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세대 갈등론.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1997년 외환 위기 직전 혹은 이후에 태어나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등에 시달리는 1980년대생~2000년대생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86세대 책임론은 베이비붐 세대의 일부라고 볼 수 있는 86세대를 대상으로 하나, 광의적으로는 베이비붐 세대 전체에 적용되기도 한다.
"50대는 선배들이 이룬 업적을 등에 업고 성장기에 쉽게 부와 권력을 획득했다. 이제는 우리 세대에게 '사다리 걷어차기'를 한다." 이 내용은 86세대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86세대 책임론이 등장하고 확산한 배경은 민주화 이후 이들이 운동권 경험을 바탕으로 2000년 16대 국회부터 굉장히 젊은 30대 중후반, 40대 초반부터 정치권에 진출#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정치 권력의 중심에서 정책을 결정해왔다는 것이 있다. 특히 노무현 정권은 386 정권이라고 불릴 정도로 86세대들이 청와대 각종 요직에 앉아 있었으며#, 2006년 만 42세에 불과했던 양정철 비서관은 유진룡 문화관광부 차관에게 "배를 째드리지요"라는 폭언을 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 # 2008년 이명박 정권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이 하였으나,# 이내 부활하였고,# 2012년 19대엔 33.3%로 비중이 크게 확대되었다. 2017년 86세대가 중심이 된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2020년 21대 국회는 무려 58%가 86세대 출신 국회의원으로 채워졌다.
이런 비판론의 영향인지 인터넷에서는 좆팔육(륙), 똥팔육, 개팔육, 씨팔육(C86) 등 86세대를 비하하는 다양한 멸칭이 검색된다.
86세대 책임론 원인
1. 저성장과 경기 침체
2010년대를 기준으로, 베이비붐 세대 이후의 청년 세대(소위 N포세대)들은 극심한 취업난과 경기침체로 인해 전례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세대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1997년 외환 위기를 맞이했으며, 그 여파로 인해 계속된 경쟁을 강요받은 후유증으로 N포세대로 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극심한 경쟁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경쟁에서 살아남는다고 해도 "성공"하거나 하다 못해 노후를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86세대는 한반도 역사상 최고 경제 성장기의 최대 수혜자다. 그만큼 취업도 창업도 쉬웠으며, 이들이 한 자리씩 잡은 것도 이런 호황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당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률은 최대 10~11%에 육박했다. 허나 지금은 어떤가? 지금은 경제 성장률 연 3%도 장담하지 못한다. 경기 침체, 저성장은 장기화되고 부동산 가격과 물가는 나날이 치솟으며 스펙은 아무리 쌓아도 부족한데다 그나마로도 취업은 장담 못한다. 특히 정규직은 커녕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점점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렇게 경쟁을 뚫고 취업을 하더라도 월급은 물가에 비해 턱없이 적다. 노후는 당연히 기성 세대보다 답이 없다. 현 청년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진 최초의 세대다.
그런데 자기들은 호황 꿀 빨아놓고서 꼰대질이나 하니 86세대에 대한 반감만 싹트고,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에 전혀 맞지 않는 정치 상황과 장기화된 경기침체, 부동산 폭등과 맞물려 더욱 커지면서 대한민국 사회 부조리의 상당 부분은 86세대에게 책임이 있다는 주장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당장 4050대의 경우에는 대졸자보다 고졸자가 훨씬 많으며, 학력보단 경력을 보는 경향들이 있었으나 현재는 일단 최종학력에 대학이 없으면 서류심사 자체가 통과를 안 시키는 이중적인 모습, 그리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나 때는 지금보다 더했어,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 열정페이 같은 젊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시간과 건강을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게 하는 모습 자체도 2030대와 86세대 간의 적대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로 특유의 안정성이 각광을 받으면서 인기가 폭등한 공무원이 IMF 이전 40, 50대가 젊을 때인 경제호황기 당시에는 회사나 공장에 취직하지 못한 잉여들이나 하는 직종이라며 천시를 받았다고 하니, 양질의 일자리가 얼마나 많았을지 안 봐도 비디오다. 단적으로 말해 과거의 경제 호황기 때는 2010년대인 현재와 달리 공부 대신 데모만 하던 잉여라도 백수로 전락하지 않고 비록 급여는 적지만 안정성이 뛰어난 공무원이라도 하면서 생계를 꾸릴 수가 있었다는 얘기다. 물론 2010년대에도 남아도는 일자리들이 있지만 급여와 안정성 모두 크게 떨어지는 저질 일자리들이라 정상적인 생계를 꾸리기 어렵고 몸까지 망가지기 쉬워 노후에 답이 없으니 모든 사람들이 기피한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문직, 대기업과 함께 최고 인기 직종이었던 공무원도 특유의 단점 때문에 일부 특수직을 제외한 나머지는 201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인기가 시들은 상황이고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건물주가 아니면 답이 없다며 자포자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이런 실정에도 기성 세대가 지금의 젊은이들더러 노력이 부족해서 문제라고 폄하하는 것은 비웃음만 살 뿐이다. 이미 상당수의 한국 청년들은 오늘은 고되지만 이 악물고 노력하면 내일은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잃었으며, 점점 더 암울해질 미래에 자식을 낳는 것을 죄악이라고 여긴다.
