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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관련 오해와 통념들

Jobs 9 2024. 10. 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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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관련 오해와 통념들


물은 전기가 잘 통한다.
다소 미묘한 문제인데, 증류수와 같은 순수한 물에는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 순수한 H2O도 자체 이온화로 인하여 이온을 가져 전기가 통하기는 하지만, 그 수가 매우 적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잘 통하지는 않으며 거의 절연체에 가깝다. 그러나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물은 전기가 잘 통한다고 봐도 무방한데, 이는 특별히 만들어진 증류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은 전해질을 포함하고 있어서 이온이 전기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MSG는 몸에 해롭다.
전형적인 오류. 그리고 애초에 MSG의 화학식부터 아미노산에 나트륨 이온 하나만 달아놓은 것이며, 몇십년 전부터 안정성이 검증되었다. 오히려 반수치사량은 소금보다 높아서 소금을 퍼먹는 사람과 MSG를 퍼먹는 사람중에 소금을 퍼먹는 사람이 더 먼저 죽는다. 물론 MSG, 소금 모두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어 소량 섭취는 몸에 좋을지 몰라도 주기적인 과다섭취는 고혈압을 비롯한 성인병의 근원이 된다. 


카제인나트륨은 몸에 해롭다. / 프림은 몸에 해롭다.
광고에서 ‘화학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뺐다’고 했지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해롭다’느니 ‘카제인나트륨은 우유(카제인) 보다 안좋다’ 라는 말은 한마디도 없다. 쓸데없는 데 돈낭비 하지 말고 맛있는 커피를 먹자. 


아스파탐은 체내에서 전혀 흡수되지 않는 제로 칼로리 감미료다.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아미노산이기 때문에 당과 같이 그램당 4칼로리의 열량을 낼 수 있다.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 감미료는 아스파탐이 아니라 사카린. 

 

아스파탐도 따지고 보면 살찌는 "나쁜" 감미료니까 먹지 말아야 한다!

건강 관련 블로그에 종종 올라오는 이런 류의 주장은 바로 위의 오해를 반박하다가 나오곤 하는데,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의 단맛을 내기 때문에 설탕의 1/200만 첨가해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쏙 빼놓고 있다. 아무튼 흔히 판매되는 "제로 칼로리 음료" 가 정말로 제로 칼로리는 아니지만, 제로에 거의 가까운 칼로리를 내므로 다이어터의 입장에서 크게 의미가 다를 것은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


은수저를 음식에 댔을 때 색이 검게 변하면 그 음식에 독이 있다는 뜻이다.
은은 황에 반응해서 검게 변하는데, 과거에는 황이 포함된 독극물을 많이 사용하여 실용성이 있었지만 사실은 오히려 은수저에 반응하지 않는 독 성분이 훨씬 더 많다. 질산이나 황산, 오존과 같은 몇몇 물질에만 은이 반응한다. 심지어는 독 성분이 없는 그냥 계란에 은수저를 갖다대도 계란에 있는 황 때문에 은수저의 색이 변한다. 


행사 때 나오는 하얀 연기는 드라이아이스가 승화한 이산화탄소이다. 그러므로 인체에 해롭다.
드라이아이스가 주위의 공기를 얼려서 수증기로 응결되어 나오는 것이므로 그냥 무해한 물이다. 더구나 기체 이산화탄소는 공기보다 무거워 잘 안날아가며 공기처럼 투명하다. 


드라이아이스를 맨손으로 만지면 동상을 입는다.
화상을 입는다. 학습만화 등지에서 느낌으로는 화상 같지만 실제로는 동상에 걸리는 거라고 말하면서 화상을 입는다는 것이 잘못된 상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드라이아이스가 입히는 동상은 "동결손상" 이라고 해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동상, 즉 "한랭손상" 과는 다르다. 느낌만 화상인 게 아니라 치료도 화상과 같은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화상이라 불러도 틀린 게 아니다. 


백금 = 화이트 골드다.
원소기호 Pt의 플래티넘으로, 금(Au)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다. 화이트 골드는 금으로 만드는 합금이다.


소금과 염화 나트륨(NaCl)은 정확히 같다.
그렇지 않다. 소금에는 염화 나트륨 외에도 각종 미네랄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미네랄 덕에 미량원소의 섭취 및 음식의 간을 다양하게 내기에 훨씬 유리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죽염 등으로 알 수 있듯이 정제법과 원산지에 따라 소금의 질이 다르고, 간장 등의 장류까지 확장해서 보면 염분의 섭취 방식은 더 많다. 
참고로 영어로 말할 때도 주의해야 하는데, 영어로 소금을 뜻하는 "salt"는 화학에서는 모든 이온 결합물(Ionic compound)의 통칭, 즉 염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기 때문이다. 물론 염화 나트륨 자체가 이온 결합물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salt라 한다고 해서 꼭 염화 나트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기억하자. 그래서 미국 화학계에서는 염화 나트륨을 부를 때 salt라 하지 않고 분자식 그대로 NaCl이라고 읽거나 table salt (식용 소금)이라고 명확하게 표현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이안화 이온과 소듐 이온이 결합한 사이안화 소듐도 화학에서 말하는 salt 중 하나인데, 이 녀석은 조금만 섭취해도 황천길로 가는 독극물이다.


라면을 끓일 때 스프를 먼저 넣으면 끓는점이 올라가기 때문에 더 맛있다.
라면 스프 좀 넣었다고 물의 끓는점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면을 먼저 넣었을 때와 스프를 먼저 넣었을 때의 차이는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심리적 영향일 가능성이 더 높다. 스프를 잘못 먼저 넣으면 거품현상으로 인해 뜨거운 물이 순간적으로 넘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모든 원소는 주기성을 따르며 주기율표상의 위치만으로 성질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6주기 원소 이후부터는 상대론적 효과로 인해 주기성을 깨는 원소가 발생한다. 주기율표상의 위치로만 보면 수은은 고체여야겠으나, 상대론적 효과의 영향으로 상온에서 액체이다. 특히 7주기의 초악티늄족에서는 상대론적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여 멘델레예프의 방식대로는 원소의 성질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할로젠 원소는 비금속이다.
금속성을 가지는 할로젠 원소는 모두 강력한 방사능으로 인해 관측이 어렵기 때문에 생긴 오해이다. 아스타틴과 테네신은 할로젠인 동시에 금속의 성질을 가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나마 외관이 금속와 비슷하면서 안정한 동위원소가 존재하는 아이오딘의 경우 사진을 보면 금속와 유사하긴 하다. 


화학물질 중 사람이 손으로만 만져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독극물이 존재한다.
화학물질 중에는 독극물도 상당히 많지만 대부분의 독극물은 흡입하거나 삼키면서 일정량 이상이 몸에 들어갈 경우에만 위험하고 피부를 통해 흡수되지는 않는다. 물론 피부를 통해 흡수되어 맹독성을 발휘하는 독극물도 실제로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신경제 중 하나인 VX와 유기 수은 화합물 중 하나인 다이메틸 수은이다. 이미 과거에 뉴스에서도 언급된 악명 높은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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