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성산별곡(星山別曲), 정철

Jobs 9 2022. 4. 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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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별곡(星山別曲)

정철

[1]

엇던 디날 손이 성산의 머믈며셔

서하당 식영정 주인아 내 말 듯소.

인생 세간(世間)의 됴흔 일 하건마난

엇디한 강산(江山)을 가디록 나이 녀겨

적막 산중의 들고 아니 나시난고

송근(松根)을 다시 쓸고 죽상(竹床)의 자리 보아

져근덧 올라 안자 엇던고 다시 보니

천변(天邊)의 떳난 구름 서석(瑞石)을 집을 사마

나는 듯 드는 양이 주인과 엇더한고

창계(滄溪) 흰 믈결이 정자 알픠 둘러시니 

천손운금(天孫雲錦)을 뉘라셔 버혀 내여 

닛는 듯 펴티는 듯 헌사토 헌사할샤

산중의 책력(冊曆) 업서 사시(四時)를 모르더니

눈 아래 헤틴 경(景)이 쳘쳘이 절노 나니

듯거니 보거니 일마나 선간(仙間)이라

[2]

매창(梅窓) 아젹 벼테 향기예 잠을 깨니

선옹(仙翁)의 해욜 일이 곳 업도 아니하다

울 밋 양지 편의 외씨를 삐허두고

매거니 도도거니 빗김의 달화 내니

청문고사(靑門故事)를 이제도 잇다 할다

망혜(芒鞋)를 뵈야 신고 죽장(竹杖)을 흣더디니

도화 픤 시내 길히 방초주(芳草洲)의 니어셰라.

닷봇근 명경(名鏡) 중(中) 절로 그린 석병풍(石屛風)

그림애를 버들 사마 서하(西河)로 함끠 가니

도원(桃園)은 어드매오 무릉(武陵)이 여긔로다

[3]

남풍이 건듯 부러 녹음(綠陰)을 혜텨 내니

절(節) 아는 괴꼿리난 어드러셔 오돗던고

희황(羲皇) 벼개 우희 픗잠을 얼픗 깨니

공중 저즌 난간(欄干) 믈 우희 떠 잇고야

마의(麻衣)를 니믜 차고 갈건(葛巾)을 기우 쓰고

구브락 비기락 보난 거시 고기로다.

하루밤 비 끠운의 홍백련(紅白蓮)이 섯거 픠니

바람끠 업시셔 만산(萬山)이 향긔로다

염계(염溪)를 마조보와 태극(太極)을 뭇잡는 듯

태을진인이 옥자(玉字)를 헤혓는 듯

노자암 건너보며 자미탄 겨테 두고

장송(長松)을 차일(遮日)사마 석경(石逕)의 안자하니

인간(人間) 유월(六月)이 여긔는 삼추(三秋)로다

청강(淸江)의 떳는 올히 백사(白沙)의 올마 안자

백구(白鷗)를 벗을 삼고 잠 깰 줄 모르나니

무심코 한가하미 주인과 엇더하니

[4]

오동(梧桐) 서리달이 사경(四更)의 도다오니

천암만학(千巖萬壑)이 나진들 그러할가

호주(湖洲) 수정궁을 뉘라셔 옴겨 온고

은하를 띄여 건너 광한전의 올랏는 듯

짝 마즌 늘근 솔란 조대(釣臺)예 셰여두고

그 아래 배를 띄워 갈 대로 더뎌 두니

홍료화(紅蓼花) 백빈주(白빈洲) 어느 사이 디나관데

환벽당(環碧堂) 용(龍)의 소히 뱃머리예 다하셰라.

청강(淸江) 녹초변(綠草邊)의 쇼 머기난 아해들이

석양의 어위 계워 단적(短笛)을 빗기 부니

믈 아래 잠긴 용이 잠 깨야 니러날 듯

내끠예 나온 학이 제 기슬 더뎌두고 반공(半空)의 소소 뜰 듯

소선(蘇仙) 적벽(赤壁)은 추칠월(秋七月)이 됴타 호듸

팔월 십오야(十五夜)를 모다 엇디 과하는고

섬운(纖雲)이 사권(四捲)하고 믈결이 채 잔 적의

하늘의 도단 달이 솔 우희 걸려거든

잡다가 빠딘 줄이 적선(謫仙)이 헌사할샤

[5] 

