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산길에서, 이성부 [현대시]

Jobs9 2022. 3. 16. 14:38
반응형

산길에서

이성부 

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

이렇게 길을 따라 나를 걷게 하는 그이들이

지금 조릿대발 눕히며 소리치는 바람이거나

이름 모를 풀꽃들 문득 나를 쳐다보는 수줍음으로 와서

내 가슴 벅차게 하는 까닭을 나는 안다

그러기에 짐승처럼 그이들 옛 내음이라도 맡고 싶어

나는 자꾸 집을 떠나고

그때마다 서울을 버리는 일에 신명나지 않았더냐

무엇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도

힘이 다하여 비칠거리는 발걸음들도

무엇 하나씩 저마다 다져 놓고 사라진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나는 배웠다

그것이 부질없는 되풀이라 하더라도

그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서 마침내 길을 만들고

길 따라 그이들 따라 오르는 일

이리 힘들고 어려워도

왜 내가 지금 주저앉아서는 안 되는지를 나는 안다.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교훈적, 사색적, 의지적, 상징적, 성찰적

제재 : 등산길

주제 : 산을 오르며 얻는 깨달음,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깨달음과 의지적 삶의 자세

 

특징

도치법과 설의법 등을 활용하여 의미를 강조함

산길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서 역사의식에 대한 깨달음을 표현

'~안다' 등의 단정적 어조를 활용하여 의지와 확신을 강조

유사한 시구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서 주제를 강조함

 

구성

· 1~5행 :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 / 나는 산길에서 가슴 벅찬 느낌을 앎.

· 6~8행 : 서울을 버리는 자신도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함.

· 9~12행 : 선구자(산길을 만든 이)들로부터 배움을 얻은 나

· 13~17행 :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것을 다짐.

 

 

해제

이성부의 '산길에서'는 산길을 오르면서 얻게 된 깨달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화자는 자신이 산을 오르기 전에 산에 오르고 길을 만들었던 '그이들'이 만든 길을 밟으며 산을 오르고 있다. 어떤 존재든지 무엇 하나씩을 내어놓아 만든 '길'은 그것이 아무리 '부질없는 되풀이'라고 여겨질지라도 '다져진 길'로 지금 화자의 앞에 놓여 있다. 여기에서 화자는 바람과 들꽃들을 느끼며 그이들의 '옛 내음'인 길을 따라 걷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길'이라는 시어는 먼저 간 이들의 흔적이자, 성과이며 또한 앞으로도 이어질 지속적인 과업의 속성을 지니고 있어, 길이라는 표현이 역사를 은유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어찌 보면부질없음'으로도 여겨질 수 있을, 우직한 선인들의 걸음 하나하나가 모여 만든 '길'이 현재의 자신에게 산의 '바람'과 '풀꽃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해 준 것에 대한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역사의식에 대한 자각으로 확대되게 된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스마트폰 공무원 교재

✽ 책 구매 없이 PDF 제공 가능
✽ adipoman@gmail.com 문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