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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국어/현대문학 540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현대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개관 - 성격: 이국적, 환상적 - 주제: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현실을 초월한 사랑에 대한 환상, ..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서정적 환상적 묘사의 백미 [현대소설]

허 생원이라는 한 장돌뱅이의 삶을 통해 떠돌이 삶의 애환과 육친의 정(情)을 그린 소설로, 특히 배경 묘사와 문체가 조화를 이루어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 갈래 : 단편 소설, 순수 소설, 낭만주의 소설 * 성격 : 서정적, 낭만적, 묘사적 * 배경 ① 시간 - 1920년대 어느 여름날의 낮부터 밤까지 ② 공간 - 강원도 봉평에서 대화 장터로 가는 길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떠돌이 삶의 애환과 육친의 정(情) * 특징 ① 전지적 서술자가 등장인물의 행동과 심리를 서술함. ② 서정적이며 시적인 문체를 구사하여 배경을 낭만적으로 묘사함. ③ 암시와 여운을 남기는 결말 구성을 취함. * 출전 : “조광”(1936)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의 어휘 풀이 * 가제 : 갓..

초혼(招魂), 김소월 [현대시]

초혼(招魂) 김소월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虛空)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해설 - 성격 : 전통적, 민요적, 격정적, 애상적, 여성적 - 표현 * 3음보의 민요적 율격과 전통적 정서 표출 * 심리적 추이에..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현대시]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

향아, 신동엽 [현대시]

향(香)아 신동엽 향아 너의 고운 얼굴 조석으로 우물가에 비최이던 오래지 않은 옛날로 가자. 수수럭거리는 수수밭 사이 걸찍스런 웃음들 들려 나오며 호미와 바구니를 든 환한 얼굴 그림처럼 나타나던 석양 ……. 구슬처럼 흘러가는 냇물가 맨발을 담그고 늘어앉아 빨래들을 두드리던 전설 같은 풍속으로 돌아가자. 눈동자를 보아라 향아 회올리는 무지개빛 허울의 눈부심에 넋 빼앗기지 말고 철따라 푸짐히 두레를 먹던 정자나무 마을로 돌아가자 미끈덩한 기생충의 생리와 허식에 인이 배기기 전에 눈빛 아침처럼 빛나던 우리들의 고향 병들지 않은 젊음으로 찾아가자꾸나. 향아 허물어질까 두렵노라 얼굴 생김새 맞지 않는 발돋움의 흉낼랑 그만 내자 들국화처럼 소박한 목숨을 가꾸기 위하여 맨발을 벗고 콩바심하던 차라리 그 미개지(未開地..

하늘만 곱구나, 이용악 [현대시]

하늘만 곱구나 이용악 집도 많은 집도 많은 남대문턱 움 속에서 두 손 오구려 혹혹 입김 불며 이따금씩 쳐다보는 하늘이사 아마 하늘이기 혼자만 곱구나 거북네는 만주서 왔단다 두터운 얼음장과 거센 바람 속을 세월은 흘러 거북이는 만주서 나고 할배는 만주에 묻히고 세월이 무심찮아 봄을 본다고 쫓겨서 울면서 가던 길 돌아왔단다 띠팡*을 떠날 때 강을 건널 때 조선으로 돌아가면 빼앗겼던 땅에서 농사지으며 가 갸 거 겨 배운다더니 조선으로 돌아와도 집도 고향도 없고 거북이는 배추 꼬리를 씹으며 달디달구나 배추 꼬리를 씹으며 꺼무테테한 아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배추 꼬리를 씹으며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누 첫눈 이미 내리고 이윽고 새해가 온다는데 집도 많은 집도 많은 남대문턱 움 속에서 이따금씩 쳐다보는 하늘이사 아마..

