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모양을 만드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근육 중 하나는 어깨 세모근(삼각근, deltoid muscle)이다. 어깨 세모근은 위치에 따라 앞, 중간, 뒤로 나뉜다. 앞은 빗장뼈(쇄골, clavicle)의 앞쪽의 윗면 중 바깥 1/3 면, 중간은 어깨뼈(견갑골, scapula)의 견봉 바깥면(acromion process), 뒤는 어깨뼈의 극(scapula spine) 아래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모두 위팔뼈의 어깨 세모근 조면(deltoid tuberosity)과 위팔뼈의 바깥쪽 면에 부착한다. 각각 팔을 앞으로 들거나 안으로 돌릴 때, 옆으로 들 때, 뒤로 들거나 바깥으로 돌릴 때 작용한다.
덤벨 옆으로 들어올리기(dumbbell lateral raise)는 어깨 세모근을 단련하여 앞에서 봤을 때 볼록하게 도드라져 보이는 어깨 만들기 위해 많이 하는 운동이다. 그런데 어깨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이 운동이 어깨 충돌증후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어깨 충돌증후군(shoulder impingement syndrome)은 트레이닝 중 맞닥뜨리게 되는 어깨 상해의 단골손님이다. 위팔 어깨관절(glenohumeral joint)과 어깨뼈의 견봉(acromion) 아래 공간에는 활액낭(bursa), 어깨 회전근(rotator cuff)과 위팔 두갈래근(상완이두근, biceps brachii)의 건 같은 구조물이 있다. 어깨 충돌증후군은 이 구조물들이 위팔의 머리와 견봉 사이에 끼어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원인은 어깨 회전근이나 활액낭의 염증과 부종, 어깨를 부딪히는 부상, 견봉의 모양 변형과 같은 것이 있다. 또한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무리하게 자주 반복할 때에도 어깨 충돌증후군이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어깨 회전근의 기능이 정상이고, 꾸준히 근기능 강화 트레이닝을 해왔다면 팔을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반면 활동량이 부족하여 근육이 약해진데다 평소 자세가 좋지 않거나 어깨 상해의 경력이 있다면 어깨 운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건강한 어깨라도 운동 자세가 좋지 않아 계속해서 견봉 아래 구조물을 자극한다면, 언제 발생 하느냐가 문제일 뿐 결국 어깨 충돌증후군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어깨 충돌증후군이 발생하면 팔을 들어올릴 때, 옆으로 누울 때, 안전벨트를 멜 때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당연히 고강도 근력운동은 꿈도 못 꾼다. 잘못된 운동 자세 때문에 어깨 근육을 크게 하기는커녕 아프고 약한 어깨만 얻게 되는 것이다.
어깨 충돌증후군
어깨를 망치는 대표적인 자세는 덤벨 옆으로 들기를 할 때 아래 그림처럼 엄지손가락이 바닥을 향하도록 팔을 안쪽으로 회전한 다음 들어올리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어깨 세모근 중간 부위를 단련시키기 위해 이런 자세로 운동한다. 팔을 안으로 회전하면 어깨 세모근의 중간 부위가 위를 향하게 되어 효율적으로 단련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운동 방법은 어깨를 키우는 것이 아닌 어깨를 망치게 되는 대표 동작이다.
어깨 충돌증후군을 유발하는 덤벨 옆으로 들어 올리기
아래 그림과 같이 위팔을 들어 올린 상태에서 안으로 회전하면 견봉과 위팔뼈 사이의 구조물의 끼임은 심해지고 반대로 바깥으로 회전하면 끼임이 감소한다.
