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마이클 셔머 (Michael Shermer)
과학적 회의주의자를 위한 잡지 《스켑틱Skeptic》 의 창립자이자 채프먼대학교의 프레지덴셜 펠로Presidential Fellow다. 『도덕의 궤적』, 『믿음의 탄생』,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왜 다윈이 중요한가』등의 책을 썼다. 1979년부터 옥시덴털컬리지Occidental College, 글렌데일컬리지Glendale College, 클레어몬트대학원Claremont Graduate University에서 대학교수로 일해 왔다. 사회참여 지식인인 그는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s Angeles Times》,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Nature》,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그리고 기타 출판물에 사설, 책 리뷰, 에세이 들을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셔머 박사는 페퍼다인대학교Pepperdine University에서 심리학 문학박사학위, 풀러턴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California State University에서 실험심리학 석사학위, 클레어몬트대학원에서 과학사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콜버트 리포트The Colbert Report”, “20/20”, “데이트라인Dateline”, “찰리 로즈Charlie Rose”, “래리 킹 라이브Larry King Live” 같은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하지만 자랑스럽게도 “제리 스프링거Jerry Springer”에는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다!). 그가 출연한 TED 강연 두 편은 수백만 명이 시청하였고, 2000편이 넘는 전체 TED 강연 중에서도 상위 100편에 뽑혔다. 그리고 그는 TED 올스타 강연의 기회를 부여받은 몇 안 되는 강사 중 한 명이다.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새 천년이 시작된 이후로 과학과 이성, 더 나아가 인류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는 과학계의 흐름이 거세다. 샘 해리스의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Letter to a Christian Nation』, 대니얼 데닛의 『마법 깨뜨리기Breaking the Spell』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신은 위대하지 않다God Is Not Great』,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큰 반향을 얻은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God Delusion』이 대표적인 저서들이다. 그러나 이런 운동들은 이들보다 먼저 대중들에게 과학 정신을 전파하는 운동에 앞장서 온 과학계의 전사戰士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우리에게 『과학의 변경 지대』로 잘 알려진 심리학자이자 과학사학자 마이클 셔머다. 그는 회의주의 학회를 설립하고, 과학 저널 <스켑틱>을 통해 인간이 갖는 모든 “이상한 믿음”들과 싸워 왔다.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는 뉴에이지 과학, 지적 설계론 미신과 심령술 등 우리 시대의 모든 사이비 과학을 집대성하고, 이런 “이상한” 믿음들이 생겨난 이유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한다. 셔머는 단순한 비판과 폭로를 넘어 이런 믿음들에 대항하는 과학적 방법론을 제시한다.
과학의 세기, 왜 인간은 아직도 이상한 것을 믿는가?
미국 성인의 52퍼센트가 점성술을 믿는다. 42퍼센트는 죽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답했다. 35퍼센트가 유령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실제로 심령현상을 겪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67퍼센트였다. 종교와 관련해서는 미국 성인의 96퍼센트가 신의 존재를, 90퍼센트가 천국의 존재를, 79퍼센트가 기적을, 72퍼센트가 천사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 이런 여론 조사 결과에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많은 언론들이 놀라움과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 수치는 해를 거듭하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 사회와 학교, 대중 매체를 점령하고 있는 모든 “이상한 것들”을 다룬다. 자신이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믿는 사람들, 사람의 마음을 읽고 미래를 예언한다고 주장하는 심령술사들, 과학의 허울을 쓴 창조론자들, 홀로코스트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인종 간에 우열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
마이클 셔머는 이러한 이상한 믿음에 대항하는 유일한 무기로 이성을 내세운다. 그는 비합리주의와 맹신이 가져온 역사의 비극에서 우리를 구하는 열쇠는 바로 과학을 도구로 삼은 회의주의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미국 대중들은 선도하는 데 앞장서 온 셔머의 대표작을 통해 우리는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는 최선의 무기를 얻게 될 것이다.
무엇이 이상한 것인가?