침엽수 지대, 김명수 [현대시]

침엽수 지대 김명수 깊은 밤 눈 덮여 고적한 곳에 꼿꼿이 머리를 하늘에 두고 침엽수들이 서 있다 먼 산맥을 이어 내어달리고 싶은 마음이건만 푸르른 정열에 가두어두었다 눈이 내리면 온몸에 흰눈을 이고 바람이 불면 우우 소리를 낸다 일월성신 잦은 계절의 변화에도 잎새조차 변하지 않음은 태고적 고독인가 차운 바람 부는 날에도 나무는 오히려 위엄을 잃지 않는다 그러기에 겨울밤 차가운 별도 침엽수 머리 위에 더욱 반짝인다 잡스9급 PDF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공무원 국어 PDF 다운로드 공무원 영어 PDF 다운로드 공무원 한국사 PDF 다운로드 공무원 행정학 PDF 다운로드 공무원 행정법 PDF 다운로드 경찰학,헌법,형법,형소법,민법,상법 다운로드 경..

꽃씨, 문병란 [현대시]

꽃씨 문병란 가을날 빈손에 받아 든 작은 꽃씨 한 알! 그 숱한 잎이며 꽃이며 찬란한 빛깔이 사라진 다음 오직 한 알의 작은 꽃씨 속에 모여든 가을 빛나는 여름의 오후, 핏빛 꽃들의 몸부림이여 뜨거운 노을의 입김이 여물어 하나의 무게로 만져지는 것일까. 비애의 껍질을 모아 불태워 버리면 갑자기 뜰이 넓어 가는 가을날 내 마음 어느 깊이에서도 고이 여물어 가는 빛나는 외로움! 오늘은 한 알의 꽃씨를 골라 기인 기다림의 창변에 화려한 어젯날의 대화를 묻는다. 정리 - 갈래: 자유시, 서정시 - 성격: 성찰적, 염원적 - 주제: 꽃씨를 통해 본 내적 성숙에의 염원과 지향 특징 •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과 꽃씨라는 자연물을 통해서 화자의 깨달음을 표현 • 여름과 가을의 속성을 대비하여 시상을 효율적으로 전개 •..

양심의 금속성, 김현승 [현대시]

양심의 금속성 김현승 모든 것은 나의 안에서 물과 피로 육체를 이루어 가도 너의 밝은 은(銀)빛은 모나고 분쇄(粉碎)되지 않아 드디어 무형(無形)하리만큼 부드러운 나의 꿈과 사랑과 나의 비밀을 살에 박힌 파편(破片)처럼 쉬지 않고 찌른다. 모든 것은 연소되고 취(醉)하여 등불을 향하여도, 너만은 물러나와 호올로 눈물을 맺는 밤…… 너의 차가운 금속성(金屬性)으로 오늘의 무기를 다져 가도 좋을, 그것은 가장 동지적(同志的)이고 격렬한 싸움! 개관 - 성격 : 감각적, 묘사적, 상징적, 주지적, 의지적, 비유적, 사색적 - 표현 : 추상적인 대상(양심)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형상화함. / 대조적인 상황설정으로 대상의 특성을 드러냄. - 제목 : 양심의 금속성 → 차가운 금속성은 인간적인 비정함이 아니라 '부조..

꽃, 오봉옥 [현대시]

꽃 오봉옥 아프다, 나는 쉬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한때는 자랑이었다. 풀섶에서 만난 봉오리들 불러모아 피어봐, 한번 피어봐 하고 아무런 죄도 없이 상처도 없이 노래를 불렀으니 이제 내가 부른 꽃들 모두 졌다. 아프다, 다시는 쉬이 꽃이 되지 않으련다. 꽁꽁 얼어붙은 내 몸의 수만개 이파리들 누가 와서 불러도 죽다가도 살아나는 내 안의 생기가 무섭게 흔들어도 다시는 쉬이 꽃이 되지 않으련다. 오봉옥 1962년 전남 광주 출생 1985년 “창작과비평”사 16인 신작시집 “그대가 밟고 가는 모든 길 위에서”에 시 “울타리 안에서”등을 발표하며 등단 2019년 영랑시문학상, 한송문학상 수상 시집 “지리산 갈대꽃((1988)”, “나 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1997)”, “노랑(2010)”, “나를 던지는 동안(..

