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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국어/현대문학 540

수필, 피천득

세련되고 함축적인 비유를 통해 수필의 성격, 재료, 형식 등 수필 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을 문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수필이다. * 갈래 : 경수필 * 성격 : 비평적, 주관적, 비유적 * 제재 : 수필 * 주제 : 수필의 본질과 특성 * 특징 ① 대상에 대한 비유가 독창적이고 기발함. ② 이미지를 통해 대상을 정서적으로 전달함. ③ 섬세하면서도 단정적인 문체를 사용함. * 출전 : “산호와 진주”(1969) 어휘 풀이 * 청자연적 : 청자로 만든 연적(벼룻물을 담는 그릇). * 청초 : 깨끗하고 산뜻함. * 포도 : 포장한 길. * 퇴락 : 낡고 보기 흉함. * 온아 우미 : 따뜻하고 우아하며, 빼어나고 아름다움. * 방향 : 꽃다운 향기. * 정연히 : 가지런하고 질서가 있게. * 파격 : 일정한 ..

성난 기계, 차범석

● 줄거리 양회기는 미국에 가서 공부하고 돌아온 폐 전문 의사이다. 어느 날, 인옥이라는 여자가 진료를 받으러 온다. 연초 공장의 포장공으로 일한다는 그녀는 폐 수술을 해 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엑스레이 검사 결과 그녀의 상태는 수술을 할 수 없을 만큼 악화되어 있었다. 회기는 수술을 거부했지만, 그녀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꼭 살아야 한다고 수술을 간청한다. 그러나 회기는 그녀가 너무 가난한데다가 중환자여서 수술의 결과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그녀를 냉정하게 돌려보낸다. 잠시 후 그녀의 남편 상현이 회기를 찾아온다. 그는 회기에게 수술을 거부한 것에 대해 치하하며, 아내의 폐 수술을 해 주지 말 것을 거듭 당부한다. 이유인즉, 없는 돈에 어떻게 결과도 불분명한 폐 수술을..

나무, 이양하 [수필]

나무에 대한 애정 어린 성찰을 바탕으로 인간이 본받아야 할 나무의 속성을 서술하고 나무의 덕을 따르고 싶은 글쓴이의 바람을 드러낸 수필이다. * 갈래 : 경수필 * 성격 : 사색적, 교훈적, 서정적, 예찬적 * 제재 : 나무 * 주제 : 나무에서 배우는 삶의 자세 * 특징 ① 나무의 생태와 모습을 인간의 삶의 자세와 연결시킴. ② 나무를 의인화하여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이끌어 냄. * 출전 : “나무”(1964) 어휘 풀이 * 후박 : 많고 넉넉함과 적고 모자람. * 비위 : 음식물을 삭여 내거나 아니꼽고 싫은 것을 견디어 내는 성미. * 쏘삭쏘삭 : 가만히 있는 사람을 자꾸 꾀거나 추겨서 마음이 움직이게 하는 모양. * 알랑대다 : 남의 비위를 맞추거나 환심을 사려고 다랍게 자꾸 아첨을 떨다. * 철인..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전원시파 [현대시]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野薔薇)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즈시 타고 나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뜯고 길 솟는 옥수수 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나..

사하촌(寺下村), 김정한, 저항적 농촌 소설

보광사라는 절의 논을 소작하여 살아가는 성동리 마을 농민들의 문제를 그린 단편 소설이다. 가문과 지주의 횡포 속에서 살아가는 농민 스스로의 자각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 갈래 : 단편 소설, 농촌 소설 * 성격 : 사실적, 현실 참여적, 저항적 * 배경 ① 시간 - 1930년대 어느 여름 ② 공간 - 사하촌인 성동리와 보광리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부조리한 농촌 현실과 농민들의 저항 * 특징 ① 일반적인 농촌 계몽 소설과 달리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깨닫는 데 의의가 있음. ② 특별한 주인공 없이 보광리와 성동리 사람들 전체의 모습을 보여 줌. 이해와 감상 ‘사하촌’은 수탈당하는 농민의 저항 의식을 사실주의적 수법으로 그린 소설이다. 억압받는 농민들의 끈질긴 삶을 통해 이 땅의 민중..

