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대국가인) 하(夏)·은(殷) 시대를 소급해 볼 때, 중국인과 한국인이 국경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마치 장벽을 쌓아 갈라놓은 것처럼 전혀 다른 문자를 사용했다는 것은 일반상식으로 생각해도 불가능한 것이다. 한자 창제에는 우리 민족의 뿌리인 동이족(東夷族)이 깊숙이 관여했다.”
한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한자가 중국만의 글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자의 원형이 된 갑골문자를 우리 민족인 동이족이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고(故) 진태하 전국한자교육총연합회 이사장이 가장 대표적인 학자다. 진 이사장의 ‘동이족 한자 창제설’은 중국에도 소개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자의 연원은 동이족 문화권”
한자는 중국의 한족이 만들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서기전 3세기경부터 한자를 차용해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진 이사장을 비롯한 동이족 한자 창제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중국 역사학자들의 주장을 근거로 이를 부정하고 있다.
중국의 사학자 왕옥철(王玉哲)은 “한자의 연원은 ‘대문구문화시대(大汶口文化時代)’로 소급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사학자 장문(張文)은 “대문구문화는 동이족 문화며, 이후 용산문화(龍山文化)로 발전해 마침내 갑골문자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진 이사장 역시 “중국 섬서성 서안의 반파유적지에서 발굴된 도기 위에 새겨진 유의부호를 연구한 결과, 한자의 연원은 대문구문화보다 약 200년 앞서는 대략 6000년 전 앙소문화에서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즉, 한자는 동이족의 문화인 앙소문화, 대문구문화, 용산문화 등을 거쳐 약 3400년 전의 은대 갑골문으로 발전한 문자라는 것이다. 또한 은대의 갑골문은 고대 여러 부족 중 황하 이북의 북방민족인 동이족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동이족은 고대 중국에서 우리나라 민족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진 이사장은 “국어사전에 동이(東夷)에 대해 ‘옛날에 중국 사람이 자기들 동쪽에 있는 한국, 일본, 만주 등의 나라나 종족을 멸시하여 일컫던 말’이라고 풀이해 놓았고, 모든 자전(字典)에 ‘이(夷)’에 대해 ‘오랑캐 이’라고 대표 훈음을 달아 놓았다”며 “그러나 중국 후한시대의 문자해설서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동이족을 ‘큰(大) 활(弓)을 가진 사람’ ‘활을 잘 쏘는 민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이족이 곧 우리의 조상인 줄도 모르고 ‘夷’를 ‘오랑캐 이’라고 칭함은 제 조상을 스스로 욕하는 결과가 되었으니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夷’는 앞으로 ‘큰활 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대에 있어서 동이 지역은 한반도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산동을 중심으로 한 일대였음을 먼저 올바로 인식해야 우리 민족의 상고사를 바로 알 수 있다”면서 “우리 한민족의 발상지가 중국 흑룡강·송화강·요하를 중심으로 한 만주벌, 요동벌이며, 한반도로 진입하기 이전에 이미 황하 유역으로 진출해 한자를 비롯한 황하문명의 주역으로 활약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자에 동이족 문화 반영돼”
한자에 동이족의 고유문화가 반영돼 있다는 것 역시 동이족 한자 창제설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한 예로 ‘집 가’(家)를 살펴보면, 지붕() 아래 돼지(豕)가 사는 것을 집이라고 했다. 집 안에 돼지가 있다면 그 뜻은 ‘돼지우리’가 돼야 하는데 사람이 사는 집의 뜻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 학계에서는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동이족 한자 창제설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옛날 파충류가 번성하던 시대에 뱀을 방어하는 일이 큰 고민이었다. 