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고전문학

구토설화(龜兎說話)

Jobs9 2021. 4. 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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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설화(龜兎說話)

  본문
 옛날 동해 용왕의 딸이 병들어 앓고 있었다.  의원이 말하기를 토끼의 간을 구해서 약을 지어먹으면 낳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바다 가운데 토끼가 없으므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이때 한 거북이 용왕께 자신이 구해오겠노라고 아뢰었다. 

 거북은 마침내 육지에 올라 토끼에게 말하기를 “바다 가운데 한 섬이 있고 그곳에는 맑은 샘과 맛있는 과일이 많고 날씨도 적당하며 매나 독수리들도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한 2, 3리 헤엄쳐 가다가 거북이가 토끼를 돌아보며 잡아가는 진짜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지금 용왕의 따님이 병환이 나서 앓고 있는데, 꼭 토끼의 간만이 약이 된다고 하므로 내가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너를 업고 가는 것이다.”

 토끼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말하기를 “나는 신령의 후예이므로 간을 내어 씻었다가 다시 넣곤 한다. 마침 그것을 내어서 바위 위에 말려두었다. 나는 간이 없어도 사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 다시 돌아가서 간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어찌 네가 구하려는 바를 얻을 수 있겠는가?”고 했다. 거북은 토끼의 이 말을 믿고 토끼를 도로 업고 돌아서서 육지로 올라갔다. 토끼는 풀숲으로 뛰어들어가며 거북에게 말하기를 “어리석구나. 이 거북아. 어찌 간 없이도 사는 놈이 있단 말이냐 ?” 하였다. 

 거북은 가련하게도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대로 돌아갔다.


  핵심 정리
* 갈래: 설화․민담 
* 짜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단 구성
* 성격: 본격 동물담 우의적, 풍자적, 교훈적
* 문체: 역어체․설화체
* 표현: 의인화
* 주제: ① 분수에 넘친 행위 경계(토끼의 입장)
         ② 위기 극복의 지혜(토끼의 입장)
         ③ 경솔한 언행에의 경계(거북의 입장)
         ④ 속이고 속는 인정 세태 풍자
* 의의: 풍자와 교훈성을 내포한 동물 우화 설화로서 인도의 용원 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수궁가> <별주부전> 등의 근원 설화가 된다. 소설적 구성에 가까운 구조를 지니고 있어 소설사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근원설화: 인도의 용원(龍猿)설화(바닷속 용왕의 비 잉태 원숭이의 염통이 먹고 싶다 함·······)를 바탕으로 한 것. 수궁가․별주부전의 근원설화가 됨. 이 이야기의 기본적인 발상은 외국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인동의 자타카 본생경의 불전설화인 용원설화, 일본에도 水母猿(수모원) 등이 있다. 동일한 소재의 이들 민화(民話)들은 모두 하나의 기원에서 전파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출전: <삼국사기> 권 41, <열전 김유신 상(上)>


  설화의 배경
 신라 선덕왕 11년(642)에 백제는 신라를 치고, 김춘추의 딸과 사위 품석을 죽였다. 이를 복수하기 위해 춘추는 바로 그 해 고구려에 청병(請兵)하러 갔다가 오히려 첩자라는 오인을 받고 옥에 갇혔다. 김춘추는 자신이 가지고 온 청포(靑布) 삼백 보를 고구려 장수 선도해(先道解)에게 뇌물로 주자, 그가 탈출의 암시로 들려 준 설화이다.

 춘추가 그 말을 듣고 그 뜻을 알게 되었다.

 “고구려 왕에게 글월을 보내어 말하기를, 두 령(嶺)- 마목현과 죽령-은 본래 고구려의 땅입니다. 신이 귀국하면 왕께 청하여 돌려 드리겠습니다. 내 말을 못 믿으신다면 저 해를 두고 맹세하겠습니다."하니, 그제야 기뻐하였다.