무녀도, 김동리, 액자 소설

전통적인 무속 신앙과 외래 종교인 기독교 사이의 충돌로 인해 한 가족이 파탄을 맞는 이야기를 그린 액자 소설로, 한국인의 숙명적인 세계관이 형상화되어 있다. * 갈래 : 단편 소설, 액자 소설 * 성격 : 신비적, 무속적, 토속적 * 배경 ① 시간 - 개화기(20세기 초) ② 공간 - 경주 부근의 한 시골 마을 * 시점 ① 바깥 이야기 - 1인칭 주인공 시점 ② 안 이야기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무속 신앙과 외래 종교의 갈등이 빚은 혈육 간의 비극적 종말 어휘 풀이 * 묘연하다가 : 소식이나 행방 따위를 알 길이 없다가. * 표연히 : 훌쩍 나타나거나 떠나는 모양이 거침없이. * 통이 : 전부. 다, 완전히. 전혀 * 형언할 수 없는 : 형용하여 말할 수 없는. * 신약 전서 : 그리스도 탄생..

나의 침실로, 이상화, 1920 낭만주의 [현대시]

나의 침실로 이상화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려는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水蜜桃)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眞珠)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덴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 뭇 개가 짓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로 가자, 침실로!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욱 ─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마음의 촉(燭)불을 봐라. 양털 같..

봄은 간다, 김억 [현대시]

봄은 간다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봄날 밤에 느끼는 개인의 애상적 정서를 간결한 시어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감상적, 낭만적, 애상적, 독백적 * 제재 : 봄밤 * 주제 : 봄날 밤의 애상적 정서 * 특징 ① 두운(ㅂ)과 각운(-다, -데, ㅁ)을 사용함 ② 각 연이 2행의 대구로 구성됨. * 출전 : “태서문예신보” (1918) 봄은 간다(김억) 시어 풀이 * 내 : 냄새 또는 연기 * 빗긴다 : 비끼어 간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암담한 상황 속에서 여러 상념에..

강(江) 2, 박두진 [현대시]

강(江) 2 박두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날 강물은 숲에서 나와 흐르리. 비로소 채색되는 유유(悠悠)한 침묵 꽃으로 수장(水葬)하는 내일에의 날개짓 아, 흥건하게 강물은 꽃에 젖어 흐르리 무지개 피에 젖은 아침 숲 짐승 울음 일체의 죽은 것은 떠내려 가리 얼룽대는 배암 비눌 피발톱 독수리의, 이리 떼 비둘기 떼 깃죽지와 울대뼈의 피로 물든 일체는 바다로 가리. 비로소 햇살 아래 옷을 벗는 너의 전신(全身) 강이여. 강이여. 내일에의 피 몸짓 네가 하는 손짓을 잊을 수가 없어 강 흐름 핏무늬길 바다로 간다 개관 - 성격 : 의지적, 관념적, 상징적, 주지적 - 표현 * 비장한 어조 * 동물적 이미지를 대조적으로 표현하여 부정적 현실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남김. - 상징적 시어 * 강 → 도도한..

개화(開花), 이호우 [현대시]

개화(開花) 이호우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개관 - 성격 : 관념적, 관조적, 명상적, 상징적 - 표현 : 3장 6구의 정형성. 구별 배행 시조 - 주제 : 생명 탄생의 신비감과 긴장감 중요시어 및 시구 풀이 * 1연 → 꽃이 피는 모습을 우주의 열림이라는 차원으로 표현함. '하늘이 열린다'는 표현은 꽃의 탄생으로 인해 그 꽃의 새로운 세계가 시작됨을 암시한 것임. * 2연 → 개화의 절정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 생명 탄생의 마지막 순간의 극적인 긴장감이 나타나며, 표현의 절제가 돋보임. * 3연 → 개화를 위해 모든 삼라만상이 숨을 죽이는 모습으로, 생명에 대한 경이감이 함축..