다만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실업률은 높은 편이 아니며, 직장에 대한 안정성도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우리니라와 같이 수 십년 안에 급진적인 성장기를 겪은 나라들은 대부분 극심한 경제 침체를 겪게 마련이지만, 우리나라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고, 경제적 위기도 적었다. 물론 대학이 곧 취업으로 직결되는 것도 사실이나, 다시 자신만의 개성을 우선적으로 보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니, 기존의 3차 산업 위주의 직종보다는 미래의 유망한 직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고졸이 대졸보다 많다면서 저학력을 기준으로 평준화시키며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2. 부동산 독점
위에서도 언급된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며, 86세대가 주축을 이루는 문재인 정권에서 더 심각해졌다. 한국의 전국 주택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었다. 즉, 실제로 집이 필요한 사람의 수보다 집의 수가 더 많다. 그리고 주택, 특히 1980년대 이후 한국 주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는 감가상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깎인다. 그러면 수요와 공급 이론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소위 '보이지 않는 손' 이론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이미 집을 소유하고 있는 40, 50대는 주택 가격이 끊임없이 올라가길 바라며,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 왜냐면 이들에게 부동산은 최고의 노후보장 수단이자 투자이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에 집을 팔고 싶지 않으니 하우스 푸어가 되는 한이 있어도 담합하여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 게다가, 집을 가진 40, 50대는 전세도 원하지 않는다. 금리가 인하되면서 다달이 현금이 들어오는 월세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또한 금융자산보다 부동산을 선호하는 현상은 대한민국만의 특이한 현상이다. 한국인들 대부분이 금융자산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부동산은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한국에서 이건 사실이다. 2008년~2017년 사이 부동산 수익률은 주식 수익률보다 무려 25.7%나 앞섰다.
전국적으로 집은 남아도는데, 정작 갓 사회에 들어온 20, 30대가 서울과 수도권에서 살 집은 없다. 1년에 천만 원 모아서 서울 시내에 2억 원짜리 조그만 집을 사려면 20년 모아야 한다. 전세는 매물조차 잘 나오지 않으니까 결국 '집'이 아닌 '방'에서 다달이 부담스럽게 높은 월세를 내며 살아야 한다. 5평 전후의 공간에 매월 20~50만 원이라는 비싼 월세를 내는 것이 현 대한민국 (정확히는 서울과 수도권)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물가 관리는 전혀 되지 않고, 월급에서 생활비와 월세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당연히 연애는 힘겹기만 하고 결혼은 사치이며 주택구입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미 집을 차지하고 있는 40, 50대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따위의 말을 늘어놓거나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다. 우리 때는 훨씬 힘들었다."는 식으로 호통을 친다. 물론 노력이 아예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대한민국 사회에 짙게 드리운 구조적 모순은 이미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터라 시대착오적인 헛소리라고 까여도 할 말이 없다.
3. 노후 복지 절벽
2010년대 이후 복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각종 복지 정책들이 들어서고 있다. 그런데 세부적인 정책 내용을 보면 대부분의 복지 혜택이 50대 이상 장년/노년층에게 집중되어 있다. 특히 일명 베이비붐 세대가 곧 정년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들의 은퇴 후 복지를 위한 정책들이 중심을 이루고 그 복지 재원을 20/30대 계층에서 충당하는 방식이다. 자기들만 복지 누리다 가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실업 문제가 심각한 청년 세대한테 폭탄을 돌린다는 것이다.