 춘추가 고구려에 돌아간 지 60일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유신은 국내의 용감한 장사 3천인을 뽑아 놓고 고구려를 칠 채비를 차리고 왕에게 보고했다.

 이때 고구려의 첩자인 중 덕창(德昌)이란 이가 이 일을 고구려왕에게 보고 하니 춘추를 돌려보내지 않을 수 없어 대우하여 보냈다.

춘추가 국경을 넘어서자 전송하는 사람에게 말하길,

 “내가 백제에 대한 원한을 풀려고 여기 와서 군사를 요청하였던 것인데, 대왕은 이를 허락하지 않고, 도리어 토지를 구하니, 이것은 신하로서 마음대로 할 일이 아니다. 전번 대왕에게 글을 보낸 것은 죽음을 면하려 한 것이다."하였다.


  다른 작품과의 관계
 이 설화는 그 소재면에서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와 같다. 그러나 이 설화에서는 토끼는 경솔하나 지혜가 많은 동물로, 거북이는 우매하여 지혜가 없는 동물로 나오는 ‘이솝우화'의 경우은 반대로 설정되어 있는 점이 다르다. 이 설화가 바탕이 되어 후에 판소리 [수궁가(토끼타령, 토별가)]이 이루어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소설 [토끼전(별주부전)], [토생원전], [토별산수록(한문)], [별토록(한문)]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개화기에 이해조에 의해 신소설 [토의 간]으로 구술 채록된다. [수궁가]나 [토끼전]의 [구토지설]은 각각 판소리나 소설의 문맥으로 확충되고 있다. 즉, 이야기를 다루는 방법에 있어서 유기적이고 논리적인 전개와 세부 사항의 흥미 있는 설정 등으로 확충되고 있다.

 그리고 한편 윤동주는 이 이야기와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원용하여 [간(肝)]이라는 시를 쓴 바 있다. 이 작품의 특징은  동서양의 두 고전 -[프로메테우스 신화]와 [토끼전]을 혼합하여 썼다는 것에 있는데, 두 고전을 차용한 이유는 [토끼전]에서는 지배층에 대한 피지배층의 항거를 나타내기 위함이고 [프로메테우스 신화]에서는 속죄양 의식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토끼의 상징성 
 토끼는 일반적으로 서양에서는 불륜, 성스러움, 중개자, 교활함 등을 의미하고 동양에서는 계수나무에서 방아찧는 토끼로 인하여 부부간의 부부애를 의미하기도 한다. 토끼의 신화적 원형성은 후대의 민속이나 무속에서 나타나는데, 민담에서의 토끼는 힘이 약하고 몸집이 작은 것에 반비례하여  매우 영특하고 착한 동물로 그려진다. [호랑이와 토끼]가 그 예이다. 또 토끼는 달과 연관하여 생각되기 때문에 달의 주기와 여성 생리현상과 한 고리가 된다. 토끼가 등장한 현대소설로는 장용학의 <요한시집>이 있는데, 이 소설에서는 토끼가 자유 앞에 희생당하는 자아의 모습을 가지고 우화로 등장한다.  


  용원 설화(龍猿說話)
 구토설화는 인도의 자타카 본생경(本生經)의 불전 설화(佛典說話)인 용원 설화를 모태로 하고 있다. 용원 설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바다 속에 용왕이 살았는데, 그의 왕비가 잉태하여 원숭이의 염통을 먹고 싶다고 하였다. 용왕은 원숭이의 염통을 구하기 위해 육지로 나와 나무 위에서 열매를 따먹고 있는 원숭이를 만났다. 용왕은 “그대가 사는 이 곳은 좋지 못하니 아름다운 수목이 있고 먹을 열매가 많은 바다 속으로 안내하겠다.”고 제언하였다. 이에 솔깃한 원숭이는 기뻐하여 용왕의 등에 업혀 물 속으로 들어갔다. 도중에서 용왕은 그만 원숭이에게 사실을 고하였다. 그 말을 듣고 놀란 원숭이가 용왕을 보고 “염통을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왔으니 얼른 다시 가지러 가자.”고 하였다. 용왕은 원숭이의 말을 곧이 듣고 다시 육지로 업고 나왔다. 원숭이는 육지에 나오자마자 나무 위에서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고 용왕을 보고 조소(嘲笑)만 하였다.