견우의 노래, 서정주 [현대시]

견우의 노래 서정주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높았다 낮았다 출렁이는 물살과 물살 몰아갔다 오는 바람만이 있어야 하네. 오! 우리들의 그리움을 위하여서는 푸른 은핫물이 있어야 하네. 돌아서는 갈 수 없는 오롯한 이 자리에 불타는 홀몸만이 있어야 하네. 직녀여, 여기 번쩍이는 모래밭에 돋아나는 풀싹을 나는 세이고.... 허이언 허이언 구름 속에서 그대는 베틀에 북을 놀리게. 눈썹 같은 반달이 중천에 걸리는 칠월 칠석이 돌아오기까지는, 검은 암소를 나는 먹이고, 직녀여, 그대는 비단을 짜세. 개관 - 성격 : 서정적, 낭만적, 의미적, 전통적, 설화적 - 표현 : 영탄적 어조, 역설적 표현 - 제재 : '견우와 직녀'의 전설 - 주제 : 이별은 사랑을 위한 한 과정. 시련을 극..

거제도 둔덕골, 유치환 [현대시]

거제도 둔덕골 유치환 거제도 둔덕골은 팔대(八代)로 내려 나의 부조(父祖)의 살으신 곳 적은 골 안 다가솟은 산방(山芳)산 비탈 알로 몇백 두락 조약돌 박토를 지켜 마을은 언제나 생겨난 그 외로운 앉음새로 할아버지 살던 집에 손주가 살고 아버지 갈던 밭을 아들네 갈고 베 짜서 옷 입고 조약(造藥) 써서 병 고치고 그리하여 세상은 허구한 세월과 세대가 바뀌고 흘러갔건만 사시장천 벗고 섰는 뒷산 산비탈모양 두고두고 행복된 바람이 한 번이나 불어왔던가 시방도 신농(神農) 적 베틀에 질쌈하고 바가지에 밥 먹고 갓난것 데불고 톡톡 털며 사는 칠촌 조카 젊은 과수며느리며 비록 갓망건은 벗었을망정 호연(浩然)한 기풍 속에 새끼 꼬며 시서(詩書)와 천하를 논하는 왕고못댁 왕고모부며 가난뱅이 살림살이 견디다간 뿌리치고 ..

겨울 강에서, 정호승 [현대시]

겨울 강에서 정호승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 강 강 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으스스 내 몸이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개관 - 성격 : 의지적, 상징적 - 표현 : 역설적 표현. 대립적 시어를 통해 화자의 의지 강조. 차가운 이미지를 환기하는 시어를 활용하여 화자가 겪을 고통을 구체화함. - 제재 : 갈대(역설적 인식의 대상) - 화자 : 부정적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현실을 극복해 가고자 하는 의지적 인물 - 주제 :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의지와 신념 중요시어 및 시구 풀이 *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

고개, 이시영 [현대시]

고개 이시영 앞산길 첩첩 뒷산길 첩첩 돌아보면 정든 봉 첩첩 아재야 아재야 정갭이 아재야 지게목 떨어진다 한 가락 뽑아라 네 소리 아니고는 못 넘어가겠다 기러기떼 돌아 넘는 천황재 아홉 굽이 내 오늘 너를 묶어 이 고개 넘는다만 언제나 벗어나리, 가도 가도 서러운 머슴살이 우리 신세 청포꽃 되어 너는 언덕 아래 살짝 필래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훨훨 날래 한 주인을 벗어나면 또 다른 주인 한 세월 섬기고 나면 더 검은 세월 못 살아가겠다고 못 참겠다고 너도 울고 낫도 울고 쩌렁쩌렁 울었지만 오늘은 찬 바람에 봉두난발(蓬頭亂髮) 날리며 말없이 너도 넘고 나도 넘는다. 뭇새들 저러이 울어 예 차마 발 떨어지지 않는 느티목 고개, 묶인 너 부여안고 한 번 넘으면 그만인 아, 죽살잇고개를. 개관 - 성격 : 애..

가을비, 도종환 [현대시]

가을비 도종환 어제 우리가 함게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개관 - 성격 : 관조적, 애상적 - 표현 : 시간적 순서에 따른 시상 전개 존칭 종결어미의 반복으로 운율이 형성됨. 가을의 자연 현상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을 다룸. 사별로 인한 슬픔을 담고 있지만, 관조적인 태도로 삶을 통찰함. - 제재 : 가을비 - 주제 : 세상살이에서 느껴지는 삶의 쓸쓸함과 사별의 슬픔 - 중요시어 * 가을비, 잎, 바람 → 가을의 ..

