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자수(刺繡), 허영자 [현대시]

Jobs 9 2022. 2. 24. 21:26
반응형

자수(刺繡)

허영자

마음이 어지러운 날은
수를 놓는다.

금실 은실 청홍실
따라서 가면
가슴 속 아우성은 절로 갈앉고

처음 보는 수풀
정갈한 자갈돌의
강변에 이른다.

남향 햇볕 속에
수를 놓고 앉으면

세사 번뇌(世事煩惱)
무궁한 사랑의 슬픔을
참아 내올 듯

머언
극락 정토(極樂淨土) 가는 길도
보일 성 싶다.
                                                       
 
개관

- 제재 : 자수
- 주제 : 수(繡)를 통한 번뇌의 극복

- 성격 : 서정적, 여성적, 성찰적
- 특성
① 여성적인 섬세한 정서가 드러남.
② 불교적인 배경이 바탕을 이룸.
③ 간결한 문체와 담담한 태도를 드러냄.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마음이 어지러운 날은 / 수를 놓는다. → 화자에게 있어 '수 놓기'가 생산성을 지닌 실질적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기보다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임을 알 수 있음.
* 금실 은실 청홍실 ~ 가슴 속 아우성은 절로 갈앉고 → 수를 놓는 행위를 묘사한 부분으로 시적 화자가 수놓는 과정을 통해 가슴 속의 괴로움을 가라앉히고 있음을 보여줌.
* 가슴 속 아우성 → 번뇌와 시름을 청각적 심상으로 형상화함.
* 처음 보는 수풀 ~ 강변에 이른다. → 화자가 마음의 평화를 되찾으면서 만나게 되는 내면 상상의 세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수의 그림 속에 있는 풍경 세계로도 이해할 수 있음.
* 정갈한 자갈돌의 강변 → 마음의 평화를 되찾으면서 만나게 되는 내면의 세계
* 남향 햇볕 속 → 맑고 밝은 분위기
* 세사 번뇌 ~ 참아 내올 듯→ 세상살이의 괴로움, 즉 여기에서는 사랑의 슬픔을 참아내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부분이다. 겸손하고 여성적인 어조를 사용함으로써 호소력을 더하고 있음.
* 무궁한 사랑의 슬픔 → 번뇌의 구체적 내용
* 참아 내올 듯 → 참아 내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함.
* 머언 ~ 보일 성 싶다. → 멀지만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대적인 구원의 경지, 즉 '극락정토'에도 이를 수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음.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수를 놓음.
- 2 ~ 3연 : 자수를 통해 번민이 가라앉고 평화로운 심성의 경지에 다다름.
- 4 ~ 6연 : 사랑의 슬픔을 참아 내고 번뇌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됨.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일상적인 일을 통해 세상 번뇌와 사랑의 슬픔을 다스리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는 체험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 시의 제목이자 핵심 소재인 '자수'는 시인에게 있어 실제적인 수 놓기라기보다는 고뇌를 견디는 방법이요, 극기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이 시는 의미상 세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단락은 1연으로 화자가 수를 놓는 일이 어떤 실용적 목적이 아니라, 마음 속의 고뇌와 슬픔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두 번째 단락은 2~3연으로 오랜 번민을 가라앉히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심경에 다다르는 수 놓기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가지 색실을 따라 화자가 수를 놓다 보면, 어느덧 처음 보는 수풀이나 정갈한 자갈돌의 강변에 이른다. 그러므로 그곳은 내면적 상상의 세계로 화자가 수를 놓으면서 되찾게 된 마음의 평화를 의미한다. 세 번째 단락은 4~6연으로 수를 놓고 있으면 사랑의 슬픔도 이겨 내고 번뇌로부터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소망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화자는 수를 놓는 행위를 통해 아픔을 극복하고 극락 정토라는 절대적 구원까지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스마트폰 공무원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