승천(昇天), 이수익 [현대시]

승천(昇天) 이수익 내 목소리가 저 물소리의 벽을 깨고 나아가 하늘로 힘껏 솟구쳐올라야만 한다. 소리로써 마침내 소리를 이기려고 歌人은 심산유곡 폭포수 아래에서 날마다 목청에 핏물 어리도록 발성을 연습하지만, 열 길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쉽게 그의 목소리를 덮쳐 계곡을 가득 물소리 하나로만 채워버린다. 그래도 그는 날이면 날마다 산에 올라 제 목소리가 물소리를 뛰어넘기를 수없이 기도(企圖)하지만, 한번도 자세를 흐뜨리지 않는 폭포는 준엄한 스승처럼 곧추앉아 수직의 말씀만 내리실 뿐이다. 끝내 절망의 유복자를 안고 하산(下山)한 그가 발길 닿는 대로 정처없이 마을과 마을을 흘러다니면서 소리의 승천(昇天)을 이루지 못한 제 한(恨)을 토해냈을 때, 그 핏빛 소리에 취한 사람들이 그를 일러 참으로 하늘이..

기다림, 김종해 [현대시]

기다림 김종해 까무러치듯 외로운 날빛이 西窓에 걸리고 흉흉한 황사바람 몇 날 며칠 부는데 왜 아니 오시나요 왜 아니 오시나요 굳게 닫힌 하늘에 복사꽃은 또 한 번 하얗게 떨어지고 깊은 밤 별들은 새벽빛 수틀 위에 자수로 뜨이는데 왜 아니 오시나요 왜 아니 오시나요 굳게 닫힌 하늘에 복사꽃은 또 한 번 하얗게 떨어지고 깊은 밤 별들은 새벽빛 수틀 위에 자수로 뜨이는데 왜 아니 오시나요 왜 아니 오시나요 청천 벽력에라도 못 깨어날 깊은 잠이 드셨나요 극락 왕생 별천지에 홀로 단꿈 꾸시나요 까무러치듯 캄캄하고 외로운 이날에 순정한 마음의 바늘 끝에 뜨이는 아픈 사연 감추옵고 이 마음에 맺혀 있는 철천지 원망을 사랑으로 불꽃으로 모두 오려서 당신 오신 날 밤 길 밝히는 燃燈으로 내걸리렸더니 왜 아니 오시나요 왜..

꿈과 근심, 한용운 [현대시]

꿈과 근심 한용운 밤 근심이 하 길기에 꿈도 길 줄 알았더니 님을 뵈러 가는 길에 반도 못 가서 깨었구나 새벽 꿈이 하 짧기에 근심도 짧을 줄 알았더니 근심에서 근심으로 끝간 데를 모르것다 만일 님에게도 꿈과 근심이 있거든 차라리 근심이 꿈 되고 꿈이 근심 되어라 표현상의 특징 - 시간의 흐름(밤근심 → 새벽 꿈) - 대비적 시어의 사용(근심 : 길다 ↔ 꿈 : 짧다) - 가정법(3연)을 통해 님의 평안하기를 기원함. - 추상적 개념(근심, 꿈)을 구체적으로 형상화(길다, 짧다.)함 관련 작품 - 황진이의 ‘동짓달 기나긴 밤을’ 冬至(동지)ㅅ달 기나진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春風(춘풍)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 이옥봉의 ‘꿈속의 넋(夢魂)’ 요사이..

그릇 1, 오세영 [현대시]

그릇 1 오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개관 - 성격 : 관념적, 철학적, 상징적, 역설적, 비유적 - 표현 * 사물의 본질을 인식하려는 객관적인 어조 * 일상적 사물에 상징적 의미를 담아 관념적 세계를 형상화함. * 수미상관식 구성과 핵심 시구의 반복으로 의미를 강화함. * 존재론적 사고를 통해 사물의 본질과 삶의 진리를 통찰함. - 제재 : 깨진 그릇(칼날이 되지만 이성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는 점에서 ..

시인(詩人), 김광섭 [현대시]

시인(詩人) 김광섭 꽃은 피는 대로 보고 사랑은 주신 대로 부르다가 세상에 가득한 물건조차 한 아름 팍 안아 보지 못해서 전신을 다 담아도 한 편(篇)에 2천 원 아니면 3천 원 가치와 값이 다르건만 더 손을 내밀지 못하는 천직(天職). 늙어서까지 아껴서 어릿궂은 눈물의 사랑을 노래하는 젊음에서 늙음까지 장거리의 고독! 컬컬하면 술 한 잔 더 마시고 터덜터덜 가는 사람 신이 안 나면 보는 척도 안 하다가 쌀알만한 빛이라도 영원처럼 품고 나무와 같이 서면 나무가 되고 돌과 같이 앉으면 돌이 되고 흐르는 냇물에 흘러서 자국은 있는데 타는 놀에 가고 없다. *천직(天職) : 타고난 직업이나 직분. *어릿궂은 : ‘어리궂은’의 잘못. 매우 어리광스러운 이해와 감상 이 시는 40년이 넘는 세월을 두고 감성과 올곧..