겨울 노래, 오세영 [현대시]

겨울 노래 오세영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이제는 간 데 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지금은 온 데 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로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내리는 폭설.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릴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개관 - 성격 : 전통적, 허무적, 동양적, 자연친화적 - 표현 : 독백적 어조, 수미상관의 구성. 동양의 전통적 자연관과 허무주의를 배경으로 함. - 제재 : 산 - 주제 :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합일된 삶의 추구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산자락 덮고 ~ 또 ..

고고(孤高), 김종길 [현대시]

고고(孤高) 김종길 북한산(北漢山)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다음 겨울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밤사이 눈이 내린, 그것도 백운대(白雲臺)나 인수봉(仁壽峰) 같은 높은 봉우리만이 옅은 화장을 하듯 가볍게 눈을 쓰고 왼 산은 차가운 수묵으로 젖어 있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신록이나 단풍, 골짜기를 피어오르는 안개로는, 눈이라도 왼 산을 뒤덮는 적설(積雪)로는 드러나지 않는, 심지어는 장밋빛 햇살이 와 닿기만 해도 변질하는, 그 고고(孤高)한 높이를 회복하려면 백운대와 인수봉만이 가볍게 눈을 쓰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개관 - 성격 : 비유적, 유가(儒家)적 - 표현 * 북한산에 인격을 부여(의인화) * 당위적 어법으로 의지적 태도를 드러냄. * 수미상관..

고목, 김남주 [현대시]

고목 김남주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해를 향해 사방팔방으로 팔을 뻗고 있는 저 나무를 보라. 주름살투성이 얼굴과 상처 자국으로 벌집이 된 몸의 이곳 저곳을 보라. 나도 저러고 싶다 한 오백 년 쉽게 살고 싶지는 않다 저 나무처럼 길손의 그늘이라도 되어 주고 싶다. 개관 - 성격 : 관조적, 성찰적 - 표현 : 자연물을 통해 삶의 교훈(깨달음)을 이끌어냄. - 제재 : 고목 → 참다운 삶의 자세를 암시해주는 귀감의 대상 - 주제 : 시련을 극복하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삶의 다짐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나무의 모습 - 2연 : 역경과 시련을 견디어 낸 나무의 모습 - 3연 :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삶에 대한 지향 이해와 감상 나무는 서 있는 존재로서 대지에 뿌리내려야 하고 비바람을 견뎌내야 하는 존재..

폭포, 김수영 [현대시]

폭포 김수영 폭포는 곧은 절벽(絶壁)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規定)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向)하여 떨어진다는 의미(意味)도 없이 계절(季節)과 주야(晝夜)를 가리지 않고 고매(高邁)한 정신(精神)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金盞花)도 인가(人家)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瀑布)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醉)할 순간(瞬間)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安定)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幅)도 없이 떨어진다. 시어ㆍ시구 풀이 고매한 : 인품 등이 고상하고 굳은 나타 : 게으르고 느린. 나태한, 현실에 안주하는 태도 작품개괄 -작가 김수영 -성격 주지적, 관..

까치밥, 송수권 [현대시]

까치밥 송수권 고향이 고향인 줄도 모르면서 긴 장대 휘둘러 까치밥 따는 서울 조카아이들이여 그 까치밥 따지 말라 남도의 빈 겨울 하늘만 남으면 우리 마음 얼마나 허전할까 살아온 이 세상 어느 물굽이 소용돌이치고 휩쓸려 배 주릴 때도 공중을 오가는 날짐승에게 길을 내어 주는 그것은 따뜻한 등불이었으니 철없는 조카아이들이여 그 까치밥 따지 말라 사랑방 말쿠지에 짚신 몇 죽 걸어 놓고 할아버지는 무덤 속을 걸어가시지 않았느냐 그 짚신 더러는 외로운 길손의 길 보시가 되고 한밤중 동네 개 컹컹 짖어 그 짚신 짊어지고 아버지는 다시 새벽 두만강 국경을 넘기도 하였느니 아이들아, 수많은 기다림의 세월 그러니 서러워하지도 말아라 눈 속에 익은 까치밥 몇 개가 겨울 하늘에 떠서 아직도 너희들이 가야 할 머나먼 길 이렇..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현대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개관 - 성격: 이국적, 환상적 - 주제: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현실을 초월한 사랑에 대한 환상, ..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서정적 환상적 묘사의 백미 [현대소설]

