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과학 Natural Science/수학 Mathematics

물리학-수학 관계, 수학과 물리학의 관계는 도구와 설계도의 관계

Jobs 9 2024. 10. 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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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수학 관계
물리학을 성립시키기 위해 현상을 해석하는 인간의 인식이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어 지표와 규칙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숫자는 실제하지 않지만 그 숫자로 표현되는 에너지의 양은 실체다.
수학과 물리학의 관계는 도구와 설계도의 관계

 

 

수학을 최초로 활용한 물리학 법칙 중 하나인 뉴턴의 운동법칙. 수학을 통해 물리적 현상을 설명


 

Physics is the language of the universe, mathematics is the language of all sciences
물리학은 우주의 언어다. 수학은 모든 과학의 언어다.
- 리처드 본드 박사, 캐나다 이론 천체물리연구소 소장


Those who do not know math do not know the true beauty of nature
수학을 모르는 사람은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 수 없다.
- 리처드 파인만

 

 

수학과 물리학은 다른 학문이지만, 두 학문은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학을 잘 하기 위해서 물리학을 잘 할 필요는 없지만, 물리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학이 필요하다.

이는 비록 수학적 기호와 구조가 물리학적 실체는 아니지만, 물리학을 성립시키기 위해 현상을 해석하는 인간의 인식이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어 지표와 규칙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숫자는 실제하지 않지만 그 숫자로 표현되는 에너지의 양은 실체다. 즉 수학은 물리학이라는 거대한 성을 짓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에 비유할 수 있다.

간단히는 고전역학적으로 물체의 위치, 속도, 온도 등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여 미분방정식을 풀어서 많은 물리현상들을 정확히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이에 기반하여 다리를 짓고 비행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매우 미세한 현상 (양자역학)이나 매우 거대한 현상 (상대성 이론)을 설명할 때에는 복잡한 수학이 필요하다. 양자역학의 경우, 파동함수들의 모임을 벡터공간으로 보고 고유값 계산과 푸리에 분석을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 관점 중 하나이다. 양자역학적으로 전자기학이나 쿼크의 상호작용을 기술할 때엔 벡터번들 (벡터번들의 커넥션은 게이지와 같은 개념이다)의 언어를 빼놓을 수 없다. 입자의 상호작용을 예측할 경우, 파인만 다이어그램의 계산이 필요한데, 이 계산은 대수기하학의 모티브 (motive) 및 리만 제타함수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이 예시로, 뮤온의 자기모멘트를 이론적으로 계산할 때에 제타함수의 특수값을 사용한다 (페이지 167 참조). 상대성 이론의 경우, 거리개념이 뒤틀려있는 기하학적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미분기하학의 언어가 사용된다. 시공간에서의 관점변환 (로렌츠 변환)에 불변하는 물리법칙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미분형식 (differential form)으로 전자기론을 기술하는것 역시 통상적이다.

고전역학적 현상의 경우도 거대한 시스템을 다룰 경우 복잡한 수학이 사용되곤 한다. 고전적인 편미분방정식을 푸는것조차 쉬운 일은 아니며, 예를 들어 유체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위해 나비에-스톡스 방정식을 푸는 연구는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전적 시스템의 장기적 추세를 예측하려 할때에도 혼돈 (카오스) 현상이 나타나며, 관련된 Bifurcation 이론 등은 특이점 이론 등과 엮여있는 복잡한 분야이다. 예를 들어 대기의 움직임을 아주 단순하게 모델링한 로렌츠 시스템의 경우, 이것이 실제로 혼돈성을 가진다는 것이 최근 (90년대)에야 엄밀히 증명된 바가 있다. 해당 증명에는 컴퓨터를 동원한 위상수학적 작업이 들어간다 (Conley theory). 



물리학에 수학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수학 없이는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정도로 수학은 중요한 학문이다.

 


수리물리학: 물리학과 전공 과목이며 이 또한 학부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학적 지식을 짜깁기해서 모아놓은 것이다. 엄밀한 증명은 생략하고 물리 개념들과의 관계 속에서 시각적이고 직관적인 이해를 하는 데 집중한다.
공업수학: 공과대학 전공 과목이며 공대 4년동안 사용하게 될 수학을 총집합 해놓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수리물리학과 같이 엄밀한 증명은 생략하고 다양한 공학 분야에서 수학이 어떻게 응용되는지 그 예시를 탐구하는 데 집중한다. 

공업수학과 수리물리학은 교과과정에 있어서 조금 차이가 나는데, 이는 각 전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순수학문인 물리학은 1) 법칙을 발견하고 2) 이를 보다 일반적인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형태로 확장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 물리학과에서 배우는 이론은 공학적인 상황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학부 수준의 공대에서는 다루지 않는 텐서나 변분법 그리고 각종 특수함수를 수리물리학 과목에서는 심도 있게 배운다.