공산의 싸힌 닙흘 삭풍(朔風)이 거두 부러

떼구름 거느리고 눈조차 모라오니

천공(天公)이 호사로와 옥(玉)으로 고즐 지어

만수천림(萬樹千林)을 꾸며곰 낼셰이고

앏 여흘 가리 어러 독목교(獨木橋) 빗겻는듸

막대 멘 늘근 즁이 어내 뎔로 갓닷 말고

산옹(山翁)의 이 부귀를 남다려 헌사마오

경요굴(瓊瑤窟) 은세계(銀世界)를 차자리 이실셰라

[6] 

산중의 벗이 업서 한기(漢紀)를 싸하 두고

만고(萬古) 인물을 거사리 혜혀하니

성현(聖賢)도 만커니와 호걸(豪傑)도 하도할샤

하늘 삼기실 제 곳 무심(無心)할가마는

엇디한 시운(時運)이 일락배락 하얏는고

모를 일도 하거니와 애달옴도 그지업다

기산(箕山)의 늘근 고블 귀는 엇디 싯돗던고

박소래 핀계하고 조장이 가장 놉다

인심이 낫 갓타야 보도록 새롭거늘

세사(世事)는 구롬이라 머흐도 머흘시고

엊그제 비즌 술이 어도록 니건나니

잡거니 밀거니 슬카장 거후로니

마음의 매친 시름 져그나 하리나다

거믄고 시옭 언저 풍입송(風入松) 이야고야

손인동 주인인동 다 니저 바려셔라.

장공(長空)의 떳난 학이 이 골의 진선(眞仙)이라

요대(瑤帶) 월하(月下)의 행혀 아니 만나신가

손이셔 주인다려 닐오대 그대 긘가 하노라.

 

[현대어 풀이]

 

어떤 지나가는 나그네가 성산에 머물면서,

서하당 식영정의 주인아 내 말을 들어 보소.

인간 세상에 좋은 일이 많건마는,

어찌 한 강산을 갈수록 낫게 여겨,

적막한 산중에 들어가고 아니 나오시는가.

솔뿌리를 다시 쓸고 대나무 침대에 자리를 보아,

잠시 올라앉아 어떤가 하고 다시 보니,

하늘가에 떠 있는 구름이 서석을 집을 삼아.

나가는 듯하다가 들어가는 모습이 주인과 어떠한가.

시내의 흰 물결이 정자 앞에 둘러 있으니,

하늘의 은하수를 누가 베어 내어,

잇는 듯 펼쳐 놓은 듯 야단스럽기도 야단스럽구나.

산 속에 달력이 없어서 사계절을 모르더니.

눈 아래 헤친 경치가 철을 따라 절로 생겨나니,

듣고 보는 것이 모두 신선이 사는 세상이로다.

매창 아침볕의 향기에 잠을 깨니,

산늙은이의 할 일이 아주 없지도 아니하다.

울타리 밑 양지 편에 오이씨를 뿌려 두고,

김을 매고, 북을 돋우면서 비 온 김에 가꾸어 내니,

짚신을 죄어 신고 대나무 지팡이를 흩어 짚으니,

도화 핀 시냇길이 방초주에 이어졌구나.

잘 닦은 거울 속에 저절로 그린 돌병풍,

그림자를 벗 삼아 서하로 함께 가니,

무릉도원이 어디인가, 여기가 바로 그곳이로다.

남풍이 문득 불어 녹음을 헤쳐 내니,

철을 아는 꾀꼬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희황 베개 위에 선잠을 얼핏 깨니,

공중의 젖은 난간이 물 위에 떠 있구나.

삼베옷을 여며 입고 갈건을 비껴쓰고,

허리를 구부리거나 기대면서 보는 것이 고기로다.

하룻밤 비 온 뒤에 붉은 연꽃과 흰 연꽃이 섞어 피니,

바람기가 없어서 모든 산이 향기로다.

염계를 마주하여 태극성을 묻는 듯,

노자암을 건너보며 자미탄을 곁에 두고,

큰 소나무를 차일삼아 돌길에 앉으니,

인간 세상의 유월이 여기는 가을이로구나.

청강에 떠 있는 오리가 흰 모래에 옮겨 앉아,

흰 갈매기를 벗 삼고 잠깰 줄을 모르나니,

무심하고 한가함이 주인과 비교하여 어떤가.

오동나무 사이로 가을달이 사경에 돋아오니,

천암만학이 낮보다도 더 아름답구나.

호주의 수정궁을 누가 옮겨 왔는가.

은하수를 뛰어 건너 광한전에 올라 있는 듯.

한 쌍의 늙은 소나무를 조대에 세워 놓고,

그 아래에 배를 띄워 가는 대로 내버려 두니,

홍료화 백반주를 어느 사이에 지났길래.

환벽당 용의 못이 뱃머리에 닿았구나.