이 책은 과학과 사이비 과학, 역사와 사이비 역사를 구분하고 그 차이를 다룬다. 심령술사들과 초감각 지각(ESP), UFO와 외계인 납치, 유령과 흉가는 불안한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사회의 도덕적 공황과 집단 히스테리는 마녀 광풍을 낳는다. 17세기 악마 숭배와 아동 성학대 등의 죄목으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고발했던 마녀 광풍이 오늘날에도 똑같이 재현된다는 사실은 섬뜩하기조차 하다. 과학의 권위를 빌리려는 창조론자들은 공립학교에서 소위 “창조과학”과 진화과학을 똑같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대량 살상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 미국 백인이 미국 흑인보다 아이큐가 15점이나 높다고 생각하는 인종주의 학자들과 함께 이런 주장들은 사회에 해를 가져온다.
이 책에서 셔머는 이런 “이상한 믿음”들을 보여 주는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그런 믿음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과학적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상한 것 #1 노아의 대홍수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다?
“노아의 대홍수”가 역사적으로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창조론자들이다. 40일 동안 폭우가 내려 전 세계가 잠겼다. 노아가 모든 동물을 암수 한 쌍씩 방주에 태웠다. 현재 지구상의 생물은 모두 이 대홍수 때 방주를 타고 살아남은 인간과 동물들의 후예이다. 과연 참일까?
마이클 셔머는 이들이 신화나 종교를 과학으로 바꾸려는 어리석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수백만 종에 이르는 생물들을 각각 둘씩 짝지어 길이 약 137미터, 폭 23미터, 높이 14미터짜리 배 한척에 몰아넣는 일이 가능하기나 할까? 동물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포식자 전용 갑판이라도 만들었단 말인가?
이상한 것 #2 심령술사들은 죽은 사람과 대화하는 영적 능력을 가졌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최초로 심령술사가 출연했다. 오프라 윈프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심령술사는 250명의 방청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심령술사는 어떤 중년 여성이 보트 사고로 남편을 잃은 것을 맞추어 낸다. “남편은 당신을 아직도 매우 사랑한다고 전해 달라는군요.” 여자는 울음을 터뜨리고 방청객들이 술렁이며 감탄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 심령술사는 정말 죽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영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마이클 셔머는 심령술사들이 쓰는 이런 “콜드리딩cold-reading”의 원리는 사실상 간단하다고 말한다. 방청객 중 누군가 반응을 보일 때까지 두루뭉술한 질문을 던지다가 표적이 발견되면 구체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훈련만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심령술사나 점성술사들은 위안과 희망을 얻고 싶어하는 불행한 이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비판 능력을 마비시킨다.
이상한 것 #3 행운의 닭똥을 팝니다!
어느 회의주의 학회 회장이 시험 삼아 신문에 광고를 실었다. “행운의 닭똥”을 판다는 광고였다. 그는 광고에서 자신이 기르는 닭이 어깨에 앉아 있다가 이따금 “실례”를 하는데, 그 닭똥이 자신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주장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저는 로토에 당첨되었고, 남에게 빌려 주었다가 까맣게 잊어버린 돈을 돌려받았으며, 최근 출간한 책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닭털을 몇 개 뽑아 점쟁이에게 보였다. 점쟁이는 “탄생 별자리로 보아 그 닭은 전생에 박주의자였으니 닭똥을 널리 팔아 행운을 퍼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험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닭똥을 판 값으로 20달러를 벌었다! 셔머는 운명과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믿음과 미신은 종종 이런 우스꽝스러운 현상을 낳는다고 말한다.
이상한 것들에 대한 믿음은 진화의 낡은 산물이다!