한편 공학에서는 개념의 일반화와 추상화보다는 어떤 주어진 현실의 상황을 수학적 도구를 이용해 어떻게 분석하고 예측할지가 중요한 문제로서 대두된다. 그러므로 전체 교육과정의 절반 정도가 미분방정식의 해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리물리학에서는 미분방정식에 대한 이론만 배우고 넘어가는 반면 공업수학에서는
일계 상미분방정식
이계 상미분방정식
고계 상미분방정식
연립 상미분방정식
상미분방정식의 급수해
라플라스 변환을 이용한 상미분방정식의 해법
푸리에 급수와 푸리에 변환
푸리에 해석을 이용한 편미분방정식의 해법

등을 8개 이상의 개별 단원으로 나누어서 몇달에 걸쳐 배운다. 교과서 본문 내의 예제(worked example)와 연습문제를 풀다 보면 정말 다양한 상황에서 미분방정식을 모델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또한 미분방정식 이외에도 선형회귀 등 최적화 문제의 해법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이용해서 계산하는 것도 배운다. 

 

 

 

 


학문적 관계


수학은 형식과학으로서 어느 명제가 기본이 되는 논리 체계 (공리) 위에서 모순이 없음을 보이면 그 자체로서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물리학은 자연과학이기 때문에 어떠한 물리적 명제의 진위를 절대적으로 따질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물리학은 귀납법을 통해 자연 현상을 보편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며, 수학에서는 연역논증을 통하여 명제를 증명한다. 이것이 두 학문 사이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로서, 물리학적인 대상을 오롯이 수학적인 관점에서 고찰할 수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불가능하며, 물리학이 수학의 하부 범주에 속하는가 따위의 논쟁이 무의미한 이유이다.  

이런 까닭에, 결론부터 말하면 수학과 물리학은 언어학과 국문학의 관계처럼 아예 별개의 학문이다. 국문학이 학문의 체계화를 위해 언어학의 방법론을 일부 차용할 수는 있어도 문학작품과 문법을 실질적으로 해석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국문학의 방식으로만 가능한 것처럼, 현실의 자연현상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의 방식을 따라야만 한다. 이것이 물리적 현상의 모든 것을 수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모든 것의 이론이 탄생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수학인 것은 아닌 이유다.  

허나 이러한 사실과는 별개로, 상술한 바와 같이 두 학문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 물리학은 그 이론의 전개와 형식화에 수학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물리학적으로 타당한 가정을 세운 후 수학적 도구를 이용해 이를 확장 및 일반화시켜서 현실 세계를 예측하는 모델을 확립하고, 이 모델이 실험 결과를 잘 설명하는지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입각해 엄격히 검증함으로서 물리학 이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수학 역시 이론물리학의 여러 성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으며, 대표적으로 에드워드 위튼이 스피너를 이용하여 양수 질량 정리를 간단히 증명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를 아주 쉽게 정리하자면 수학과 물리학의 관계는 도구와 설계도의 관계와 같다. 도구와 설계도는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물은 아니지만 설계도에 그려진 건물을 지으려면 도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똑같이 과학자가 이론을 보편타당하게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정형화된 논리 패턴을 지닌 수학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수학과 물리학은 별개의 영역이지만 물리학이 객관성을 얻기 위해서는 수학을 도입해야만 하는 관계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학은 그 자체로는 현실성과 실용성을 갖지 못한다. 현상에 대한 대응관계와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물리학의 방법론 안에 도입되어 목적성을 띠기 전까지는 그저 논리형식으로서만 존재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수학은 보다 이론적이고, 과학은 보다 현실적이다. 따라서 실증된 과학 이론은 언제나 수학적이지만, 수학 이론이 언제나 과학적이지는 않다. 

이와 관련한 이론이 천동설의 핵심 개념인 주전원이다. 주전원의 경우 잘만 설정하면 천체가 미키마우스 형태로 움직인다고 가정해도 성립한다. 순수하게 수학적으로 접근하면 어떤 형태든 끼워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주전원은 실제하지 않으며, 수학적이지만 과학적이지 않은 개념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수학개념은 논리적으로 성립하기만 한다면 그 이론의 실제적인 옳고 그름을 떠나 어떤 명제든 참으로 성립시킨다. 도구는 설계도의 지시에 따라 움직일 뿐 설계도 자체의 현실적인 참과 거짓을 가려내지는 않는다는 이치와 같다. 이때문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물리현상이 수학공식으로만 이루어진 세상인 게임 속 물리엔진에게는 가능한 것이다.[9] 즉 이 관계는 '물리학과 수학은 완전히 별개의 학문이지만, 물리학이 객관성을 얻고 자연의 패턴을 표현하기 위해 수학의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며 수학 자체가 현실의 물리법칙과 부합하는 현실성을 가지지는 않는다.'로 정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수학과 물리학은 서로 근본적인 성격이 다르고 우열 및 포함관계를 논하는 게 무의미하지만, 물리학에 있어서 수학은 그 근간을 이루는 학문으로서 필수불가결한 위치에 있으며, 수학 또한 물리학의 발전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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