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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국어/고전문학 202

수영 야류(水營野遊)

수영 야류(水營野遊) 제 1과장 양반과장(생략) 제 2과장 영노과장(생략) 제 3 과장 : 할미․영감 ― 할미․영감․제대각시의 장 ― 초라한 옷차림에 죽장을 짚고 피로한 기색이 보이는 할미가 등장하여 털썩 주저앉는다. 할미는 면경 파편을 앞에 놓고 노끈으로 털을 밀며 화장한 연후에 일어난다. 할 미 : 영감이여. (창)(영감이 뒤따라 등장하는데 오광대의 가면 중 셋째 양반이나 넷째 양반의 것을 사용한다.) 영 감 : 할마닌가 ――. (창) (서로 영감, 할미를 호창(互唱)하면서 장내를 빙빙 돌다가 할미는 영감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할 미 : 애얼레 망건(網巾) 쥐꼬리 당줄 대모 관자(玳瑁貫子) 호박 풍잠(琥珀風簪) 통영(統營) 갓은 어데 두고 파립 파관(破笠破冠)이 웬일이오. (창) 영 감 : 그것도 내..

수성지(愁城誌), 임제

수성지(愁城誌) 임제 이 때 격현 사림이 와서 아뢴다. “요즈음 흉해에 파도가 일어 태화산이 바닷속으로 옮겨오는데 바라보니 그 산 속에 사람들이 보일 듯 말 듯 천 명인지 만 명인지 셀 수도 없사오니 이러한 변괴는 너무도 이상한 일입니다." 천군이 정히 의아해하고 있을 즈음에 멀리서 두어 사람이 읊조리며 걸어오는 것이었다. 바라보는 사이에 점점 가까워지는데 사람이 둘이다. 앞서 걸어오는 사람은 안색이 초췌하고 형용이 비쩍 말랐는데 절운관을 쓰고 긴 칼을 차고 연잎으로 만든 옷을 입고 초란(椒蘭: 향기가 좋은 식물 이름)의 패물을 착용했으며 눈썹에는 나라를 근심하는 시름이 모였고 눈에는 임금을 생각하는 눈물이 괴었으니 이 사람이야말로 회왕의 운명에 통곡하고 상관 대부(上官大夫)에게 원한이 맺혔던 그이가 아..

수삽석남(首揷石枏)

수삽석남(首揷石枏) 신라 최항(崔伉)은 자를 석남(石枏)이라 했다. 그가 사랑하는 첩을 부모가 허락하지 않아 만나지 못하더니 몇 달 후 죽고 말았다. 8일 후에 최항의 혼이 첩의 집에 갔는데, 첩은 최항이 죽은 줄 모르고 반가이 맞았다. 항이 머리에 꽂은 석남가지를 나누어 첩에게 주며 말하기를 “부모가 그대와 살도록 허락하여 왔다."고 하기에 첩은 항을 따라 그의 집까지 갔다. 그런데 석남은 담을 넘어 들어간 뒤로 새벽이 되어도 다시 나오지 않았다. 아침에 그 집 사람이 그녀가 온 까닭을 물으매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하였다. 그러나 그 집에서는 “그게 무슨 말이냐. 항이 죽은지 이미 8일이 지났으며 오늘이 장사날이다."라고 대답하자, 그녀는 “석남가지를 나누어 머리에 꽂았으니 가서 확인해 보라." 하였다...

수궁가(水宮歌)

수궁가(水宮歌) (동편제 金秀硏 唱本) 줄거리 요약 용왕이 병이 나서 죽게 되자 용궁에서는 어전 회의가 열린다. 토끼의 간이 영약이라는 사실을 안 용왕은 이를 구해 오라고 하나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이 때 자라가 자청하여 육지에 가서 토끼를 잡아오겠다고 나선다. 육지에 간 자라는 어렵게 토끼를 유혹해서 용궁으로 데리고 오나, 토끼가 꾀를 내어 자신의 간은 볕에 말려 놓고 왔다고 거짓말을 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토끼는 육지로 돌아간다. 수궁가 판소리 는, 병이 든 용왕이 토끼간이 약이 된다는 말을 듣고 자라더러 토끼를 꾀어 용궁에 데려오게 하나, 토끼는 꾀를 내어 용왕을 속이고 세상으로 살아나간다는 이야기를 판소리로 짠 것으로,󰡐토끼타령󰡑,󰡐별주부타령󰡑,󰡐토별가󰡑 따위로 불리기도 한다. 의 사설이 ..