복지 차별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국민연금이다. 2015년 여야는 2028년부터 국민연금 수급액을 25% 늘리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를 실현하려면 보험료를 2배 이상 내야 한다. 이 합의로 인해 2028년부터 65세가 되여 은퇴하여 연금을 더 받는 혜택을 누리는 세대는 1963년생 즉 86세대이며, 이를 위해 뒷세대인 X세대(70년대생), 88만원 세대(80년대생), 에코붐 세대(90년대생)가 이를 메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몇몇 86세대는 "젊은 것들은 역시 투정밖에 부릴 줄 모른다. 우리만 연금 타냐? 너네는 안 늙을 거 같냐? 우리가 죽고난 뒤 너네 세대가 누릴 연금도 오를 거라는 생각을 왜 못 하냐?"고 반론하고, 심지어 정부 인사들조차도 너희도 국민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사탕 발림을 하지만, 저 합의 자체가 2060년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의 고갈시기를 더 앞당기는 대신에 지금의 86세대가 받을 지급액을 늘린 형태의 합의다. 즉 사실상 폰지 사기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이런 행태는 미래 세대를 많이 낳아 세금을 많이 뜯으면 된다면서 국채를 펑펑 찍어내 쓰고, 자신들보다 생활과 노후 준비가 힘들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채무를 떠넘기는 세대 이기주의, 포퓰리즘 정책과도 연결된다.
더군다나 1950~1969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는 다른 세대와는 비교가 안 되게 인구가 많다는 점이 자신들보다 생활과 노후 준비가 힘들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채무를 떠넘기는 세대 이기주의를 정말로 흉악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86세대는 연간 100만명대 출산율을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머릿수를 자랑하는 반면 2020년 생은 272,337명밖에 출생하지 않았다. 그런 즉 이젠 86세대의 30%도 안 태어난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니 많은 머릿수가 뜯어먹고 그 책임을 적은 머릿수에게 떠넘기는 형국이니 떠넘김 받은 사람이 짊어져야 할 채무의 무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된다.
이들은 연금 문제에서도 자기들만이 누리는 특혜의 부담을 뒷세대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모습만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 정책으로 계속 가면 딱 86세대가 경제생산활동이 끝나는 시점에 연금이 바닥나 연금제도가 구조적으로 사실상 유지가 불가능하게 된다. 보험료를 2배 내야 한다면 세전 임금이 9% 더 깎인다.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공무원 연금도 세대 간 차별이 크다. 과거에 9급으로 임용되어 33년간 근속한 뒤 최근에 5급 사무관으로 퇴직한 사람의 경우 보통 연금액으로 270~28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는데 지금 9급 신입이 33년 후 5급 사무관으로 퇴직할 경우 현재가치 기준으로 연금액이 저기의 절반 수준을 조금 더 넘게 받는다. 물론 급여에서 공제된 부담금은 실제 금액으로도, 연봉 대비 비율로도 현재 신입이 훨씬 더 많이 부담한다.
4. 위선과 이중성
86세대는 박사모로 대표되는 이전 보수 노인 세대와 자신들을 차별화하고 그들을 비판하는 진보적 경향을 보인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다. 물론 절대 인구가 많은 만큼 이들 중에 중도·보수층도 상당하다는 것은 감안해야 하며, 어디까지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다. 86세대, 운동권, 전교조 등 참고. 원래는 진보 성향이었던 86세대나 베이비붐 세대 중에서도 86세대의 위선과 무능에 염증을 느끼고 중도를 넘어 보수 성향으로 돌아서버린 경우가 꽤 있다. 심지어 그렇게 돌아선 86세대 우파 중에서도 자유주의가 아닌 전체주의, 권위주의적으로 사상을 강요하며 종북몰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현대 한국 진보에 대한 비판점 중 태반은 이들 세대나 바로 인접한 베이비붐 세대가 연관되어 있다. 북한이 지금도 저지르고 있는 심각하고 잔혹한 인권 범죄 문제는 전세계가 다 아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체사상파, 종북주의자가 전 세대 중 가장 많이 발견되는 세대이기도 하다. 물론 이들 중 상당수는 북한의 실상을 뻔히 알면서도 친북 민족주의 세력을 이용하는 등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친북 스탠스를 취하고 있을 것이다.
베이비붐 때문에 세대 인구가 많은 탓인지, 아니면 매체 발달과 인식 변화 덕분에 그간 묻히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어서인지, 미투 운동에서 드러나는 성범죄 가해자 17명중 11명이 이들 세대이고, 그밖에도 군대·직장 등에서 간부·상사 등 우월한 갑의 위치에 서서 저항이 어려운 을인 젊은 세대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육체적·정신적 폭력을 가한 사례가 끊임없이 보고되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는 기존 보수 기득권에 진입하지 못한 86세대가 자신들이 기득권을 차지하기 위해 진보라는 간판을 내세우고 이용한 것일 뿐, 사실은 그다지 진보적이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
또 유독 86세대는 부동산 투기 문제가 기사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주축을 이루는 문재인 정권 인사들 중 상당수가 부동산 투기나 세입자에 대한 갑질 문제로 사임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단지 부동산을 지키기 위해 관료직을 버렸다. 정작 부동산을 통한 부의 축적과 승계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와 심지어 토지 공개념을 주장하던 인물마저 핵심 인사로 속했었던 게 이들 세력이다. 그리고 경제 소방수로 투입되었던 참여연대 출신의 김기식, 김상조, 장하성, 김수현(교수) 등도 감투를 쓰면서 자신들의 정의로운 언행에 상반되는 위선적 행태가 드러나 불명예스럽게 퇴장한 바 있다.