마음의 고향 6 - 초설, 이시영 [현대시]

마음의 고향 6 - 초설 이시영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참새떼 왁자히 내려앉는 대숲 마을의 노오란 초가을 초가지붕에 있지 아니 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토란잎에 후두둑 빗방울 스치고 가는 여름날의 고요 적막한 뒤란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추수 끝난 빈 들판을 쿵쿵 울리며 가는 서늘한 뜨거운 기적 소리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빈 들길을 걸어 걸어 흰 옷자락 날리며 서울로 가는 순이 누나의 파르라한 옷고름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아늑한 상큼한 짚벼늘에 파묻혀 나를 부르는 소리도 잊어버린 채 까닭 모를 굵은 눈물 흘리던 그 어린 저년 무렵에도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싸락눈 홀로 이마에 받으며 내가 그 어둑한 신작로 길로 나섰을 때 끝났다 눈 위로 막..

청산백운도, 신석정 [현대시]

청산백운도 신석정 이 투박한 대지에 발은 붙였어도 흰 구름 이는 머리는 항상 하늘을 향하고 사는산 언제나 숭고할수 있는 푸른산이 그 푸른산이 오늘은 무척 부러워 하늘과 땅이 비롯하던날 그 아득한날 밤부터 저 산맥위로는 푸른별이 넘나 들었고 골작에는 양떼처럼 흰구름이몰려오고 가고 때로는 늙은산 수려한 이마를 쓰다듬거니 고산식물들을 품에 안고 길러낸다는 너그러운산 정초한 꽃그늘에 자고 또 이는 구름과 구름 내 몸이 가벼히 흰구름이 되는날은 강넘어 저 푸른산 이마를 어루만지리…… 개관 - 주제 : 미래의 이상향에 대한 희망 - 표현 : '산'을 의인화하여 이상향에 대한 희망을 표출함 /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색체의 대조 - 심상 : 시각적 이미지 - 산의 상징성 : 이 시에서 '산'은 푸른 빛으로 형상화되..

이중섭 4, 김춘수 [현대시]

이중섭 4 김춘수 저무는 하늘 동짓달 서리 묻은 하늘을 아내의 신발 신고 저승으로 가는 까마귀, 까마귀는 남포동 어디선가 그만 까욱 하고 한 번만 울어 버린다 오륙도를 바라고 아이들은 돌팔매질을 한다. 저무는 바다, 돌 하나 멀리멀리 아내의 머리 위 떨어지거라. 개관 - 성격 : 서정적, 감각적 - 표현 * 화가의 그림이 '하늘'만을 배경으로 했다면, 시는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함. * 실존 화가의 생애와 작품(그림)을 모티프로 함. * 이중섭의 관점으로 시상을 전개함. - 제재 : 이중섭의 생애 + 이중섭의 그림 '달과 까마귀' - 화자 : 화가 이중섭의 처지와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 마치 화가 이중섭인 것처럼 그리움을 노래함. - 주제 : 화가 이중섭의 아내에 대한 그리움 중요시어 및 시구풀..

산문(山門)에 기대어, 송수권 [현대시]

산문(山門)에 기대어 송수권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 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 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 옴을. 개관 - 제재 : 그리움 - 주제 : 죽은 누이에..