송인(送人), 정지상(鄭知常)

송인(送人) 정지상(鄭知常)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다할 것인가,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하는 것을. * 送人(송인) : 사람을 떠나 보냄 * 雨歇(우헐) : 비가 그치다 * 長堤(장제) : 긴 언덕, 둑 * 草色多(초색다) : 풀빛이 짙다. ‘풀빛이 선명함’의 뜻으로 여기서 ‘多’는 ‘짙다, 푸르다, 선명하다’로 풀이됨 * 送君(송군) : 친구를 보냄 * 南浦(남포) : 대동강 하구에 진남포. 이별의 장소 * 動悲歌(동비가) : 슬픈 이별의 노래가 울리다 * 何時盡(하시진) : 어느 때 다하리(마..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 왕유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 왕유 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유색신) 勸君更進一杯酒(권군경진일배주) 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위성 땅 아침 비가 가벼운 먼지를 적시니, 객사의 푸른 버들 더욱 파릇하구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한잔 더 들게나. 서쪽 양관 땅에 나가면 벗이 있을쏘냐. *원이(元二) : '元'은 성, '二'는 둘째 아들이라는 뜻으로 왕유의 친구 이름이다. *안서(安西) : 지금의 중국 신강성, 이 작품이 씌어진 당나라 때에는 안서 도호부를 두어서 국경을 지켰다. *위성(渭城) : 장안 북서쪽에 있는 지명, 당시 이곳까지 전송하는 풍습이 있었다. *읍(읍) : 적시다. *객사(客舍) : 지금의 여관. *유색신(柳色新) : 버들잎이 비에 젖어 더욱 싱싱해진 모양. 중국에..

설씨녀(薛氏女)와 가실(嘉實)

설씨녀(薛氏女)와 가실(嘉實) 경주에 사는 설씨(薛氏)는 늙은 홀아비로 오직 딸 하나만 데리고 살았다. 설씨의 딸은 재색을 겸비하였다. 그런데 진평왕 때에 이 늙은 홀아비도 병역의 의무는 치르게 되었다. 국방 경비를 위한 소집 영장이 나왔다, 늙고 병든 아비를 보내느니 차라리 자기가 나가고 싶지만 여자의 몸으로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사량부(沙梁部)에 설씨의 딸을 좋아하는 가실(嘉實)이라는 소년이 있었다. 가실은 설씨의 집에 딱한 사정을 알고 뛰어 와서, 자기가 대신 군대에 나가겠다고 제의했다. 설씨 부녀는 이 기적 같은 원조에 당황하기도 했으나 무척 반가웠다. 설씨는 가실에게 “나를 대신하여 군대에 나가겠다니 기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네. 그대의 은혜를 갚을 생각이니 만약 그대가 내 ..

설공찬전

설공찬전 줄거리 주인공 설공찬과 주변 인물은 순창 설씨의 관향인 순창 지역에 실재했던 실명 인물들로 순창 설 씨 족보와 실록에서 확인된다. 이복규 교수가 분석 연구해 현대어로 정리한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순창에 살던 설층란에겐 공찬이란 아들이 있었으나 장가들기 전에 병으로 죽는다. 죽은 공찬의 혼령이 삼촌인 설충수의 아들 공침의 몸에 들어가 수시로 왕래한다. 오른손잡이인 공침에게 공찬의 혼령이 들어올 경우 왼손으로 밥을 먹는다. 저승에서는 모두 왼 손으로 밥을 먹기 때문. 이 소설은 공침의 몸을 빌려 저승 경험을 전하는 형식으로 허구와 사실을 결합하는 소설적 장치를 통해 사실성을 높이고 있다 공찬의 혼령 때문에 거의 죽게 된 공침에게 다시 공찬의 혼령이 들어와 삼촌들을 불러모으고 “내 너희와 이..

