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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스토리 공부, 우주의 탄생부터 인간 의식의 출현까지, 박문호 박사

Jobs 9 2022. 6. 3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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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을 구성하는 광자가 전자에 흡수되고 양성자를 세포 외부로 방출하는 과정이 바로 생명 현상이다. 전자, 양성자, 광자는 자연을 구성하는 입자다. 자연은 전자, 양성자, 광자 상호작용의 무한한 중첩 현상일 뿐이다. 중력을 제외한 자연의 모든 현상은 전자, 양성자, 광자의 다양한 상호작용이다. 이 책은 바로 전자, 양성자, 광자의 작용으로 우주, 지구, 생명, 의식을 설명하려고 한다. 
--- p.7

별과 태양은 수소 원자로 시작된다. 수소 원자만 알면 모두 알 수 있다. 수소 원자는 양성자와 전자로 구성되는데, 전하를 갖는 양성자와 전자가 가속운동을 하면 광자를 방출한다. 별은 70퍼센트 이상이 수소이며, 별이 핵융합해 약 90가지 원소를 만든다. 별, 지구, 생물은 모두 전자, 양성자, 광자의 상호작용에서 생겨난다. 
--- p.24

우주의 네 가지 힘은 모두 보손 입자들이 전달하는데, 전자기력을 전달하는 입자가 바로 광자다. 전기장의 시간적 변화가 자기장을 만들고, 자기장의 시간적 변동이 전기장을 생성한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생성하는 이러한 과정을 맥스웰이 수식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맥스웰 방정식이라 한다. 전기 현상과 자기 현상은 맥스웰 방정식의 전기와 자기에 관한 네 가지 방정식으로 표현된다. 맥스웰의 전자기 방정식에서 빛의 속도 공식이 유도되어 전자기 현상과 빛의 관계가 분명해졌다.
--- p.67

외핵에서 출발한 거대한 슈퍼플룸은 19억 년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원생대에서 신생대까지 대륙의 이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지구과학 이론은 대륙판과 해양판의 이동에 관한 판구조 이론과 외핵에서 상승하는 슈퍼플룸 이론이 결합하여 지각 판들의 움직임을 지구 전체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원생대 이후부터 신생대까지 약 5억 년 주기의 초대륙 생성과 분열도 슈퍼플룸의 주기적 상승 작용에서 생겨난다고 추정된다.
--- p.95

1980년대까지는 다가올 빙하기를 걱정했지만 그 후 30년 사이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기후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현재의 지구 온난화는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면서 생긴 결과다. 고생대 석탄기에 대규모로 만들어진 석탄을 산업혁명 이후 300년간 에너지원으로 불태워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 현재의 지구 온난화는 10만 년 주기로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는 밀란코비치 주기와 관련이 없다. 최근 수십 년간의 지구 온난화는 태양광 입사량의 주기적 변동과는 별개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인간이 만든 현상이다. 산업화의 결과로 급속히 증가하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지구 온난화는 걷잡을 수 없이 가속될 것이다.
--- p.130

생명 활동에서 물질과 에너지의 관련 과정을 대사 작용이라 한다. 대사 작용은 세포 속 분자들의 산화와 환원 과정이다. 전하가 중성인 원자는 전자를 획득하면 음이온이 되고 전자를 방출하면 양이온이 된다. 분자는 여러 개의 원자가 전자를 공유하는 공유결합으로 분자를 형성한다. 분자 속의 원자가 전자를 얻으면 그 분자는 환원되고, 전자를 잃으면 그 분자는 산화된다. … 생명은 세포 속 수만 개가 넘는 분자들이 산화와 환원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이며, 이를 대사 작용이라 한다. 생명 현상의 핵심인 대사 작용은 생체 분자들이 양성자와 전자를 방출하거나 흡수하는 과정이다.
--- p.147

식물은 살아 있을 때는 산소 분자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지만 죽어서 분해될 때는 산소를 소모한다. 광합성의 결과로 생성되는 산소는 식물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모두 사용된다. 식물의 분해 과정은 천천히 산소와 결합하는 느린 연소 과정이므로 산소를 소모하고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나무를 태웠을 때 산소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가 생기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 p.194

중생대 백악기에 꽃식물이 출현하면서 공룡과 포유동물의 진화는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포유동물은 공룡이 지배하는 낮의 생존 환경을 피해 밤의 세계로 진출하면서 뇌의 진화를 가속화했다. 이러한 뇌의 가속된 진화 덕에 신생대에 이르러 포유동물은 환경 적응 능력이 극대화되어 다양한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고래처럼 바다에 적응한 포유동물도 출현하면서 신생대 후반에는 4500여 종의 포유류가 번성하게 되었다. 
--- p.212

