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글 맞춤법’의 원리
<제1항>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1를 소리대로 적되2, 어법에 맞도록3 함을 원칙으로 한다
1)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를 올바르게 표기하는 법이다.
2) 표준어를 표기하는 원리는 두 가지다. 첫째, 표준어는 소리나는 대로 적는다. ‘[가]’는 ‘가’로 적고 ‘[나]’는 ‘나’로 적는다. ‘[꼬치]’, ‘[꼰만]’, ‘[꼬또]’로 소리나는 표준어는 ‘꽃이/꼬치’, ‘꽃만/꼿만/꼰만’, ‘꽃도/꼳또/꼬또’ 등으로 적을 수 있다.
3) 그렇지만 소리나는 대로만 적을 경우 ‘花’를 의미하는 단어가 ‘꽃/꼿/꼰/꼳’과 같이 여러 형태가 되어 언어 생활이 혼란스러워지고 독서의 능률도 떨어진다. ‘꽃’으로 형태를 고정하여 ‘꽃이’, ‘꽃만’, ‘꽃도’와 같이 적으면 의미를 파악하기가 쉬워진다.
① 꼬치, 꼬츨, 꼬또, 꼰만 / 갑씨, 갑쓸, 갑또, 감만 / 떠기, 떠글, 떡또, 떵만
② 꽃이, 꽃을, 꽃도, 꽃만 / 값이, 값을, 값도, 값만 / 떡이, 떡을, 떡도, 떡만
또한 소리대로만 적을 경우 ‘반듯이[直]’와 ‘반드시[必]’의 구별이 불가능하지만 ‘반듯하다’와의 관련성을 따져 ‘반듯이’와 ‘반드시’로 나누어 적으면 표기에 따라 의미를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표기의 원리가 어법(語法)이다. 어법에 맞도록 적는 것이 표준어를 표기하는 둘째 원리다.
2. ‘한글 맞춤법’ 익히기
가스로/*가스노(gas爐)
☞ 한자어․외래어․고유어 다음에 두음 법칙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
①역/력(曆): 한자어․외래어․고유어 다음에 모두 ‘력’
예) 태양-력, 율리우스-력(Julius曆)
②역/력(力): 한자어․외래어․고유어 다음에 모두 ‘력’
예) 마찰-력(摩擦力), 디자인-력(design力)
③노/로(爐): 한자어․외래어․고유어 다음에 모두 ‘로’
예) 원자-로, 전기-로, 가스-로(gas爐), 머플-로(muffle爐)
④요/료(料): 한자어․외래어․고유어 다음에 모두 ‘료’
예) 수업료, 강의료, 디자인료(design料), 모델료(model料)
같아/*같애
☞ “황당한 것 같아”의 ‘같아’를 [가태]로 발음하기도 하지만 ‘같아’로 적는 한 [가타]로 발음해야 한다.
개다/*개이다
☞ ‘개다’를 ‘개이다’로 적을 이유는 없다. ‘헤매다/헤매이다’, ‘목메다/목메이다’, ‘설레다/설레이다’ 등도 마찬가지다. ‘에다/에이다’와 ‘깃들다/깃들이다’는 서로 의미가 다르므로 구분해서 써야 하는 말이다.
객쩍다/*객적다
☞ ‘객쩍다’와 ‘객적다’는 발음상으로는 같지만 ‘적다[少]’의 뜻이 있으면 ‘적다’로, 없으면 ‘쩍다’로 적는다. ‘멋쩍다’는 ‘어색하고 쑥스럽다’는 뜻으로 ‘少’와는 관련이 없다. ‘멋이 적다’는 의미라면 ‘멋 적다’가 된다.
거친/*거칠은
☞ ‘ㄹ’받침을 가진 용언에 관형형 어미가 연결되면 ‘ㄹ’이 줄어드는 것이 원칙이다. ‘거칠은’, ‘그을은’, ‘날으는’, ‘녹슬은’은 ‘거친’, ‘그은’, ‘나는’, ‘녹슨’으로 적어야 한다. ‘날으는’, ‘거칠은’이 가능하려면 ‘놀이터에서 놀으는’, ‘칼을 갈으는’ 등도 가능해야 한다. 그렇다고 ‘곯은 달걀’을 ‘곤 달걀’로 줄여 쓰는 것은 옳지 않다. ‘곯은’의 ‘ᄚ’ 받침은 관형형 어미 앞에서 줄어들지 않는다.
겹질리다/겹지르다
☞ ‘겹질리다’는 ‘다리를 겹질렸다(겹질리-+-었-)’와 ‘발목이 겹질려서 걷지를 못해’와 같이 자․타동사로 쓰인다. ‘다리를 겹지르고 말았다’나 ‘다리를 겹질러서(겹지르-+-어서) 걷지를 못해’와 같이 ‘겹지르다’를 쓰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참고로 북한어에서는 ‘겹질리다’는 ‘다리가 겹질리다’처럼 자동사로, ‘겹지르다’는 ‘다리를 겹지르다’처럼 타동사로 쓰인다.
귀때기/*귓대기
☞ ‘-대기/-때기’는 ‘-때기’로 적는다. ‘거적때기’, ‘널판때기’, ‘등때기’가 그 예이다. 그렇지만 ‘얼굴’을 의미하는 단어는 ‘상판때기’가 아닌 ‘상판대기’로 적는다.
