다. 나와 김창억은 정신의 깊은 상처를 입고 방황하는 인물이다. 이들과 같이 그 당시 그 시대의 아픔을 가진 자는 방랑자가 되어 살거나 광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비극적 숙명을 지닌다.
(주제) 거대한 힘을 지닌 현실에서 빚어지는 삶의 아픔으로 인한 비극적인 숙명의 삶 / 3․1운동 후의 실의와 절망에 빠진 지식인의 우울함과 침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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