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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윤선도

Jobs9 2022. 4. 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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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사(春詞)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해 비췬다
배떠라 배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江村) 온갓 고지 먼 비치 더옥 됴타


날이 덥도다 믈 우희 고기 떳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갈며기 둘식세식 오락가락 하느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낫대는 쥐여잇다 탁쥬ㅅ병(濁 甁) 시럿나냐


동풍(東風)이 건듣 부니 믉결이 고이 닌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동호(東胡)를 도라보며 셔호(西湖)로 가쟈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압뫼히 디나가고 뒷뫼히 나아온다


우는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漁村) 두어 집이 냇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뒤노나다


고운 볃티 쬐얀는듸 믉결이 기름갓다
이어라 이어라
그믈을 주어듀라 낙시를 노흘일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濯영歌)의 흥(興)이 나니 고기도 니즐로다


셕양(夕陽)이 빗겨시니 그만하야 도라가쟈
돋디여라 돋디여라
안류(岸柳) 뎡화( 化)는 고비고비 새롭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三公)을 불리소냐 만사(萬事)를 생각하랴


방초(防草)를 발와 보며 난지(蘭芷)도 뜨더보쟈
배셰여라 배셰여라
일엽편주(一葉片舟)에 시른 거시 므스것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 제는 바뿐이오 올 제는 달이로다


취(醉)하야 누얻다가 여흘 아래 나리려다
배매여라 배매여라
락홍(落紅)이 흘러오니 도원(桃源)이 갓갑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홍딘(人世紅 )이 언메나 가렷나니


낙시줄 거더노코 봉창( 窓) 이 달을 보쟈
닫디여라 닫디여라
하마 밤들거냐 쟈규(子規)소리 말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나믄 흥(興)이 무궁(無窮)하니 갈 길흘 니젓땃다


내일(來日)이 또 업스랴 봄밤이 몃덛새리
배브텨라 배브텨라
낫대로 막대삼고 시비(柴扉)를 차자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 생애(漁父生涯)는 이렁구리 디낼로다

 

 

 

 

하사(夏詞)


구즌 비 머저가고 시낻물이 맑아 온다
배떠라 배떠라
낫대를 두러 메니 기픈 흥(興)을 금(禁) 못 할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연강덥쟝(沿江  )은 뉘라셔 그려낸고


년닙희 밥 싸두고 반찬으란 쟝만마라
닫드러라 닫드러라
청약립(靑蒻笠)은 써잇노라 녹사의(綠蓑依)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無心)한 백구(白駒)는 내 좃는가 제 좃는가


마람 닙희 바람나니 봉창( 窓)이 서늘코야
돋다다라 돋다다라
녀름바람 뎡할소냐 가는 대로 배시켜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븍포 남강(北浦南江) 이 어디 아니 됴흘러니


믉결이 흐리거든 발을 싯다 엇더하리
이어라 이어라
오강(吳江)의 가쟈하니 천년노도(千年怒濤) 슬플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초강(楚江)의 가쟈 하니 어복튱혼(漁腹 混) 낟글셰라


만류록음(萬柳綠陰) 어릔 고대 일편태긔(一便苔磯) 긔특(奇特)하다
이어라 이어라
다리예 다 닫가든 어인쟁도(漁人爭渡) 허믈마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학발로옹(鶴髮老翁) 만나거든 뢰택양거(雷澤讓居) 효측(效側)하쟈


긴 날이 져므는 줄 흥(興)의 미쳐 모르도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뱃대를 두드리고 슈됴가(水 歌)를 블러 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애내 셩듕에 만고심(萬古心)을 긔 뉘알고


석양(夕陽)이 됴타마는 황혼(黃昏)이 갓깁거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바회 우희에 구븐 길 솔 아래 빗겨 잇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벽슈앵셩(碧樹鶯聲)이 곧곧이 들리나다


몰괘 우희 그믈 널고 둠 미틔 누어 쉬쟈
배매어라 배매어라
모괴를 뮙다 하랴 창승(蒼蠅)과 엇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다만 한 근심은 상대부(桑大夫) 드르려다


밤 사이 풍낭(風浪)을 미리 어이 짐쟉하리
닫디여라 닫디여라
야도횡쥬(夜渡橫舟)도 진실로 어엳브다
와실(蝸室)을 바라보니 백운(白雲)이 둘러잇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부들부체 가라 쥐고 셕경(石逕)으로 올라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옹(漁翁)이 한가(閑暇)터냐 이거시 구실이라