푸른 풀이 우거진 강변에서 소 먹이는 아이들이,

석양의 흥을 못 이겨 피리를 비껴 부니,

물 아래 잠긴 용이 잠을 깨어 일어날 듯,

연기 기운에 나온 학이 제 집을 버려두고

반공에 솟아 뜰 듯.

소동파의 적벽부에는 가을 칠월이 좋다 하였으되,

팔월 보름밤을 모두 어찌 칭찬하는가.

잔 구름이 흩어지고 물결도 잔잔한 때에,

하늘에 돋은 달이 소나무 위에 걸렸으니,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졌다는 이태백의 일이 야단스럽다.

공산에 쌓인 낙엽을 북풍이 걷으며 불어,

떼구름을 거느리고 눈까지 몰아오니,

천공이 호사로워 옥으로 꽃을 피워

온갖 나무들을 잘도 꾸며 내었구나.

앞 여울물 가리워 얼고 외나무다리 걸려 있는데,

막대를 멘 늙은 중이 어느 절로 간단 말인가.

산늙은이의 이 부귀를 남에게 소문내지 마오.

경요굴 은밀한 세계를 찾을 이가 있을까 두렵도다.

산중에 벗이 없어 서책을 쌓아 놓고,

만고의 인물들을 거슬러 세어 보니,

성현도 많거니와 호걸도 많고 많다.

하늘이 인간을 지으실 때 어찌 무심하랴마는,

어찌 된 시운이 흥했다 망했다 하였는가.

모를 일도 많거니와 애달픔도 끝이 없다.

기산의 늙은 고불(古佛) 귀는 어찌 씻었던가.

소리가 난다고 핑계하고 표주박을 버린 허유의 조장이 가장 높다.

인심이 얼굴 같아서 볼수록 새롭거늘,

세상사는 구름이라 험하기도 험하구나.

엊그제 빚은 술이 얼마나 익었느냐?

술잔을 잡거니 권하거니 실컷 기울이니,

마음에 맺힌 시름이 조금이나마 덜어지는구나,

거문고 줄을 얹어 풍입송을 타자꾸나.

손님인지 주인인지 다 잊어버렸도다.

높고 먼 공중에 떠 있는 학이 이골의 진선이라.

이전에 달 아래서 혹시 만나지 아니하였는가?

손님이 주인에게 이르기를 그대가 곧 진선인가 하노라.

 

[시어, 시구 풀이]

 * 星山(성산) : 송강(松江)이 을사사화(乙巳士禍)로 인해 아버지를 따라 낙향(落鄕)하여 등과(登科)

할 때까지 10여 년간 수학한 현재의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 棲霞堂(서하당) 息影亭(식영정) : 서하당은 김성원(金成遠)이 지은 자신의 당우(堂宇)이고, 식영정

은 

석천(石川) 임억령이 을 사사화를 미리 알고 퇴관(退官) 은퇴하자 그를 위해 지어 준 정자임

* 主人(주인) : 송강(松江)의 처외재당숙(妻外再堂叔)인 김성원(金成遠)을 가리킴

* 竹床(죽상) : 대나무 상(床)

* 瑞石(서석) : 상서로운(깨끗한) 돌. 광주 무등산 마루에 있는 서석대(瑞石臺)

* 滄溪(창계) : 식영정(息影亭) 앞을 흐르는 작은 시내.

* 天孫 雲錦(천손운금) : ‘천손’은 직녀성의 다른 이름이고, ‘운금’은 구름 같은 비단을 말함.