인간은 6만 년 전부터 활을 이용한 사냥으로 사냥감을 오랫동안 추적하는 장거리 보행이 발달해왔다. 채집한 덩이뿌리와 사냥물을 요리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함께 음식을 먹는 ‘식사’라는 사회적 행동도 출현했다. 식사라는 사회적 행동과 스스로 자기 길들이기를 한 종이 되면서 부족 내에 폭력이 줄어들어 사회적 결속이 강해졌다. 문화의 힘이 인간 진화의 강한 추진력이 되었다. 동물은 자연에 구속된 자연적 진화를 하지만 언어와 상징을 사용하는 인간은 자연에서 벗어난 문화적 진화를 한다. 
--- p.232 

대뇌 신피질이 확장된 덕에 인간은 감각을 연합하여 이미지를 생성하고, 운동 출력을 계획해 목적에 맞는 행동을 선택한다. 언어의 진화를 따라 개념을 범주화함으로써 인간은 지각과 기억을 통해 내면의 세계를 창조했다. 범주화를 통해 뇌가 구성하는 세계는 실제 자연이 아닌 뇌가 만든 가상 세계다.
--- p.256

인간의 뇌는 기억이라는 공간적 배열을 동적으로 바꾸면서 외부 환경의 변화하는 이미지를 만든다. 사물과 사건에 대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재배열함으로써 제한된 공간에서 시간 의식이 출현한다. 기억 공간에서 가능한 배열의 수가 바로 지식이며 의식이 된다. 이미지 패턴의 배열은 물리학에서 엔트로피와 같다. 결국 의식을 향한 뇌과학은 엔트로피라는 개념을 통해 물리학과 만날 수 있다.
--- p.266
 

 

별과 바람에서 꽃과 언어까지,
우주, 지구, 생명, 인간을 설명하는 하나의 통합된 관점을 만난다


우주, 지구, 생명, 의식을 아우르는 통합 과학의 도전. ‘대중의 과학화’를 모토로 과학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박문호 박사가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박자세)’에서 14년간 이어온 ‘137억 년 우주의 진화’와 ‘특별한 뇌과학’ 강의의 핵심을 엮어 빅뱅부터 인간의 가상 세계까지 이어지는 빅히스토리를 정리했다. 어려운 과학 지식을 에둘러 가지 않으면서 우주의 시작에서부터 지구와 생명의 탄생, 광물과 생물의 공진화, 인간 의식의 출현에 이르는 자연 현상의 유장한 역사를 전자, 광자, 양성자의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빅뱅에서 인간의 가상 세계의 출현까지, 한 권으로 읽는 138억 년 우주의 역사

“별빛을 구성하는 광자가 전자에 흡수되고 양성자를 세포 외부로 방출하는 과정이 바로 생명 현상이다. 전자, 양성자, 광자는 자연을 구성하는 입자다. 자연은 전자, 양성자, 광자 상호작용의 무한한 중첩 현상일 뿐이다. 중력을 제외한 자연의 모든 현상은 전자, 양성자, 광자의 다양한 상호작용이다. 이 책은 바로 전자, 양성자, 광자의 작용으로 우주, 지구, 생명, 의식을 설명하려고 한다.” (7쪽)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우주의 모든 자연 현상은 전자, 양성자, 광자의 상호작용으로 수렴한다. 빅뱅 후 양자 확률의 거품 같은 시간을 통과한 후 우주가 급팽한 것도, 이후 별이 탄생하고, 은하가 형성되고, 행성이 만들어지는 것도 모두 이와 같다.
46억 년 전 성간 거대분자구름의 중력 수축으로 태양이 만들어지고, 거대한 미행성들이 충돌하면서 45억 년 전 지구가 탄생했다. 지구가 생성되고 1억 년 내에 지구는 대기, 대양, 지각, 맨틀, 핵으로 분화되었다. 이후 지구는 대류 운동을 통해 대륙이 형성되었다가 해체되는 판 구조 운동을 이어갔다. 고생대에는 판게아를 향한 초대륙의 생성 과정이, 중생대와 신생대에는 판게아가 분열해 현재의 대륙 형태를 갖추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20억 년 전 1차 산소혁명으로 대기 중 산소 농도가 1퍼센트로 증가하자 표층의 산화 과정을 거쳐 대략 3000종류의 새로운 광물이 출현했다. 

생명은 약 40억 년 전 출현했지만 이때는 산소 호흡을 하지 않는 원핵세포만 존재했다. 원핵세포는 전자를 획득하고 전자를 방출하는 산화-환원 호흡으로 에너지를 만들었다. 20억 년 전 1차 산소혁명으로 산소 분자가 많아지면서 산소 호흡 박테리아가 출현하고, 박테리아가 숙주 세포 속에 공생하면서 미토콘드리아로 진화했다. 미토콘드리아의 세포 내 공생에 더해 핵막을 갖춘 숙주 세포는 진핵세포가 된다.