바람, 김남조 [현대시]

바람 김남조 바람 부네 바람 가는 데 세상 끝까지 바람 따라 나도 갈래 햇빛이야 청과 연한 과육에 受胎를 시키지만 바람은 과원 변두리나 슬슬 돌며 외로운 휘파람이나마 될지말지 하는걸 이 세상 담길 곳 없는 이는 전생이 바람이던 게야 바람이 의관 쓰고 나들이 온 게지 바람이 좋아 바람끼리 훠이훠이 가는 게 좋아 헤어져도 먼저 가 기다리는 게 제일 좋아 바람 불며 바람 따라 나도 갈래 바람 가는 데 멀리멀리 가서 바람의 색시나 될래 잡스9급 PDF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공무원 국어 PDF 다운로드 공무원 영어 PDF 다운로드 공무원 한국사 PDF 다운로드 공무원 행정학 PDF 다운로드 공무원 행정법 PDF 다운로드 경찰학,헌법,형법,형소법,민법,..

풀리는 한강가에서, 서정주 [현대시]

풀리는 한강가에서 서정주 강물이 풀리다니 강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설움 무슨 기쁨 때문에 강물은 또 풀리는가 기러기같이 서리 묻은 섣달의 기러기같이 하늘의 얼음짱 가슴으로 깨치며 내 한평생을 울고 가려 했더니 무어라 강물은 다시 풀리어 이 햇빛 이 물결을 내게 주는가 저 민들레나 쑥잎풀 같은 것들 또 한번 고개 숙여 보라 함인가 황토언덕 꽃상여 떼과부의 무리들 여기 서서 또 한번 더 바라보라 함인가 강물이 풀리다니 강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설움 무슨 기쁨 때문에 강물은 또 풀리는가 작품 해설 이 시는 화자가 강물이 봄이 되었다고 풀려 흘러내림을 보고 아직 화자 자신의 가슴에는 스스로가 겪은 전쟁과 같은 난리로 인해 산하가 폐허가 되고 사람들이 죽어간 것으로 인한 얼음이..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현대시]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으면서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은 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개관 - 성격 : 인본주의적, 전언적(삶의 지혜를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 - 표현 : 독특한 소재의 활용 - 주제 : 시와 시인의 본질 / 평범한 사람들의 진실된 삶이 진정한 시의 모습이라는 인본주의적 예술관의 표명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1, 2행 → 화자의 겸허한 태도 * 무교동..

해당화, 한용운 [현대시]

해당화 한용운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 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어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경대(鏡臺) : 거울을 버티어 세우고 그 아래에 화장품 따위를 넣는 서랍을 갖추어 만든 가구.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상징적, 여성적, 독백적, 애상적 • 제재 : 해당화 • 주제 : 돌아올 기약을 어긴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늙은 소나무, 김광규 [현대시]

늙은 소나무 김광규 새마을 회관 앞마당에서 자연보호를 받고 있는 늙은 소나무 시원한 그림자 드리우고 바람의 몸짓 보여주며 백여 년을 변함없이 너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송진마저 말라버린 몸통을 보면 뿌리가 아플 때도 되었는데 너의 고달픔 짐작도 못 하고 회원들은 시멘트로 밑둥을 싸 바르로 주사까지 놓으면서 그냥 서 있으라고 한다 아무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해도 늙음은 가장 자연스러운 일 오래간만에 털썩 주저앉아 너도 한 번 쉬고 싶을 것이다 쉬었다가 다시 일어나기에 몇백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너의 졸음을 누가 막을 수 있으랴 백여 년 동안 뜨고 있던 푸른 눈을 감으며 끝내 서서 잠드는구나 가지마다 붉게 시드는 늙은 소나무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 성격 : 비판적, 상징적 * 제재 : 늙은 소나무..

봄밤의 귀뚜리, 이형기 [현대시]

봄밤의 귀뚜리 이형기 봄밤에도 귀뚜리가 우는 것일까. 봄밤, 그러나 우리 집 부엌에선 귀뚜리처럼 우는 벌레가 있다. 너무 일찍 왔거나 너무 늦게 왔거나 아무튼 제철은 아닌데도 스스럼없이 목청껏 우는 벌레. 생명은 누구도 어쩌지 못한다. 그저 열심히 열심히 울고 또 열심히 열심히 사는 당당한 긍지, 아아 하늘 같다. 하늘의 뜻이다. 봄밤 자정에 하늘까지 울린다. 귀를 기울여라. 태고의 원시림을 마구 흔드는 메아리 쩡쩡, 메아리 쩡쩡 서울 도심의 숲 솟은 고층가 그것은 원시에서 현대까지를 열심히 당당하게 혼자서도 운다. 목청껏 하늘의 뜻을 아아 하늘만큼 크게 운다.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 성격 : 예찬적, 상징적 - 제재 : 봄밤에 우는 귀뚜리처럼 우는 벌레 - 주제 : 하늘이 준 본성에 따른 삶..