  우화 소설
 동물간의 무정물(無情物)을 주인으로 하여 인간의 단면을 보여 주는 이야기 형식의 소설. 대체로 풍자적인 것이 많으며, 격언이나 속담 같은 것이 많이 인용된다. 따라서 도덕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많다. 이 범주에 드는 소설로 <두껍전>, <장끼전>, <금송아지전>, <서동지전> 등이 있다.


  구토 설화의 전승(傳承)
 이 근원 설화에 여러 요소가 덧붙여지면서 구성이 다양해지고 내용이 복잡해지면서 구성이 다양해지고 내용이 복잡해지면서 판소리 수궁가가 형성되고, 그 사설이 문자화되어 소설 <토끼전>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개화기에는 이해조에 의해 <토(兎)의 간(肝)>이라는 신소설로 개작되었다.  


  해설 1
 이 설화는 인도에서 유래되었다. 불교설화에서 들어온 외래설화의 변용인 것이다. 이 설화와 함께 <두껍전>, <심청전> 등의 근원설화도 인도의 불경에서 유래하였다. 

불교 설화와 <구토지설>은 같은 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대개의 줄거리는 같지만 그 의미나 등장인물(?)에서는 차이가 있다. 이 설화는 애당초 인도의 불경인 ‘자타카(jataka) 본생경'이나 설화 문학서인 ‘마하바스투(Mahavastu)' ‘판차탄트라(Panchatantra)' 등에 보이고, 한역경전(漢譯經典)과 중국불서(中國佛書)에도 보인다. 한국 문헌으로서는 ‘삼국사기'와 ‘대동운부군옥'에 보인다.  간을 구하게 되는 갈등의 계기는 불경에서는 ‘임신'으로 인하여, ‘마하바스투'에서는 ‘남편에 대한 질투심'으로, 한역경전에서는 ‘병으로 인한 약물'로 상이하게 나타나 있다. 그리고 한역경전에는 어디가지나 종교적 의미가 강하게 나타나 있지만 우리나라에 와서는 종교적 의미는 퇴색해 버리고 만다. 대립관계의 주체에 있어서도 인도 불경에서는 원숭이와 악어로, 한역경전에서는 원숭이와 자라로, 우리나라에서는 토끼와 거북이로 나타나게 된다. 

 이 이야기는 동물 우화로서 본문에도 나오지마는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647) 11년 김춘추의 딸과 사위 품석이 백제군에게 죽임을 당하자 김춘추는 이를 보복하기 위해 고구려로 구원병을 요청하러 떠났다. 그러나 오히려 김춘추는 첩자로 오인되어 옥에 갇히게 되었는데, 그 때 고구려에 들어올 때 가지고 온 청포 3백 포를 고구려 장수 선도해에게 뇌물로 주자, 선도해가 탈출을 암시하며 들려준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에서 용왕은 고구려 보장왕이며, 거북은 그 신하이고, 토끼는 김춘추가 된다. 이것은 원전의 종교적 의미는 퇴색된 단순한 교훈담일 뿐이다.


  해설 2
 이 설화는 인간의 삶의 자세와 지혜를 암시하고 있다. 난관에 빠져서도 절망하지 않고 끝까지 침착하게 슬기를 모아 그 난관을 극복해 가는 토끼의 지혜가 돋보인다. 이 설화의 핵심적인 모티프가 고전 소설과 판소리에 그대로 살아 남아 있다는 것은 설화에서 소설까지의 서사적 양식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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