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무녀도, 김동리, 액자 소설

Jobs9 2022. 4. 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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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무속 신앙과 외래 종교인 기독교 사이의 충돌로 인해 한 가족이 파탄을 맞는 이야기를 그린 액자 소설로, 한국인의 숙명적인 세계관이 형상화되어 있다.

* 갈래 : 단편 소설, 액자 소설
* 성격 : 신비적, 무속적, 토속적
* 배경 
① 시간 - 개화기(20세기 초)
② 공간 - 경주 부근의 한 시골 마을
* 시점 
① 바깥 이야기 - 1인칭 주인공 시점
② 안 이야기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무속 신앙과 외래 종교의 갈등이 빚은 혈육 간의 비극적 종말

 

어휘 풀이

* 묘연하다가 : 소식이나 행방 따위를 알 길이 없다가.
* 표연히 : 훌쩍 나타나거나 떠나는 모양이 거침없이.
* 통이 : 전부. 다, 완전히. 전혀
* 형언할 수 없는 : 형용하여 말할 수 없는.
* 신약 전서 : 그리스도 탄생 이후 신(神)의 계시를 기록한 기독교의 성전(聖典).
* 만면 : 온 얼굴.
* 의혹 : 의심하여 수상히 여김, 또는 그런 생각.
* 불도 : ① 부처의 가르침. ② 수행을 쌓아 부처가 되는 일. 여기서는 ①의 뜻임.
* 북선 : 조선의 북부 지역. 평안도나 함경도를 일컫는 말.
* 동학당 : 조선 후기에, 최제우를 교조로 하여 일어난 동학도의 집단.

무녀도(김동리)의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전통적인 무속 신앙과 외래 종교인 기독교 사이의 충돌로 인해 모자가 맞는 비극적 파탄을 액자 구성을 통해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 무당인 모화와 기독교 신자인 그녀의 아들 욱이와의 대립은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하나의 사상적 갈등을 응축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전통적이며 전근대적인 종교인 무속 신앙과 외래적이며 근대적인 종교인 기독교와의 대립이기 때문이다. 모화에게 욱이는 자신의 세계에 침입하여 그것을 파괴하려는 적대적인 인물로 비춰지는데, 여기에서 혈연의 정은 용납되지 않으며 서로 파멸의 길을 향해 치닫는다.
우리 무속에 대한 이해가 깊은 작가 김동리는 상식을 뛰어넘는 사건들(아들을 살해하는 행위, 모화의 죽음 등)을 통해 인간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초월적이고 운명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다.

 

전체 줄거리

‘나’는 ‘나’의 출생 전 ‘나’의 집에 나그네로 들렀던 벙어리 소녀와 그녀의 아버지가 남기고 간 ‘무녀도’라는 그림에 담긴 내력을 듣는다.
모든 것에 귀신이 들어 있다고 믿으며 귀신만을 섬기는 무당인 모화는 그림을 잘 그리는 딸 낭이와 함께 경주 집성촌의 퇴락한 집에서 살고 있다.그런데 어려서 집을 나갔던 아들 욱이가 이 집에 돌아오면서부터 모화의 삶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욱이가 신봉하는 기독교와 모화가 받드는 무속 사이에 갈등이 생긴 것이다. 그들은 모자간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신관과 가치관 때문에 상호 용납하지 못하며, 각각 기도와 주문으로 대결한다. 마침내 모화가 성경을 불태우고 이를 저지하려던 욱이는 모화의 칼에 찔려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 뒤 마을에 기독교가 전파되어 점차 고립되어 가던 모화는 예기소에서 죽은 여인의 넋을 건지는 마지막 굿판을 벌이는데, 무열의 상태에서 춤을 추다가 물속에 잠긴다.
낭이는 그를 데리러 온 아버지를 따라 유랑 생활을 하며 무녀도 그리는 일을 한다.

 

인물 소개

* 모화 : 무당으로 샤머니즘의 정신 그 자체를 구현하는 인물이다. 기독교도인 아들 욱이와 대립하다가 결국 욱이를 찌른 후 자신도 물에 빠져 죽는다.
* 욱이 : 어머니 모화가 미신에 사로잡힌 다소 기괴한 인물이라면 욱이는 근대적 · 현실적 · 합리적 세계를 구현하는 인물이다.
* 낭이 : 모화의 딸로 욱이와는 의붓남매 간이다. 언어 장애가 있으나 그림을 잘 그린다.