그러고 나서/*그리고 나서
☞ ‘밥을 먹었다. 그러고 나서 이를 닦았다’를 흔히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이를 닦았다’라고 쓰지만 이는 잘못이다. ‘-고 나서’ 앞에는 ‘먹고 나서’, ‘자고 나서’, ‘생각하고 나서’처럼 ‘먹다, 자다, 생각하다’와 같은 동사만이 오기 때문에 ‘그러다’는 올 수 있어도 동사가 아닌 ‘그리고’는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서’는 ‘그리고’에 이끌린 표현이지만 ‘그리고’는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 주므로(밥을 먹었다. 그리고 이를 닦았다) ‘그러고 나서’와는 용법이 다르다.
깃들다/깃들이다
☞ ‘깃들다’와 ‘깃들이다’의 의미를 구분해서 써야 한다. ‘깃들다’는 ‘영혼이 깃들다’, ‘평화가 깃들다’, ‘어둠이 깃들다’, ‘조국의 산하에 깃든 선열의 호국 정신’과 같이 쓰이고 ‘깃들이다’는 ‘새가 둥지에 깃들이다’, ‘누구나 깃들일 집은 있기 마련이다’와 같이 쓰인다.
깨끗이/*깨끗히
☞ 부사 파생 접미사 ‘-이’와 ‘-히’를 선택하는 아래의 기준이 있지만 예외가 적지 않으므로 국어사전에서 확인해야 한다.
①‘-이’로 적는 경우:
ㄱ. 깍듯이, 깨끗이, 느긋이, 따뜻이, 반듯이, 버젓이(‘ㅅ’ 받침 뒤)
ㄴ. 가까이, 가벼이, 고이, 괴로이, 쉬이(‘ㅂ’ 불규칙)
ㄷ. 곰곰이, 더욱이, 오뚝이, 일찍이(‘부사+이’)
ㄹ. 간간이, 겹겹이, 나날이, 짬짬이(첩어)
ㅁ. 깊숙이, 고즈넉이, 끔찍이, 가뜩이, 길쭉이, 멀찍이(‘ㄱ’ 받침 뒤)
②‘-히’로 적는 경우: 급히, 속히, 엄격히, 꼼꼼히, 답답히, 열심히(‘-하다’가 붙는 말)
깨우다/깨다
☞ ‘깨다’를 ‘깨우다’의 준말로 다루는 사전도 있지만 이는 잘못이다. 목적어를 취하는 타동사는 ‘잠을 깨우다’와 같이 ‘깨우다’이고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는 ‘잠이 깨다’와 같이 ‘깨다’이다. 만약 ‘깨다’가 ‘깨우다’의 준말이라면 ‘잠을 깨다’가 성립해야 하지만 이는 잘못 쓰는 것이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 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 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로 바꾸어야 옳다. ‘데다/데우다’, ‘돋다/돋우다’, ‘배다/배우다’, ‘비다/비우다’, ‘새다/새우다’, ‘태다/태우다’, ‘피다/피우다’ 등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나무꾼/*나뭇군/*나뭇꾼
☞ ‘나무꾼’이 옳은 표기다. ‘낚시꾼’, ‘사기꾼’ 등도 마찬가지다. ‘깔’과 ‘갈’이 혼동을 일으키는 ‘때깔’, ‘빛깔’, ‘성깔’ 등도 ‘땟갈’, ‘빛갈’, ‘성갈’ 등으로 적어서는 안 된다. 단 ‘젓갈’은 ‘젓깔’이 아니라 ‘젓갈’이 옳다.
널따랗다/*넓다랗다
☞ 소리나는 대로 적을 것인가, 어법에 맞게 적을 것인가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다. ‘넓-’과 같이 겹받침을 가진 말에서 앞의 받침이 발음이 되면 소리나는 대로 적고 뒤의 받침이 발음이 되면 어법에 맞도록 어간을 밝혀 적는다. ‘널따랗다’는 소리나는 대로 적은 예이고 ‘넓적하다[넙쩌카다]’는 어법에 맞게 적은 예이다. ‘널따랗다’를 ‘[넙따라타]’로 발음하는 것은 잘못이다. ‘얄팍하다[얄파카다]’, ‘짤따랗다[짤따라타]’ 등도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경우에 해당한다.
넓적하다/*넙쩍하다
☞ ‘널따랗다’의 설명 참조. ‘얄따랗다/*얇다랗다’도 마찬가지다.
노동량/*노동양
☞ 고유어․외래어 다음에 두음 법칙을 적용하는 경우
①난/란(蘭): 한자어 다음에는 ‘란’, 고유어․외래어 다음에는 ‘난’
예) 문주-란, 금자-란, 은-란/ 거미-난, 제비-난, 지네발-난
②난/란(欄): 한자어 다음에는 ‘란’, 고유어․외래어 다음에는 ‘난’
예) 가정-란, 독자-란/ 어린이-난, 가십-난(gossip欄)
③양/량(量): 한자어 다음에는 ‘량’, 고유어․외래어 다음에는 ‘양’
예) 노동-량, 작업-량/ 구름-양, 알칼리-양(alkali量)
④예/례(例): 한자어 다음에는 ‘례’, 고유어․외래어 다음에는 ‘예’
예) 인용-례, 실례
-느냐/-냐
☞ ‘-느냐’는 동사에 ‘-냐’는 형용사에 결합한다. ‘밥을 먹느냐’, ‘집에 가느냐’와 ‘꽃이 예쁘냐’, ‘바람이 차냐’가 서로 구분된다. 흔히 ‘어디 가냐’, ‘밥 먹냐’, ‘왜 그렇게 뛰냐’로 쓰는 것은 잘못이다.
늘이다/늘리다
☞ ‘늘이다’는 ‘힘을 가해서 본디의 길이보다 더 길어지게 하다’는 의미이고, ‘늘리다’는 ‘늘게 하다’는 의미로 ‘고무줄을 늘이다’, ‘용수철을 늘이다’와 ‘재산을 늘리다’, ‘실력을 늘리다’와 같이 쓰인다. ‘바지를 {늘이다/늘리다}'의 경우는 옷감을 덧대어서 길게 하는 경우는 ‘늘리다’이지만 탄력성이 있는 바지를 당겨서 길게 한다는 뜻일 때는 ‘늘이다’가 된다.