석별가(惜別歌), 내방가사

석별가(惜別歌) 작자미상 신행갈 동무들아 석별가를 들어 보소 인간세상 슬픈 것이 이별 밖에 더 있는가 이별 중에 설운 것이 생이별이 제일일세 부모은덕 지중하나 이별하면 그 뿐이요 동무 정이 자별하나 이별하면 다 잊나니 이십년 놀던 인정 일조에 끊단 말가 부모 골육 같이 타서 세상에 났건마는 슬하에 자라나서 남녀소처 판이하다 남의 견문 다 못 보고 심규에 갇혔다가 의복 음식 찬골몰을 역력히 다 추다가 세월이 여류하여 이팔연광 다 닥차니 옛 법을 쫒아서라 성인이 되단 말가 무심한 남자들은 성인하면 좋다 하나 여자골몰 생각하니 춘하추동 사시절에 정성하기 골몰이요 토수버선 줌치 등을 간일하기 골몰이요 그 중에 여가나면 제옷하기 분주하다 일년이 다 가도록 마음 펴고 놀 때 없네 한식과 단오절은 총총히도 지나가고 ..

서포만필(西浦漫筆), 김만중(金萬重)

‘서포만필(西浦漫筆)’에서 김만중(金萬重) 송강(松江)의 관동별곡(關東別曲), 전후사미인가(前後思美人歌)는 우리나라의 이소(離騷)이나, 그것은 문자(文字)로써는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오직 악인(樂人)들이 구전(口傳)하여 서로 이어받아 전해지고 혹은 한글로 써서 전해질뿐이다. 어떤 사람이 칠언시로써 관동별곡을 번역하였지만, 아름답게 될 수가 없었다. 혹은 택당(澤堂)이 소시(少時)에 지은 작품이라고 하지만, 옳지 않다. 구마라습(鳩摩羅什)이 말하기를, “천축인(天竺人)의 풍속은 가장 문채(文彩)를 숭상하여 그들의 찬불사(讚佛詞)는 극히 아름답다. 이제 이를 중국어로 번역하면 단지 그 뜻만 알 수 있지, 그 말씨는 알 수 없다.” 하였다. 이치가 정녕 그럴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입으로 표현된 것이 말이요,..

선상탄(船上嘆), 박인로

선상탄(船上嘆) 시어 풀이 * 여기 진목(勵氣瞋目) : 기운을 내고 눈을 부릅뜸. * 헌원씨(軒轅氏) : 배를 처음 만든 중국 고대의 전설적인 황제의 이름. * 동남동녀(童男童女) :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아울러 이르는 말 * 배반(杯盤)이 낭자(狼藉) : “사기”에 나오는 말로, 술잔과 그릇들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모양을 나타냄. * 상시 노루(傷時老淚) : 시절을 근심하는 늙은이의 눈물. * 해추 흉모(海醜兇謀) : 왜적들의 흉악한 꾀. * 만고수(萬古羞) : 오랜 세월에도 씻을 수 없는 치욕. * 궁달(窮達) : 곤궁과 영달. 여기서는 임금과 신하의 신분. * 설분신원(雪憤伸寃) : 분함을 씻고 원한을 풀어 버림. * 서절구투(鼠竊狗偸) : 쥐나 개 같은 도적. 여기서는 왜적들을 가리킴. * 칠..