86세대도 불안해진 노년과 캥거루족 문제 등 나름의 고충이야 있지만 심각한 고령화 상태에서 노후는 청년 세대가 더 암울하다. N포세대라 할 정도로 번식욕 같은 생물의 기초적 본능조차 포기한 젊은 세대 입장에선 86세대가 갑질을 많이하는편이니 불만이 쌓이고, 여기에 상술한 밥그릇 문제나 집값 문제까지 겹치니 이들 세대에 대한 혐오 정서가 어느 정도 형성될 수밖에 없다.
가장 대표적인 86세대 위선 사례로 조국 사태를 들 수 있다. 조국 이외에도 이들 세대는 유독 세습 비리, 교육 비리가 자주 발견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불공정과 부의 세습을 비난하고 이를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챙겨왔음에도 정작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권력을 악용해 온갖 특혜를 안배해왔다. 심지어 일본 불매 운동과 반미적인 구호를 외치던 이들도 뒤에서는 일제를 애용하며 임종석처럼 자식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명품으로 둘러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들이 애국과 민족주의를 강조하면서 저격하던 대상들의 행태를 따라해 자식을 아예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만드는 경우도 허다하다.
5. 권위주의
위의 위선 문제와도 이어진다. 86세대는 군사정권 독재에 맞서 싸워 민주화를 이룬 세대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이 당한 전체주의/권위주의의 병폐를 대물림하는 면이 있다. 전체주의/권위주의로 무장한 독재 정권에 맞서기 위해서도 우리도 똑같은 방식으로 뭉치고, 아군의 잘못은 은폐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악순환이 일어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회고록에서 당시 운동권 학생이나 노동자 대표가 가장 대화하기 힘든 상대라고 평하면서, 그들 중 상당수가 자기 주장만 옳고 상대가 자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타락한 반동으로 단정하여 어이가 없었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는 대화의 정치인데,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와 싸운다는 사람들이 남에게 말할 권리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86세대 정치인들은 자신들만이 정의고 청년 세대가 무조건 자신들을 지지해야만 옳다는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들이 주축을 이루는 더불어민주당과 그 지지 세력은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청년 세대는 이명박 시절 세뇌를 받아 보수적이라거나 일베라고 매도한 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홍익표 국회의원 20대 비하 사건 참고. 그 외에도 통일에 반대하거나 출산하지 않는 젊은 세대는 이기적이라는 둥 세대 격차를 무시한 망언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장하성 역시 86세대의 위선, 무능, 그리고 꼰대스러움을 비판한 바 있으나, 정작 본인도 본인이 비판한 내용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6. 친페미니즘의 이중성
86세대 남성들은 경제의 고속 성장 과정에서 가부장제의 혜택을 가장 직접적으로 누린 수혜자로, 현재에도 여전히 아내에게 주부 일을 강요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심지어 맞벌이 부부인 경우에도 말이다. 한국에 페미니즘이 득세하게 된 핵심 원인 중 하나는 폭발적인 경제 성장 중에도 여전했던 이 세대의 여성 멸시, 여성 차별, 여아 낙태 때문인데, 정작 본인들 때문에 남성으로서 누리는 것은 없다시피하면서 오히려 차별만 당하는 청년 남성에게는 남자답지 못하다고 비하하면서, 정말 자신이 배려하고 배상해야 할 자기 집안의 마누라 혹은 같은 세대의 여성은 내버려두고 젊은 여성만 편드는 행태로 성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즉, 자신들은 누이들의 모든 인생의 기회를 희생시켜 기생이나 다름없는 관계구조를 통해 고등 교육을 몰빵받은 후 자리잡아 가부장제의 혜택만 쪽쪽 빨아먹고 지금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주제에, 가부장제의 혜택을 누린 적도 없고 성평등 의식이 기성 세대보다 강한 청년 남성들한테는 "사내 새끼가 찌질하게 굴지 말고 양보하라"는 식으로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훈계 따위나 하고 앉아있으니 청년 남성 입장에서 적개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누이, 어머니, 아내에 대한 부채감 때문인지 86세대 정치인 상당수는 정치 스펙트럼을 막론하고 페미니즘을 맹목적으로 지지한다. 여성계와 한 패인 민주당은 말이 필요 없고, 민주당+여성계와 모두 척진 국민의힘도 이에 대해서는 딱히 다르지 않다. 이 역시 청년층의 정치 혐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2020년대부터는 이례적으로 20, 30대의 정치 관심도가 높아졌고, 정치 혐오는 옛 말이 되었다. 그리고 이를 캐치한 이준석이 청년 남성층의 가려운 곳을 긁어줌으로써 강력한 지지를 얻어 국민의힘 최연소 당 대표까지 올랐고, 유승민•홍준표•윤석열 대선후보 등이 여가부 폐지 등 청년 남성의 입맛에 맞는 공약을 내세우며 20대 남성은 유례 없이 보수화되었다. 이는 젠더 갈등의 격화를 의미할 수 있다.
