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적 전제주의(oriental despotism)
개념
비트포겔(Karl A. Wittfogel)이 마르크스의 ‘아시아적 사회’의 개념을 채용하여 관개농업이 근간이 되는 前산업사회에 전제적 정부가 출현한다는 명제를 제시했는데 이것이 바로 동양적 전제주의이다. 그는 총체적 권력에 관한 비교연구란 부제가 붙은 그의 저서,「동양적 전제주의」에서 자연적 조건과 인간의 새로운 힘의 현실화가 제도적․문화적 요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는데, 여기서 그의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이 수력사회(hydraulic society)이다. 수력사회는 정부가 대규모적으로 관개 및 치수사업을 관리하는 농업에 기초한 사회이다. 그런데 그는 수력사회의 지리적 ․역사적 조건을 물이 부족한 건조한 지역 - 수원지를 포함하고 있는 -에서 찾는다. 그러나 이것은 전제정부가 출현할 기회이지 필연성은 아니다. 비트포겔의 표현을 빌면 채취적인 생존경제의 수준보다 진전된 상태에서, 강우량에만 의존적인 농업의 중심권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그리고 재산에 기초한 산업문명 수준의 이전단계에서 수력적 생활질서로 이행되는 것이다.
수력사회의 계급 및 갈등
비트포겔에 의하면 수력사회의 경우, 강력한 국가기구의 출현과 더불어서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구분된다. 국가의 지배자들은 개인적으로는 자유로우나 특권을 향유하지 못하는 대중과는 구별되는 우월한 계급을 구성한다. 국가기구에 속한 자들 역시 엄밀한 의미에서 지배계급이다. 반면 대중은 또 다른 계급, 피지배자이다. 지배계급은 수력문명의 초기부터 분화되었으나 피지배계급은 통상적으로 미분화 상태에 있다. 따라서 수력사회의 두 계급은 서로 다른 조건하에 놓여있는 셈이다. 지배계급 내에서 권력계층제의 지위는 일차적 결정요인이 되고, 부(富)는 비록 중요성을 갖는 때도 있지만 부차적이다. 수직적 구조의 관점에서 지배계급은 지배자, 고위관리, 하위관리로 구분된다. 한편 비트포겔은 수력사회의 사회적 대립을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즉 1) 피치자 계급 내의 서로 다른 부문간의 대립 2) 피치자와 국가와의 대립 3) 지배계급내의 대립이 바로 그것이다.
서구의 절대왕정과의 차이
수력사회의 지배자들은 조직화된 대항세력의 존속을 허용치 않고, 독점관료제로서 무자비하고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사회적 리더십을 배타적으로 행사하여 사회 갈등 및 대립을 지배자의 통제하에 둔다. 바로 이 점이 동양적 전제주의가 서구의 절대왕정과 구분되는 부분이다. 즉 서구의 절대왕정의 경우도 전제적 체제였으나 사회적 리더십을 독점하지 못했다. 그것은 교회, 길드, 신흥자본가 계급과 같은 세력들이 지배자의 배타적인 사회적 리더십의 행사를 저지했기 때문이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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