추천사(楸韆詞) - 춘향의 말 (1), 서정주 [현대시]

추천사(楸韆詞) - 춘향의 말(1) 서정주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소굿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벼갯모에 놓이듯한 풀꽃데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 향단아. 개관 - 성격 : 전통적, 낭만적, 초월적, 이상적, 불교적, 동양적, 상징적 - 표현 * 여성적이고 섬세한 어조 * 고전적 소재에 현대적 의미를 부여함. * 현실과 이상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형상..

​물구나무 서기, 정희성 [현대시]

물구나무 서기 정희성 뿌리가 뽑혀 하늘로 뻗었더라. 낮말은 쥐가 듣고 밤말을 새가 들으니 입이 열이라서 할 말이 많구나. 듣거라 세상에 원 한 달에 한 번은 꼭 조국을 위해 누이는 피 흘려 철야 작업을 하고 날만 새면 눈앞이 캄캄해서 쌍심지 돋우고 공장문을 나섰더라. 너무 배불러 음식을 보면 회가 먼저 동하니 남이 입으로 먹는 것을 눈으로 삼켰더라. 대낮에 코를 버히니 슬프면 웃고 기뻐 울었더라. 얼굴이 없어 잠도 없고 빵만으로 살 수 없어 쌀을 훔쳤더라. 물구나무 서서 세상을 보고 멀리 고향 바라 울었더라. 못 살고 떠나온 논 바닥에 세상에 원 아버지는 한평생 허공에 매달려 수염만 허옇게 뿌리를 내렸더라. 개관 - 성격 : 비판적, 민중적 - 표현 : 반어적 표현을 사용하여 모순되고 부정적인 현실을 풍..

달, 정지용 [현대시]

달 정지용 선뜻 ! 뜨인 눈에 하나 차는 영창 달이 이제 밀물처럼 밀려오다. 미욱한 잠과 벼개를 벗어나 부르는 이 없이 불려 나가다. 한밤에 홀로 보는 나의 마당은 湖水같이 둥그시 차고 넘치노나. 쪼그리고 앉은 한옆에 힌 돌도 이마가 유달리 함초름 곻아라. 연연턴 綠陰, 水墨색으로 짙은데 한창때 곤한 잠인 양 숨소리 설키도다. 비듥이는 무엇이 긍겨워 구구 우느뇨, 梧桐나무 꽃이야 못 견디게 香그럽다.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회화적, 감각적, 관조적, 낭만적 - 주제 : 달밤의 아름다운 서정, 자연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 - 특징 : 대상의 나열, 시선의 이동에 따른 시상의 전개 섬세하고 감각적인 시어로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 조화로운 풍경을 통해 달밤의 아름다운 서정을..

쉽게 쓰여진 시, 윤동주 [현대시]

쉽게 쓰여진 시 윤동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개관 - 주제 : 자아성찰을 통한 암울한 현실의 극복 의지 - 성격 : 회고적, 고백적, 자..

저녁 길, 김광규 [현대시]

저녁 길 김광규 날을 생각을 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요즘은 달리려 하지도 않는다. 걷기조차 싫어 타려고 한다. (우리는 주로 버스나 전철에 실려 다니는데) 타면 모두들 앉으려 한다. 앉아서 졸며 기대려 한다. 피곤해서가 아니다. 돈벌이가 끝날 때마다 머리는 퇴화하고 온 몸엔 비늘이 돋고 피는 식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눈을 반쯤 감은 채 익숙한 발걸음은 집으로 간다. 우리는 매일 저녁 집으로 돌아간다. 파충류처럼 늪으로 돌아간다. 개관 - 화자 : 무기력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 매몰되어 버린 현대의 도시인 - 주제 : 현대 도시인의 삶의 비극 - 성격 : 회의적, 비판적 - 표현 * 현재형 어미를 사용하여 상황을 부각한다. * 유사한 성격의 소재를 활용하여 의미를 강조한다. * 유사한 통사구조의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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