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종국성 또는 등종성은 일반체제이론(General Systems Theory)을 창시한 Bertalanffy(1968: 132-134)가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시스템의 종국 상태(final state)에의 도달이 시스템의 초기 조건(initial conditions)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특성은 열린체제 또는 열린시스템(open system)의 특성의 하나이다(Jackson 1991: 50). 일부 생물학자들에게 있어서 등종국성은 물체가 살아 있느냐의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Kramer and de Smit 1977: 40). 예를 들어, 비활성 시스템(inanimate system)에서는 시스템의 종국 상태가 초기 조건에 의해 결정되며, 초기 조건이 바뀌면 종국 상태도 바뀌게 된다. 그러나 활성 시스템(animate system)이나 생 시스템(living system)에서는 동일한 종국 상태가 상이(相異)한 초기 조건에 의해서 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초기 조건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또는 종국 상태에 도달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종국 상태의 결과는 같을 수 있다는 것이다(Miller 1978: 41). 예를 들어, 섬게(sea urchin)의 배(胚 embryo)의 성장에 있어서 초기 단계에 몇 개의 세포를 이식(移植)하면 배가 변형된다. 그러나 세포를 이식하지 않은 경우나 이식한 경우나 섬게가 되는 데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 즉, 초기에 세포 이식을 하여 배가 변형된 섬게나 변형되지 않은 섬게나 모두 섬게가 되는 데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의 경우도 유사한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기 자본의 상태가 다르더라도 기업의 바람직한 자본구조의 형성은 일정한 비용에 대해 수입을 증가하거나 또는 일정한 수입을 가지고 비용을 절감하여 도달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등종국성과 연관하여서는 두 가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Kramer & Smit 1977: 40). 첫째는 열린 시스템(open system)이 정상상태(steady state)에 도달하고 등종국성을 보인다면, 종국 상태는 초기 조건과 독립적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등종국성의 개념은 닫힌 시스템(closed system)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닫힌 시스템은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닫힌 시스템의 종국 상태는 초기 조건에 의해서만 결정이 된다.
이론적 논의
등종국성의 개념은 열린 시스템이나 살아있는 시스템의 이해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Buckley(1967)가 지적한 바와 같이 생물 시스템(biological system)은 형태정형적(morphostatic)이지만, 사회 시스템(social system)은 형태창조적(morphogenic)이라는 점이다. 즉, 생물 시스템은 유전적으로 미리 결정된 어떤 형태를 향해 발달이나 성장을 하게 되지만, 사회 시스템은 미리 결정된 형태를 향해 발달이나 성장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비교인류학적 발견에 의해서 지지된다. 따라서 사회 시스템은 등종국성의 특성보다는 다종국성(多終局性) 또는 다종성(多終性 multifinality)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등종국성을 사회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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