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정학유

Jobs9 2021. 4. 26. 22:17
반응형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정학유

 

작품 해제
 조선 후기 실학파의 대가인 정약용의 둘째 아들인 정학유의 작품이다. ‘월령(月令)’이란 ‘달거리’라고도 하는 것으로, 열두 달에 행할 일과 주기전승(週期傳承)의 의례적인 정사(政事), 의식, 농가 행사 등을 다달이 구별하여 기록하는, 일종의 월중 행사표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농가의 일 년 행사와 세시 풍속을 달에 따라 읊으면서, 철마다 다가오는 농사일과 풍속, 지켜야 할 의례(儀禮) 등을 때맞추어 하도록 타이른 교시적(敎示的)) 가사이다. 매월의 시작은 절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주로 감탄형 종결어미(-로다)를 사용하고 있다. 학식과 교양이 높은 양반의 입장에서 어리석은 농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훈적인 내용이므로 명령형 어미(-하라, -하소)를 번갈아가며 사용하고 있다. 또한 많은 농부들의 참여를 바라는 목적으로 쓴 글이기에 청유형어미(-하세)를 사용하여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농촌 생활과 관련된 구체적 어휘가 풍부하게 나타난다는 점과 농촌생활의 부지런한 활동을 실감 있게 제시했다는 점, 그리고 세시 풍속을 기록해 놓은 월령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짜임새가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 


서가(序歌)
천지(天地) 조판(肇判)하매 일월성신(日月星辰) 비최거다. 일월(日月)은 도수(度數) 있고 성신(星辰)은 전차(躔次) 있어, 일 년 삼백 육십일에 제 도수(度數) 돌아오매, 동지 하지 춘추분은 일행(日行)을 추측(推測)하고, 상현(上弦) 하현(下弦) 망회삭(望晦朔)은 월륜(月輪)의 영휴(盈虧)로다. 대지상(大地上) 동서남북 곳을 따라 틀리기로 북극(北極)을 보람하여 원근(遠近)을 마련하니, 이십사(二十四) 절후(節侯)는 십이삭(十二朔)에 분별(分別)하여, 매삭(每朔)에 두 절후(節侯)가 일망(一望)이 사이로다. 

구절 풀이
* 조판(肇判) : 천지개벽, 하늘과 땅이 새로 만들어짐  * 일월성신(日月星辰) : 해와 달과 별   * 도수(度數) : 회전하는 각도의 수(數)  * 전차(躔次) : 돌아가는 일정한 차례  * 일행(日行) : 해의 움직임, 해의 운행  * 상현(上弦) 하현(下弦) : 상현달과 하현달  * 망회삭(望晦朔) : 보름, 그믐, 초하루  * 월륜(月輪) : 달  * 영휴(盈虧) : (달이) 꽉 찬 것과 이지러짐  * 북극(北極) : 북극성  *  보람하여 : 기준으로 하여, 표시하여  * 십이삭(十二朔) : 12개월, 즉 1년  * 매삭(每朔) : 매달  * 일망(一望) : 15일, 즉 보름

현대어 풀이
하늘과 땅이 생겨나매 해와 달과 별이 비치는구나. 해와 달은 도는데 일정한 도수가 있고, 별은 돌아가는 일정한 차례가 있어 일 년 삼백 예순 날에 다시 도수가 돌아오매 동지와 하지와 춘분과 추분의 절후로 해의 행로를 추측할 수 있고, 상현과 하현과 보름과 그믐과 초하루는 달이 둥글게 차고 이지러짐일러라. 땅위의 동서남북은 곳에 따라 서로 틀리므로, 북극성을 기준하여 멀고 가까움을 정하니, 이십 사 절후를 한 해 열두 달에 갈라 배치하니, 달마다 드는 두 절후는 그 사이가 보름이로다. 


춘하추동(春夏秋冬) 내왕(來往)하여 자영(自營)의 성세(成歲)하니, 요순(堯舜) 같은 착한 임금 역법(曆法)을 창개(創開)하사, 천시(天時)를 밝혀내어 만민(萬民)을 맡기시니, 하우씨(夏禹氏) 오백년은 인월(寅月)로 세수(歲首)하고, 주(周)나라 팔백년은 자월(子月)로 신정(新定)이라. 당금(當今)에 쓰는 역법(曆法) 하우씨(夏禹氏)와 한 법(法)이라. 한서온량(寒暑溫凉) 기후차례(氣候次例) 사시(四時)에 맞갖으니, 공부자(孔夫子)의 취(取)하심이 하령(夏令)을 행(行)하도다.

