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정지용 처마 끝에 서린 연기 따러 포도(葡萄) 순이 기어 나가는 밤, 소리 없이, 가믈음 땅에 스며든 더운 김이 등에 서리나니, 훈훈히,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아 오르노나. 가쁜 숨결을 드내 쉬노니, 박나비처럼, 가녀린 머리, 주사 찍은 자리에, 입술을 붙이고 나는 중얼거리다, 나는 중얼거리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다신교도(多神敎徒)와 같이. 아아, 이 애가 애자지게 보채노나! 불도 약도 달도 없는 밤, 아득한 하늘에는 별들이 참벌 날으듯 하여라. 개관 - 제재 : 아이의 발열 - 화자 : 아이가 겪는 고통 앞에서 절망적이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부모의 모습 - 주제 : 자식의 고통을 바라보는 부모의 안타까운 마음 - 성격 : 서정적, 영탄적, 감상적 - 표현 * 어순의 도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