서왕가, 나옹화상

서왕가 나옹화상 나도 이럴만졍 셰샹애 인쟤러니 무샹을 ᄉᆡᆼ각ᄒᆞ니 다거즛 거시로쇠 부모의 기친얼골 주근후에 쇽졀업다 져근닷 ᄉᆡᆼ각ᄒᆞ야 셰ᄉᆞ을 후리치고 부모ᄭᅴ 하직ᄒᆞ고 단표ᄌᆞ 일납애 쳥녀쟝을 비기들고 명산을 ᄎᆞ자드러 션지식을 친견ᄒᆞ야 ᄆᆞᄋᆞᆷ을 ᄇᆞᆯ키려고 쳔경 만론을 낫낫치 츄심ᄒᆞ야 뉵적을 자부리라 허공마ᄅᆞᆯ 빗기ᄐᆞ고 마야검을 손애들고 오온산 드러가니 졔산은 쳡쳡ᄒᆞ고 ᄉᆞ샹산이 더옥놉다 뉵근 문두애 자최업슨 도적은 나며들며 ᄒᆞᄂᆞᆫ즁에 번노심 베쳐노코 지혜로 ᄇᆡᄅᆞᆯ무어 삼계바다 건네리라 * 무상(無常): 불교의 근본사상인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준말. 물질·정신적 모든 현상이 시시각각으로 생멸(生滅)하고 변화하여 한곳에 머무름이 없이 변천하는 것을 말한다. 원주에는 ‘사ᄅᆞᆷ..

사제곡(莎堤曲), 박인로

사제곡(莎堤曲) 박인로 어리고 졸한 몸이 영총이 이극하니 궁국진취하여 죽어야 말려 여겨 숙야비해하여 밤을 잊고 사탁한들 관솔에 켠 불로 일월명을 도울는가 시위반식을 몇해나 지내연고 늙고 병이 들어 해골을 빌리실새 한수 동 땅으로 방수심산하여 용진강 지내 올라 사제 안 돌아 드니 제일강산이 임자 없이 바려나다 평생몽상이 오래하여 그렇던지 수광산색이 옛낯을 다시 본 듯 무정한 산수도 유정하여 보이나다 백사정반에 낙하를 비끼 끼고 삼삼오오 섞이 노는 저 백구야 너다려 말 묻자 놀래지 말라사라 이 명구 승지를 어데라 들었던다 벽파가 양양하니 위수 이천 아닌게오 충만이 올올하니 부춘 기산 아닌게오 임심 노혹하니 희옹 운곡 아닌게오 천감토비하니 이원 반곡 아닌게오 배회사억하되 아무덴 줄 내 몰라타 애지청란은 청향이..

사시(四時), 도연명

사시(四時) 도연명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峯) 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 봄물은 사방 연못마다 가득 차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를 이룬 것이 많기도 많구나. 가을달은 밝은 달빛을 발하고 겨울 고개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도다. 도연명 자(字) 연명 또는 원량(元亮). 이름 잠(潛). 문 앞에 버드나무 5 그루를 심어 놓고 스스로 오류(五柳) 선생이라 칭하기도 하였다. 장시성[江西省] 주장현[九江縣]의 남서 시상(柴桑) 출생. 그의 증조부는 서진(西晋)의 명장 도간(陶侃)이며, 외조부는 당시의 명사 맹가(孟嘉)였다고 전한다. 이와 같은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생활이 그렇게 풍족하지 못한 소지주 정도의 가정에서 자랐다. 29세 때에 벼슬길에 올라 주(州)의 좨주(祭酒)..

사변록, 박세당

사변록 박세당 육경(六經)의 글은 모두 요.순 이래 성현의 말씀을 기록한 것으로서 조리가 매우 정밀하고 자세하며, 뜻이 깊고도 멀다. 정밀한 것으로 말하자면 털끝만큼도 어지럽힐 수 없고, 자세한 것으로 말하자면 미세한 것도 빠뜨린 적인 없다. 깊이를 헤아리고자 하나 그 밑바닥을 찾을 수 없고, 멀리 추구하고자 해도 끝간데를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진.한 시대로부터 수 .당 시대에 이르기까지 갈래를 나누어 쪼개며 잘라내고 찢어발겨 마침내 대체(大體)를 훼절한 것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이단에 빠진 자는 근사한 것을 끌어다가 간사한 말을 꾸며대고, 옛 전적(典籍)만을 굳게 지키는 자는 고집스럽고 편벽되어 평탄한 길을 알지 못한다. 이것이 어찌 부지런하고 간절하게 육경을 지어 말씀을 남긴 성현들이 천하 ..