구절 풀이
* 자영(自營) : 스스로 이룸  * 성세(成歲) : 1년을 이룸  * 요순(堯舜) : 중국 전설상의 제왕인 요(堯)와 순(舜)  * 창개(創開) : 처음으로 만들어 냄  * 맡기시니 : 역법(曆法)에 맞추어 살도록 하시니  * 하우씨(夏禹氏) : 하나라를 세운 우(禹)임금  * 인월(寅月) : 정월, 즉 1월  * 세수(歲首) : 1년의 맨 처음  * 자월(子月) : 12월  * 당금(當今) : 지금, 현재  * 한 법(法) : 같은 법, 즉 하나라의 역법(曆法)과 같음  * 한서온량(寒暑溫凉) : 춥고 덥고 따뜻하고 서늘함  * 맞갖으니 : 맞고 같다, 즉 정확하다  * 공부자(孔夫子) : 공자, ‘부자(夫子)’ 는 선생을 뜻하는 말  * 하령(夏令) : 하나라의 법령, 즉 하나라의 역법(曆法)

현대어 풀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철이 오고 가서 저절로 한 해를 이루나니, 요임금, 순임금과 같이 착한 임금님은 책력 만드는 법을 처음 펴서, 때를 밝혀 백성들이 그에 맞게 살게 하시니, 하나라 오백 년 동안은 정월로 해의 머리를 삼고, 주나라 팔백 년 동안은 십 이 월로 해의 머리를 삼더라. 지금 쓰는 있는 책력은 하나라의 역법과 같도다. 춥고, 덥고, 따뜻하고, 서늘한 철의 차례가 사시사철에 바로 맞으니, 공자의 취하심도 하나라의 역법을 행하셨도다.


정월령(正月令) 1
정월(正月)은 맹춘(孟春)이라 입춘(立春) 우수(雨水) 절후(節侯)로다. 산중 간학(山中澗壑)의 빙설(氷雪)은 남아시나, 평교(平郊) 광야(廣野)의 운물(雲物)이 변(變)도다. 어와 우리 성상(聖上) 애민 중농(愛民重農)오시니, 간측(懇惻)신 권농 윤음(勸農綸音) 방곡(坊曲)의 반포(頒布)니, 슬푸다 농부(農夫)들아 아므리 무지(無知)들, 네 몸 이해(利害) 고사(姑舍)고 성의(聖意) 어긜소냐? 산전 수답(山田水畓) 상반(相半)게 힘로 오리라. 일 년 풍흉(一年豊凶)은 측량(測量)치 못야도, 인력(人力)이 극진(極盡)면 천재(天災)를 면(免)니, 져 각각(各各) 권면(勸勉)야 게얼니 구지 마라.

구절 풀이
* 맹춘(孟春) : 초봄, 조춘(早春)  * 절후(節侯) : 15일 마다 돌아오는 절기(節期)  * 산중 간학(山中澗壑) : 산골짜기에 흐르는 시내  * 평교(平郊) : 넓고 평평한 들녘  * 남아시나 : 남아 있으나  * 운물(雲物) : 하늘 모양과 천지간의 경물 또는 경치  * 성상(聖上) : 임금  * 애민 중농(愛民重農) : 백성을 사랑하고 농사를 중히 여김  * 간측(懇惻) : 간절하고 애절함  * 권농 윤음(勸農綸音) : 농사를 권장하는 임금의 교서  * 방곡(坊曲) : 방방곡곡(坊坊曲曲). 온 나라  * 반포(頒布) : 널리 펴서 알림  * 네 몸 이해 : 스스로에게 이익이 되는 일과 해로운 일  * 고사(姑捨)고 : 더 말할 나위도 없고  * 성의(聖意) : 임금의 뜻  * 어긜소냐 : 어길쏘냐, (말을) 듣지 않을쏘냐  * 산전 수답(山田水畓) : 산밭과 무논  * 상반(相半)게 : 서로 절반이 되도록  * 힘로 : 힘닿는 대로. 힘껏  * 일년풍흉(一年豊凶) : 일 년 동안의 풍년과 흉년  * 인력(人力) : 사람의 정성과 노력  * 천재(天災) : 하늘이 내린 재앙  * 권면(勸勉) : 힘써 일할 것을 권함  * 게얼니 : 게을리

현대어 풀이
 1월은 초봄이라 입춘, 우수가 들어 있는 절기로다. 산 속 골짜기에는 얼음과 눈이 남아 있으나, 넓은 들과 벌판에는 경치가 변하기 시작하도다. 어와, 우리 임금님께서 백성들을 사랑하시고 농사를 중히 여기시어, 농사를 권장하시는 말씀을 방방곡곡에 알리시니, 슬프다 농부들이여, 아무리 무지하다고 한들 네 자신의 이해관계를 제쳐 놓고라도 임금님의 뜻을 어기겠느냐? 밭과 논을 반반씩 균형 있게 힘대로 하오리라. 일 년의 풍년과 흉년을 예측하지는 못한다 해도, 사람의 힘을 다 쏟으면 자연의 재앙을 면하나니, 제 각각 서로 권면(勸勉)하여 게을리 굴지 마라.