86세대가 장악한 언론 또한 마찬가지로 노골적인 친페미니즘 성향을 띄고 있다. 86세대에서 발생해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이들이 주축이었던 전교조 역시 친페미니즘 성향이다. 따라서 86세대는 학교에서 인헌고등학교 사상 강요 사건, 보성고등학교 교사 페미니즘 사상 강요 및 갑질 사건 등 사상 강요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들 중에서도 진짜로 페미니즘과 인권 등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현재의 주류 페미니즘인 래디컬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이들이 있기야 하겠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여성주의면 다 좋은 거 아닌가?" 하는 단순한 생각에 래디컬 페미니즘과 페미니즘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며, 굳이 구분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는 마치 현 노년세대가 진보나 좌파 같은 단어의 개념과 종북주의를 구분하지 못하고 동일시했던 것과 유사하다.
그러나 지식인이 페미니즘과 래디컬 페미니즘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이익 등을 위해 역차별 등의 불의를 모른 척한다는 뜻이거나, 마초이즘을 기반으로 하는 시혜적 페미니즘 지지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자유주의 페미니즘 등은 전혀 문제가 없고 래디컬 페미니즘만 문제가 있다는 식의 주장 역시 엄연히 '친페미니즘'적인 주장이다. 페미니즘은 결국 '여성주의'이고, 이 또한 일종의 (성)차별주의다.
86세대 지식인층의 친페미니즘 현상에 대한 가장 직관적인 해석은 그냥 이들 대다수가 기사도 정신이나 레이디 퍼스트 등 마초이즘을 가지고 있고, 어차피 이미 자리를 선점한 기성 세대는 파이를 빼앗길 일도 없으므로 청년 남성 대신 선심 쓰는 척을 한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을 가장한 마초이즘 86세대 지식인의 대표적인 예시로 높은 언론 지명도를 가진 진중권이 있다. 진중권은 본인 스스로 마초를 싫어한다고 말한 사람이다. 그러나 진중권은 남성에 대해 찌질하게 굴지 말고 여성에게 대범하게 양보하란 식의 전형적인 마초이즘 발언을 반복해왔다. 조국 사태 이후로 86세대의 위선과 독선적인 모습을 종종 비판해온 진중권이지만, 정작 진중권 본인도 그 86세대 중 한 명에 불과한 것이다.
애초에 정치인 등 상류층은 전 계층 중 가장 가부장적인 계층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86세대 정치인의 친페미니즘은 여성표가 남성표에 비해 충성도가 높으니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타산적으로 친페미니즘적인 언행을 했던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7. 높아진 징병률
586세대의 징병률은 51%에 불과했으며, 현역복무를 했던 사람들 조차도 석사장교, 방위병 제도를 통해 6개월만에 군복무를 마친 사람들이 있을 지경이었다. 반대로 지금 20대의 징병률은 무려 90%에 육박할 예정이다.
그러나 사회주류가 된 86세대는 자신들의 아들들의 징병률이 높아지고 처우개선이 더딤에도 불구하고 사병 처우개선 혁신에 미온적이거나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8. 정치적 비중과 견해차
86세대 정치인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정치 기득권을 오랜 시간 차지하고 있어 바로 아래 세대 중년 정치인한테도 원망받는다. 따라서 이들은 근래의 중대한 정책 실패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미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자산증식을 위해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나 다주택 보유에 대한 감세가 필요한 586세대 상당수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나 관련세금 인하를 주장할 것이고, 향후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2030세대 입장에서는 부동산 가격 인하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증세를 요구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뜩이나 586세대에 대한 강한 박탈감에 시달리던 2030세대가 이를 직접적인 적대감과 분노로 표출하게 된 것이다. #
여태까지 청년의 정치 참여율이 저조했던 것도 있다. 2030세대의 20대 총선 투표율은 중장년층의 투표율보다 낮다. 19대 때는 무려 42%였다.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노인 한 명은 0.7명이 되지만, 청년 한 명은 반 명의 가치밖에 지니지 않는 것이다.