식물의 광합성은 엽록소가 광자를 흡수하면서 엽록소에서 전자가 방출되는 산화 과정이고, 동물의 호흡은 산소 분자가 물 분자로 환원되는 반응이다. 결국 호흡과 광합성은 산소 분자와 물 분자의 진행 방향만 다를 뿐 모두 전자 움직임에 동반된 양성자 이동이 만드는 산화와 환원 작용이다.
약 7억 년 전 신원생대에 이르자 2차 산소혁명이 일어나 다세포 생명이 출현했다. 이 2차 산소혁명으로 대기 중 산소 농도가 20퍼센트로 높아지면서 5억 4000만 년 전에 고생대 캄브리아기가 시작되었다. 이것이 생명 진화의 두 번째 추진력이 되어 지구는 생명체로 가득한 행성이 되었다.

인간의 선조는 아프리카에서 진화했다. 350만 년 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는 직립 보행을 했고, 250만 년 전의 호모 하빌리스는 도구를 사용했다. 호모 에렉투스에서 진화한 호모 에르가스테르는 약 120만 년 전에 불을 사용해 음식물을 익혀 먹으면서 소화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였다. 단백질 섭취는 대뇌 신피질을 두 배로 증가시켰다.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출현하여 6만 년 전 북쪽으로 이주했고, 4만 5000년 전 유럽으로, 약 4만 년 전 동아시아로 이주하여 시베리아까지 도달했다.

인간의 뇌는 언어라는 새로운 우주를 만들었다. 우주가 시공 속의 존재라면 언어는 관계 속의 존재다. 언어의 출현은 상징에 의한 도약이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언어는 물리적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자연 속의 또 다른 자연이다. 인간이 우주와 자신의 기원을 추적하는 지적 존재로 진화한 것은 크게 늘어난 대뇌 신피질 작용으로 기억과 개념이 만들어진 덕분이다.

138억 년 우주의 진화를 배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이 책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이 종횡무진 펼쳐진다. 기초 물리학은 물론 전자기학부터 유기화학과 무기화학, 지질학, 광물학, 생물학, 진화생물학, 뇌과학까지 과학계 거의 모든 분야의 지식이 담겨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주의 탄생인 빅뱅에서 시작해 현대 인류의 언어와 가상세계에 이르기까지 138억 년의 모든 역사를 담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에서 우주에서 인간의 상징에 이르는 과정을 우주, 지구, 생명, 인간의 네 단계로 설명한다. 이때 별, 지구, 생명, 인간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관점은 이 모든 자연현상의 바탕에 전자, 광자, 양성자의 상호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통합적 관점으로 자연현상을 공부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기원을 추적하는 것이다. 우주, 별, 지구, 인간 등 모든 자연현상에는 반드시 기원이 있다. 원자와 전자, 세포, 동물, 포유류, 인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있는 모든 생화학적 초기 조건을 공부하면 된다.
둘째, 시공을 사유하는 것이다. 자연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무대 장치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다. 시간과 공간은 분리된 실체가 아니며 에너지와 물질이 서로 결정하는 동적 관계임을 알아야 한다. 시공과 에너지의 상호관계는 바로 우주 그 자체다.
셋째, 패턴을 발견하는 것이다. 생화학의 핵심은 산화-환원 과정에서 세포 속 분자들의 변화 패턴이다. 분자, 세포, 개체 들이 공간과 시간에서 변화하는 패턴이 바로 진화다. 시간과 공간에서 펼쳐지는 물질과 에너지 패턴의 변화가 바로 자연이다. 신경세포 시냅스에서 벌어지는 원자 배열의 패턴 변화가 우리의 생각이다. 패턴은 원자, 분자, 개체들의 배열 상태다. 자연 속 존재들의 배열 패턴 개수가 바로 엔트로피다. 가장 높은 확률의 패턴으로 가려는 속성이 바로 자연현상이다.

집요한 추적과 통합의 관점으로 공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박문호 박사의 연구와 글에는 하나의 일관된 특징이 있다. 다양한 분야의 기초 이론을 완벽하게 습득한 후 그 모든 지식을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단순하고 간명한 언어로 정리한다. 그 결과 “자연과학 공부는 별, 바위, 꽃에서 전자, 양성자, 광자의 상호관계를 밝혀내는 과정이다”라는 문학적이면서 과학적인 문장이 나온다. 이는 과학자의 두뇌와 시인의 가슴으로 살아가는 박문호 박사의 삶과도 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자의 연구와 활동은 고행에 가깝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공부 모임을 꾸리고 어려운 전문분야에 기꺼이 뛰어들었다. 그렇게 ‘138억 년 우주의 진화’라는 제목으로 14년간 연속 강의를 하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과학을 말랑하게 만들어 소개하는 ‘과학의 대중화’가 아닌 ‘대중의 과학화’다. 엄밀한 과학을 전파하여 대중들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그가 강조하는 공부법은 반복이다. 새로운 학문 분야를 공부한다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며, 새로운 언어에 익숙해지려면 반복이 필요하다. “새로운 용어나 개념은 반복해서 읽고 쓰면 점차 쉬워진다. 기초가 단단해지면 지식에 가속도가 붙는다.” 이 말은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일지라도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면서 학습하면 이해의 순간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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