정월령(正月令) 2 
일년지계 재춘(一年之計在春)니 범사(凡事)를 미리 라. 봄에 만일 실기(失時)면 종년(終年) 이리 낭패되네. 농지(農地)를 다리고 농우(農牛)를 살펴 먹여,  거름 와 노코 일변(一邊)으로 시러 여, 맥전(麥田)의 오죰 듀기 세전(歲前)보다 힘쎠 소. 늙으니 근력(筋力) 업고 힘든 일은 못 야도, 낫이면 이영 녁고 밤의 기 아,  맛쳐 집 니우니 큰 근심 더럿도다. 

구절 풀이
* 일년지계재춘(一年之計在春) :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세움  * 범사(凡事) : 모든 일  * 실기(失時) : 일을 할 시기를 놓침  * 종년(終年) 이리 : 연말이 되어 거두어들이는 일이  * 낭패(狼狽) : 계획한 일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기대에 어긋나 매우 딱하게 됨  * 다리고 : 다스리고, 관리하고  *  거름 : 재로 만든 거름  * 와 : 거름을 잘 썩도록 손질하여  * 일변(一邊)으로 : 한편으로  * 맥전(麥田) : 보리밭  * 오죰 듀기 : 오줌을 뿌리기  * 세전(歲前) : 새 해가 되기 전, 즉 작년  * 근력(筋力) : 근육의 힘, 즉 힘  * 이영 녁고 : 이엉을 엮고. ‘이엉’은 지붕을 이기 위해 짚을 엮은 것  * 기 아 : 새끼줄을 꼬아  *  맛쳐 : 때를 맞추어  * 집 니우니 : 지붕을 이으니  * 더럿도다 : 덜었도다. 없앴도다

현대어 풀이
일 년의 계획은 봄에 하는 것이니 모든 일을 미리 하라, 만약 봄에 때를 놓치면 해를 마칠 때까지 일이 낭패 되네. 농지를 다스리고 농우를 잘 보살펴서, 재거름을 재워 놓고 한편으로 실어내어, 보리밭에 오줌 주기를 새해가 되기 전보다 힘써 하소. 늙으니 기운이 없어 힘든 일은 못하여도, 낮이면 이엉을 엮고 밤이면 새끼 꼬아, 때맞추어 지붕을 이니 큰 근심을 덜었도다. 


실과(實果) 나모 벗 고 가지 이 돌 오기, 정조(正朝)날 미명시(未明時)의 시험(試驗)죠로 야 보소. 며나리 닛디 말고 송국주(松菊酒) 밋여라. 삼촌(三春) 백화시(百花時)의 화전 일취(花煎一醉)야 보. 상원(上元)날 달을 보아 수한(水旱)을 안다 니, 노농(老農)의 징험(徵驗)이라 대강은 짐작(斟酌)니, 

구절 풀이
* 벗 : 보굿. 나무그루의 껍질을 벗기는 일. 이렇게 해두면 나무에 벌레가 붙지 않는다 함  * 가지 이 돌 오기 : 과일나무 가지 사이에 돌을 끼우기. 이렇게 하면 열매가 많이 열린다함  * 정조(正朝)날 : 설날 아침  * 미명시(未明時) : 날이 밝기 전  * 시험(試驗)죠로 : 시험 삼아서  * 며나리 : 며느리  * 밋여라 : 걸러라  * 백화시(百花時) : 온갖 꽃이 만발한 때  * 화전 일취(花煎一醉) : 꽃잎을 넣어 부친 전을 안주삼아 한번 크게 취함  * 수한(水旱) : 홍수와 가뭄  * 노농(老農) : 늙은 농부  * 징험(徵驗) : 경험에 비추어 앎

현대어 풀이
과일 나무 보굿을 벗겨 내고 가지 사이에 돌 끼우기, 정월 초하룻날 날이 밝기 전에 시험삼아 하여 보소. 며느리는 잊지 말고 송국주를 걸러라. 온갖 꽃이 만발한 봄에 화전을 안주 삼아 한번 취해 보자. 정월 대보름날 달을 보아 그 해의 홍수와 가뭄을 안다 하니, 농사짓는 노인의 경험이라 대강은 짐작하네. 


정초(正初) 세배(歲拜)믄 돈후(敦厚) 풍속(風俗)이라.  의복(衣服) 쳐 닙고 친척 인인(親戚隣人) 셔로 , 노소 남녀(老少男女) 아동(兒童)지 삼삼오오(三三五五) 단일 적의, 와각버셕 울긋불긋 물색(物色)이 번화(繁華)다. 산나 연(鳶) 오고 계집아 널 고, 늇노라 나기기 소년(少年)들의 노리로다. 사당(祠堂)의 세알(歲謁)니 병탕(餠湯)의 주과(酒果)로다. 엄파와 미나리를 무어엄의 겻드리면, 보기의 신신(新新)야 오신채(五辛菜) 불뤄랴? 보름날 약식(藥食) 다례(茶禮) 신라(新羅)젹 풍속(風俗)이라. 묵은 산채(山菜) 살마여 육미(肉味)를 밧골소냐? 귀밝히 약(藥)슐이며 부름 삭 생률(生栗)이라. 먼져 불너 더위팔기 달마지 홰불 혀기, 흘너오 풍속(風俗)이오 아희들 노리로다.

