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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 촉각, 열감, 고통, 통각(痛覺), 휘발성 매운맛, 비휘발성 매운맛, 차가운 매운맛, 알리신, 시니그린, 캡사이신, 박하(멘톨)

Jobs 9 2024. 8. 1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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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각(痛覺)

매운맛, 辛味, pungency

매운맛은 혀의 온점, 냉점과 통점(통각)에 위치한 감각 수용기가 전달하는 열감과 고통을 말한다. 여기에서 고통은 혀를 세게 긁는 등 혀에 물리적인 자극을 줬을 때의 고통과는 다르고 섭씨 43도 넘는 음식이 혀에 닿을 때 느끼는 고통과 비슷하다. 

맛 수용체가 반응하여 생기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지방맛의 여섯 가지 미각과는 달리, 매운맛은 촉각의 일종(통증)으로 실재하는 맛이 아니다. 매운 식재료의 성분이 다른 맛까지 함께 가지고 있어, 이것이 복합적으로 느껴진 결과 맛이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다. 

캡사이신 등 뜨거운 매운맛은 수용체인 TRPV1, TRPA1이 반응하여 느껴지는 열감에 의한 통각(痛覺)으로 규정되고 있고, 멘톨 등 차가운 매운맛은 TRPM8과 결합해서 매운맛을 낸다. 새가 매운맛을 못 느끼는 이유도 수용체가 매우 적어 이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촉각의 감각 수용기는 미뢰 이외에도 존재하므로 매운맛이 혀 말고도 입술 등의 피부에 닿아도 느낄 수 있다. 매운맛이 혀에만 국한되는 미각이었다면 그 감각이 혀에만 남아있었지 입 안까지 화끈거리진 않았을 것이다. 고통은 감각 순응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계속 먹는다고 해서 매운맛이 덜 느껴지거나 하지 않는다. 매운 음식을 먹은 다음 날에 볼일을 보면 항문이 화끈거리는 이유도 배변에 섞인 매운 성분이 자극을 가하기 때문이다.

통각이라는 특성상 계속 매운맛을 접하면 감각기관이 둔해지기 때문에 첫 입맛이 다소 맵게 느껴진 요리도 계속 먹다 보면 덜 맵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코스 요리에서는 다소 기피되는데, 식사 코스 중 중간에 매운 요리가 나오면 입 안 감각이 전반적으로 둔해지면서 그 다음 요리의 맛을 온전하게 느끼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종류
크게 온점에 작용하는 휘발성 매운맛과 비휘발성 매운맛, 그리고 냉점에 작용하는 차가운 매운맛으로 나눠진다.

휘발성 매운맛은 이른바 알싸하다고 하는 매운맛으로, 프로펜설파이드계 매운맛이라고도 한다. 중간에 두 개의 황 분자가 이어진 사슬이 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마늘과 양파(알리신), 고추냉이와 겨자(시니그린)가 있다. 매운맛이 그렇게 오래 유지되지는 않는다. 휘발성 매운맛인 시니그린은 먹었을 때 혀만 따가운데 와사비는 효소가 많이 들어가 있어 효소가 반응해 만든 물질이 코에 자극을 줘서 코가 찡하다. 

비휘발성 매운맛은 매운맛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맛, 이른바 얼큰하다고 하는 매운맛으로, 바닐린계 매운맛이라고도 한다. 벤젠 고리 한쪽에 메틸기가 붙은 산소가 자리 잡고 있다. 무극성이라서 이를 지닌 식물들은 성분을 녹이기 위한 기름도 많이 갖고 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고추(캡사이신), 후추(피페린), 산초(산쇼올), 생강(진저론) 등이 있다. 휘발성과 다르게 매운 물질이 혀에서 사라져도 매운맛이 혀에 남아 상당히 오래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매운맛이 강할수록 지속시간이 길며 최대 10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유일하게 스코빌 척도로 측정할 수 있는 매운맛으로, 휘발성 매운맛, 차가운 매운맛은 그 성질이 너무 상이하여 스코빌 척도로 나타낼 수 없다. 

차가운 매운맛은 이른바 화하다고 하는 매운맛으로, 대표적인 것으로 박하(멘톨), 녹나무(장뇌), 쑥(시네올)이 있다. 매운맛은 맛이 아니라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데, 박하향 입욕제를 욕조에 넣고 들어가면 물이 뜨거워도 차갑게 느껴지고 근육도 굳는다고 한다.