사리화(沙里花), 이제현

사리화(沙里花) 이제현 黃雀何方來去飛(황작하방래거비) 一年農事不曾知(일년농사부증지) 鰥翁獨自耕耘了(환옹독자경운료) 耗盡田中禾黍爲(모진전중화서위) * 황작(黃雀) : 참새 * 하방(何方) : 어느 방향. 어느 곳 * 래거비(來去飛) : 오고 가며 날아다니다 * 不曾知: 아랑곳하지 않음. (曾 : 이에 증) * 환옹(鰥翁) : 늙어서 아내가 없는 남자. ‘鰥(환)'은 四窮의 하나로 홀아비이다. 四窮은의지할 데 없는 네 종류의 사람으로 鰥寡孤獨(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늙은이)을 말한다. * 경운료(耕耘了) : 밭을 갈고 김을 맴 (耕 : 밭갈 경, 耘 : 김맬 운)농사를 지었다. ‘了’는 별 뜻이 없이 행동의 완료를 나타냄 * 화서(禾黍) : 벼와 기장. 즉 곡식 * 모진(耗盡) : 남김없이 없애버..

빈녀음(貧女吟), 허난설헌

빈녀음(貧女吟) 허난설헌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夜寒十指直(야한십지직)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 年年還獨宿(연년환독숙) * 파(把) : 잡다. 쥐다. * 십지(十指) : 열 손가락. 두 손 모두. * 직(直) : 곧다. 즉 추위에 꼿꼿하게 얼다. * 위(爲) : ~을 위하여 * 인(人) : 여기서는 다른 사람. 즉 타인(他人) * 가의(嫁衣) : 혼수용 옷 * 년년(年年) : 해마다 해마다 * 환(還) : 똑같은 상황이 반복됨을 뜻함 가위로 싹둑싹둑 옷 마르노라 추운 밤에 손끝이 호호 불리네. 시집살이 길옷은 밤낮이건만 이내 몸은 해마다 새우잠인가. 핵심 정리 * 연대: 선조 * 작자: 허난설헌(許蘭雪軒) * 형식: 오언 절구(五言絶句) * 제재: 길쌈옷 * 주제: 가난한 여인의 처지(시집 못가는 한) *..

불일암 인운스님에게(佛日庵贈因雲釋), 이달(李達)

불일암 인운스님에게(佛日庵贈因雲釋) 이 달(李達)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萬壑松花老(만학송화노) * 不日庵(불일암) : 암자의 이름. * 贈(증) : 주다. * 釋(석) : 스님 * 재(在) : 있다. 위치해 있다. * 불소(不掃) : 청소를 하지 않다. 쓸지 않다. * 시(始) : 비로소. 처음으로 * 萬壑(만학) : 온 골짜기 * 松花(송화) : 소나무꽃. * 노(老) : 늙다. 쇠하다. 절집이라 구름에 묻혀 살기로, 구름이라 스님은 쓸지를 않아 바깥 손 와서야 문 열어 보니, 온 산의 송화꽃 하마 쇠었네. 핵심정리 * 연대: 명종-선조 * 작자: 이달(李達) * 형식: 오언 절구(五言絶句), 한시 * 주제: 자연 속에서 느끼는 한적한 정취 * 출전: 손..

북청사자놀음

북청사자놀음 개관 1 북청사자놀음은 그 사자춤이 절묘하여 현존한 민속사자무 중에서 으뜸이며, 함경남도 북청군 전지역에서 행하여졌던 놀이이다. 그 중에서도 북청읍의 사자계, 가회면의 학계, 구양천면의 영락계의 사자춤이 유명하였으며, 제각기 도청을 중심으로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놀아왔었다. 특히 북청읍에서는 동네마다 제각기 사자를 꾸며서 놀았고, 각 동네에서 읍내로 사자가 모여들어 자연히 경연이 벌어졌는데, 1930년경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연을 시켜 우승팀을 선정하였다. 따라서 작은 사자팀은 자연스레 도태되고 말았다고 한다. 또 구토성리 사자놀음은 관원놀음과 함께 행하여져서 더욱 유명하였다. 북청사자놀음은 정월 14일 밤 달이 뜬 뒤..