늴리리/*닐리리
☞ <한글 맞춤법 9항>에서는 “‘의’나 자음을 첫소리로 가지고 있는 음절의 ‘ㅢ’는 ‘ㅣ’로 소리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ㅢ’로 적는다”라고 되어 있다. 소리나는 대로 적는다는 기본 원칙에 따르면 ‘늴리리’로 적는 한 [늴]로 발음해야 하지만 [닐]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하되 표기는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늬바람’도 여기에 해당한다. ‘띄어쓰기’, ‘씌어’의 경우도 [띠어쓰기], [씨어]로 발음하되 적기는 ‘띄어쓰기’, ‘씌어’로 적도록 하고 있는데 ‘띄-’와 ‘씌-’는 ‘뜨이-’와 ‘쓰이-’가 준 형태라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댑싸리/*대싸리/*답싸리
☞ ‘댑싸리’가 옳은 표기이다. ‘댑싸리’는 ‘대’와 ‘싸리’가 결합한 합성어이므로 ‘대싸리’로 적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댑싸리’의 ‘ㅂ’은 옛말 ‘리’가 ‘ㅂ’을 가지고 있었던 흔적이 표기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입쌀’, ‘찹쌀’, ‘입때’, ‘접때’, ‘휩쓸다’, ‘냅뜨다’도 마찬가지다.
더욱이/*더우기
☞ ‘더욱이’, ‘일찍이’, ‘오뚝이’는 ‘더욱’, ‘일찍’, ‘오뚝’과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더우기’, ‘일찌기’, ‘오뚜기’로 적지 않는다. ‘일찌기 문명을 꽃 피운 나라’와 ‘오늘은 일찍이 일어났다’를 구분하는 경우가 있지만 어느 경우나 ‘일찍이’로 적는다. ‘반듯하다’와 관련이 있는 ‘반듯이’와 관련이 없는 ‘반드시[必]’가 구분된다.
덧저고리/*덛저고리
☞ ‘덧’을 소리나는 대로 적으면 [덛]이므로 ‘덛’으로 적어야 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걷잡다(←거두잡다)’, ‘곧장(cf.곧게)’, ‘돋보다(←도두보다)’와 같이 ‘ㄷ’으로 적을 근거가 있지 않은 한 관용에 따라 ‘ㅅ’으로 적는다.
덮이다/*덮히다
☞ ‘-히-’는 주로 ‘ㅂ’, ‘’, ‘ㄱ’ 받침을 가진 말에 결합한다. ‘읽히다’, ‘넓히다’, ‘좁히다’.
되라/돼라
☞ ‘되라’와 ‘돼라’의 차이는 전자는 ‘되-+-(으)라’이고 후자는 ‘되-+-어라’라는 점이다. ‘되-’에 ‘어’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어 줄어드는 경우 ‘돼’가 된다. “어머니는 착한 사람이 되라고(되-+-(으)라+고) 말씀하셨다”와 “착한 사람이 돼(되-+-어)”가 서로 구분된다.
-든/-던
☞ ‘-든’은 선택을, ‘-던’은 과거를 나타낸다. ‘내가 무엇을 하든(지) 상관하지 마’, ‘먹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렴’, ‘있든가 가든가 뜻대로 해’는 선택의 상황이고, ‘어릴 적 살던 곳’, ‘집이 크던지 작던지 생각이 나지 않아’, ‘영이가 뭐라던?’, ‘철수가 집에 있던가 (어디) 가던가’는 과거의 상황이다. ‘던’이 들어 있는 ‘-던’, ‘-던가’, ‘-던걸’, ‘-던고’, ‘-던데’, ‘-던들’ 등도 모두 과거를 나타낸다.
디뎠다/*딛었다
☞ ‘디디다’의 준말은 ‘딛다’인데 ‘딛다’는 ‘딛고, 딛자, 딛게’처럼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는 연결이 될 수 있지만 ‘딛어’, ‘딛었다’, ‘딛으며’, ‘딛어서’처럼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는 연결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유형에 속하는 말에는 ‘머무르다/머물다’, ‘서투르다/서툴다’ 등이 있다. 예외적으로 ‘외우다/외다’의 ‘외다’는 준말이지만 모음 어미가 연결될 수 있어서 ‘외워’, ‘외어’가 모두 가능하다.
따라라/*딸아라
☞ ‘따르다’에 ‘-어라’가 붙으면 ‘따라라’로 활용한다. ‘따라서(따르-+-어서)’, ‘따랐다(따르-+-었다)’처럼 된다. 흔히 ‘김치를 담갔다’를 ‘김치를 담궜다’로, ‘문을 잠갔다’를 ‘문을 잠궜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따옴표(큰따옴표/작은따옴표)
☞ ‘큰따옴표’는 직접적인 대화(“어디 가니?” “학교에요”)나 남의 말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철수가 어제 “네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다)에, ‘작은따옴표’는 따온 말 가운데 다시 따온 말이 있을 때(“자만하지마. ‘네 자신을 알라’고 누가 말했잖아”), 마음 속으로 한 말일 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표시할 때(내게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에 쓰인다. 직접 인용에는 ‘라고’가 간접 인용에는 ‘고’가 쓰이므로 ‘검찰 총장은 “더 이상의 수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는 ‘검찰 총장은 더 이상의 수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나 ‘검찰 총장은 “더 이상의 수사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로 써야 옳다.