신체
캡사이신의 경우 섭취된 뒤 3시간 이내에 80% 가량이 소화관에서 혈류로 흡수된다. 그러나 캡사이신 자체가 소화관을 자극하여 소화관의 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에 일부 캡사이신은 중간에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이동하기 쉽다. 소화관의 운동 촉진이 심하고 대장이 민감한 사람은 이때 극심한 복통을 동반할 수 있다. 약국에서 파는 비사코딜이나 센나로 대표되는 안트로퀴논 계열의 자극성 하제를 먹어보면 알 수 있다. 원리는 캡사이신이랑 똑같이 장을 자극하는 것이지만, 캡사이신에 비해 흡수율이 훨씬 떨어져서 소화 시간과 관계없이 확실히 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휘발성 매운맛 성분은 극성이라 몸에서 물에 녹아 매우 쉽게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장까지 가는 뒤탈은 없다.

또한 입 안이나 혀에 상처가 났을 때 매운 것을 먹으면 상처 부위가 굉장히 고통스럽다. 그렇잖아도 상처가 나서 아픈데 매운맛으로 통각을 더 자극하기 때문.

통각의 예민한 정도에 따라 매운맛을 거의 못 느낄 정도인 사람도 있고, 조금만 먹어도 불을 뿜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인 '순한 맛' 떡볶이나 김치의 맛도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으며, 국물에 잠깐 담갔다 빼 우러나온 성분에도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대다수의 사람보다 예민한 기관을 가진 사람들은 그 특징 때문에 생활이 곤란한 경우도 있다. 다 같이 식사할 때 눈치가 보이거나, 떡볶이같이 한 음식을 나눠 먹는 경우 자신은 아무것도 먹지 못할 수도 있다. 매운맛을 잘 먹지 못한다고 이상하게 보지 말고, 많이 먹으면 익숙해질 수 있다고 해준다. 심지어 정말 심하면 매운거 하나 때문에 위 경련 같은게 일어나 병원에 실려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참고로 통각에 속하는 매운맛의 특성상 선천성 무통각증 및 무한증 환자는 매운맛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위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캡사이신에 내성인 사람이 아주 드물게 TV방송에 출연하는데 당연히 마늘과 같은 알리신 계열은 전혀 관계가 없으므로 마늘은 고통스러워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장염처럼 위가 원래 나빠져 있는 상태가 아니면 매운 음식을 어느 정도 먹어도 별 영향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는 매운맛보다는 함께 병용되는 짠맛이 문제일 때가 많다. 또한 매운 것을 먹고 설사를 하는 이유는 캡사이신이 위장 점막과 소장 벽을 자극해 음식을 빨리 내려가게 해서 수분이 덜 흡수되는 것 뿐이다. 한국인의 위암의 대표적인 원인은 매운맛이 아닌 짠맛으로 매운맛으로 위암에 영향을 끼치려면 하루에 핵불닭을 몇 개씩 먹어야 할 정도다.


한국인이 위암 3대 원인에 술, 매운 음식, 스트레스를 집어넣는 것처럼, 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위염, 장염등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장이 약한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장염에 걸렸다면 100% 피해야 하는 것이 매운 음식. 안 그래도 난리가 난 장에 헬게이트를 오픈해버린다. 또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을 유발할 수 있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악화하기도 한다. 발암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고추와 생강을 같이 먹으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

매운 음식을 먹은 직후 무리하게 잘못된 발성으로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하면 추운 곳에서 그럴 경우 더 심한데, 평소에 비해서 굉장히 빠르게 성대에 무리가 오므로 매운 것을 먹고 난 후에 몇 시간 동안은 함부로 성대를 혹사시켜선 안 된다.

통각이기 때문에 비단 혀뿐만 아니라 점막이 있는 곳 대부분에서 느낄 수 있다. 고춧가루나 매운 국물이 코나 눈에 들어가면 지옥을 체험할 수 있으며, 사레가 들려 기도 쪽으로 조금만 가기만 하면 연신 기침하게 되며 매우 통증이 크다. 매운 음식을 먹은 후 배변 시 직장을 자극하여 항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장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변을 볼 때 곧바로 상당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치질 환자가 절대 피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음주와 맵고 짠 음식으로, 특히 치질 수술을 했다면 맵고 짠 음식을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상처에 소금이나 캡사이신을 비비는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매운맛 중독은 일종의 엔도르핀 중독이라는 주장도 있다. 엔도르핀은 통증을 줄여주며 약간의 쾌감을 느끼게 한다. 링크. 또한 아드레날린도 분비되어 땀을 나게 하면서 개운한 느낌을 들게 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러너스 하이에 맛을 들여 운동 중독에 걸리는 경우처럼 매운맛도 고통에 의해 반사적으로 분비되는 엔도르핀을 느끼고 싶어하는 심리에서 즐기게 되는 것이라고. 기사. 이 때문에 매운맛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은 마조히스트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매운맛은 통각, 한마디로 혀가 느끼는 고통이므로 매운맛을 느끼는 것은 혀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이를 근거로 마치 '한국은 고통을 잊기 위해 매운맛에 중독되었다.'라는 말을 했다. 