북천가(北遷歌), 김진형

북천가(北遷歌) 김진형(金鎭衡) 세상 사람들아 이내 말슴 들어보소 과거를 하거들랑 청춘에 아니 하고 오십에 등과하여 백수 홍진 무삼일꼬 공명이 늦으나마 행세나 약바르지 무단히 내달아서 소인의 적이 되어 부월을 무릅쓰고 천문에 상소하니 이전으로 보게 되면 빛나고도 옳건마는 요요한 이 세상에 남다른 노릇이라 소 한 장 오르면서 만조가 울컥한다 어와 황송할사 천위가 진노하사 삭탈관직 하시면서 엄치하고 꾸중하니 운박한 이 신명이 고원으로 돌아갈새 추풍에 배를 타고 강호로 향하다가 남수찬 상소 끝에 명천정배 놀랍도다 창망한 행색으로 동문에서 대죄하니 고향은 적막하고 명천이 이천리라 두루막에 흰 띄 띄고 북천을 향해서니 사고무친 고독단신 죽는 줄 그 뉘 알리 사람마다 당케 되면 울음이 나련마는 군은을 갚으리라 쾌함..

봉선화가(鳳仙花歌)

봉선화가(鳳仙花歌) 작자미상 작품해제 작자와 연대 미상인 내방 가사이다. 봉선화란 꽃 이름의 유래를 밝히고 꽃잎을 따서 손톱에 물들이던 고유한 풍속을 소재로 하여 여인의 아름다운 정서를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대부분의 내방가사가 여성으로서 지켜야 할 수신 윤리와 규방에서의 한을 읊은데 비해 이 작품은 독특하게 비교적 밝은 분위기로 여성 고유의 섬세한 감정을 잘 드러내어 조선시대 여인들의 서정적 감성과 아울러 규방에 갇혀 화초를 벗삼던 여인의 생활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香閨(향규)의 일이 업셔 百花譜(백화보)를 혀쳐보니, 봉선화 이 일홈을 뉘라서 지어낸고. 眞游(진유)의 玉簫(옥소) 소 紫煙(자연)으로  후에, 閨中(규중)의 나믄 因緣(인연) 一枝花(일지화)의 머므르니, 柔弱(유약) 푸른 닙은 ..

봉산 탈춤

봉산 탈춤 제 1과장 사상좌춤 상좌 넷이 등장, 모두 흰 장삼을 입고 붉은 가사를 메고 고깔을 썼다. 등장의 절차는 목중들이 상좌를 입고 차례로 달음질하여 장내를 한바퀴 돌다가 중앙쯤 상좌를 내려놓고 퇴장한다. 상좌들 일렬로 서서 악사들이 연주하는 도도리곡에 맞추어 두 사람씩 동서로 갈라서서 찬참 대무를 하다가 타령곡으로 바뀌면 장내를 돌면서 춤을 추면서 퇴장을 할 때 첫 목이 등장하여 쓰러진다. (상좌춤은 사방신에 대한 배려를 포함한 놀이를 시작하는 의식무이다.) 제 2과장 팔목중춤 첫째목중 (한삼이 달린 붉은 원동에 까치동을 단 소매가 달린 더거리를 입고 큰 방울을 무릎에 달고 버드나무 생가지를 허리뒤쪽에 꽂고 달음질하여 등장하다가 무대중앙쯤에 쓰러진다. 얼굴을 두 소매로 가리고 누운 채로 타령곡에 ..

별주부전(토끼전)

별주부전(토끼전) 천하의 모든 물 중에 동해와 서해와 남해와 북해 네 바다물이 제일 큰지라. 그 네 바다 가운데에 각각 용왕이 있으니 동은 광연왕(廣淵王)이요, 남은 광리왕(廣利王)이요, 서는 광덕왕(廣德王)이요, 북은 광택왕(廣澤王)이라. 남과 서와 북의 세 왕은 무사태평하되 오직 동해 광연왕이 우연히 병이 들어 천만가지 약으로도 도무지 효험을 보지 못한지라. 하루는 왕이 모든 신하를 모으고 의논하되, “가련토다. 과인의 한 몸이 죽어지면 북망산(北邙山) 깊은 곳에 백골이 진토에 묻혀 세상의 영화며 부귀가 다 허사로구나. 이전에 여섯 나라를 통일치지하던 진시황(秦始皇)도 삼신산에 불사약(不死藥)을 구하려고 동남동녀(童男童女) 오백인을 보내었고, 위엄이 사해에 떨치던 한무제도 백대(柏臺)를 높히 짓고 승..

