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멸입, 정한모 [현대시]

Jobs 9 2022. 2. 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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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입

정한모

한 개 돌 속에

하루가 소리 없이 저물어 가듯이

그렇게 옮기어 가는

정연(整然)한 움직임 속에서

 

소조(蕭條)한 시야(視野)에 들어오는

미루나무의 나상(裸像)

모여드는 원경(遠景)을 흔들어 줄

바람도 없이

이루어 온 밝은 빛깔과 보람과

모두 다 가라앉은 줄기를 더듬어 올라가면

 

끝 가지 아슬히 사라져

하늘이 된다.

 

 

멸입 '점점 멸하여 들어간다'는 다소 추상적인 의미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시는 시적 화자가 미루나무에서 보고 느낀 가을의 공허감을 인간의 존재론적 차원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화자의 주관적 감정은 철저히 배제된 채, 시각적 이미지만으로 가을을 제시하고 있다. 

 

주제: 적막과 공허

상 전개

- 제1연 : 한 개의 돌 속에 하루가 소리없이 저물어가듯 그렇게 건조하고 적막하게 늦가을을 향하여 계절이 옮기어 가는 빈틈없는 움익임 속에서,

- 제2연 : 쓸쓸하고 고요한 시야에 들어오는 미루나무의 가지만 남은 나상(裸像), 그 나상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먼 곳의 풍경을 흔들어줄 바람도 불지 않는 가운데,

- 제3연 : 그 마루나무가 여름 무성한 시절에 이루어놓은 푸른 빛깔과 보람도 이제는 모두 사라지고, 빈 줄기만 남은 그 줄기를 눈으로 더듬어 올라가면, 줄기는 가는 가지가 되고, 가는 가지는 그 끝에서 더욱 가늘게 되다가 마침내는 보이지 않게 되어 하늘이 되고 만다.

 

이해와 감상

늦가을의 적막한 광경이, 미루나무의 끝 가지가 하늘과 화합하고 마는 최후의 표현에서 극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단순한 서정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멸입을 암시적으로 보여주는 표현 수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지막의 표현에서 적막의 미를 보게 된다. 적막의 미는 무한이나 영원의 미와 함께 더욱 완전하고 더욱 오래 가는 미라고 할 수 있다.

 

1연은 시간의 이미지를 제시한 부분으로, 1·2행에서는 '한 개 돌 속에 / 하루가 소리 없이 저물어 가듯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것을 차가움과 냉혹함의 정적인 것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반해 3·4행에서는 '옮기어 가는'·'움직임'이란 시어에서 알 수 있듯이 동적 이미지로 변모된다.

 

2연은 도치법이 구사된 부분으로, 적막한 가을의 모습을 헐벗은 미루나무를 통해 압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소조한 시야'란 가을을 바라보는 화자의 쓸쓸한 마음을 뜻하며, '미루나무의 나상'이란 종말에 선 인간, 곧 무상한 인생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모여드는 원경을 흔들어 줄 / 바람도 없이'는 바람도 없는 적막 속에 서 있는 미루나무의 외로움과 함께 인생의 허무감을 정적 이미지로 보여 주고 있다.

 

3연은 미루나무의 줄기를 묘사한 부분으로서 여름날의 화려했던 푸르름을 잃어버린 그것을 '이루어 온 밝은 빛깔과 보람 / 모두 다 가라앉은 줄기'로 나타내어 젊은 날의 꿈과 영광을 잃고 황혼길에 선 인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줄기를 더듬어 올라가면'이란 표현은 '나목'을 보여 주기 위한 화자의 단순한 시선 이동이라기보다는 인생의 무상성, 유한성을 뛰어넘고 싶어하는 화자의 초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4연은 하늘에 맞닿아 있는 미루나무의 모습으로 비록 육신은 지상에 묶여 있지만, 정신만은 삶의 유한적 한계를 극복하고 천상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화자의 태도가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처럼 이 시는 가을의 고독한 미루나무를 밑그림으로 하여 시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멸입되어 자연에 귀의하게 된다는 철리(哲理)와 그것의 극복 의지를 암시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 이해와 감상

'점점 멸하여 들어간다'는 다소 추상적인 의미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시는 시적 화자가 미루나무에서 보고 느낀 가을의 공허감을 인간의 존재론적 차원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화자의 주관적 감정은 철저히 배제된 채, 시각적 이미지만으로 가을을 제시하고 있다.

 

1연은 시간의 이미지를 제시한 부분으로, 1·2행에서는 '한 개 돌 속에 / 하루가 소리 없이 저물어 가듯이'라는 표현을 통해 그것을 차가움과 냉혹함의 정적인 것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반해 3·4행에서는 '옮기어 가는'·'움직임'이란 시어에서 알 수 있듯이 동적 이미지로 변모된다.

 

2연은 도치법이 구사된 부분으로, 적막한 가을의 모습을 헐벗은 미루나무를 통해 압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소조한 시야'란 가을을 바라보는 화자의 쓸쓸한 마음을 뜻하며, '미루나무의 나상'이란 종말에 선 인간, 곧 무상한 인생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모여드는 원경을 흔들어 줄 / 바람도 없이'는 바람도 없는 적막 속에 서 있는 미루나무의 외로움과 함께 인생의 허무감을 정적 이미지로 보여 주고 있다.

 

3연은 미루나무의 줄기를 묘사한 부분으로서 여름날의 화려했던 푸르름을 잃어버린 그것을 '이루어 온 밝은 빛깔과 보람 / 모두 다 가라앉은 줄기'로 나타내어 젊은 날의 꿈과 영광을 잃고 황혼길에 선 인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줄기를 더듬어 올라가면'이란 표현은 '나목'을 보여 주기 위한 화자의 단순한 시선 이동이라기보다는 인생의 무상성, 유한성을 뛰어넘고 싶어하는 화자의 초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4연은 하늘에 맞닿아 있는 미루나무의 모습으로 비록 육신은 지상에 묶여 있지만, 정신만은 삶의 유한적 한계를 극복하고 천상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화자의 태도가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처럼 이 시는 가을의 고독한 미루나무를 밑그림으로 하여 시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멸입되어 자연에 귀의하게 된다는 철리(哲理)와 그것의 극복 의지를 암시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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