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의 빈 집이로다
정진규
어쩌랴, 하늘 가득 머리 풀어 울고 우는 빗줄기, 뜨락에 와 가득히 당도하는 저녁 나절의 저 음험한 비애(悲哀)의 어깨들 오, 어쩌랴, 나 차가운 한 잔의 술로 더불어 혼자일 따름이로다. 뜨락엔 작은 나무 의자 하나, 깊이 젖고 있을 따름이로다 전 재산(全財産)이로다.
어쩌랴, 그대도 들으시는가 귀 기울이면 내 유년(幼年)의 캄캄한 늪에서 한 마리의 이무기는 살아남아 울도다. 오, 어쩌랴, 때가 아니로다, 때가 아니로다, 때가 아니로다. 온 국토(國土)의 벌판을 기일게 기일게 혼자서 건너가는 비에 젖은 소리의 뒷등이 보일 따름이로다.
어쩌랴, 나는 없어라. 그리운 물, 설설설 끓이고 싶은 한 가마솥의 뜨거운 물, 우리네 아궁이에 지피어지던 어머니의 불, 그 잘 마른 삭정이들, 불의 살점들 하나도 없이. 오, 어쩌랴, 또다시 나 차가운 한 잔의 술로 더불어 오직 혼자일 따름이로다. 전 재산(全財産)이로다, 비인 집이로다,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 하늘 가득 머리 풀어 빗줄기만 울고 울도다.
개관
- 제재 : 비인 집
- 주제 : 좌절된 과거의 희망으로 인한 현재의 고독과 비애
- 성격 : 비극적, 상징적, 절망적
- 특성 ① 고립된 자의 고독하고 쓸쓸한 내면을 형상화함.
② 단어와 어구의 반복을 통한 시적 구조의 안정성 및 의미를 강조함.
③ '~도다/로다'의 단정적인 어투를 사용하여 주제를 강조함.
④ '뜨거운 물'과 '차가운 술'의 대비를 통해 고독한 현실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어쩌랴 → 비애와 슬픔의 감탄사
* 하늘 가득 머리 풀어 울고 우는 빗줄기 → 화자의 눈물을 암시함.(의인법, 감정이입)
* 음험한 비애의 어깨들 → 빗줄기, 흐느끼며 우는 사람의 들썩이는 어깨를 연상케 함.
* 나 차가운 한 잔의 술로 더불어 혼자일 따름이로다. → 고독하고 쓸쓸한 화자의 처지
* 차가운 한 잔의 술 → 화자를 위로하는 유일한 대상
* 뜨락엔 ~ 전 재산이로다 → 가진 것이 없는 화자의 처지
* 내 유년 → 꿈을 가졌던 그리운 과거
* 캄캄한 늪 → 유년의 꿈이 현재와 단절되어 있음을 나타냄.
* 이무기 → 용이 되지 못함, 유년 시절의 꿈과 희망이 좌절되어 울고 있는 화자를 의미함.
* 때가 아니로다, 때가 아니로다, 때가 아니로다 → 반복을 통한 한탄의 심리 강조
* 온 국토의 벌판을 ~ 비에 젖은 소리의 뒷등 → 화자의 좌절된 꿈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민족적 차원의 것임을 드러냄.
* 어머니의 불 → 고독과 좌절을 어루만져 주는 존재
* 그리운 물 ~ 불의 살점들 → 따뜻했던 유년의 기억
* 또다시 나 차가운 한 잔의 술로 더불어 오직 혼자일 따름이로다 → 고독하고 차가운 현실 상황에 대한 재인식
* 들판의 비인 집 → 화자의 고독하고 공허한 감정을 상징함.
* 빗줄기만 울고 울도다. → 감정 이입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현재의 고독에 대한 탄식
- 2연 : 좌절된 과거의 희망에 대한 탄식
- 3연 :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고독과 절망
이해와 감상
이 시는 1970년대 유신 정권하의 어둡던 현실을 배경으로, 희망이 좌절된 상황에서 화자가 느끼는 고독과 비애가 유년 시절의 따뜻했던 기억과 대조를 이루면서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자의 파멸감이 이 시의 비애감에 깊게 배어 있는데,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를 떠올리며 '때가 아니로다'를 외치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자는 어머니의 불로 지피어진 한 가마솥의 '뜨거운 물'을 떠올리지만, 과거의 따뜻함이 없어지고 차가움만 남은 현재의 상황을 '들판의 비인 집'과 '차가운 술'로 형상화하고 있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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