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큰집 고모, 고은 [현대시]

Jobs 9 2022. 2. 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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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집 고모

고은

우리 집안 아낙네와 가시내들과

가운데 오촌네 집 뒷방에 모였다

가마니틀 아래

큰집 고모 오복녀 데려다가

모시개떡 해서 나눠 먹었다

간도가 어디인가

간도로 가는 오복녀

모시떡은 고사하고 언제까지나 울음바다 이루어서

집안 가시내들도 울음바다 이루어서

동네가 떠나가는데

누가 나서서 말리지도 못했다

간도가 어디인가

그렇게 울고 나서

다음날 새벽 보따리 하나 들고

큰집 막내오촌 따라 간도로 가버린 뒤

거기는 오줌 싸면

오줌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얼어서

활이 되어 걸리는 추운 곳이라지

거기 가서 어찌 사나

그 어여쁜 오복녀 고모

웃으면 오목하니 볼우물 쌍으로 열리는 고모

자주고름 접은 가슴 오복녀 고모

이 땅에서 가지고 갈 것이 무엇이랴

가장 많은 눈물 가지고 간 고모

 

 

- 감상 : 이 시는 시인의 ‘만인보’ 연작 중에 하나이다. 시적 대상(큰집 고모, 오복녀)을 직접적 지칭하여 그 사람이 처한 불행한 현실을 선명히 대조하며 구체적으로 드러내어 오복녀의 비극적 삶을 실제 이야기를 전하듯이 노래하고 있다. 시구의 반복(오복녀 고모, 울음바다 이루어서, 간도가 어디인가)을 통해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의 정서를 심화하고 있다. 시적 대상인 ‘오복녀(큰집 고모)’는 일제라는 시대를 살아가는 당대 우리 민중들의 고난의 모습이다. 이름 ‘오복녀’는 복이 다섯이라는 의미이지만 그 복을 전혀 찾을 수 없어 반어로 볼 수밖에 없다. 

 

- 시상의 전개 : 시간과 사건의 흐름(모였다 - 데려다가 - 나눠먹었다 - 간도로 갔다 - 가버린 뒤)에 따른 전개

 

- 구성 : 1~5행 - 큰집 고모 오복녀와 모시개떡을 나누어 먹음

       6~11행 - 간도로 떠나는 큰집 고모를 아무도 말리지 못함

       12~20행 - 지독히 추운 간도로 간 큰집 고모에 대한 걱정

       21~24행 - 큰집 고모에 대한 안타까운 기억과 그리움

 

- 제재 : 가난 때문에 간도로 떠난 오복녀(큰집 고모)

- 주제 : 가난 때문에 간도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큰집 고모에 대한 그리움. 힘든 현실 때문에 떠돌 수밖에 없었던 민중들의 안타까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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