9. 모든 세대중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
86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독보적으로 많이 태어났다. 1960년대생들의 숫자는 여타 다른 세대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반대로 이들의 자녀 세대는 숫자가 부모세대보다 훨신 적은데다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비혼 비출산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86세대가 고령화되면 노인 복지를 충당할 수가 없어진다.
86세대 책임론에 대한 비판
1. 지나친 일반화
예금 이율이 높으면 대출 이자는 더 셀 거라는 생각 해본 적 있니? 엄마 아빠는 천 만원 빚에 1년 이자만 130만 원씩을 갚아야 했어. 네 아빠 월급이 50만 원이었다.
《닥터앤닥터 육아일기》 177화 - 가난 6 中
옛날 세대들은 다 쉽게 쉽게 살았던 시대라고 하잖아요. 그럼 제가 뭐 하나만 물어 볼게요. 그럼 동시대에 태어나고 자란 너네 부모는 왜 강남에 아파트 한 채도 없냐? 다 같이 꿀 빨던 세대라며.
리섭
고성장기에 예금 이자만 모아도 쉽게 돈을 모을 수 있었고, 취업 문턱도 낮은 세대라 소위 '꿀빤 세대'라고 불리는 것의 이면에는 그에 못지 않은 단점들이 있었다. 이를 망각한 채 해당 세대에서 '성공한 사람'들만 조명하여 세대 전체를 재단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평가한다면 어떤 세대든 간에 성공한 사람만 조명하여 '꿀빤 세대'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책임론의 주된 발상지인 소위 90년대생 세대들도 이렇게 몇몇 사례들만 열거하면 충분히 '꿀빤 세대'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런 책임론을 뒤집어 90년대생들도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어서 가난 탈출이 가능했던 세대라고 훗날 공격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심심치않게 나온다. 해당 내용이 맞냐 틀리냐는 중요한게 아닌게 애초에 세대 책임론 자체가 그런 '일반화'에서 출발한다는 말.
86세대라고 해서 공평하게 돈을 모으고 성장했던 것은 아니다. 소득격차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는 86세대라고 해서 전혀 평준화가 되지 않았다. # 연령별 소득 수준 분포 자료와 세대별 월평균 임금을 봐도 알 수 있지만, 86세대에서도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한달에 100~200만 원으로 연명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상당했다. 오히려 위 언급에서 볼 수 있듯이 예금 이자만으로 돈이 모이던 시절인 만큼 대출 금리도 살인적이었기 때문에 돈 없는 서민들은 지금보다도 더 고통받던 시대였다.
당연히 빚에 허덕이다 파산하고 몰락하거나 잠적한 86세대들도 얼마든지 있다. 젊었을 때 부동산 광풍으로 한바탕 고생을 했던 86세대들도 다수 존재한다. 1987년경부터 1990년을 전후한 시기에 부동산이 대대적으로 올랐는데 부동산 투기문제와 더불어 전월세가도 급속하게 오르는 바람에 고통을 받은 가정들도 많았다. 이들이 청년시절 경제 호황기 시기를 운좋게 맞이하여 순풍을 탄 것은 맞으나 그것은 소위 '있는 집' 자식들에게 한정되었으며, 이런 금수저 세대가 돈을 끌어모으는 것은 딱히 지금이라고 해서 다른게 아니다.
