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슬픔을 위하여, 정호승 [현대시]

Jobs 9 2022. 2. 2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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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위하여

정호승

슬픔을 위하여

슬픔을 이야기하지 말라.

오히려 슬픔의 새벽에 관하여 말하라.

첫아리를 사산한 그 여인에 대하여 기도하고

불빛 없는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그 청년의 애인을 위하여 기도하라.

슬픔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의

새벽은 언제나 별들로 가득하다.

나는 오늘 새벽, 슬픔으로 가는 길을 홀로 걸으며

평등과 화해에 대하여 기도하다가

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제 저 새벽별이 질 때까지

슬픔의 상처를 어루만지지 말라.

우리가 슬픔을 사랑하기까지는

슬픔이 우리를 완성하기까지는

슬픔으로 가는 새벽길을 걸으며 기도하라.

슬픔의 어머니를 만나 기도하라.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표현 : ① 제재에 대한 시인의 독특한 인식이 드러남 ② 역설적 표현을 다양하게 구사함

* 시상의 흐름 :

        1-2행 : 슬픔에의 매몰에 대한 거부

        3-7행 : 슬픔에 다가가기

        8-10행 : 슬픔이 칼이라는 깨달음

        12-끝 : 슬픔의 극복 

* 주제 : 슬픔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진정으로 슬퍼할 수 있는 자만이 슬픔을 이길 수 있다는

         깨달음

 

이해와 감상

‘슬픔’의 시인 정호승은 자신의 시를 통해 슬픔의 내용을 확장하거나 깊게 하는 일에 몰두하는 시인으로, 슬픔은 그에게 모든 시적 사색의 출발점이 된다. 그러나 그의 슬픔은 전통적 정서인 한(恨)이나 비애의 세계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것으로, 그는 이 슬픔을 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민중들의 아픔, 전쟁과 분단, 독재로 얼룩진 우리 현대사의 상처까지도 끌어안고 위무해 준다.  ‘새벽’이란 시간은 밤과 아침의 경계이다. 이를 슬픔과 연관 지어 본다면 ‘슬픔의 새벽’은 슬픔의 극한과 슬픔의 극복 사이의 경계로, 슬픔이 ‘눈물’에서 ‘칼’로 전환되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 시에서 슬픔은 위로받아야 할 감정도 아니고 부인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작자가 이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슬픔의 힘이다. 슬픔의 힘은 우리에게 힘과 무기가 되어 우리를 완성시켜 마침내 평등과 화해에 이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는 현실적인 삶이 너무나 고달프고 슬플 때 이에 굴복하지 않으려면 슬픔을 사랑하는 역설적인 행동을 필요하다는 사실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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