구절 풀이
* 정초(正初) : 정월 초하루, 즉 설날  * 돈후(敦厚) : 인심이 두텁고 후함  * 쳐 닙고 : 버젓이 차려 입고  * 친척 인인(親戚隣人) : 친척과 이웃 사람  * 와각버셕 : 새 옷이 서로 마찰되면서 나는 소리  * 물색 : 사물의 색깔, 여기서는 설빔의 화려한 빛깔  * 산나 : 사나이, 남자아이  * 늇노라 나기기 : 윳을 놀아 먼저 나기  * 노리로다 : 놀이로다  * 세알(歲謁) : 설날에 사당에 세배하는 일  * 병탕(餠湯) : 떡국  * 엄파 : 움 속에서 기른, 빛이 누런 파  * 무어엄 : 무의 싹  * 겻드리면 : 곁들여 먹으면  * 보기의 신신(新新)야 : 보기에도 산뜻하여  * 오신채(五辛菜) : 부추, 겨자, 파, 마늘, 무릇의 다섯 가지 채소  * 불뤄랴 : 부러워하랴   * 살마여 : 삶아내어  * 육미(肉味)를 밧골소냐 : 고기맛과 비교할쏘냐  * 약(藥)술 : 보름날 먹는 술, 이 술을 먹으면 귀가 밝아진다고 함  * 부름 삭 : 부스럼을 삭히는, 보름날 생밤을 먹으면 그해 한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 함  * 생률(生栗) : 생밤  * 먼져 불너 더위팔기 : 보름날 아침에 서로 먼저 불러 더위를 팔면 그 해에는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풍습이 있다  * 달마지 홰불 혀기 : 달맞이 횃불 켜기

현대어 풀이
정월 초하룻날 세배하는 것은 인정이 두터운 풍속이라. 새 옷을 버젓이 차려 입고 친척과 이웃을 서로 찾아 남녀노소 아이들까지 몇 사람씩 떼를 지어 다닐 적에, 설빔 새 옷이 사각사각 소리가 나고 울긋불긋하여 빛깔이 화려하다. 남자는 연을 띄우고 여자 애들은 널을 뛰고, 윷을 놀아 내기하기는 소년들의 놀이로다. 설날에 사당에 인사를 드리니 떡국과 술과 과일이 제물이로다. 움파와 미나리를 무 싹에다 곁들여 먹으면, 보기에 새롭고 싱싱하니 오신채를 부러워하겠는가? 보름날 약밥을 지어먹고 차례를 지내는 것은 신라 때의 풍속이라. 지난해에 캐어 말린 산나물을 삶아서 무쳐 내니 고기 맛과 바꾸겠는가? 귀 밝으라고 마시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으라고 먹는 생밤이라. 먼저 불러서 더위팔기와 달맞이 횃불 켜기는, 옛날부터 전해오는 풍속이요 아이들의 놀이로다.


4월령(四月令) 1
사월(四月)이라 맹하(孟夏)되니 입하(立夏) 소만(小滿) 절기(節氣)로다. 비 온 끝에 볏이 나니 일기(日氣)도 청화(淸和)다. 떡갈입 퍼질 때에 뻐꾹새 자로 울고, 보리 이삭 패어 나니 꾀꼬리 소리다. 농사도 한창이요 잠농(蠶農)도 방장(方長)이라. 남녀노소 골몰(汨沒)하여 집에 있을 틈이 없어, 적막(寂寞) 대사립을 녹음(綠陰)에 닫았도다. 면화(棉花)를 많이 가소. 방적(紡績)의 근본이라. 수수 동부 녹두 참깨 부룩을 적게 하소.

구절 풀이
* 맹하(孟夏) : 초여름  * 입하(立夏) :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곡우와 소만 사이에 들며, 이때부터 여름이 시작된다고 한다. 양력으로는 5월 5일경  * 소만(小滿) :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며, 5월 21일경  * 청화(淸和) : 하늘이 개고 날씨가 화창함  * 볏이 : 햇볕이  * 청화(淸和) : 맑고 화창함  * 떡갈입 : 떡갈나무 잎  * 자로 : 자주, 수시로  * 패어 : 곡식에 이삭이 생겨 나와  * 잠농(蠶農) : 누에농사  * 방장(方長) : 이제 막 한창  * 골몰(汨沒) : 어떤 일에 몰두함  * 대사립 : 대나무로 엮어 만든 사립문  * 가소 : (밭에 작물을) 심소, 뿌리소  * 동부 : 콩과 팥의 중간에 해당되는 콩. 강두, 광저기, 광정이, 돈부 등의 명칭이 있다. 봄에 심어서 여름에 거두어 들인다  * 부룩 : 사이사이에 다른 농작물을 심는 일. 간작(間作)

현대어 풀이
4월이라 초여름이 되니 입하 소만의 절기로다. 비 온 끝에 햇볕이 나니 날씨도 화창하다. 떡갈나무 잎이 피어날 때에 뻐꾹새가 자주 울고, 보리 이삭이 패어 나니 꾀꼬리가 노래한다. 농사나 누에치는 일이 이제 막 한창이다. 남녀노소가 농사일에 바빠서 집에 있을 틈이 없어, 고요한 가운데 사립문이 녹음 속에 닫혀 있도다. 목화를 많이 심소, 길쌈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수수나 부, 녹두, 참깨 밭에 간작을 적게 하소.