또한 '학점 관리만 대충해도 대기업에 프리패스'였다는 주장도 잘 생각해봐야 하는게 애초에 이 세대는 국민 대다수가 돈이 없었고, 대학 입학 정원 자체가 매우 적었던 시기였다. 취업률은 따로 비교하면서 '대학의 가치'는 지금과 동일시해서 생긴 오류에 가깝다. 당시 취업문턱이 낮았다는 것은 그만큼 대졸자의 가치가 높았다는 이야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86세대라고 해서 대충 놀다가 취업하고 적당히 놀면서 돈을 번 것도 아니고 당대 많은 사람들은 대학 문턱에 가보지도 못하고 고졸 혹은 중졸의 학력으로 저임금 노동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저임금 노동환경은 비슷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노동환경은 말할 것도 없이 열악했다. 전태일이 무엇을 했는가를 떠올려보자. 해당 인물의 시간적 배경은 70년대이긴 하지만 환경은 하루아침에 바뀐 것이 아닌만큼 86세대 중에서 일찍 취업 현장에 내몰린 사람들은 비슷하게 열악한 노동환경을 겪어야 했다. 낮은 취업문턱에 '통기타'를 들고 캠퍼스 라이프를 만끽하고 별다른 스펙도 없이 대기업에 척척 붙는 '로망'은 대학교에 갈 수 있는 재력과 환경이 갖춰진 '있는 집' 자식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애시당초 86세대 전체가 꿀을 빨았다면 흙수저라는게 있을수가 없다. 현재 흙수저 금수저 이렇게 규정하면서 한탄하는 청년들의 부모세대가 지금의 86세대인데 진짜 꿀을 빨았으면 부모된 입장에서 자식들을 흙수저로 만들리가 없기 때문이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80년대 당시 대학에 다녔던 60년대 출생자들의 숫자는 무려 250만 명에 달하는데, 이들 전체를 동질적인 하나의 집단으로 봐야 할지는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했으며, 소설가 성석제는 '기득권에 취해 있는 이들보다는 여전히 먹고 살 걱정에 시달리는 순응적인 86세대가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에서 성공한 86세대의 이야기와 증언이 자주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애초에 그럴 여유가 되는 사람의 이야기만 남아서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86세대 중에 재산 증식에 실패하고 가난에 허덕이다가 싸구려 방 한켠을 노숙자처럼 전전하거나 아예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잘 언급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재력을 갖추고 여유가 있어 인터넷에 자신의 이야기를 남길 만한 사람들이 많이 남길 수 밖에 없다. 즉 86세대 때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했단 얘기다.
2. 능력주의의 위험성
"능력이 없으면 나가라"처럼 젊은 층의 자리를 달라는 생각 자체는 너무 위험하다. 젊은 층이 꼭 능력이 있으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 논리는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가 제일 좋아할 생각이다. 근로자의 능력을 판단하는 주체는 경영자이기 때문에, 월급이 올라가면 능력이 없다는 핑계로 그냥 해고해버리면 그만이니까 말이다. 이처럼 젊은 층과 중년층의 대립은 사회적 불안으로 야기된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오찬호 著)'에서는 단순한 세대갈등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대한 사회적 불안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강사는 토론 주제로 'KTX 여승무원들의 철도공사 정규직 전환 요구'를 들었다. 2004년 채용 당시 "KTX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고 입사했다."는 승무원 측과 "노동자들은 분명히 계약직임을 알고 들어왔다."는 사측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던 문제로, 이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자, 2006년 승무원들이 철도공사의 정규직 직접 채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한 사건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강의 제목인 '인권과 평화'에 걸맞게 사측이 노동자들의 권리를 어떻게, 얼마나 침해하는지에 대해서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학생들은 이 사건을 한마디 말로 일축하고 있었다고 한다. "날로 정규직이 되려고 하면 안 되잖아요!"라고. 쉽게 말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나빠. 하지만 그렇다고 특혜를 받는 것도 나빠!"란 논리. 2000년대부터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고서 기간 만료 및 기타 이유로 비정규직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이것을 '특혜'라고 볼 수 있을지는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은 특혜가 아니라 애당초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해고를 했다. 이러자 승무원들은 오랫동안 법적 투쟁을 했지만, 패소했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노동자의 인권보다는 '날로 정규직이 되려고 한다'는 학생들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던 나 자신을 보게 됐다. 내 머릿속에 이런 생각을 심어 놓은 건 도대체 누구일까. 저자는 그것이 '자기계발 권하는 사회'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이 책 한권으로 사회현상 전체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 청년층들의 불안을 그대로 반영한다. 청년층은 청소년 시절 극한의 입시 관문을 뚫고 대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닌, 그냥 사회에 한발짝을 내딛었을 뿐이다. 이때 청년층은 혼란을 겪는다.
그리고 이를 방관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며 오히려 타박만 하는 586 세대에게 실망과 분노가 쌓이고 쌓여 나중엔 적대감을 표출하게 된다. 윗세대의 지시대로 했지만, 결과는 현실은 시궁창일 뿐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기와 다르게 편하게 취직한 어른들에 대한 분노가 그대로 표출되었다. 과거엔 대학도 얼마 없었고 대학만 가면 대기업에서 거의 모셔가는 수준이라 이를 보고 자라온 기성세대는 자식에게 대학만 가면 성공한다고 조언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대학만 가면 장땡이 그저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는 점이 이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다. 쉽게 말해, 기성세대가 시대상의 변화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젊었던 시절의 그러니까 과거에나 적용이 가능한 조언을 해버렸다는 얘기다.