직녀가 

짠 아름다운 비단, 곧  은하수

* 헌사토 헌사할샤 : ‘헌하다’는 야단스럽게 떠들거나 시끄러운 것을 나타내나, 여기서는 몹시

호화스럽고 아름다움을 가리킴

* 혜틴 : 흩어진

* 아젹 벼테 : 아침 햇볕에

* 山翁(산옹) : 산촌에 있는 늙은이. 김성원(金成遠)을 가리킴

* 삐허 두고 : 뿌려 두고

* 빗김의 : 비 온 김에

* 달화 내니 : 다투어 내니. 손질하여 내니

* 靑門 故事(청문고사) : 청문의 옛일. ‘청문’은 한나라 장안성의 동남문인데 소평(邵平)이 창문

밖에 외를 심었으므로 그것을  청문과(靑門瓜)라 하였음

* 芒鞋(망혜) : 짚신. 미투리

* 뵈야 : 죄어. 재촉하여

* 흣더디니 : 흩어 던지니. 함부로 던지니

* 닷봇근 : 몹시 닦다

* 明鏡(명경) : 거울같이 맑은 물

* 건듯 : 한 줄기 바람이 스쳐 부는 모양

* 羲皇(희황) : 복희씨

* 니믜 : 여미어

* 葛巾(갈건) : 칡베로 만든 두건

* 기우 : 기울여. 비스듬히

* 구부락 비기락 : 몸을 구부렸다가 혹은 기댔다가

* 㾾溪(염계) : 송나라의 도학자 주돈이(周敦頤). 자는 무숙(茂叔)으로 염계(㾾溪) 사람. <애련설(愛

蓮說)>이란 글을 씀

* 太乙 眞人(태을진인) : 천지의 도를 터득한 신선

* 玉字(옥자) 혜혓  : 우왕(禹王)이 잠을 깨어 황제지악(皇帝之岳)에서 돌을 헤쳐 그 속에서

황제가 남긴 비결서인 ‘금간 옥자(金簡玉字)’를 얻은 것처럼

* 鸕鶿巖(노자암) : 식영정 아래 창계(蒼溪)에 있는 바위 이름

* 紫微灘(자미탄) : 식영정 아래에 있는 여울 이름

* 石逕(석경) : 돌이 많은 좁은 길

* 人間(인간) : 인간 세계. 속세(俗世)

* 三秋(삼추) : 늦가을

* 올히 : 오리

* 主人(주인)과 엇더하니 : 식영정의 주인 김성원과 비교할 때 어떠한가?

* 千巖萬壑(천암 만학) : 많은 바위와 계곡, 즉 깊은 산을 형용한 말

* 湖洲(호주) : 복주부(福州府) 서호(西湖)에 있는 섬

* 廣寒殿(광한전) : 달 속에 있다는 궁전

* 짝 마wms : 짝이 맞은, 즉 한 쌍의

* 釣臺(조대) : 낚시터

* 紅蓼花(홍료화) : 붉은 여뀌꽃

* 白蘋洲(백빈주) : 흰 마름꽃이 피어 있는 물 속의 작은 섬

* 環壁堂(환벽당) : 성산(星山) 맞은편 작은 언덕 위에 있는 집. 김성원의 사촌 김윤제(1501-1572)가

지어서 살던 집

* 용의 소히 : 성산의 승지(勝地)의 하나인 용추(龍湫)를 이름

* 어위 : 흥(興)

* 계워 : 겨워. 이기지 못하여. 못 이기어. 못 견디어

* 빗기 부니 : 비스듬히 대고 부니

* 내끠예 : 연기 기운에

* 蘇仙(소선) : 송나라의 문인 소동파. 이름은 식(軾)

* 赤壁(적벽) : <적벽부(赤壁賦)>. 소동파가 적벽강에서 뱃놀이를 하고서 지은 글

* 秋七月(추칠월) : 음력 칠월. 상월. 양월

* 과하는고 : 칭찬하는가

* 纖雲(섬운) : 엷고 고운 비단 같은 구름

* 四捲(사권) : 사방으로 걷힘

* 채 잔 적의 : 다 잘 때에

* 잡다가 빠딘 : 이태백이 채석강(採石江)에서 술이 취하여 물 속에 비친 달을 잡는다고 들어가 빠져

죽은 것을 가리킴

* 謫仙(적선) : 하늘에서 귀양 온 신선(神仙). 이태백을 가리킴

* 거두 부러 : 거두어들이듯이 불어. 휩쓸어 불어

* 天公(천공) : 하느님. 조물주

* 호사로와 : 호사로워. 일 꾸미기를 좋아하여

* 만수 천림(萬樹千林) : 수많은 나무와 수풀

* 가리 어러 : 가리어 얼어. 덮어서 얼어

* 獨木橋(독목교) : 외나무다리

* 빗겻는듸 : 비껴 놓여 있는데

* 山翁(산옹) : 김성원을 말함

* 瓊瑤窟(경요굴) : 달나라 아름다운 구슬의 굴. 여기서는 성산을 가리킴

* 隱世界(은세계) : 은거지(隱居地)

* 黃券(황권) : 책을 말함

* 거사리 : 거슬러

* 삼기실 제 : 하늘이 사람을 태어나게 할 적에

* 일락배락 : 일어났다가 떨어졌다가. 흥했다 망했다가. ‘배다’는 ‘망하다’, ‘망치다’의 뜻임

* 箕山(기산) : 옛날 요 임금 때 허유(許由)와 소부(巢父)가 숨어 살았다는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산 