딱따구리/*딱다구리
☞ 국어에서는 ‘ㄱ’과 ‘ㅂ’ 뒤에서는 예외없이 된소리로 발음이 나므로 ‘ㄱ’, ‘ㅂ’ 에서 나는 된소리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국수[국쑤]’, ‘색시[색씨]’, ‘몹시[몹씨]’ 등은 언제나 된소리로 나지만 표기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딱딱-+-우리’처럼 ‘딱’이라는 같은 소리가 반복되는 경우에는 ‘딱딱’으로 적어 같은 형태의 반복임을 보여준다. 비슷한 유형으로 ‘쌉쌀하다’, 똑똑하다‘ 등이 있다.
-ㄹ게/*-ㄹ께
☞ ‘내가 해 줄께’가 아니라 ‘내가 해 줄게’가 맞다. ‘집에 갈까?’, ‘힘에 굴복할쏘냐’, ‘어찌 할꼬’의 ‘-ㄹ까’, ‘-ㄹ쏘냐’, ‘-ㄹ꼬’를 제외하고는 된소리로 끝나는 어미는 없다. ‘이미 도착했을껄’, ‘제주도로 갈꺼나’ 또한 ‘-을걸’, ‘-ㄹ거나’가 옳다.
-ㄹ는지/*-ㄹ런지
☞ ‘그 일을 {할런가/할는지/*할런지/*할른지} 모르겠어’
-로서/-로써
☞ ‘-로서’는 자격, ‘-로써’는 도구나 수단의 의미로 쓰인다. ‘나로서는 할 말이 없다’, ‘학생으로서의 본분’, ‘친구로서 나를 욕하다니’와 ‘칼로(써) 연필을 깎는다’, ‘술로(써) 인생을 탕진하다니!’가 구분된다. ‘-함으로(써)’와 ‘하므로’도 구분해서 써야 한다. ‘함으로(써)’는 ‘써’가 붙을 수 있지만 ‘하므로’에는 붙을 수 없다는 차이가 있다. ‘그는 부지런하므로 잘 산다’와 ‘그는 부지런히 일함으로써 잘 산다’가 구분된다.
마라/*말아라
☞ ‘말다’에 ‘-아(라)’의 명령형 어미가 결합한 ‘말아라/말아’는 ‘마라/마’로 줄어든 형태가 표준어이다. ‘-(으)라’가 결합할 경우에는 ‘말라’가 된다. ‘하지 마라(←*말아라)/마(←*말아)’, ‘하지 말라고 말했지’.
맞추다/맞히다
☞ ‘맞추다’는 ‘기준이나 다른 것에 같게 하다’는 의미이고 ‘맞히다’는 ‘여럿 중에서 하나를 골라 내다’는 의미이므로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고 ‘퀴즈의 답을 맞추다’는 옳지 않다. ‘맞추다’는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이 쓰인다. ‘알아맞추다’ 역시 ‘알아맞히다’로 써야 한다.
머리말/*머릿말
☞ ‘사이시옷'의 용법: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ㄴ, ㅁ’이나 모음 앞에 ‘ㄴ’ 소리가 덧나는 합성어 중에서 ‘한자어+한자어’나 ‘외래어+고유어’가 아닌 경우에 사이시옷을 적는다. ‘시냇가[-까], 찻잔[-짠], 나뭇잎[-문닙] 툇마루[-퇸마루], 핑크빛[-삗]’ ‘한자어+한자어’ 구성에는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만 ‘사이시옷’을 적는다. ‘기차간(汽車間)’, ‘전세방(傳貰房)’은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다. ‘기대값’, ‘대표값’, ‘만두국’, ‘등교길’, ‘성묘길’, ‘장미빛’, ‘보라빛’, ‘예사일’, ‘맥주집’ 등도 사이시옷 없이 적는 경우가 많지만 ‘기댓값’, ‘대푯값’, ‘만둣국’, ‘등굣길’, ‘성묫길’, ‘장밋빛’, ‘보랏빛’, ‘예삿일’, ‘맥줏집’으로 적어야 옳다. 반대로 ‘인삿말’, ‘머릿말’은 ‘인사말’, ‘머리말’이 옳다.
머릿니/*머릿이
☞ ‘齒, 蝨’이 합성어적인 구조에서 ‘[니]’나 ‘[리]’로 소리날 때는 ‘니’로 적는다. <27항> 따라서 ‘젖니, 덧니, 어금니, 사랑니, 틀니’와 ‘머릿니’, ‘가랑니’와 같이 적는다. 그렇지만 ‘윗잇몸’일 때는 ‘윗닛몸’으로 적지 않는다.
며칠/*몇일
☞ “오늘이 몇 월 몇 일이지?”라고 할 때 ‘몇 일’은 ‘며칠’로 적어야 한다. ‘몇 일’은 [며칠]로 소리나지 않고 [면닐]로 소리난다. (‘낮일’이 [나질]이 아니라 [난닐]로 소리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며칠]로 소리나는 한 ‘며칠’로 적는다.
면/*-ㅁ
☞ “그 게 {*사실임/사실이면} 얼마나 좋을까?”, “*해가 서쪽에서 {*뜬담/뜬다면} 넌 믿겠니?”와 같이 ‘면’을 ‘-ㅁ’으로 줄여 쓰는 것은 잘못이다.
미닫이/*미다지
☞ [바치], [마지], [미다지]로 소리나지만 ‘밭이’, ‘맏지’, ‘미닫이’로 적는다.
미루다/*밀다
☞ “책임을 남에게 {미루다/*밀다}”와 같다. ‘미루다’가 ‘밀다’로 줄어들지는 않는다.