허 생원이라는 한 장돌뱅이의 삶을 통해 떠돌이 삶의 애환과 육친의 정(情)을 그린 소설로, 특히 배경 묘사와 문체가 조화를 이루어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 갈래 : 단편 소설, 순수 소설, 낭만주의 소설 * 성격 : 서정적, 낭만적, 묘사적 * 배경 ① 시간 - 1920년대 어느 여름날의 낮부터 밤까지 ② 공간 - 강원도 봉평에서 대화 장터로 가는 길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떠돌이 삶의 애환과 육친의 정(情) * 특징 ① 전지적 서술자가 등장인물의 행동과 심리를 서술함. ② 서정적이며 시적인 문체를 구사하여 배경을 낭만적으로 묘사함. ③ 암시와 여운을 남기는 결말 구성을 취함. * 출전 : “조광”(1936)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의 어휘 풀이 * 가제 : 갓..

초혼(招魂), 김소월 [현대시]

초혼(招魂) 김소월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虛空)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해설 - 성격 : 전통적, 민요적, 격정적, 애상적, 여성적 - 표현 * 3음보의 민요적 율격과 전통적 정서 표출 * 심리적 추이에..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현대시]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

향아, 신동엽 [현대시]

향(香)아 신동엽 향아 너의 고운 얼굴 조석으로 우물가에 비최이던 오래지 않은 옛날로 가자. 수수럭거리는 수수밭 사이 걸찍스런 웃음들 들려 나오며 호미와 바구니를 든 환한 얼굴 그림처럼 나타나던 석양 ……. 구슬처럼 흘러가는 냇물가 맨발을 담그고 늘어앉아 빨래들을 두드리던 전설 같은 풍속으로 돌아가자. 눈동자를 보아라 향아 회올리는 무지개빛 허울의 눈부심에 넋 빼앗기지 말고 철따라 푸짐히 두레를 먹던 정자나무 마을로 돌아가자 미끈덩한 기생충의 생리와 허식에 인이 배기기 전에 눈빛 아침처럼 빛나던 우리들의 고향 병들지 않은 젊음으로 찾아가자꾸나. 향아 허물어질까 두렵노라 얼굴 생김새 맞지 않는 발돋움의 흉낼랑 그만 내자 들국화처럼 소박한 목숨을 가꾸기 위하여 맨발을 벗고 콩바심하던 차라리 그 미개지(未開地..

하늘만 곱구나, 이용악 [현대시]

하늘만 곱구나 이용악 집도 많은 집도 많은 남대문턱 움 속에서 두 손 오구려 혹혹 입김 불며 이따금씩 쳐다보는 하늘이사 아마 하늘이기 혼자만 곱구나 거북네는 만주서 왔단다 두터운 얼음장과 거센 바람 속을 세월은 흘러 거북이는 만주서 나고 할배는 만주에 묻히고 세월이 무심찮아 봄을 본다고 쫓겨서 울면서 가던 길 돌아왔단다 띠팡*을 떠날 때 강을 건널 때 조선으로 돌아가면 빼앗겼던 땅에서 농사지으며 가 갸 거 겨 배운다더니 조선으로 돌아와도 집도 고향도 없고 거북이는 배추 꼬리를 씹으며 달디달구나 배추 꼬리를 씹으며 꺼무테테한 아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배추 꼬리를 씹으며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누 첫눈 이미 내리고 이윽고 새해가 온다는데 집도 많은 집도 많은 남대문턱 움 속에서 이따금씩 쳐다보는 하늘이사 아마..

