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The Last Train, 오장환 [현대시]

Jobs 9 2022. 2. 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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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Train

오장환

저무는 역두에서 너를 보냈다.
비애야!.

개찰구에는 못쓰는 차표와 함께 찍힌 청춘의 조각이 흩어져 있고
병든 역사(歷史)가 화물차에 실리어 간다.

대합실에 남은 사람은
아직도
누굴 기다려

나는 이곳에서 카인을 만나면
목놓아 울리라.

거북이여! 느릿느릿 추억을 싣고 가거라
슬픔으로 통하는 모든 노선(路線)이
너의 등에는 지도처럼 펼쳐 있다.

 


* '역두'는 보통 이별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도 무엇인가를 '전별'하기 위해 역두에 나와 있다. 이는 1연, 2연, 5연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 비애: 역두에서 전별하고 있는 일차적인 대상은 '비애'다. 추상적인 감정을 '너'라고 의인화하여 전별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청춘의조각: 개찰의 표시로 가위질당한 차표를 '청춘의 조각'으로 비유하고 있다. 청춘이 '못쓰는 차표'와 동일한 취급을 받는 것은 자신의 청춘에 대한 회한을 암시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감상
이 시의 제목 'The Last Train'은 일종의 비유다. 마지막 기차는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과거의 시간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마지막 기차는 한 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역사'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시인이 갖고 있는 기존의 시적 경향, 즉 '성씨보'로 대표되는 '전통의 부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숙한 역사의식을 보여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식민지 현실의 모순과 그에 처한 자신의 고뇌를 원죄로 파악하고 있음에 주의하면서 감상할 필요가 있다.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제재 : 마지막 기차
- 주제 : 지나간 시대에 대한 종언
- 성격 : 의지적

작품 의의
  이 시에서 표면적으로 '마지막 기차'에 실어 보내려고 한 것은 '비애', '병든 역사', '추억' 이렇게 세가지다. 이것을 재구성해 보면 '비애의 추억이 엉킨 병든 역사'가 된다. 비애와 추억이 엉킨 병든 역사라는 것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주어진, 다시 말해 자신과 무관한 국권 상실의 역사와는 다른 것이다.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원죄 의식'이 싹트고, 따라서 시적 화자는 '카인을 만나면 목놓아 울리라'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에서의 '병든 역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장환의 시집 '헌사(獻詞)'를 통틀어 임화가 '저무는 역두에서 너를 보냈다./..../병든 역사가 화물차에서 실리어간다.'라는 대목을 백미라 평가한 이유는 자명하다. 아무리 서정시라도 시 세계에는 '일반적 가치'의 일부분이 함유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선 임화는, 이 시에서 시대 정신으로서의 '일반적 가치'를 읽어 낸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일반적 가치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점차 멸해 가는 시대 정신으로 요약된다. '지나간 시대의 종언의 확인'이 그것이다. 그 종언의 확인이 시적 화자에게는 '병든 역사'를 실어 보내는 것으로 구체화되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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