 

 

 

 


추사(秋詞)


물외(物外)예 조흔 일이 어부 생애(漁夫生涯) 아니러냐
배떠라 배떠라
어옹(漁翁)을 욷디 마라 그림마다 그렷더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사시흥(四時興)이 한가지나 츄강(秋江)이 읃듬이라


슈국(水國)의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읻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만경딩파(萬頃 波)의 슬카지 용여(容與)하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人間)을 도랴보니 머도록 더옥 됴타


백운(白雲)이 니러나고 나모 긋티 흐느긴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밀믈의 셔호(西湖)ㅣ 오 혈믈의 동호(洞湖)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빈홍료(白 紅蓼)는 곳마다 경(景)이로다


그러기 떳는 박싀 못 보던 뫼 뵈느고야
이어라 이어라
낙시질도 하려니와 취(趣)한 거시 이 흥(興)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셕양(夕陽)이 바애니 쳔산(天山)이 금슈(金繡)ㅣ 로다


은슌옥쳑(銀脣玉尺)이 몃치나 걸럿나니
이어라 이어라
로화(蘆花)의 블부러 갈해야 구어 노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딜병을 거후리혀 박구기예 브어 다고


녑바람이 고이 부니 다론 돋긔 도라와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명색(瞑色)은 나아오대 쳥흥(淸興)은 머러 읻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홍슈(紅樹) 쳥강(淸江)이 슬믜디도 아니한다


흰 이슬 빋견는데 발근 달 도다온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봉황루(鳳凰樓) 묘연(杳然)하니 쳥광(淸光)을 눌을 줄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옥토(玉 )의 띤는 약(藥)을 호객(豪客)을 먹이고쟈


건곤(乾坤)이 제곰인가 이거시 어드메오
배매여라 배매여라
셔풍딘(西風 ) 몯미츠니 부체하야 머엇하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드론 말이 업서시니 귀시서 머엇하리


옷 우희 서리오대 치운 줄을 모를로다
닫디여라 닫디여라
됴션( 船)이 좁다 하나 부셰(浮說)와 얻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내일도 이리 하고 모뢰도 이리 하쟈


숑간셕실(松間石室)의 가 효월(曉月)을 보쟈 하니
배브텨라 배브텨라
공산락엽(空山落葉)의 길흘 엇디 아라볼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운(白雲)이 좃차오니 녀라의(女蘿依) 므겁고야

 

 

 

 

동사(冬飼)


구룸 거둔 후의 핻빋치 두텁거다
배떠라 배떠라
텬디폐색(天地閉塞) 호대 바다흔 의구(依舊)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가업슨 믉결이 깁편 닷 하여잇다


주대 다사리고 뱃밥을 박앋나냐
닫드러라 닫드러라
쇼샹(瀟湘) 동뎡(洞 )은 그믈이 언다 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이때예 어됴(漁 )하기 이만한 듸 업도다


여튼 갣 고기들히 먼 소해 다 갇나니
돋다라라 돋다라라
져근덛 날 됴흔 제 바탕의 나가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밋기 곧다오면 굴근 고기 믄다 한다


간밤의 눈갠 후(後)에 경물(景物)이 달랃고야
이어라 이어라
압희는 만경유리(萬頃琉璃) 뒤희는 천텹옥산(天疊玉山)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션계(仙界)ㄴ가 불계(佛界)ㄴ가 인간(人間)이 아니로다


그믈 낙시 니저 두고 뱃젼을 두드린다
이어라 이어라
압개를 건너고쟈 멷 번이나 혜여본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단(無端)한 된바람이 행혀 아니 부러올까
돋디여라 돋디여라
압길히 어두우니 모셜(暮雪)이 자자뎓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아압디(鵝鴨池)를 뉘텨서 초목참(草木斬)을 싣돋던고


단애취벽(丹崖翠壁)이 화병(畵屛) 갇티 둘럿는듸
배셰여라 배셰여라
거구셰린(巨口細鱗)을 낟그나 몬 낟그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고주사립(孤舟蓑笠)에 흥(興)계워 안잣노라