변강쇠가, 성두본

변강쇠가 (성두본 B) 중년(中年)에 비상(非常)한 일이 있던 것이었다. 평안도 월경촌(月景村)에 계집 하나 있으되, 얼굴로 볼작시면 춘이월(春二月) 반개도화(半開桃花) 옥빈(玉빈)에 어리었고, 초승에 지는 달빛 아미간(蛾眉間)에 비치었다. 앵도순(櫻桃脣) 고운 입은 빛난 당채(唐彩) 주홍필(朱紅筆)로 떡 들입다 꾹 찍은 듯, 세류(細柳)같이 가는 허리 봄바람에 흐늘흐늘, 찡그리며 웃는 것과 말하며 걷는 태도 서시(西施)와 포사라도 따를 수가 없건마는, 사주(四柱)에 청상살(靑孀煞)이 겹겹이 쌓인 고로 상부(喪夫)를 하여도 징글징글하고 지긋지긋하게 단콩 주어 먹듯 하것다. * 중년: 근래. * 월경촌: 지명. 이 사설에서 꾸며낸 이름. * 춘이월 반개도화: 이월에 반쯤 핀 복숭아꽃. * 옥빈: 아름다운 ..

변강쇠가, 박동진 창본

변강쇠가(박동진 창본) 아니리 중년에 맹랑한 일이 있던 것이었다. 평안도 월경촌에 한 여인이 살고 있으니, 얼골은 춘이월에 반개도화가 옥빈(玉빈)에 어리었고, 초승에 지는 달빛이 아미간에 비치었다. 초승에 지는 달빛이 아미간에 비치었다. 세류같이 가는 허리는 봄바람에 하늘하늘, 찡그리며 웃는 것과 말하며 걷는 태도는 서시, 양귀비라도 따라갈 재간이 없던 것이었다. 그런디 사주 팔자를 어떻게 더럽게 타고났던지, 서방을 잡아 먹는듸 지긋지긋하고 징글징글하게 잡아먹는듸, 꼭 이렇게 잡아먹던 것이었다. 중몰이 열 다섯살에 얻은 서방은 첫날밤 잠자리에 급상병(傷寒病)으로 잡아먹고, 열 여섯 살에 얻은 서방 당창병(唐瘡病)으로 잡아먹고, 열 여덟 살에 얻은 서방 벼락맞아 죽어버리고, 열 아홉 살에 얻은 서방 천하에..

백운소설 (白雲小說), 이규보(李奎報)

백운 소설 (白雲小說)에서 이규보(李奎報) 시에는 좋지 못한 아홉 가지 체(體)가 있는데, 내가 깊이 생각한 끝에 터득한 것이다. 한 편의 작품 속에 옛 사람들의 이름을 많이 인용하는 것은 ‘귀신을 수레에 하나 가득 실은 체(體)’다. 옛 사람들의 뜻과 심정을 인용할 때에 훔쳐 쓰는 것도 나쁜데, 훔쳐 쓴 것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어설픈 도둑이 쉽사리 잡히는 체(體)’다. 근거 없이 어려운 일을 글로 다루는 것은 ‘센 활을 당기지 못하는 체(體)’다. 자기 재주를 측량해 보지도 않고 압운(押韻)이 지나치게 어긋난 것은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신 체(體)’다. 좀처럼 뜻을 알기 어려운 힘든 글자를 써서 사람을 곧잘 미혹시키기 좋아하는 것은 ‘함정을 만들어 장님을 이끄는 체(體)’다. 말이 순조롭지 않..