위팔 안쪽 회전, 바깥쪽 회전 시 구조물의 끼임 현상
어깨 충돌증후군 테스트에서는 임의로 견봉 아래 구조물이 더 끼이게 만들어 통증 여부를 판단하는데, 그 자세가 엄지손가락이 바닥을 향한 상태에서 팔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위의 운동 그림처럼 위팔을 안으로 돌린 상태에서 덤벨까지 든다면? 어깨 충돌증후군을 발생시키기 위한 운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Neer’s impingement test and Hawkin’s test
어깨를 단련하기 위한 운동으로 가장 추천하는 것은 프레스(press)이다. 프레스는 어깨 관절만 움직이는 레터럴 레이즈와 달리 팔꿈치와 어깨를 같이 움직여서 더 많은 근육을 사용하며 안전한 범위에서 어깨 전체를 강하게 단련할 수 있다. 또한 손을 머리 위로 밀어 올리는 동작을 통해 전신의 균형성과 안정성을 발달시킨다. 머리 위로 팔을 민다는 이유만으로 프레스 운동도 어깨 충돌증후군의 원인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프레스를 제대로 실시할 경우 어깨가 다칠 위험성은 매우 적다. 프레스는 팔을 바깥으로 회전한 상태에서 수직으로 밀어 올리는 동작이다. 앞서 설명했듯 팔이 바깥으로 회전되면 견봉 아래 공간은 좁아지지 않는다. 또한 팔꿈치가 완전히 펴지는 마무리 자세에 이르면 등세모근(upper trapezius)의 상부가 약간 들어 올려지는데, 이때 견봉도 약간 들어 올려진다. 따라서 동작을 바르게 했다면 팔을 위로 올려도 견봉 아래 공간이 좁아지지 않는다. 물론 프레스를 할 때도 바른 자세가 우선 되어야 하며, 어깨 회선근과 앞 톱니근(전거근, Serratus anterior)과 같은 근육들이 충분히 잘 단련되어 있어야 안전하다.
바벨 프레스
앞 톱니근은 팔을 위로 올릴 때 어깨뼈가 안정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근육이다. 앞 톱니근을 단련하는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손바닥으로 바닥이나 벽을 미는 것이다. 팔 굽혀 펴기와 함께 하면 시간을 절약하면서 효율적인 운동이 가능하다. 팔꿈치가 완전히 펴진 뒤 손바닥으로 바닥을 밀어 어깨뼈를 갈비뼈에 밀착시키면 앞톱니근을 단련하는 팔 굽혀 펴기가 완성된다. 팔 굽혀 펴기가 어려운 사람은 무릎을 꿇고 하거나, 테이블, 벽에 손을 대고 실시하면 된다. 단련된 앞 톱니근은 덤벨을 머리 위로 밀어 올리는 동작에서 어깨뼈의 움직임을 잘 조절해 준다. 항상 바른 자세로 운동하면 전신의 근육이 고루 잘 발달하지만, 관절 가동범위를 너무 작게 하거나 자세가 좋지 않으면 균형적인 근육 발달이 어려워진다. 팔 굽혀 펴기를 할 때도 팔꿈치만 약간 굽혔다 펴는 것을 빠르게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앞 톱니근을 단련시킬 기회를 그냥 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앞톱니근을 발달시키는 Push up Plus!
프레스에 추가로 덤벨 옆으로 들어 올리기를 할 경우에도 훨씬 더 안전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팔을 약간 바깥쪽으로 회전시킨 후 어깨 세모근의 중간이 위를 향하는 자세를 찾아서 실시하는 것이다. 이 자세라면 견봉 아래 공간이 좁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깨 세모근 중간 부위를 운동할 수 있다.
어깨 충돌증후군을 방지하는 덤벨 옆으로 들어 올리기
재활운동같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상생활이나 트레이닝을 할 때 몸의 근육은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근육이 함께 움직임의 패턴을 만든다. 기능적인 트레이닝은 근육을 하나하나 나눠서 단련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패턴 안에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올려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가슴운동, 등 운동, 종아리 운동 같이 신체 부분을 나눠서 하는 운동에만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상체의 미는 패턴, 당기는 패턴, 하체의 미는 패턴, 전신의 당기는 패턴과 같이 통합적인 신체 기능 발달을 위한 운동을 할 것을 추천한다. 기능이 좋아진 후 얼마든지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운동을 추가할 수 있다. 하지만 기능이 나쁘면 근육을 키우기 전에 상해, 통증, 발달의 지연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레터럴 레이즈와 같은 운동의 주요 목적은 어깨 기능 향상보다는 겉보기에 좋은 어깨를 만들기에 있다. 물론 근력도 발달하겠지만, 전신의 통합적인 움직임으로 중량을 밀어 올리는 프레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어깨의 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운동부터 하는 것은 인물을 조각할 때 큰 덩어리에서 제일 먼저 몸의 형태를 잡는 것이 아니라 코를 먼저 깎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근육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기능 발달이 선행되어야만 안전하게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