믉가의 외로운 솔 혼자 어이 싁싁한고
배매여라 배매여라
머흔 구룸 한(恨)티 마라 셰샹(世上)을 가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파랑셩(波浪聲)을 염(厭)티 마라 딘훤( 暄)을 막는또다


챵쥬오도(滄州吾道)를 녜브터 닐런더라
닫디여라 닫디여라
칠리(七里) 여흘 양피(羊皮) 옷슨 긔 얻더 하니런고
직구총 지국총 어사와
삼쳔뉵백(三千六白) 낙시질은 손 고븐 제 엇더턴고


이와 져므러간다 연식(宴息)이 맏당토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가는 눈 쁘린 길 블근 곳 흣터딘 듸 흥치며 거러가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셜월(雪月)이 셔봉(西峰)의 넘도록 숑창(松窓)을 비겨 잇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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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포(北浦) : 북쪽 포구. 포구는 배가 드나드는 곳의 어귀를 말함.
* 어옹(漁翁) : 고기 잡는 노인.
* 천텹옥산(千疊玉山) : 수없이 겹쳐 있는 아름다운 산.

 

핵심 정리

어부의 생활과 경치를 읊은 연시조로,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흥과 정취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경치 속에서 보여 주는 작품이다.

* 갈래 : 연시조(춘하추동 각 10수씩 전 40수)
* 성격 : 풍류적, 전원적, 자연 친화적
* 제재 : 자연에서의 어부 생활
* 주제 : 자연 속에서 한가롭게 살아가는 어부 생활의 여유와 흥취
* 특징 
① 초장과 중장, 중장과 종장 사이에 고려 가요처럼 여음(후렴구)이 있음.
② 대구법, 반복법, 원근법, 의성어의 사용 등 다양한 표현법을 사용함.
* 연대 : 조선 효종
* 출전 : “고산유고”

 

이 작품은 고려 때부터 전하여 온 ‘어부사(漁父詞)’를 조선 중종 때 이현보가 9장으로 개작한 후 이를 다시 윤선도가 여음(후렴구)을 넣어 창작한 것으로, 연장체 형식의 연시조이다. 각 수에서 여음(후렴구)을 빼고 보면 각기 초장, 중장, 종장 형태의 3장 6구 평시조 형식을 지니게 된다.
작가가 65세 때 전남 보길도에 은거하며 지은 이 작품은 계절마다 펼쳐지는 어촌의 아름다운 경치와 어부 생활의 흥취를 담아 한 계절당 10수씩 읊고 마지막에 ‘어부사시사 여음’ 이라고 하여 만흥[漫興 ; ‘산중신곡(山中新曲)’ 중 여섯 수] 1수를 덧붙였다. 각 계절의 10수는 출항에서 귀항까지 어부의 하루 일과를 시간 순서로 읊은 것인데, 세속을 벗어나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삶의 경지를 격조 높고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었으며 대구법, 원근법, 시간의 추이에 따른 시상 전개의 조화 등 표현 기교도 뛰어나서 우리 시조 문학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어부사시사’의 여음(餘音)

* 초장과 중장 사이의 여음 - 출항에서 귀항까지의 과정 
각 계절의 10수마다 출항에서 귀항까지의 과정을 정연하게 보여 주는 여음으로, 작품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중장과 종장 사이의 여음(후렴구)인 ‘지국총(至菊悤) 지국총(至菊悤) 어사와(於思臥)’는 ‘어부사시사’의 전편(全篇)에 걸쳐 일정하게 나타난다. 이는 노 젓는 소리와 노 저을 때 외치는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로, 시상 전개에 사실감을 부여하고 강호에서 느끼는 흥취를 북돋으며 평시조의 단조로운 흐름에 변화를 준다.

고산 윤선도의 자연 친화적인 삶

이 작품의 화자는 고기잡이를 생업으로 하는 ‘어부(漁夫)’가 아니라 취미와 풍류로 한가하게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漁父)’, 즉 ‘가어옹(假漁翁)’으로서 낭만적인 풍류객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 현실 정치의 혼탁함에서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면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했던 작가의 현실관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소개 - 윤선도(尹善道, 1587 ~ 1671)

호는 고산(孤山). 당쟁의 와중에서 여러 차례 유배 생활을 하였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는 작품을 창작하였고 ‘어부사시사’ 등 많은 시조를 써, 조선 시대 3대 가인(三大歌人)의 한 사람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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