갈 꺾어 거름 제 풀 베어 섞어 소. 무논을 써을이고 이른 모 내어 보세. 농량(農糧)이 부족니 환자(還子) 타 보태리라. 한 잠 자고 이는 누에 하루도 열두 밥을, 밤낮을 쉬지 말고 부지런히 먹이리라. 뽕 따는 아이들아 훗그루 보아 여, 고목(古木)은 가지 찍고 햇잎은 제쳐 따소. 찔레꽃 만발(滿發)니 적은 가물 없을소냐. 이 때를 승시(乘時)여 나 할 일을 생각소. 도랑 쳐 수도(水道) 내고 우루처(雨漏處) 개와(改瓦)여, 음우(陰雨)를 방비(防備)면 훗근심 더 없나니.

구절 풀이
* 갈 꺾어 : 떡갈나무 잎을 꺾어  * 무논을 써을이고 : 물이 고여 있는 논바닥을 곤죽을 만들고. 무논에 써레질을 하고  * 농량(農糧) : 농사를 짓는 동안에 먹을 양식  * 환자(還子) : 가을에 갚기로 하고 봄에 관청에서 꾸어 가는 곡식  * 한 잠 자고 이는 누에 : 한 번 자고 일어난 누에. 누에는 부화하여 고치를 지을 때까지 다섯 번 잠을 잠  * 훗그루 : 뒤에 남겨 둔 그루  * 보아 여 : 잘 살펴보아서  * 햇잎 : 그 해에 새로 돋아 나온 잎  * 승시(乘時) : 때를 맞추어. 때를 탐  * 우루처(雨漏處) : 비가 새는 곳  * 개와(改瓦) : 지붕의 기왓장을 고침  * 음우(陰雨) : 음산하게 내리는 비  * 훗근심 : 뒷근심
        
현대어 풀이
떡갈나무 잎을 꺾어 거름을 만들 때 풀을 베어 섞어 하소, 무논을 써레질하여 이른 모를 심어 보세. 추수 때까지 먹을 양식이 부족하니 환자를 얻어 보태리라. 한 잠 자고 일어난 누에에게 하루에도 열두 차례의 밥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먹이리라. 뽕잎 따는 아이들아, 뒤에 남겨둔 그루를 잘 살펴보아서, 오래 묵은 나무는 가지를 찍어 버리고 햇잎은 잘 제쳐서 따소. 찔레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되었으니 적은 가뭄이 없겠는가. 이때를 당해서 내가 할 을 생각하소. 도랑을 만들어 물길을 내고 비가 새는 곳은 지붕을 고쳐서, 비 오는 것에 대비하면 뒷근심이 더 없다네.


사월령(四月令) 2  
봄낳이 필무명을 이 때에 마전고, 베 모시 형세(形勢)대로 여름 옷 지어 두소. 벌통에 새끼 나니 새 통에 받으리라. 천만(千萬)이 일심(一心)하여 봉왕(蜂王)을 옹위(擁衛)니, 꿀 먹기도 려니와 군신 분의(君臣分義) 깨닫도다. 파일(八日)에 현등(懸燈)은 산촌(山村)에 불긴(不緊)나, 느티떡 콩찌니는 제때의 별미(別味)로다. 앞 내에 물이 주니 천렵(川獵)을 여 보세. 해 길고 잔풍(潺風)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벽계수(碧溪水) 백사장(白沙場)을 굽이굽이 찾아가니, 수단화 늦은 꽃은 봄빛이 남았구나. 촉고(數罟)를 둘러치고 은린 옥척(銀鱗玉尺) 후려 내어, 반석(盤石)에 노구 걸고 솟구쳐 끓여 내니, 팔진미(八珍味) 오후청(五候鯖)을 이 맛과 바꿀소냐.