바람/*바램
☞ ‘바라다[望]’에서 온 말이므로 “네가 잘 되기를 바라(바라-+-아)”, “돈을 바라서(바라-+서) 한 일이 아니야”, “어머니는 아들이 성공하기를 바랐다(바라-+-았다)”로 써야 한다. ‘바래’, ‘바래서’, ‘바랬다’는 옳지 않다.
-박이/-배기/-빼기
☞ ‘-박이’는 ‘박다’의 의미가 살아있는 ‘점박이’, ‘덧니박이’, ‘차돌박이’, ‘오이소박이(*오이소배기)’의 경우에, ‘-배기’는 [배기]로 소리나는 ‘한 살 배기’의 경우, ‘-빼기’는 [빼기]로 소리나는 ‘고들빼기’, ‘곱빼기’, ‘억척빼기’의 경우에 쓴다. ‘뚝배기’와 ‘언덕배기’는 [빼기]로 소리나지만 예외적으로 ‘배기’로 적는다.
밭사돈/*밧사돈
☞ ‘밧사돈’과 ‘밭사돈’은 발음상으로는 [받사돈]이지만 ‘바깥’과의 형태적 연관성을 고려해서 ‘밭’으로 적는다. ‘겉보리’와 ‘것보리’ 또한 발음상으로는 구별이 되지 않지만 ‘껍질을 벗기지 않은 보리’라는 의미로 볼 때 ‘겉보리’의 ‘겉’은 ‘겉껍질’과의 형태적 연관성을 고려한 표기 전통에서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배라먹다/*비러먹다
☞ ‘배라먹다’와 ‘빌어먹다’는 ‘작은말/큰말’의 계열을 이룬다. ‘빌-+-어먹다’와 ‘밸-+-아먹다’에서 온 말인데 ‘빌다’가 있는 ‘빌어먹다’와 ‘밸다’가 없는 ‘배라먹다’의 표기가 다르다.
백분율/*백분률
☞ ‘ㄴ’과 ‘모음’다음에 두음 법칙을 적용하는 경우.
①율/률(律, 率, 栗, 慄): 모음이나 ‘ㄴ’다음에는 ‘율’, 그 외의 경우에는 ‘률’
예) 실패-율, 백분-율, 전-율/ 성공-률, 합격-률, 열독률
뱉어/*뱉아
☞ 어간 끝 음절의 모음이 ‘ㅏ, ㅗ, ㅑ’일 때는 ‘아’계열의 어미(아라, 아서, 아도, 아야, 았)가 연결되고 그 외의 모음일 때는 ‘어’계열의 어미가 연결된다.
벌이다/벌리다
☞ ‘벌이다’는 ‘싸움을 벌이다’, ‘일을 벌이다’, ‘좌판을 벌이다’처럼 쓰이고 ‘벌리다’는 ‘다리를 벌리다’, ‘자루를 벌리다’와 같이 쓰인다. ‘논쟁을 벌리다’, ‘잔치를 벌리다’라고 쓰는 것은 ‘벌이다’를 잘못 쓰는 것이다.
부딪치다/부딪히다
☞ ‘부딪치다’는 ‘힘차게 부딪다’의 뜻이고 ‘부딪히다’는 ‘부딪음을 당하다’의 뜻으로 ‘자전거에 부딪쳤다’는 자발적으로 자전거와 충돌했다는 의미로, ‘자전거에 부딪혔다’는 비자발적으로 자전거와 충돌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들의 결혼은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와 ‘졸업과 동시에 냉혹한 현실에 부딪혔다’는 ‘부딪히다’로 써야 한다.
붉으락푸르락/*불그락푸르락
☞ ‘붉-’의 어간 형태를 밝혀서 적는다.
붙이다/부치다
☞ ‘붙이다’와 ‘부치다’는 ‘붙다’의 뜻이 남아 있는 경우는 ‘붙이다’로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부치다’로 적는다.
① 반창고를 붙이다/ 불을 붙이다/ 흥정을 붙이다/ 주석을 붙이다/ 조건을 붙이다/ 투표에 붙이다/ 별명을 붙이다/ 한 대 올려 붙인다/ 팔을 걷어 붙인다
② 기운이 부치다/ 부채로 부치다/ 편지를 부치다/ 부침개를 부치다/ 논밭을 부치다/ 하숙을 부치다/ 인쇄에 부치다/ 불문에 부치다/ 회의에 부치다
사귀어/*사겨
☞ “둘이 한번 사귀어 봐”는 “둘이 한번 사겨 봐”로 줄어들지 않는다. ‘친구와 가방이 바뀌었다’의 ‘바뀌었다’ 또한 줄어들지 않는다. ‘*바꼈다’는 잘못이다. ‘*바끼었다’가 준 말이다.
살코기/*살고기
☞ ‘살코기’가 옳은 표기이다. ‘살코기’는 ‘살’과 ‘고기’가 결합한 합성어이므로 ‘살고기’로 적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살코기’는 ‘살ㅎ+고기’와 같이 옛말 ‘살ㅎ’이 말음으로 ‘ㅎ’을 가지고 있었던 흔적이 표기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캐’, ‘암컷’ 등도 마찬가지다.
삼가다/*삼가하다
☞ ‘흡연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삼가하다’로 많이 쓰지만 원래가 ‘삼가다’이므로 ‘흡연을 삼가(삼가-+-아) 주시기 바랍니다’로 써야 옳다.
샛노랗다/*싯노랗다
☞ 색채어 앞에 붙는 ‘새-/시-/샛-/싯-’의 구분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소리가 ①된소리나 거센 소리이면서 양성 모음인 경우 ‘새빨갛다’, ‘새파랗다’ ②음성 모음인 경우 ‘시뻘겋다’, ‘시퍼렇다’ ③유성음이면서 양성인 경우는 ‘샛노랗다’, ‘샛말갛다’, 음성인 경우는 ‘싯누렇다’, ‘싯멀겋다’가 된다.