 

작품 연구

‘무녀도’의 구성

이 작품은 서술자인 ‘나’가 등장하는 외부 이야기와 ‘무녀도’에 얽힌 사연이 그려지고 있는 내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안 이야기에서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 사용되어 인물의 내면 심리까지 세밀하게 서술하고 있다. 결말이 안 이야기의 후일담으로 처리되어 있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이다.

‘모화’가 기독교를 바라보는 관점

‘욱이’의 기독교를 수용하지 못하는 ‘모화’에게 하느님은 잡귀에 불과하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 종교적인 차이에서 모자간의 비극이 싹트고 있다.

 

‘무녀도’의 갈등 양상

이 작품의 중심 갈등은 모화로 대변되는 무속 신앙과 욱이로 대변되는 기독교 신앙의 갈등이다. 이러한 갈등과 대결은 결국 욱이와 모화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불러온다. 여기서 모화의 죽음은 전통문화의 몰락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일방적으로 기독교의 승리를 그리고 있지 않은데 그것은 욱이 스스로도 이 갈등에 의해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욱이와 모화의 죽음은 모두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비극적 운명인 것이다.

 

‘무녀도’에서 ‘낭이’의 역할

낭이는 언어 장애를 가졌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재주를 갖고 있다. 더구나 오빠인 욱이가 나타나자 갑자기 말문이 조금씩 트이는 신비스러운 면모를 보여 주기도 한다. ‘무녀도’를 그린 사람도 낭이이고 모화와 욱이의 갈등과 파탄을 끝까지 지켜본 사람도 낭이이다. 낭이는 어머니와 오빠의 중간자적 존재로 관조적 입장을 취하는데 어머니와 오빠가 죽은 뒤에 그 한과 슬픔을 안은 채 떠돌게 된다.

 

‘모화’의 죽음이 갖는 의미

모화는 ‘김씨 부인’의 혼령을 받기 위해 굿을 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물’은 죽음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세상 만물을 태어나게 하고 자라게 하는 어머니로서의 생명의 상징이기도 하다. ‘무녀도’에서 모화가 들어가는 ‘예기소’ 역시 죽음을 상징하는 것만이 아니라 죽음을 통해 더 큰 생명과 조화를 이루어 내는 장소를 상징한다. 이와 같이 모화가 선택한 죽음은 자신이 처해 있는 위기(전통문화의 몰락)에 대항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무속 신앙이라는 전통적 가치가 소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녀도’의 배경이 된 ‘예기소’

토함산에서 발원하여 명활산을 지난 알천(북천)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다 경주 동국대 앞 금장대 앞에 이르면 영일만으로 흘러가는 서천과 만나게 되는데, 두 물길이 만나 휘감아 돌면서 깊은 늪을 이루는 곳이 바로 예기소이다.
이곳 예기소는 무녀인 모화가 망자의 혼백을 건지기 위해 굿판을 벌이다가 물속에 뛰어들어 끝내 자신도 빠져 죽은 곳이다. ‘명주실 한 꾸리를 다 풀어 넣고도 밑이 안 닿을 정도’로 깊고 물이 차다고 한다.

 

작가 소개 - 김동리(金東里, 1913~1995)

소설가. 시인. 1930년대 중반 시 ‘백로’와 소설 ‘화랑의 후예’로 등단하였다. 광복 전에는 토속적인 것에 바탕을 두고 신비적 · 허무적인 경향을 띠는 작품을 썼으며, 광복 후에는 인간성을 옹호하는 작품을 주로 창작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황토기’, ‘사반의 십자가’, ‘을화’ 등이 있다.

 

함께 읽어보기

김동리, ‘황토기’

억쇠와 득보라는 두 장사(壯士)가 설희라는 여인을 사이에 두고 으르렁대다가 그 상황을 감당하지 못한 설희가 사라지자 분에 못 이겨 황토벌에서 끝없는 싸움을 벌인다는 이야기이다. ‘무녀도’와 쌍벽을 이루는 김동리의 대표작으로 이 작품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 허무의 세계는 ‘무녀도’의 신비하고 몽환적인 세계와 상통한다. 

김동리, ‘을화’

단편 ‘무녀도’를 해방 후 장편으로 개작한 작품으로, 주요 스토리와 등장인물은 ‘무녀도’와 매우 유사하다. 단순히 갈등의 분위기에 그쳤던 ‘무녀도’와는 달리 이 작품은 을화라는 무당의 내력과 입무(入巫) 과정, 그 속에서 겪는 꿈과 고통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기독교 신자가 되어 돌아온 아들 영술은 죽음에 이르지만 을화는 영술을 잃고도 살아 남는다는 점에서 ‘무녀도’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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