이때 우리의 조상 동이족은 뱀의 천적이 돼지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돼지가 둔해 보이지만 뱀만 보면 한입에 잡아먹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독사라도 돼지를 만나면 도망도 못 가고 잡혀 먹힌다. 우리 조상들은 여기에 착안해 집 밑에 반드시 돼지를 길렀다. 돼지의 똥냄새만 맡아도 뱀이 절대로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편안히 잘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집 안에 사람은 없어도 되지만, 돼지는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집’이란 글자를 만들 때 집 안에 돼지를 그리게 된 것이다. 제주도에서 근래까지도 화장실 밑에 돼지를 기른 것은 고대에 집 밑에다 돼지를 길렀던 풍속이 이어져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할 연(然)’ 역시 마찬가지다. 然은 고기(肉), 개(犬), 불(火)로 구성된 글자다. 즉, ‘개고기를 불에 그슬려 먹어야 맛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다. 개고기를 그슬려서 먹는 민족은 동이족밖에 없었으므로, 이 역시 동이족 한자 창제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자(漢字)는 한(漢)족의 글자라는 뜻이다. 동이족 한자 창제설을 주장해 온 학자들은 한자의 명칭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진 이사장은 “한자라는 명칭은 한대(漢代)에 한족에 의해 만들어진 문자라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러나 한자는 한대는 고사하고 진(秦)과 주(周)대를 소급해, 한(漢)의 건국으로부터 약 1400년 이전 은(殷)대에 이미 문자가 매우 발달히 쓰였음을 알 수 있다”면서 “앞으로 한자라는 명칭은 대내적으로 고한글(古韓契), 대외적으로는 동방문자(東方文字)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이족, 한자와 우리민족
우리민족사회내부에서 동이족은 우리민족이고 동이족이 한자를 만들었으니 한자는 우리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여기에 한술 더 떠 대만, 중국학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한다는 등 외부세계의 한낮 풍문들을 빌어 자기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움직임마저 적잖게 포착된다. 이러한 주장들의 뒤끝을 보면 항상 그렇기때문에 한자를 버릴수 없으며 오히려 한자사용을 적극 추진하여야 하며 우리사회에서 적어도 한자혼용은 실시하여야 한다는 론조로 귀결되곤 한다.
그러면
1. 동이족이 과연 우리민족일가?
2. 또한 동이의 령역에서 현재까지 제일 오란 한자모체의 사용증거가 나왔을진대 한자가 우리것이라 주장할수가 있을가?
3. 그리고 한자가 우리민족의것이라면 우리는 한자를 끝까지 안고 살아야 하는걸가?
본문에서는 위와 같은 질의를 앞세워 여러면으로 그 답안에 접근하여 보려고 한다. 다만 본문은 최종 결론을 내리는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마지막 몫은 독자 여러분들에게 남겨 주고 여기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는데 필요한 논리와 상황들을 제시코자 할따름이다. 또한 필자 본인이 역사학자가 아니고 관련사료들을 찾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는만큼 구체적인 사료제시는 본문에서는 하지 않음을 밝히는 바이다.
1. 동이족과 우리민족과의 관계
전번세기 언제인가부터 우리민족사회내부에서는 동이란 명사가 자주 들리더니 얼마쯤후부터는 동이족이 등장하고 그 다음은 (동이족 = 우리민족)이라는 결론아닌 결론이 사실인양 급속도로 유포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면 이러한것이 사실일가? 또한 동이와 우리 사이를 어떻게 보는것이 적절할가? 이러한 문제들을 토론하기 위하여 여기서 몇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고찰해 보려고 한다.
(ㄱ) 동이와 동이족이란
중국바이두백과사전의 동이의 정의를 한번 살펴보자.
"东夷是华夏人对东方民族的泛称,非特定的一个民族。夷又有诸夷、四夷、东夷、西夷、南夷、九夷等称。随着东夷与华夏的融合,汉朝之后,东夷后来变成对日本等东方国家的泛称。"
뜻인즉 "동이는 화하인이 동방민족들을 모두어 일컫는 이름이며 어떤 특정된 하나의 민족이 아니다. 이(夷)에는 또 제이, 사이, 동이, 서이, 남이, 구이 등이 있다. 동이와 화하의 융합과 더불어 한나라후에는 일본등 동방의 나라들을 일컫는 명사로 바뀌였다."이다.
다음백과사전에서 살펴보면 동이에 대해 다음과같이 정의하고 있다.