생각건대/*생각컨대
☞ ‘생각하건대’가 줄면 ‘생각건대’가 된다. ‘하다’가 결합하는 앞말의 받침이 ‘ㄱ, ㄷ, ㅅ’이면 ‘하’가 통째로 줄고 그 외의 것이면 ‘ㅏ’만 줄고 ‘ㅎ’이 남아 뒷말이 거센 소리가 된다. ‘청하건대→청ㅎ건대→청컨대’, ‘무심하지→무심ㅎ지→무심치’와 ‘섭섭하다→섭섭다’와 같이 된다.
승낙/*승락(承諾)
☞ 본음과 속음 중에서 굳어진 음으로 읽는다. ‘무령왕(武寧王)’, ‘의논(議論)’, ‘희로애락(喜怒哀樂)’
시원찮다/*시원챦다
☞ ‘시원하지 않다→시원치 않다→시원챦다’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원찮다’와 같이 적는다. 이러한 구조에서 ‘챦’이나 ‘쟎’과 같이 적는 일은 없고 모두 ‘찮’과 ‘잖’으로 적는다. ‘두렵지 않다→두렵잖다’, ‘성실하지 않다→성실찮다’.
썩이다/썩히다
☞‘속을 썩이다’만 ‘썩이다’이고 ‘재주를 썩히다’, ‘음식물을 썩히다’는 모두 ‘썩히다’이다. ‘좋은 머리를 썩히고 놀고 있는 아들 녀석 때문에 머리를 썩이고 있어’
아니꼬워/*아니꼬와
☞ ‘ㅂ’ 받침을 가진 용언 중 ‘곱다’, ‘돕다’만 ‘고와’, ‘도와’로 활용한다. 나머지 경우는 ‘부끄럽다/부끄러워’, ‘가깝다/가까워’처럼 활용하므로 ‘아니꼽다’는 ‘아니꼬워’가 된다.
아니요/*아니오
☞ ‘예’의 짝은 ‘아니요’이고 ‘아니오’는 ‘그것은 당신 책임이 아니오’와 같이 ‘아니-’에 ‘-오’가 붙은 서술어다.
☞ ‘요’와 ‘오’의 구분: ‘이것은 책이요 저것은 연필이다.’처럼 연결형일 때는 ‘이요’이다. 이때의 ‘이요’는 옛말 ‘이고’에서 온 말이다. 옛말에서는 ‘이-(서술격조사)’ 다음에 ‘고’가 ‘오’가 변해서 ‘이오’가 되었는데 이 ‘이오’가 발음 [이요]에 이끌려서 ‘이요’로 적게 된 것이다. 연결형이 아닌 경우에는 ‘이요’가 아니라 ‘이오’이다. ‘이것은 내 책이오’. ‘요/오’는 문장 끝에 붙는데 ‘요/오’를 빼고 문장이 성립하면 ‘요’이고 그렇지 않으면 ‘오’이다. ‘어떻게 살리-요’, ‘참으리-요’, ‘좋지-요’는 ‘요’를 빼도 문장이 성립하지만 ‘이리 오시오’, ‘무엇 하오’는 문장이 성립하지 않는다. 단, ‘-세요/-셔요’는 하나의 어미로 다룬다.
안/않
☞ ‘다시는 술을 {안/*않} 먹는다’에서는 ‘안’이다. ‘안’은 ‘아니’의 준말로 부사이고 ‘않’은 ‘아니하-’의 준말로 ‘않다’, ‘않았다’, ‘않겠다’와 같이 활용하는 용언이다. 즉 ‘안’은 다른 용언을 수식하고 ‘않’은 문장의 서술어로 ‘내가 하지 않았다’와 같은 ‘-지 않-’의 구성으로 주로 쓰인다. ‘안 만날 거야’, ‘안 보이니?’, ‘오지 않았어?’
안치다/앉히다
☞ ‘안치다’는 ‘끓이거나 찔 물건을 솥이나 시루에 넣다’는 뜻으로 ‘쌀을 안치다’, ‘밥을 안치다’와 같이, ‘앉히다’는 ‘앉게 하다’는 뜻으로 ‘자리에 앉히다’와 같이 쓰인다.
알맞은/*알맞는
☞ ‘-는’은 동사와 ‘-은’은 형용사와 결합한다. ‘알맞다’는 형용사이므로 ‘알맞은’으로 써야 옳다.
어떡해/어떻게
☞ ‘어떡해’는 ‘어떻게 해’가 줄어든 말로 문장을 맺는 서술어이고 ‘어떻게’는 ‘어떻다’의 활용형으로 다음에 서술어가 와야 한다. ‘이제는 어떻게 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는 ‘어떻게’이고 ‘이제는 어떡해’, ‘어떡해, 네가 책임 져’는 ‘어떡해’이다. ‘이 문제를 어떡해 풀지’는 틀린 표현이다.
에다/에이다
☞ ‘에다’는 타동사이고 ‘에이다’는 자동사이다. ‘살을 에는 추위’와 ‘살이 에이는 추위’로 구분해서 써야 한다. 흔히 ‘살을 에이는 추위’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연거푸/*연거퍼
☞ ‘연거퍼’와 ‘연거푸’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술을 거푸 석 잔을 마셨다’와 같이 ‘거푸’가 쓰이므로 ‘연+거푸’가 옳다.
예스럽다/*옛스럽다
☞ ‘-스럽다’는 ‘자연스럽다’, ‘자랑스럽다’, ‘사랑스럽다’와 같이 명사에 붙는다. ‘예’는 명사(예로부터)이지만 ‘옛’은 관형사(옛 고향)이므로 ‘예스럽다’가 옳다.