마이클 셔머는 인간이 이런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우연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패턴을 추적하고 인과관계를 찾도록 진화한 까닭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두뇌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믿음 엔진Belief Engine”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사냥을 할 때 바람을 등지고 서면 사냥감이 냄새를 맡기 때문에 실패하게 된다. 밭에 소의 배설물을 뿌렸더니 수확이 늘었다. 이렇게 “믿음 엔진”을 통해 의미있는 패턴을 찾아낸 우리 선조들은 진화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불행히도 우리 뇌가 항상 의미있는 패턴만을 찾아낸 것은 아니었다. 기우제를 지내면 가뭄이 물러갈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대표적이다. 마이클 셔머는 이런 마술적 사고는 인과적 사고 메커니즘이 진화하면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부산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런 부산물까지를 진화의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잠에서 깰 때 본 환각이 유령이나 외계인이 되고, 빈집에 울리는 소리가 정령과 폴터가이스트의 존재가 되며, 나무의 음영이 성모 마리아의 얼굴처럼, 화성 표면의 산들이 드리운 그림자가 외계인이 만들어 놓은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이상한 것들”은 완전히 현대화된 인간에게 여전히 마술적 사고가 작용하는 사례들이다. UFO, 외계인 납치, 심령현상을 믿는 사람들은 “믿음 엔진”의 잘못된 방향을 보여 준다. 과학의 세기에도 인간이 이런 수렵 · 채집 시대의 마술적 사고들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류의 기나긴 역사에서 과학적 사고방식이 생겨난 역사가 아직은 짧은 까닭이다.
이상한 것을 믿게 만드는 사고의 스물다섯가지 오류
기적이나 괴물, 신비를 믿는 사람들은 어딘가 비정상적인 사람들일까? 마이클 셔머는 이들이 대부분 정상적이고 멀쩡한 사람들이지만 어떤 이유로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누구든지 이상한 것을 믿게 만들 수 있는 스물다섯 가지 사고의 오류들을 지적한다.
· 과학적 사고의 문제점: 1 이론은 관찰에 영향을 미친다 2 관찰자가 관찰된 것을 변화시킨다 3 장비가 결과를 구성한다 · 사이비 과학적 사고의 문제점: 4 일화를 든다고 해서 과학이 되진 않는다 5 과학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과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6 대담하게 진술한다고 주장이 참이 되지는 않는다 7 이설異說이라고 다 같이 올바르다고 판명되는 것은 아니다 8 증명의 부담 9 소문과 실상은 같지 않다 10 설명되지 않는다고 해서 설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11 실패를 합리화하다 12 사후 추론 13 우연의 일치 14 대표성 · 사고의 논리적인 문제점: 15 감정적인 말과 잘못된 유비 16 무지에의 호소 17 대인 논증과 피장파장 논증의 오류 18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19 권위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20 이것 아니면 저것, 양자택일의 오류 21 순환 논증 22 귀류법과 미끄러운 비탈길 ? 사고의 심리적인 문제점: 23 부실한 노력과 확실성, 통제, 단순성에 대한 욕구 24 부실한 문제 풀이 25 이념적 면역, 또는 플랑크 문제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도 이곳이 아시아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 것은 그의 “아시아” 이론이 관찰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관찰 행위가 관찰된 것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에 과학은 언제나 이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지만, 사이비 과학은 그렇지 않다.
언제나 후대에 올바르다고 판명되는 “창조과학”처럼 과학이 쓰는 전문 용어를 빌려 과학처럼 꾸민다 해도 그것을 뒷받침할 증거나 실험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대담한 진술이 곧 참은 아니며, 사람들이 비웃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코페르니쿠스를 비웃고 라이트 형제를 비웃었지만, 웃음거리가 된다고 해서 그가 꼭 옳다고 말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창조론자들은 늘 진화론자들에게 증거를 대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 모든 전문가들과 전체 공동체가 인정하는 믿음이 진화론이기에, “증명의 부담”을 지고 있는 쪽은 창조론자들이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사이비 과학적인 사고의 문제점들이다.
“산타클로스가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할 수 없다면 산타클로스는 틀림없이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은 “무지에의 호소”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는 사고의 논리적인 문제점들이다.