"중국인이 자기 나라의 동방에 거주하던 종족을 일컫던 호칭. '이'(夷)라는 명칭은 은(殷)의 갑골문자에 이미 등장하고 있는데 은대의 '이'는 황허 강[黃河] 중류 이동의 지역인 반도 및 화이수이 강[淮水], 쓰수이 강[泗水] 일대의 동방종족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으며 서주(西周) 때에는 이 일대의 종족을 동이·남이·회이로 나누어 지칭했다. 춘추·전국시대에는 동방의 '이'를 견이(畎夷)·우이(于夷)·방이(方夷)·황이(黃夷)·백이(白夷)·적이(赤夷)·현이(玄夷)·풍이(風夷)·양이(陽夷) 등 아홉으로 분류하여 파악하기도 했다."
위의 한중 두나라의 대표사이트상의 정의들에서는 동이족이라는 표현이 없으며 역사사료들에서도 동이 혹은 동이인이란 말은 있어도 동이족이란 언급은 없는듯싶고 따라서 (동이 -> 동이족 = 우리민족)이라는 등식이 억지스러움이 느껴진다. 왜냐하면 윗 정의에서도 나타나듯이 먼 옛날 중원도 한개의 민족이 아니였을때인데 중원보다도 더 방대한 지역인 동이지역에 하나의 민족만이 생활했을 가능성이 크게 낮기때문이다. 중국바이두에서는 동이란 하나의 특정민족을 지칭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혀두고 있으며 다음사이트의 정의는 조금 모호하나 '이'(夷)가 여러갈래로 나뉘였음을 서술하고 있다.
다른 일면으로는 당시의 여건상 교제수단의 제약으로 외부세계의 종족을 정확히 개개의 민족으로 획분하는 수단이 결여되여 있던 상태이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발달되여 있던 중원의 민족들이라지만 동방의 민족들을 세분할 여건이 되지 않음으로 하여 동이 서이 등등 자기중심적으로 외부민족들을 대략 획분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을 개연성이 높고 더불어 이러한 호칭과 외부 민족들을 단순 대칭시키는것은 위험한 발상이고 무책임한 행위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현실이 이러할진대 이런한 중원민족의 리해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정밀도가 떨어지는 '이'(夷)라는 개념을 우리민족에게 적용하는 처사가 합리하다고 할수가 있는지?
(ㄴ) 민족의 형성과 변천
위의 한중 두나라대표사이트의 정의로부터 보면 동이의 범주는 고정불변한것이 아니고 때에 따라 변화하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우리민족과 주변민족들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민족자체도 영원불변하는것이 아니라 시대와 여건에 따라 융합과 분열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변화하고 발전하여 왔음을 알수가 있다. 우리의 조상들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주 원류는 여러갈래임을 우리민족사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가장 가까운 과거에는 고구려, 신라, 백제의 융합이 있었고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가면 현중국의 동이지역 및 몽고로부터 유입된 사람들과 토착민들간의 융합이 있었을것이며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범위는 더욱 확대될것은 분명해 보이고 현재의 권위적인 학설에 따르면 몇백만년을 거스르면 전체의 인류는 하나로 합쳐진다고 한다.
민족이 변화발전하고 동이라는 개념도 조정과 변화를 거쳤다면 먼 옛날의 동이를 단순히 우리민족과 등식을 세우는 일은 경솔한 처사가 아닐수 없다.
(ㄷ) 우리민족과 동이의 관계
위에서 언급하였지만 우리들의 선조의 일부는 동이계열이고 일부는 몽고계열이였으며 또 일부는 토착민들이였을것인만큼 범주의 의미로부터 보면 우리 = 동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을것이다. 동이가 우리조상의 전부가 아니니깐말이다.