왠지/*웬지
☞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아’에서 ‘왠지’는 ‘왜인지’에서 온 말이므로 ‘왠지’로 적는다. ‘웬 사람이 널 찾아왔어’라고 할 때는 ‘웬’이다.
-이에요/-이어요
☞ ‘-이에요’와 ‘-이어요’는 ‘이다’의 어간 뒤에 ‘-에요’, ‘-어요’가 붙은 말이다. ‘-이에요’와 ‘-이어요’는 체언 뒤에 붙는데 받침이 없는 체언에 붙을 때는 ‘-예요’로 줄어든다. ‘아니다’에는 ‘-에요’, ‘-어요’가 연결되므로 ‘아니에요(아녜요)’, ‘아니어요(아녀요)’가 되며 ‘-이어요’와 ‘-이에요’가 붙은 ‘아니여요’, ‘아니예요’는 틀린 표현이다.
1) 받침이 있는 인명
①영숙이+-이에요→영숙이이에요(축약)→영숙이예요
②영숙이+-이어요→영숙이이어요→영숙이여요
☞ ‘영숙이에요’는 틀린 말이다.
2) 받침이 없는 인명
①철수+-이에요→철수이에요(축약)→철수예요
②철수+-이어요→철수이어요→철수여요
3) 받침이 있는 명사
①장남+-이에요→장남이에요
②장남+-이어요→장남이어요
4) 받침이 없는 명사
①손자+-이에요→손자이에요→손자예요
②손자+-이어요→손자이어요→손자여요
5) 아니다
①아니+-에요→아니에요(→아녜요),
②아니+-어요→아니어요(→아녀요)
☞‘아니여요/아니예요’는 틀린 말이다.
있음/*있슴
☞ ‘있-+-음’이므로 ‘있음’이 옳다. ‘먹-+-음’일 때는 ‘먹음’인 것과 마찬가지다. ‘있읍니다’를 ‘있습니다’로 고친 것을 ‘있음’을 ‘있슴’으로 고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저리다/절이다
☞ ‘다리가 저리다’일 때는 ‘저리다’이고 ‘배추를 절인다’일 때는 ‘절이다’이다. ‘절이다’는 ‘절다(땀에 전 작업복)’와 관련이 있는 말이다.
조그마하다/*조그만하다
☞ ‘만하다’ 앞에는 ‘호랑이만 하다’, ‘집채만 하다’와 같이 명사류가 오므로 ‘조그만하다’는 옳지 않다.
진력나다/*질력나다(힘이 다 빠져 의욕을 잃다)
☞ ‘진력(盡力)’의 ‘있는 힘을 다함’이라는 의미가 살아있는 것으로 보아 ‘진력나다’로 적는다.
짓무르다/*진무르다/*짓물다
☞ ‘눈이 {짓무른/*진문} 사람’과 같이 활용한다. ‘머무르다/머물다’의 활용 참조.
차이다/채다/*채이다
☞ ‘차다’의 피동사 ‘차이다’가 준 ‘채다’는 이미 피동사이므로 ‘채이다’가 될 이유가 없다.
채/째/체
☞ ‘돼지를 통째로 구웠다’의 경우에는 ‘째’로 쓰고 ‘온 몸이 묶인 채로’와 같이 관형형 어미 다음에 올 때는 ‘채’로 쓴다. ‘돼지를 통채로 구웠다’는 옳지 않다. ‘체’는 언제나 ‘체하다’로만 쓰인다. ‘되게 아는 체한다’
청록색/*청녹색(靑綠色)
☞ 두음 법칙은 단어의 첫머리(여성/남녀, 녹색/청록, 낙원/극락)와 두 단어가 결합한 합성어의 구조(해외-여행, 육체-노동)에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신-여성’, ‘연-녹색’, ‘실-낙원’과 같이 일음절 한자어 다음에 두음 법칙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일음절 한자어가 국어에서 단어처럼 인식되는 현상(新舊, 得失)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청록색’의 경우 ‘청’은 이러한 한자어에 속하지 않으므로 ‘청록-색’ 분석하며 두음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두음 법칙에 관한 사항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녀, 뇨, 뉴, 니
랴, 려, 례, 료, 류, 리
라, 래, 로, 뢰, 루, 르
어두/비어두
여자/남녀
양심/개량
낙원/극락
의존 명사
몇 년
몇 리, 그럴 리가
합성어
신-여성/남존-여비
역-이용/해외-여행
중-노동/사상-누각
고유명사
한국여자대학
신흥이발관
① 합성어적인 구조에는 두음 법칙이 적용된다.
예) 공중-누각(空中樓閣), 결정-역학(結晶力學), 불고-염치(不顧廉恥), 겹-녹화(�綠花)
②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어’ 다음에는 두음 법칙이 적용된다.
예) 생-이탄(生泥炭), 초-난류(超亂流), 동-역학(動力學), 물-역학(�力學), 중-역학(重力學), 몰-염치(沒廉恥)[cf. 파렴치(破廉恥)], 가-늑골(假肋骨)
③ 의존 명사의 경우 두음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명사의 경우에는 ‘연도’이지만 의존 명사일 때는 ‘년도’이다. 예) 연도별 생산 실적, 1950 년도
퍼레지다/*퍼래지다
☞ ‘퍼렇-+-어지다’는 모음 조화에 따라 ‘퍼레지다’가 된다. ‘허옇-+-어지다→허예지다’, ‘하얗-+-어지다→하예지다’
하느라고/하노라고
☞ ‘-느라고’는 ‘소설을 읽느라고 잠을 못 잤다’와 같이 이유나 원인을 나타내지만 ‘-노라고’는 ‘잠도 못 자고 하노라고 했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와 같이 ‘나름대로는 한다고’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cf. ‘-노라면’, ‘-노라니’, ‘-노라니까’
햇-/해-
☞ ‘해쑥, 해콩, 해팥/햇감자, 햇과일, 햇병아리, 햇비둘기’로 구분한다.