매운맛이 스트레스를 풀게 한다는 말이 있는데 매운맛과 스트레스의 대한 관계는 인체의 생리현상 중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 분비로 인한 작용이다. 

매운 음식을 먹어도 멀쩡한 사람이라 해도 오랜 기간 동안 매운 음식을 안 먹었다가 먹으면 탈이 날 수 있다.

매운 음식이 딸꾹질을 유발할 수도 있다. 1박 2일 제주 국도여행 편에서 이수근이 청양고추를 먹고 괴로워하다 딸꾹거리는 장면이 나온 적 있다. 


해소
우유를 마시면 매운맛이 쉽게 가시는데, 이는 비휘발성 매운맛이 무극성이기 때문에 우유 속 단백질인 카제인(casein)에 녹아서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계란 노른자에도 레시틴이라는 인지질이 있어서 우유와 비슷한 방식으로 매운맛을 중화시킬 수 있다. 저렇게 매운맛을 녹이는 방법 이외에 매운맛을 빨리 없애려면 흰 식빵이나 밥을 오래 씹어서 매운 성분을 닦아내는 방법도 있다. 휘발성 매운맛을 심하게 먹었을 경우 콧등을 문질러주면 괜찮아지고 매운 것이 눈에 들어갔을 때 우유로 씻으면 빨리 가라앉는다. 매운 음식을 먹기 전에 우유를 미리 한 잔 마시고 먹으면 위장을 단백질로 코팅해 구토 유발을 막을 수 있다. 토마토 주스나 쿨피스 계열, 아니면 요거트류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얼음은 혀의 온기를 잠깐 가라앉힐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매운맛을 많이 없애주지는 않는다.  

입에 남은 매운맛을 한 방에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최종병기로 빵또아같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있다. 우선 찬 음식이다 보니 혀의 화끈거림을 감소시켜주고, 설탕은 매운맛을 희석시켜주며, 크림이 캡사이신을 녹이고 빵이 그걸 닦아내 준다. 웬만한 매운 음식들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1개면 충분히 해결해 줄 정도이지만 이튿날 우르르쾅쾅과 뒷구멍에 발생하는 화재까지는 책임져주지는 못하니 사전에 우유를 한 컵 마시자.  

음식과의 궁합을 해치기 싫거나, 식사 도중 틈틈히 맛을 지우고 싶다면 기름진 군만두나 튀김도 도움이 된다. 같은 원리로 기름이 캡사이신을 녹이고, 밀가루로 닦아내 넘길 수 있으며, 뜨겁고 맛이 중립적인 편이기 때문에 다음 음식을 먹을 때 영향이 적다. 물론 기름진 음식에 캡사이신이 더해지면 소화기관에 큰 자극을 주니 이 점은 주의할 것. 

어떻게든 식사를 끝마쳤다면 양치질 한 번으로 매운맛은 확실히 종결낼 수 있다. 치약에 포함된 계면활성제가 캡사이신이고 뭐고 다 녹이기 때문. 


선호
매운맛은 단독으로 볼 경우 사실 통각에 지나지 않는지라 다른 맛과 병행해서 쓰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짠맛 + 매운맛: 메이저 조합의 양대산맥이다.
감칠맛 + 매운맛: 높은 확률로 짠맛이 동원된다.
지방맛 + 매운맛: 지방의 느끼함을 매운맛이 줄여주기 때문. 기름진 고기 요리에 매운 양념이나 위에 뿌리는 후추, 쌈에 넣는 고추 등이 있다. 서구권에서는 느끼하고 부드러운 크림류에 매운맛을 추가해 덜 느끼한 매운맛 크림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투움바 파스타가 대표적이고, 벨기에의 매운맛이 병행된 마요네스 소스 등에서 볼 수 있다.
신맛 + 매운맛: 대표적으로 김치가 있고, 단맛이 더해진 비빔면, 양념치킨 등도 있다. 유럽에선 아라비아따 토마토 소스, 동남아 쪽으로 가면 똠얌꿍 등 여러 곳에서 보인다. 모히토 역시 그 중 하나다.
단맛 + 매운맛: 흔히들 말하는 "매콤달콤한" 맛. 예시는 너무 많다.
쓴맛 + 매운맛: 뜨거운 매운맛으로 김치가 있고, 차가운 매운맛으로 단맛이 많이 들어가는 민트초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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