* 일화를 든다고 해서 과학이 되진 않는다
누군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코미디 영화를 보았더니 암이 치유되었다고 주장한다고 해 보자. 그러나 이런 일화는 과학과는 무관하다. 100명의 암환자들을 모아서 25명에게는 코미디 영화를 보여 주고, 25명에게는 앨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보여 주고, 25명에게는 뉴스를 보게 하고, 25명에게는 아무것도 보여 주지 않는 실험을 한다고 해 보자. 그러고 나서 실험군 사이에 평균적인 암 완화율에 중대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을 해 보아야 한다. 그 후 이 실험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실험을 수행한 다른 과학자들로부터 확증을 받아야 한다. 그 다음에야 우리는 “코미디 영화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공표할 수 있을 것이다.
* 우연의 일치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려고 수화기를 집어드는 데 마침 그에게 전화가 왔다. ‘이건 우연의 일치일 리가 없어. 우리 사이에 텔레파시가 통하는지도 몰라.’ 정말 그럴까? 셔머는 이것이 사람들이 확률 법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한다. 이 사람은 자신이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한 상황에 남자친구가 전화를 하지 않았거나 다른 사람이 전화했던 적, 또는 자신이 남자친구를 생각하지 않고 있었을 때 그가 전화를 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잊고 있다. 심리학자 스키너가 실험으로 보여 준 것처럼 사람의 마음은 사건들 사이에 관계가 전혀 없을 때조차 관계가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흔히 있다.
* 노력 없이 확실하고 단순한 답을 얻으려는 욕구
셔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 또는 삶 일반이 불확실해 질수록 사람들은 이 변덕과 우연성을 어떻게든 설명하고 싶어하고, 이런 마음이 사이비 과학이나 미신, 미혹에 속기 쉬운 상태를 낳는다고 말한다. 훈련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훌륭한 목수나 골프 선수,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을까? 셔머는 과학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도 마찬가지로 훈련과 경험,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복잡한 현실을 단숨에 꿰는 쉽고 단순한 해답을 얻으려는 성향을 조심해야 한다. 단순한 해답은 그리 쉽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이 진보적인 까닭은 과학적 패러다임이 실험, 확증, 반증을 통한 지식의 누적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사이비 과학, 비과학, 미신, 신화, 종교, 예술이 진보적이지 않은 까닭은 과거를 토대로 지식의 축적을 허용하는 목표나 메커니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패러다임들은 전환되지도 않고, 다른 패러다임들과 공존하지도 않는다. 누적의 의미를 가진 진보는 그것들의 목적이 아니다. 이런 말이 비판은 아니다. 그냥 관찰에 의한 결과일 뿐이다. 예술가들은 선배들의 양식을 개선하지 않고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 낸다. 사제, 랍비, 목사 역시 스승들의 말씀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스승들의 말씀을 되풀이하고, 해석하고, 가르친다. 사이비 과학자들은 선배들의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 그냥 그 잘못을 계속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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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어떤 이유보다도 사람들이 이상한 것들을 믿는 이유는 바로 믿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느낌이 좋다, 편안하다, 위로가 된다는 것이다. 1996년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성인의 96퍼센트가 신의 존재를 믿고, 90퍼센트가 천국의 존재를 믿고, 79퍼센트가 기적을 믿고, 72퍼센트가 천사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했다.(<월 스트리트 저널>, 1월 30일 A8) 지고한 힘, 사후의 삶, 신의 섭리에 대한 믿음을 불식시키려 애쓰는 회의주의자들, 무신론자들, 호전적인 반종교주의자들이 정면충돌한 것은 (일부 인류학자들이 믿는 것처럼, 만일 신에 대한 믿음과 종교가 생물적인 기초를 갖고 있다면) 만 년의 역사, 아니 어쩌면 십만 년의 진화의 역사일 것이다. 기록된 모든 역사 속에서, 전 세계 어디에서나 그런 믿음을 믿는 자들의 비슷비슷한 비율을 공통적응로 찾아볼 수 있다. 비종교적응로 이를 적절하게 대체할 만한 것이 부상하지 않고선, 이 수치는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p.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