구절 풀이
* 봄낳이 : 봄에 짠 무명  * 필무명 : 한 필이 넘는 무명  * 마전고 : 하얗게 표백하고  * 형세(形勢)대로 : 형편이 되는 대로  * 봉왕(蜂王) : 여왕벌  * 옹위(擁衛) : 부축하여 좌우로 호위함  * 군신분의(君臣分義) : 임금과 신하의 의리  * 파일(八日) : 4월 초파일. 석가탄신일  * 현등(懸燈) : 석가여래의 탄생일에 등불을 켜놓는 일  * 불긴(不緊) : 요긴하지 않음, 중요하지 않음  * 느티떡 : 쌀가루에 느티나무 연한 잎을 섞어 찐 떡  * 물이 주니 : 물이 줄어드니  * 천렵(川獵) : 냇물에서 놀이로 하는 고기잡이  * 잔풍(潺風) : 고요하고 잔잔한 바람  * 수단화 : 연꽃의 다른 말  * 촉고(數罟) : 눈이 촘촘한 그물(‘수’자가 아닌 ‘촉’으로 발음할 때는 ‘촘촘하다’의 뜻)  * 은린옥척(銀鱗玉尺) : 은비늘의 한자(尺가) 넘는 고기. 크고 싱싱한 물고기  * 반석(盤石) : 넓고 편평한 바위, 너럭바위  * 노구 : 돌과 흙으로 부뚜막을 쌓아서 낸 아궁이  * 팔진미(八珍味) : 중국에서 성대한 잔치에 갖춘다고 하는 8가지의 화려하고 진귀한 음식  * 오후청(五候鯖) : 중국 전한 때 누호라는 제후가 다른 네 사람의 제후와 더불어 즐겼다는 음식. 화려하고 풍성한 음식.

현대어 풀이
봄에 짠 무명을 이때에 표백하고, 삼베와 모시로 형편에 따라 여름옷을 지어 두소. 벌통에 새끼를 치니 새 통에 분가를 시키리라. 천만 마리의 벌이 한 마음으로 왕벌을 옹위하니, 꿀을 먹기도 하겠지만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깨닫게 되도다. 사월 초파일에 등불을 켜 놓는 일이 산골 마을에서 긴요한 것은 아니나, 느티떡과 콩찌니는 계절에 맞는 별미로다. 앞 시내에 물이 줄었으니 물고기를 잡아 보세, 낮이 길고 바람이 잔잔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 늦게 핀 연꽃에는 봄빛이 아직도 남아 있구나. 그물을 둘러치고 싱싱한 물고기를 잡아내어, 편평한 바위에 솥을 걸고 솟구쳐 끓여 내니, 팔진미나 오후청이라도 이 맛에 비길 수가 있겠느냐.


팔월령(八月令) 1
팔월이라 중추(仲秋)되니 노(白露) 추분 졀긔로다. 북두성(北斗星) 로 도라 서편을 가르치니, 선선 조석(朝夕) 긔운 추의(秋意)가 완연다. 귀람이 말근 쇼 벽간(壁間)에 들거고나. 아의 안 고 밤이면 이실 려, 곡(百穀)을 성실(成實)고 만물을 촉니, 들 구경 돌아보니 힘드린 일 공생(功生)다. 곡(百穀)의 이삭 고 여믈 들어 고 숙어, 서풍(西風)의 익 빗 황운(黃雲)이 이러난다. 

구절 풀이
* 중추(仲秋) : 가을의 중간. 곧 음력 8월  * 백로9白露) : 이십사절기의 하나.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들며, 9월 8일경  * 추분(秋分) : 이십사절기의 하나. 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들며, 해가 추분점에 이르러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 9월 23일경  * 로 도라 : 자루가 돌아, 북두칠성의 자루부분의 위치가 바뀌어, 즉 계절이 바뀜  * 추의(秋意) : 가을의 기운  * 완연다 : 뚜렷하다. 확실하다  * 말근 쇼 : 맑고 청명한 소리  * 들거고나 : 들리는구나  * 이실 려 : 이슬이 내려  * 성실(成實)하고 : 열매를 여물게 하고  * 촉니 : (성숙하기를) 재촉하니  * 공생(功生)하다 : 공들인 일의 효과가 나타나다  * 여믈 : 여물. 여물지 않아 물기가 많고 말랑말랑한 곡식의 알  * 서풍(西風) : 가을바람. 하늬바람  * 황운(黃雲) : 넓은 들판에 누렇게 익은 벼의 물결을 말함(은유법)

현대어 풀이
팔월이라 중추가 되니 백로 추분이 있는 절기로다. 북두칠성의 국자 모양의 자루가 돌아 서쪽을 가리키니, 서늘한 아침, 저녁 기운은 가을의 기분이 완연하다. 귀뚜라미 맑은 소리가 벽 사이에서 들리는구나. 아침에 안개가 끼고 밤이면 이슬이 내려, 온갖 곡식을 여물게 하고, 만물의 결실을 재촉하니, 들 구경을 돌아보니 힘들여 일한 공이 나타나는구나. 온갖 곡식의 이삭이 나오고 곡식의 알이 들어 고개를 숙여, 서풍에 익는 빛은 누런 구름이 이는 듯하다. 