다른 일면 우리들의 동이계열의 조상들은 옛 동이의 일부분에 귀속되였을 개연성이 높고(동이의 범위가 워낙 넓으니 부족의 갈래도 상당히 복잡하였으리라 보아진다. 현 중국의 남방의 일부지역에는 마을과 마을사이에 방언이 다른곳도 적지 않다고 하니 먼 옛날 드 넓은 동이지역의 상황을 상상하여 보시라) 동이의 모든 부족이 넘어 왔을리는 없었을것이며 따라서 우리들의 동이계열의 조상들과 동이간에도 등식이 아닌 부분귀속관계만 성립된다고 보아진다. 즉 우리의 조상들이 동이의 전부가 될수가 없다는것이다.
모두어 말씀드리면 동이가 우리조상의 전부가 될수가 없고 우리조상도 동이의 전부가 될수가 없으며 따라서 (동이 = 우리민족)이라는 등식은 참으로 무책임한 결론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논리대로라면 일본인 = 백제인, 우리민족 = 백제인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따라서 일본인 = 우리민족이라는 결과를 도출할수가 있게 된다. 이러한 추리가 가능한지?...
2. 한자와 동이, 그리고 우리민족
근대에 들어 와서 동이지역에서 한자의 모태인 갑골문이 발견되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사회상에는 한자의 동이족창제설이 힘을 얻고 있으며 덩달아 (동이 = 우리민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때를 맞추어 뛰쳐 나와 한자의 우리민족창제설, 소유설을 적극 설파하고 나섰다.
현실은 어떨가? 아래에 몇가지 측면으로 부터 고찰하여 보려고 한다.
(ㄱ) 한자의 창제시기
우리민족사회에서 한자는 '우리의 선조인 동이족'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두루 된다. 이유라면 현재까지 발굴한 가장 오래된 한자의 전신으로 추정되는 갑골문(일명 금문)들이 동이의 지역에서 발견되였기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러한 사실로 우리민족 한자창제설을 뒷바침할수가 있을가? 또한 한자가 그로 하여 우리민족의것으로 되는가?
주지하다싶이 현대의 한자는 근 6만자에 달한다. 일생을 깡그리 쏟아 부어도 배워낼수 없을만큼 방대한 양의 이런 글자체계는 단시간내에 만들어 졌을리 없다. 동아시아각국의 한자사학자들도 한자의 형성은 몇천년의 과정을 거쳤음을 인정한다. 이 기나긴 수천년중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 기간중에 사용된것으로 보이는 그것도 한자도 아닌 갑골문의 발견을 보고 동이족 한자창제설을 주장하는것이 과연 옳은 처사일가? 우리는 누가 면화(솜)를 재배한다고 하여 그 뒤에 타인에 의하여 만들어진 실과 천, 옷 등을 솜을 재배한 사람의 소유로 돌리지 않는다. 갑골문과 한자도 이와 같은 이치로 이해하는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가?
다른 일면 한자는 만들어졌다기보다 형성되였다고 하는 편이 맞다. 그림에서 => 상형문자로 => 다시 한자에로 이런 순서로 말이다. 한자의 진정한 시초를 말하려면 그림에서부터 얘기해야 옳지 않은가?... 하지만 현 시점에서 그 시작은 알바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자형성의 중간과정이 되는 갑골문자의 사용흔적만을 가지고 한자창제설 운운하는것은 서뿌른 판단임은 말할것 없고 어리꿎은 생떼같은 느낌마저 든다.
애초에 한자의 시초를 따지고 또 그것과 한자소유권을 연결시키는 자체부터 아무런 의미가 없는 헛풍선잡기로밖엔 안 보인다.
(ㄴ) 한자창제지역
또한 방대한 한자는 어느 개인이나 소수지역이나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것이 아니고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서 만들어진 흔적들도 적지 않다. 예하면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한자거나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한자등은 상응하는 지역에서 만들어졌을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중원이나 베트남같은 지역이나 나라에서 만들어진 한자들도 상당히 많을것이다. 이러할진대 동이가 우리민족이 맞다고 가정하고 한자의 시초가 동이에서 시작하였다고 설정할때 우리가 한자는 우리의 소유라고 주장하면 우리외의 한자제작에 참여한 나라와 지역들은 자기들이 만든 한자의 소유권을 포기해야 하는걸가? 자기가 첫 단추를 뀄다고 다른 사람들의 노고를 무시하고 자기 권리만 주장하는 행위는 어리석은 짓이 아닐가? 더군다나 이 첫 단추를 꿴 사람이 자기의 조상이 옳은지조차 확실하게 확인할수 없는 마당에.....