하지만 50대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했던 방법이 더 이상 먹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다른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다. 젊은 날처럼 부당함에 항거하는 것은 더 이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설령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하더라도, 취직하지 못한 자식들을 먹여 살리는 쪽이 바로 중장년층이기 때문이며 '그러다 나까지 위험해지면 어쩌지'라는 사고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양쪽 다 피해자이지만, 원인도 해결도 너무 복잡하고 중구난방이다. 결국 이런 혼란에서 각 연령층은 자기네의 안전만을 원하게 되고 이는 특정 연령층의 안위를 위해 다른 연령층의 희생을 강제하는 형태로 이어지므로 결국 극심한 반목과 배척으로 돌아온다.
또한 이러한 능력주의의 논리로, 청년층 역시 능력부족으로 해고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이때 과연 순순히 해고될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3. 어쩔 수 없었던 시대의 한계성
86세대가 맞닥트린, 극복해야 하는 것은 강고한 군사독재였다. "어떻게 군사독재를 넘어설 것인가?" 이것이 이들의 최대화두였고 이것을 넘어서기 위해 발버둥친 세대가 86세대들이였다. 이들은 자신들이 스스로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시대가 올 것인가?를 말하던 세대였고 민주사회가 멀게만 느껴지던 암울한 시기였으며 그 이상을 상상하기 어려웠던 때였다.
즉 이들은 군사독재 하의 아주 비정상적인 사회를 민주정부하의 비정상적인 사회로 만든것이며 86세대의 이러한 점들을 열거하며 김누리 교수는 86세대를 비판하면서도 86세대가 처했던 절망적인 현실을 지적하며 이들이 도덕적 결단과 많은 희생으로 한국 사회를 어느정도 진척시킨 것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도 지적한다.
이들이 도덕성 우월감에 젖은 이유도 있었는데 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상대와 싸워본적이 없었다. 이들이 싸운 것은 기회주의적인 수구보수들과 싸운 것이기에 어지간하게 부패해도 86세대는 자신들이 대항해 싸웠던 상대가 더 떨어질 곳도 없는 최악의 존재들이였기에 항상 도덕적으로 우월했던 것이다. 그로인해 이들은 도덕적 우월감에 젖는 한계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전망
베이비 붐 세대 관련 혐오와 갈등은 미국에서도 발견되는 등, 경제의 고속 성장이 끝나고 저성장기에 접어든 선진국 대부분에서 크든 적든 발생하는 문제다.
다만 한국에서는 사상 최고 속도의 압축적인 경제 성장 속에서 베이비 붐 세대의 중앙에 위치해 사회 주도권을 틀어쥐게 된 86세대가 특히 원망의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높은 보건 의료 수준(=수명 증가)과 기록적인 저출산으로 인해 타 선진국보다 급격하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이제 막 86세대의 바로 윗 세대가 노인기에 접어들고 있다. 따라서 곧 본격적인 복지 파탄이 가시화되기 시작할 것이고, 세대 갈등과 노인 혐오 문제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과는 별개로 86세대의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은 이들이 죽을때까지 굳건할 가능성이 유력하며, 이들이 영향력을 상실할 가능성은 극도로 희박하다. 90~00년대생들은 86세대에 대해서 속마음으로만 아니꼽게 여길뿐, 직장이나 가정에서 공개적으로 부딪히는건 어렵기 때문이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자동화로 인해 이들의 자녀세대들은 부모세대보다 더 잘 살 가능성이 없으며 86세대 역시 자녀세대가 자신들을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를 일체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노후대비 자금을 모으는 동시에 정년 이후에도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을 궁리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저출산 고령화가 극심한 국가이며 86세대가 속한 60년대생들은 대한민국의 세대들중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이들은 죽을 때까지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할 수가 없으며,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경제적으로도 열세인 90~00년대생들이 86세대를 상대로 들이받을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보다도 노후 대비를 하기가 더 어려운 자녀세대가 중장년층이 되면 부모 세대인 86세대의 재산을 상속하는것을 최우선으로 둘 수밖에 없을것이며, 상속 문제 때문이라도 속내로만 불만을 가지지 겉으로 이들에게 부딪히는건 불가능할것이다. 결국 86세대의 자녀세대들끼리 86세대의 재산 상속을 놓고 다툴 가능성이 높으며, 베이비붐 세대들도 상속 문제 때문에 다투는 마당에#경제적으로 더 어려울수 밖에 없는 90~00년대생 세대들은 부모세대인 86세대의 재산을 놓고 형제 자매들끼리 눈치게임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오히려 부모세대에게 표면적으로는 더 잘보이려 들 수밖에 없을것이다.
전문가들도 86세대의 자녀 세대들은 필연적으로 86세대의 재산을 상속하는것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