백운거사전(白雲居士傳), 이규보

백운거사전(白雲居士傳) 이규보 백운거사(白雲居士)는 선생(先生)이 자호(自號)한 것이다. 그 이름을 숨기고, 그 호(號)를 드러낸 것이니, 그 자호(自號)한 이유의 뜻은 선생(先生)의 백우어록(白雲語錄)에 구체적으로 실려 있다. 집안의 쌀독이 자주 비고, 불에 익혀 먹는 음식도 잇지 못하였으나, 거사(居士)는 스스로 이연(怡然)하였다. 성품은 방광(放曠)하고 검속됨이 없으니, 육합(六合)을 협소하다 여기고, 천지(天地)를 비좁다고 여겼다. 일찍이 술을 마시며 스스로 혼미해졌으니, 사람들 중에 초대하는 자가 있으면, 흔연(欣然)히 곧 찾아가서는 금새 취하여 되돌아오니, 아마도 옛날 도연명(陶淵明)의 무리일 것이다. 거문고를 타고, 술을 마시며 이로써 스스로 회포를 풀어냈다. 이는 사실 그대로를 적은 것이다..

백발가(白髮歌)

백발가(白髮歌) 작자미상 춘일이 뇌곤하여 초당에 누었더니 정신이 태탕하여 남가일몽 잠이 들어 세상을 휘망하고 여취여치 못 깨더니 문전의 일노옹이 양식 달라 구걸하네 의복이 남루하고 용모가 초췌하여 행색도 수상하고 모양조차 괴이하다 뉘 탓으로 늙었는지 근력없다 탄식하고 무슨 공명 하였는지 꼴막서니 해괴하다 남의 말 참여하여 동문서답 가소롭다 귀먹은 핑계하고 딴전이 일수로다 정강이를 볼작시면 비수검 날이 서고 팔다리를 볼작시면 수양버들 흔들흔들 아래 턱은 코를 차고 무르팍은 귀를 넘고 어린 체를 하려는지 콧물조차 훌쩍이며 눌과 이별하였는지 지팽이는 무삼일고 신풍미취 취하였나 비척걸음 가관일다 비육불포 노래하며 그 중에도 먹으려고 그 중에도 입으려고 비백불완 문자 쓴다 성명은 무엇이며 거주는 어디메뇨 보아하니..

배비장전

배비장전 작자미상 천지간의 인생이란 남녀를 막론하고 사람의 씨는 같겠지만 그러나 사람마다 우열이 판이하여 남자에 현인․군자와 우부․천맹이 있고, 여자에 정부․열녀와 음녀․간희가 아주 없어지는 일이 없이 대를 이어오니, 예나 이제나 헤아려 알 수 없는 것은 형형색색의 사람의 성질이라 할 것이다. 사람의 성질이란 것은 살고 있는 고장의 산천이 지니는 풍치와 경치를 많이 닮게 되는 것이니, 산 좋고 물 맑은 고장의 사람은 성질이 순후하고 공손하고 부지런하며 악한 기질이별로 없고, 산천이 험준한 지방에서는 그대로 사람의 성질이 어리석고 둔하며 간사하고 교활하게 나는 법이다. 호남 좌도 제주군 한라산은 옛적 탐라국 주산이요, 남녘땅의 제일 명산이다. 그 험준하고 아름다운 정기가 서려서 기생 애랑이 생겨났는지 모른..

방이 설화

방이 설화 일명 ‘금추설화(金錐說話)'라고도 한다. “내 코가 석자" 라는 속담도 이에서 기인한 것이다. 신라시대에 방이형제가 살았는데 형인 방이는 몹시 가난하여 구걸을 하며 살았고, 동생은 부자였다. 어느 해인가 방이가 동생에게 누에와 곡식 종자를 구걸했는데 심술이 사납고 포악한 아우는 누에알과 종자를 삶아서 주었다. 이를 모르는 형은 누에를 열심히 치고 씨앗도 뿌려 잘 가꾸었다. 알 중에서 누에 한 마리가 생겨나더니 황소만큼 커졌다. 질투가 난 동생이 와서 누에를 죽였지만 사방의 누에가 모두 모여들어 실을 켜 주어서 형은 누에 왕이 되었다. 또한 종자에서도 이삭이 하나만 나와 한 자가 넘게 자랐는데 어느 날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이삭을 물고 달아나자 방이는 새를 쫓아 산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는 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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