설 갓흔 면화송이 산호(珊瑚) 갓 고쵸다, 쳠아의 너러시니 가을 볏 명낭다. 안팎 마당 닥가 노코 발 망구 장만소. 면화  다락기의 수수 이삭 콩가지오. 나무군 도라오니 머루 다 산과(山果)로다. 뒤동산 밤 대추 아들 세상이라. 아 모아 말리여라 철 대야 게 소. 명지(明紬)를 허 내여 추양(秋陽)에 마전고, 쪽 듸리고 잇 듸리니 청홍(靑紅)이 색색이라. 부모님 연만(年晩)니 수의(襚衣)를 유의고, 그 남아 마루아 자녀의 혼수(婚需)세.

구절 풀이
* 고쵸다 : 고추를 엮어 매단 타래  * 쳠아 : 처마  * 너러시니 : (말리기 위해)널었으니  * 명낭다 : 밝고 청랑하다  * 닥가 노코 : 곡식을 타작하기 위해 마당을 정리하고  * 발 : 지게 위에 얹는 기구  * 망구 : 소의 길마 위에 얹는 기구. 옹구  * 다락기 : 다래끼, 입구가 작은 바구니  * 아 : 알밤  * 철 대야 게 소 : 필요한 때에 쓸 수 있게 하여라  * 명지(明紬) : 명주  * 허 내여 : 끊어내어. 베어내어  * 추양(秋陽) : 가을볕  * 마전고 : (햇볕에) 하얗게 표백시키고  * 쪽 : 남빛, 쪽빛(전통 물감의 원료)  * 잇 : 빨간빛을 내는 전통 물감의 원료  * 연만(年晩) : 나이가 많이 드심  * 수의(襚衣) : 시체에 입히는 옷  * 남아 : 나머지  * 마루아 : 마름질하고 재어, 재단하여  * 혼수(婚需) : 시집 장가보낼 때 쓰는 옷감

현대어 풀이
눈같이 흰 목화송이, 산호같이 아름다운 고추타래, 지붕에 널었으니 가을볕이 맑고도 청량하다. 안팎의 마당을 닦아 놓고 발채와 옹구를 마련하소. 목화 따는 다래끼에 수수 이삭과 콩가지도 담고, 나무꾼 돌아올 때 머루 다래와 같은 산과일도 따오리라. 뒷동산의 밤과 대추에 아이들은 신이난다. 알밤을 모아 말려서 필요한 때에 쓸 수 있게 하소. 명주를 끊어 내어 가을볕에 표백하고, 남빛과 빨강으로 물을 들이니 청홍이 색색이로구나. 부모님 연세가 많으니 수의를 미리 준비하고, 그 나머지는 마름질하고 재단하여 자녀의 혼수하세.


팔월령(八月令) 2  
집 우희 굿은 박은 요긴한 기명(器皿)이라. 리 비를 아 마당질에 오리라. 참 들 거둔 후의 중오려 타작고, 담배 줄 녹두 말을 아쇠야 작전(作錢)랴. 장 구경도 려니와 흥정 것 잊지 마소. 북어쾌 젓조기를 추석 명일(明日) 쇠아 보세. 신도주(新稻酒) 오려 송편 박나믈 토란국을, 선산(先山)의 제물고 이웃집 화 먹세. 

구절 풀이
* 요긴한 : 긴요한. 중요한  * 기명(器皿) : 그릇  * 리 : 대나무와 싸리  * 마당질 : 곡식의 이삭을 떨어 낟알을 거두는 일. 타작  * 오리라 : 쓰리라. 쓸 것이다  * 중오려 : 다소 일찍 익는 벼(오려: 일찍 익은 벼. 올벼)  * 아쇠야 : 아쉬워서  * 작전(作錢)하랴 : 물건을 팔아 돈을 장만하랴. (즉 돈이 아쉬운 것만은 아니다)  * 북어쾌 : 북어 20마리를 한 줄에 꿴 것. ‘쾌’는 북어를 세는 단위  * 젓조기 : 젓으로 담근 조기  * 명일 : 명절(名節) * 신도주(新稻酒) : 햅쌀로 빚은 술  * 오려 송편 : 올벼로 빚은 송편  * 박나믈 : 여물지 않은 박을 얇게 썰어 만든 나물  * 선산(先山) : 조상들의 무덤을 모신 산  * 화 먹세 : 나누어 먹세

현대어 풀이
지붕 위의 익은 박은 긴요한 그릇이라. 대, 싸리로 비를 만들어 타작할 때 쓰리라. 참깨 들깨를 수확한 후에 다소 이른 벼를 타작하고 담배 몇 줄 녹두 몇 말 등을 파는 것은 돈이 아쉬워서이랴? 장 구경도 하려니와 흥정할 것 잊지 마소. 북어쾌와 젓조기를 사다가 추석 명절을 쇠어 보세. 햅쌀로 만든 술과 송편, 박나물과 토란국을 조상께 제사를 지내고 이웃집이 서로 나누어 먹세.


