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과학
形式科學 / Formal Science
형식과학은 추상적 구조에 기반한 여러 가지 규칙인 형식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의 한 분야이다. 협의의 과학인 자연과학과 갖는 차이점은, 자연과학은 인간의 경험에 기반을 두는 반면 형식과학은 인간의 사고에 기반한 추상적 대상에 기반을 둔다는 것이다.
특징
사변성(思辨性 speculation), 추상성(抽象性 abstractedness): 형식과학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다루는 대상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고 사람 머릿속에만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을 사변성 혹은 추상성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과학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설명하는 데에 집중하는 반면, 형식과학은 철저히 추상적인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집중한다. 이에 다른 과학과 달리 더 이상 거슬러 올라갈 수 없는 기초적인 근거가 되는 명제의 존재가 필요해지고, 이것이 바로 공리이다. 모든 형식과학은 이 공리에 기반을 둔다. 따라서 공리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학문의 구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게 된다.
과학의 언어와 논리
형식과학의 또 다른 특징은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을 기술함에 있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비록 현실의 대상을 다루지는 않지만, 현실을 기술하는 다른 학문의 표현 형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형식과학은 과학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학철학, 수리철학과 같은 메타학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형식과학에 속하는 학문 분과 간에는 본질적으로 동일하지만 분과에 따라 다르게 명명되는 연구주제들이 있다. 예컨대, 논리학의 러셀의 역설, 수학의 불완전성 정리, 컴퓨터과학의 정지 문제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이는 겉보기에 상이해보이는 세부분과들을 포괄하는 범주로서의 형식과학의 타당성을 제시한다.
하위 학문
논리학
주어진 전제로부터 올바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학문이다. 형식과학 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수학
수량이나 공간의 구조와 성질, 변화, 논리 등의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수학은 본래 어떤 방정식의 해를 구하거나, 도형의 넓이나 둘레를 구하는 등 매우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하였고, 중세 수학, 더 나아가 근대 초기 수학까지도 직관적인 부분이 상당했지만, 오귀스탱루이 코시가 미적분학을 엄밀하게 정립한 해석학을 창시한 이후부터 엄격한 논리 기반의 추상적인 학문으로 발전하였다.
통계학
현실의 여러 현상에서 나타나는 불확실성에 대한 논리를 부여하는 학문이다. 현대 자연과학의 주요 흐름은 정적인 것이 아닌 동적이고 예측불가능한 것들을 연구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통계는 핵심적인 도구를 담당하고 있다. 수학과의 연관성이 깊고, 두 학문의 공통 분야로 수리통계학(이론 통계학)이 존재한다.
시스템 과학
세계를 구성하는 시스템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시스템이란 둘 이상의 객체나 요소들이 정의된 목적달성을 위해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체계를 말하며, 자연, 인간 사회, 인지, 공학, 그리고 과학 그 자체까지 다양한 것들이 시스템 과학의 대상에 포함된다.
이론 컴퓨터 과학
이론 컴퓨터 과학(영어: theoretical computer science) 또는 이론 전산학은 컴퓨터과학과 수학의 한 분야로, 컴퓨터나 계산 과정의 추상적이고 근본적인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기본적으로 '계산'이라는 행위에 대해 깊이 접근하는 만큼 역시 수학과의 연관성이 깊다. 실제로 이론 전산학 분야로 진출하고자 한다면 수학에 상당히 조예가 깊어야 한다.
언어학
간혹 언어학의 생성 문법 이론이 연역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형식과학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생성 문법은 형식적 증명이 아니라 자연어 예문에 대한 모어 화자의 직관을 경험적 증거로 사용하여 가설을 검증 및 반증하는 방식으로 연구되기 때문에 경험과학이며 형식과학이 아니다. 다만 생성 문법의 이론적 기반 중 하나인 형식언어론은 형식과학에 속하는데, 이는 미적분학이 물리학의 이론적 기초이지만 물리학은 미적분학과 달리 형식과학이 아닌 것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