한자는 엄밀하게 말하면 어느 한 지역이나 어느 한 집단의 문자가 아니고 동아시아 각국과 각 민족의 공동의 문자라고 말하는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각국과 각 민족의 지분이 많고 적음이 있을뿐...
또한 만든 수량이나 활용한 정도 등을 따져보면 현 중국대륙이 절대적으로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자가 중국의 것이라하여도 과분하지는 않다.
(ㄷ) 문자의 속성과 우리민족
문자는 언어를 담기 위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어느 민족이나 문자를 만듦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것은 자기 민족언어표달에 편리한가하는것이다. 세상의 여러 문자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점들을 쉽게 발견할수가 있다. 영어자모는 영어를 담기에 합당한 방식이고 한자는 중국어를 담기에 적당한 형식이며 한글은 우리말을 담기에 그 무엇보다 편리하다.
그렇다면 일부 사람들이 우리글이라 주장하는 한자의 경우 우리말과의 궁합은 어떠할가?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싶이 우리의 조상들은 옛날 한자를 사용했었다. 하지만 한자로 우리말을 표달함에 있어서 큰 불편함이 한두가지가 아니여서 결국에는 이두, 구결, 향찰등과 같은 대응 방안들을 끊임없이 모색하고다듬기에 이르렀으며 결과적으로는 한글의 창제를 이끌어 냈다. 왜서 우리글자라고 하는 한자를 우리말에 응용하는데 여러 대책들을 세워야 했었고 그래도 만족스럽지 못하여 결국에는 새글을 창제하기에 이르렀을가? 중국의 한족들은 한자를 별도의 대안없이 그냥 그대로 자기들의 말에 적용하여 써도 전혀 불편한점이 없는데 말이다. 또한 우리언어에서 활용도가 가장 높은 토씨는 우리글자라고 하는 한자에서는 그 그림자조차도 찾아 볼수가 없다. 한자가 우리의 조상들이 만들었을진대 우리언어에서 가장 중요한 토씨를 외면한다는것이 말이나 되는소리일가?
3. 한자와 우리민족의 미래
동이족설, 한자창제설 등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의 말끝에는 꼭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한자를 박대하면 안되고 반드시 불상처럼 고이 모셔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식의 얘기를 덧붙인다. 동이족설과 한자창제설이 한자사용설을 뒷바침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렇다면 다른것은 제쳐두고 우리의 것이면 꼭 끝까지 붙잡고 가야 하는것일가?
인류의 발전사를 보면 인간은 많은 철두철미한 변화들을 거쳤었다.
1. 4족보행으로부터 직립보행의 변화;
2. 나체생활에서 의류생활에로의 전환;
3, 채집, 수렵에서 작농을 거쳐 제조업에로 이행;
4. 자연발생적인 터득에서 반 강압적이고 체계적인 대량 교육에로의 이동;
...
등등 이루 말할수 없는 변화들을 겪어 왔었다. 이러한 변화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런 과정들은 하나같이 원래의 전통방식을 철저히 부정함으로써 참신한 방식을 일으켜 온 과정임을 알수가 있다. 원래의 방식을 고집하였다면 지금과 같은 인류가 있었을가? 답은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인류가 아니라 동물로 존재할수밖에 없었을것이다.
마찬가지로 한자가 우리의것이라고 하여도 한글이 더 우수하면 한글에 길을 내여 주는것이 인류발전의 이치에 부합한다. 더 나아가 만일 한글에 비해 우수한 어떤 글자체계가 존재하면 한글 또한 그 글자체계에 자리를 양보해야 하지 않을가!... 그렇게 해야만이 진보가 있고 발전이 있는것이다. 마냥 옛것을 붙잡고 돌다나면 어떻게 변화라는것이 생기고 성장이라는것이 있을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