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사향(思鄕), 김상옥 [현대시]

Jobs 9 2022. 2. 26. 16:49
반응형

사향(思鄕)

김상옥

눈을 가만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 길이,
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
백양 숲 사립을 가린 초집들도 보이구요.

송아지 몰고 오며 바라보던 진달래도,
저녁 노을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어질고 고운 그들 멧남새도 캐어 오리.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감았던 그 눈을 뜨면 마음 도로 애젓하오.


개관

- 주제 : 고향에 대한 향수(首丘初心)

- 성격 : 회상적, 낭만적, 회화적, 애상적
- 표현 : 다양한 이미지 구사 / 회상 기법의 사용으로 '현실-사향-현실'이라는 세 단락의 의미 구조를 가짐.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눈을 감으면 → 회상의 시작
* 굽이 잦은 → 굽이가 빈번한, 꼬불꼬불한
* 길 섶 → 길 가
* 백양 → 실버들
* 저녁노을 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 → 진달래꽃이 마치 저녁 노을의 불그스레함처럼 산등성이를 뒤덮고 있을 것을
* 멧남새 → 산나물
* 봄을 씹고 사는 마을 → 미각을 통한 봄의 향수(봄 : 산나물)
* 감았던 그 눈을 뜨면 → 회상에서 현실로 다시 돌아오는 순간
* 마음 도로 애젓하오 → 시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시적 자아의 주된 정서 / 고향의 삶에 대해 자아가 가지는 정서는 한마디로 '애젓하다(떠나 버린 것이나 놓쳐 버린 것에 대해서 잊지 못해 안타깝도록 서운한 것)'는 것으로, 애상적 분위기를 표출함.

작품의 산문화
<1연> 굽이 굽이 이어진 풀밭 길과 그 옆으로 한가로이 흘러가는 개울물이 있고, 백양 숲이 사립문을 가렸으나 지붕만은 드러나 있는 초가집들이 보인다.
<2연> 시적 자아는 송아지를 몰고 들판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오던, 먼 어느 봄날 진달래 산천이 불현 듯 그리워진다. 그때, 서산을 둘러치던 저녁노을도 불타고 있었지. 그런 날의 저녁상엔 어머니의 그리운 그 솜씨, 향기롭고 싱그럽던 꽃지짐 부쳐 주시던 옛 일이 떠오르는구나.
<3연> 참 어질고 마음씨 곱던 고향 사람들 생각이 절절하다. 산나물 캐다가 끼니를 잇던, 허기지던 옛날이었지만 그때가 한량없이 그립다. 눈을 뜨면 그 아득한 옛 마을이 상실의 안타까움으로 가슴에 젖어든다.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고향의 전경(全景) → 시·청각적 이미지
- 2연 :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소박한 생활 → 시·후각적 이미지
- 3연 : 어질고 가난한 고향 사람들의 삶 → 미각적 이미지

 

이해와 감상
이 시조는 자연의 서정을 다룬 현대시조로, 고향 마을에 깃들어 있는 자연과 인정의 세계를 다채로운 이미지의 구사를 통해 생생하게 환기시키고 있다. 연시조인 이 작품은 눈을 감는 데서 시작하여 눈을 뜨는 데서 끝이 난다. 이 작품의 화자는 고향에 대한 회상에 자겨, 그 회상 속에서 고향의 아름다움과 그리운 어머니를 떠올린 후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눈을 뜨고 만다. 관념적인 고향 노래가 아니라 묘사에 의한 이미지의 선명한 제시를 통해 고향을 그려 낸 솜씨가 이 작품의 매력이다. 
제1연은 고향 마을의 전체적인 모습을 시각적으로 잘 묘사해주고 있으며, 제2연은 이 속에서 누리던 소박하고 행복한 생활의 한 장면으로서, 붉게 핀 진달래의 아름다움과 꽃지짐의 향그러운 입맛이 어머니의 따뜻한 정과 잘 어울려 있다. 제3연은 시상이 마을 사람들에게로 넓혀진다. 가난함 속에서도 함께 어울려 사는 인정과 고운 마음을 간직했던 사람들 모습이 함께 떠올라 오는 것이다. 
이렇게 회상된 고향은 물론 아름답고 행복한 면만을 기억 속에서 재구성한, 이상화 내지 낭만화된 고향이다. 시인은 이러한 고향의 모습을 회상함으로써 메마른 현재의 삶을 넘어서 따뜻한 조화의 삶을 희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스마트폰 공무원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