며느리 말믜 바다 본집에 근친(覲親) 갈 제,  잡아 살마 건져 고리와 술병이라. 초록 장옷 반믈 치마 장속(裝束)고 다시 보니, 여름지이에 지친 얼골 소복(蘇復)이 되었느냐. 중추야 은 달에 지기(志氣) 펴고 놀다 오소. 금년  일 못 다나 명넌 계교(計較)오리라. 밀 뷔여 더운가리 모맥(牟麥)을 추경(秋耕)세. 치 못 닉어도 급 대로 것고 갈소. 인공(人功)만 그러가 천시(天時)도 이러니, 반각(半刻)도 쉴  업시 맛츠며 시작니.

구절 풀이
* 말믜 바다 : 말미를 받아. 즉 휴가를 얻어  * 본집 : 며느리의 집, 즉 친정집  * 근친(覲親) : 친정 부모를 찾아뵙는 것  *  잡아 : 개를 잡아. 사돈집에 개고기를 보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 고리 : 떡을 담은 고리, ‘고리’란 고리버들의 가지나 대오리 따위로 엮어서 상자같이 만든 물건으로 주로 옷이나 물건을 넣는다  * 장옷 : 부녀자가 나들이할 때 머리에 쓰던 옷  * 반믈 : 검은 빛을 띤 남빛  * 장속(裝束)고 : 성장(盛裝)을 하고. 한껏 모양을 내고  * 여름지이 : 여름농사  * 소복(蘇復) : 원기가 회복됨  * 지기(志氣) 펴고 : 뜻과 기개를 펴고 즉 마음 놓고  * 명년 계교 : 내년 계획  * 밀 : 풀의 일종  * 더운가리 : 날이 가물다가 비가 오면 그 물을 이용하여 논을 가는 일  * 모맥(牟麥) : 밀과 보리  * 추경(秋耕) : 가을에 밭을 가는 일  * 치 : 끝까지  * 것고 갈소 : (곡식을)걷고 밭을 갈소  * 인공(人功) : 사람의 일  * 천시 : 하늘의 시간. 때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현상  * 맛츠며 시작니 : 마침과 동시에 시작하나니

현대어 풀이
며느리가 휴가를 얻어 친정에 근친 갈 때에, 개를 잡아 삶아 건지고 떡고리와 술병을 함께 보낸다. 초록색 장옷과 남빛 치마로 몸단장을 하고 보니, 농사짓기에 지친 얼굴 원기가 회복되었느냐. 추석날 밝은 달 아래 기를 펴고 놀다 오소. 금년에 할 일을 다 못 했지만 내년 계획을 세우리라. 풀을 베고 더운가리하여 밀과 보리를 심어 보세. 끝까지 다 익지 못했어도 급한 대로 걷고 가시오. 사람의 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자연 현상도 마찬가지이니, 잠시도 쉴 사이가 없이 마치면서 다시 새로운 것이 시작되도다.

핵심 정리
갈래: 장편 가사, 월령체 가사 
성격: 교훈적, 계몽적
주제: 월령과 절후에 따른 농가의 일과 세시풍속을 노래함.
의의: ① 농촌 생활과 관련된 구체적 어휘가 풍부하게 나타남.
     ② 농촌 생활의 부지런한 활동을 실감 있게 제시
     ③ 세시 풍속을 적은 월령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짜임새가 있다.
     ④ 우리말 노래로서 농업 기술의 보급을 처음 시도한 작품.

정학유(丁學游, 1786~1855)
 조선 후기의 문인. 정약용(丁若鏞)의 둘째 아들. 1816년(순조 16) 농가에서 매달 할 일과 풍속 등을 한글로 읊은 <농가월령가>를 지었다. 

해설 
 조선 후기 정학유의 작품으로 달에 따라 농가에서 1년 동안 해야 할 농사에 관한 실천 사항과 철마다 다가오는 세시 풍속 및 지켜야 할 범절 등을 상세히 읊은 월령체(달거리) 가사이다. 대체로 각 달의 절기 소개, 그 절기의 자연환경, 해야 할 농사일, 풍속 소개 등의 순으로 구성되었다. 이중 가장 중점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농사일이다. 이 부분은 농민들에게 권유하는 ‘청유형'으로 되어 있어 농민들에게 참여와 설득의 목적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서 농사철의 안내는 물론 농구(農具) 관리와 거름의 중요성, 그리고 작물, 과목, 양잠, 양축, 양봉, 산채, 약초, 김장, 누룩, 방적 등 다양한 농사일이 소개되고 있고 그 일을 하는 방법까지도 세밀하게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각 절기마다의 풍속을 흥겹게 노래하여 농촌 생활의 모습이 힘들고 고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세배, 널뛰기, 윷놀이, 달맞이, 더위팔기, 성묘, 천렵, 천신(薦新), 단오, 유두, 추석, 근친(覲親), 동지 등 바쁜 중에서도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즐거운 풍속놀이가 마치 파노라마처럼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추구하는 조선 후기 실학자의 풍모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며, 농촌 생활에 관련된 구체적 어휘가 풍부하게 나타나고 있어 조선 시대 생활사 및 풍속사의 생생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스마트폰 공무원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