* 고불 : 고불(古佛). 나이가 많은 사람. 옛날의 불상. 여기서는 허유(許由)를 말함

* 박소래 핀계하고 : 표주박 하나도 귀찮고 성가시다 핑계하여 내던져 버린 후에

* 조장 : ‘지조 행장(志操行狀)’의 준말

* 낫 : 낯(얼굴)

* 어도록 : 얼마나

* 거후로니 : 기울이니

* 져그나 : 다소나마

* 하리나다 : 낫는다. 풀린다

* 시옭 언저 : 거문고 줄에 시옭을 얹어 가락을 탐

* 風入松(풍입송) : 악곡의 이름

* 이야고야 : 이었구나. 끊어지지 않는구나

* 瑤臺(요대) : 신선이 사는 곳

* 행혀 : 행여. 혹시

 

[작품 개괄]

- 지은이 : 정철

- 연대 : 조선 명종 때(1560년)

- 갈래 : 서정 가사, 양반 가사

- 형식 : 총84절(행), 168구이며 3·4조가 주축

- 성격 : 전원적, 풍류적

- 주제 : 성산의 풍물과 김성원의 풍류를 예찬

- 특징 : 한어구(漢語句)와 전고(典故)가 많아 한시적인 분위기가 짙고,

  한 개인과 지역에 대한 칭송이기 때문에 보편성이 희박한 점이 아쉽다

- 구성 : (서사) 김성원의 전원 심취와 식영정 주변의 모습(∼세상이로다)

         (본사1) 성산의 봄 풍경(春景)(∼그곳이로다)

         (본사2) 성산의 여름 풍경(夏景)(∼어떤가)

         (본사3) 성산의 가을 풍경(秋景)(∼야단스럽다)

         (본사4) 성산의 겨울 풍경(冬景)(∼두렵도다)

         (결사) 전원  생활의 멋과 풍류(∼끝)

 

정철(1536-1593)

선조 대의 인물. 본관 연일(延日). 자(字) 계함(季涵), 호(號) 송강(松江). 시호 문청(文淸). 기대승(奇大升)·김인후(金麟厚)·양응정(梁應鼎)의 문하생이다. 선조 11년 동인의 탄핵으로 벼슬에서 물러나 전남 창평에 은거하였다. 1580년 강원도 관찰사로 등용, 3년 동안 강원·전라·함경도 관찰사를 지내면서 시작품(詩作品)을 많이 남겼다. 이 때 《관동별곡(關東別曲)》을 지었고, 또 시조 《훈민가(訓民歌)》 16수를 지어 널리 낭송하게 함으로써 백성들의 교화에 힘쓰기도 하였다. 1585년 관직을 떠나 고향에 돌아가 4년 동안 작품 생활을 하였다. 이 때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續美人曲)> 등 수많은 가사와 단가를 지었다. 문집으로 〈송강집〉 7책과 〈송강가사〉 1책이 전한다. 강직하고 청렴하나 융통성이 적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성품 탓에 동서 붕당정치의 와중에 동인으로부터 간신이라는 평까지 들었다. 정치가로서의 삶을 사는 동안 예술가로서의 재질을 발휘하여 국문시가를 많이 남겼다. 〈사미인곡〉·〈속미인곡〉·〈관동별곡〉·〈성산별곡〉 및 시조 100여 수는 국문시가의 질적·양적 발달에 크게 기여했으며, 특히 가사작품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린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다.

 

해설

송강 정철이 지은 ‘성산별곡'은 창작 시기에 대해서는 25세 때 지은 작품으로 보기도 하고, 42세 때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식영정은 전라남도 담양에 소재해 있는 정자로서 경관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무등산의 모습과 우리의 전통 정원을 잘 보여주는 소쇄원 등이 있어 이곳을 찾는 많은 학생들과 관광객들이 찬탄하는 곳이다. 이 작품은 당시의 문인 김성원이 세운 서하당(棲霞堂), 식영정(息影亭)을 중심으로 계절에 따라 변하는 아름다운 경치와 김성원의 풍류를 예찬한 노래이다. 당시 성산동 식영정에 모인 사선(四仙), 즉 김성원, 정철, 임억령, 고경명이 같은 제목과 압운으로 지은 한시 '식영암잡영' 20수를 지었는바, 정철이 이를 가사 작품으로 개작한 것이다. 그래서 정철 자신의 순수한 창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작자의 솔직한 생활 정서나 인생관, 개성 등의 표출 등으로 보아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다른 작품에 비하여 한문투의 고사성어가 많고, 표현력이 뒤떨어지며, 한 개인과 지역에 대한 칭송의 표현이 과다한 점 등이 불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언급한 많은 요소들로 인하여 조선조 가사 중 상당한 수준의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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