침엽수 지대, 김명수 [현대시]

침엽수 지대 김명수 깊은 밤 눈 덮여 고적한 곳에 꼿꼿이 머리를 하늘에 두고 침엽수들이 서 있다 먼 산맥을 이어 내어달리고 싶은 마음이건만 푸르른 정열에 가두어두었다 눈이 내리면 온몸에 흰눈을 이고 바람이 불면 우우 소리를 낸다 일월성신 잦은 계절의 변화에도 잎새조차 변하지 않음은 태고적 고독인가 차운 바람 부는 날에도 나무는 오히려 위엄을 잃지 않는다 그러기에 겨울밤 차가운 별도 침엽수 머리 위에 더욱 반짝인다 잡스9급 PDF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공무원 국어 PDF 다운로드 공무원 영어 PDF 다운로드 공무원 한국사 PDF 다운로드 공무원 행정학 PDF 다운로드 공무원 행정법 PDF 다운로드 경찰학,헌법,형법,형소법,민법,상법 다운로드 경..

꽃씨, 문병란 [현대시]

꽃씨 문병란 가을날 빈손에 받아 든 작은 꽃씨 한 알! 그 숱한 잎이며 꽃이며 찬란한 빛깔이 사라진 다음 오직 한 알의 작은 꽃씨 속에 모여든 가을 빛나는 여름의 오후, 핏빛 꽃들의 몸부림이여 뜨거운 노을의 입김이 여물어 하나의 무게로 만져지는 것일까. 비애의 껍질을 모아 불태워 버리면 갑자기 뜰이 넓어 가는 가을날 내 마음 어느 깊이에서도 고이 여물어 가는 빛나는 외로움! 오늘은 한 알의 꽃씨를 골라 기인 기다림의 창변에 화려한 어젯날의 대화를 묻는다. 정리 - 갈래: 자유시, 서정시 - 성격: 성찰적, 염원적 - 주제: 꽃씨를 통해 본 내적 성숙에의 염원과 지향 특징 •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과 꽃씨라는 자연물을 통해서 화자의 깨달음을 표현 • 여름과 가을의 속성을 대비하여 시상을 효율적으로 전개 •..

양심의 금속성, 김현승 [현대시]

양심의 금속성 김현승 모든 것은 나의 안에서 물과 피로 육체를 이루어 가도 너의 밝은 은(銀)빛은 모나고 분쇄(粉碎)되지 않아 드디어 무형(無形)하리만큼 부드러운 나의 꿈과 사랑과 나의 비밀을 살에 박힌 파편(破片)처럼 쉬지 않고 찌른다. 모든 것은 연소되고 취(醉)하여 등불을 향하여도, 너만은 물러나와 호올로 눈물을 맺는 밤…… 너의 차가운 금속성(金屬性)으로 오늘의 무기를 다져 가도 좋을, 그것은 가장 동지적(同志的)이고 격렬한 싸움! 개관 - 성격 : 감각적, 묘사적, 상징적, 주지적, 의지적, 비유적, 사색적 - 표현 : 추상적인 대상(양심)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형상화함. / 대조적인 상황설정으로 대상의 특성을 드러냄. - 제목 : 양심의 금속성 → 차가운 금속성은 인간적인 비정함이 아니라 '부조..

꽃, 오봉옥 [현대시]

꽃 오봉옥 아프다, 나는 쉬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한때는 자랑이었다. 풀섶에서 만난 봉오리들 불러모아 피어봐, 한번 피어봐 하고 아무런 죄도 없이 상처도 없이 노래를 불렀으니 이제 내가 부른 꽃들 모두 졌다. 아프다, 다시는 쉬이 꽃이 되지 않으련다. 꽁꽁 얼어붙은 내 몸의 수만개 이파리들 누가 와서 불러도 죽다가도 살아나는 내 안의 생기가 무섭게 흔들어도 다시는 쉬이 꽃이 되지 않으련다. 오봉옥 1962년 전남 광주 출생 1985년 “창작과비평”사 16인 신작시집 “그대가 밟고 가는 모든 길 위에서”에 시 “울타리 안에서”등을 발표하며 등단 2019년 영랑시문학상, 한송문학상 수상 시집 “지리산 갈대꽃((1988)”, “나 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1997)”, “노랑(2010)”, “나를 던지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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