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진법, 六十進法, sexagesimal, base 60
60을 한 묶음으로 하여 자릿수를 올려가는 방법이다. 예전부터 60진법을 사용해 왔는데, 60이 대표적인 진법 수 10과 12의 최소공배수이며 6 이하의 모든 자연수의 최소공배수라 나누기가 쉽고, 따라서 아래처럼 약수가 12개나 된다.
12진법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재는데에 주로 등장하며 한 단위가 워낙 크다보니 진법을 이용한 계산에는 별로 활용되지 않는
이용
한자문화권에서 육십갑자로 사용된다. 십간과 십이지를 함께 사용하여 육십갑자라고 하며, 1갑자는 60년을 뜻한다.
과거 한자문화권의 역사를 새길 때 육십갑자를 사용했다.
옛날 바빌로니아에서 사용된 수를 나타내는 방법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시간 단위로 사용된다. 60초를 1분, 60분을 1시간으로 한다.
각도 단위로 사용된다. 1도 미만의 단위에 분, 초를 이용한다. 1도가 60분, 1분이 60초이다.
덤으로 이 시간 단위와 각도 단위는 역법 단위에 기원해서 연관되어있는데 원래 고대 바빌로니아 달력의 1년이 360일이었다.
온도 단위로 화씨에서 사용된다.60진법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프랑스어에서는 아직 10단위에서 사용되는데 70은 soixante-dix(60+10) 80은 quatre-vingts(4×20) 등으로 나타낸다.
아라비아 숫자에 로마자까지 총동원해도 모자라기에 주로 7210=1:1260, 0.50510=0.30:1860 식으로 표기한다. 숫자 두 개를 한 묶음으로 묶고, 각 묶음 내에서는 10진법을 차용하여 00부터 59까지 나타내는 식. 다만 인코딩에서 쓰는 NewBase60은 대소문자를 구분해서 쓴다.
최초의 문명, 60진법 숫자체계
지금의 이라크 남부,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사이의 메소포타미아 남쪽 지역에서 인류 최초로 문명이 일어나 도시를 형성했다. 약 5500년 전(BC 3500년)에는 문자도 생겼다.
최초의 문명과 최초 문자의 흔적에서 숫자체계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바로 60진법이다. 60은 1, 2, 3, 4, 5, 6, 10, 12, 15와 같은 여러 개의 수를 약수로 가지므로 무언가를 나눠 분배할 때 편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60진법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60분이 1시간이 되고, 60초가 1분이 되며, 일상에서 쓰는 각도에서도 1도는 60분, 그리고 각도의 1분도 시간과 비슷하게 60초로 나타낸다. 최초로 인간 문명에 나타난 숫자의 체계는 인류 문명과 문화의 원형으로 뒤이은 여러 문명과 종교, 일상에 영향을 미쳤고 아직도 남아 있다.
거리와 시간의 단위 바빌로니아 마일
바빌로니아 마일은 거리의 단위이기도 했고(약 11.2km), 시간의 단위이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인남자가 1바빌로니아 마일을 걷는 데 2시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이 시간을 단위로 24시간인 하루를 12로 나누어 시간의 단위에 12진법을 사용하게 된다. 12 역시 1, 2, 3, 4, 6과같이 약수가 많기 때문에 편리했을 것이다. 이는 연필 12자루를 1다스라고 하고, 12인치가 1피트에 해당되는 등 다양하게 사용되었고 아직도 남아 있다. 12진법과 60진법의 편리성은 다른 문명으로 전파되고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었다.
현재 인간의 수체계는 알다시피 10진법이다. 아마도 가장 손쉽게 숫자를 세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인간의 손가락이 10개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10진법 외에도 앞에서 살펴본 24진법, 60진법 등이 있는데 7이나 9와 같이 홀수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일상적으로 개수를 나눌 때 가장 많이 나누는 경우는 둘이므로 짝수 진법이 쓰인 것 아닌가 싶다.
문명에 따라 달랐던 기수법
숫자를 기록하는 방식을 기수법(記數法, numeral system)이라고 하는데, 문명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같은 10진법을 사용하더라도, 고대 로마의 기수법에는 숫자의 크기를 나타내는 기호가 따로 있었다. 1을 I, 5를 V, 10을 X, 50을 L, 100을 C, 500을 D, 1,000을 M으로 표기한다. 가령 자유의 여신상 왼손에 들려진 독립선언서의 1776년은 MDCCLXXVI로 표기되어 있다.
현재 지구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수법에는 숫자의 단위를 나타내는 기호가 따로 없으며, 숫자가 놓인 위치가 숫자의 크기를 나타낸다. 이를 위치 기수법(Positional notation)이라고 하는데, 숫자를 더 적은 기호들로 더 간편하게 나타내며 위치로 수를 기록한다. 0, 1, 2, 3, 4, 5, 6, 7, 8, 9의 10개 기호의 이름은 ‘아라비아 숫자’이지만, 실은 인도에서 태어나 아랍을 거쳐서 유럽으로 전파된 것이다. 아무리 큰 숫자도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고 계산할 때도 편리하기 때문에 인간의 수체계에서 표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