호리다/홀리다
☞ ‘호리다’는 목적어를 취하는 타동사로 ‘남자를 호리다’로 쓰이고 ‘홀리다’는 목적어를 취하지 않는 자동사로 ‘여자에게 홀리다’와 같이 쓰인다. ‘*여우 같은 여자가 남자를 홀린다’는 틀린 표현이다.
혼꾸멍나다/*혼구멍나다
☞ ‘ㄴ’, ‘ㄹ’, ‘ㅁ’, ‘ㅇ’ 다음에서 나는 된소리는 표기에 반영한다. ‘잔뜩’, ‘살짝’, ‘훨씬’, ‘몽땅’, ‘엉뚱하다’
흐리멍덩하다/*흐리멍텅하다
☞ ‘흐리멍텅하다’도 많이 쓰지만 작은말로 ‘하리망당하다’가 있는 것을 보면 ‘흐리멍덩하다’가 옳은 표기임을 알 수 있다.
띄어쓰기의 원리와 실제
1. 띄어쓰기 원칙
띄어쓰기 원칙은 《한글 맞춤법》에 명시되어 있다.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가 그것이다. 이 원칙은 대단히 명쾌해서 ‘단어’가 무엇인지 알기만 하면 띄어쓰기 문제는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띄어쓰기 문제는 명쾌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기준으로 제시한 단어의 성격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조사는 단어로 다루어진다. 그렇지만 조사를 띄어 쓰는 일은 없다. 《한글 맞춤법》 제41 항에서 ‘조사는 앞말에 붙여 쓴다’는 별도의 조항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사가 단어인데도 붙여 쓰는 것을 보면 단어의 개념이 그리 분명하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단어’를 기준으로 설명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하기 어렵다.
2. 자립성과 의존성
‘하늘, 자동차, 바다, 구름’과 ‘를, -는구나, -겠-, -습니다’의 차이는 무엇일까? 앞의 것은 명사이고 뒤의 것은 명사가 아니라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고 뜻이 있는 말과 없는 말의 차이가 아니냐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늘’과 ‘를’의 근본적인 차이는 단독으로 소리를 내서 쓸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1) ㄱ. 무얼 보니? 하늘
ㄴ. 어딜 가니? 바다
(1)에서처럼 ‘하늘, 바다’ 등은 단독으로 소리를 내서 쓸 수 있다. 그렇지만 ‘를, -는구나, -겠-’ 등은 단독으로 소리를 내서 쓰는 일이 없다. [를], [는구나]라고 일부러 읽지 않는 한 이들을 단독으로 소리 내서 쓰는 경우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단독으로 소리를 내서 쓰는 말들을 ‘자립적’이라고 하고 그렇지 못한 말들은 ‘의존적(비자립적)’이라고 한다. 의존적인 말들은 단독으로는 쓰이지 못하고 언제나 앞이나 뒤에 나타나는 다른 요소에 의존한다는 특징이 있다.
(2) ㄱ. 학교를
ㄴ. 먹-습니다
ㄷ. 가-겠-다
(2ㄱ)의 ‘학교를’에서 ‘를’은 ‘학교’에 의존하고 있고 (2ㄴ)의 ‘-습니다’는 ‘먹-’에, (2ㄷ)의 ‘-겠-’은 ‘가-’와 ‘-다’에 각각 의존하고 있다.
이처럼 단독으로는 쓰일 수 없어서 다른 말에 의존하고 있는 말들을 띄어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의존적인 요소가 둘 이상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3) ㄱ. 서울에서처럼만
ㄴ. 좋-습니다그려
(3ㄱ)의 ‘에서’, ‘처럼’, ‘만’과 (3ㄴ)의 ‘-습니다’, ‘그려’는 모두 의존적인 요소이므로 언제나 붙여 쓴다. 그러므로 어떤 말이 자립적인지 의존적인지를 판정하는 일은 띄어쓰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의존적이지만 띄어 쓰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의존 명사가 바로 그것이다. 의존 명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앞말에 의존적이다. 그렇지만 (4)에서 알 수 있듯이 명사와 의미와 기능이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명사처럼 앞말과 띄어 쓴다.
(4) 먹을 것(밥)이 없다.
국어에서 의존적인 요소로는 ‘어미, 조사, 접사’ 등을 들 수 있다. 사전에는 의존 요소들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어서 띄어쓰기를 쉽게 결정할 수 있게 해 준다.
(5) ㄱ. 개-
ㄴ. -었-
ㄷ. -는구나
위의 ‘개-’는 ‘개살구’와 같이 뒤에 오는 말에 의존한다는 뜻이고 ‘-었-’은 ‘먹었다’와 같이, ‘-는구나’는 ‘먹는구나’와 같이 다른 말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띄어쓰기를 쉽게 알 수 있다.
자립적인 요소는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고 다른 말과 결합하여 새로운 말을 만들기도 한다.
(6) ㄱ. 어디선가 귀를 찢을 듯한 큰 소리가 들렸다.
ㄴ. 철수는 말로는 언제나 큰소리만 친다.
(6ㄱ)의 ‘큰 소리’와 (6ㄴ)의 ‘큰소리’는 의미가 다르다. ‘큰 소리’는 소리가 큰 것이지만 ‘큰소리’는 소리가 큰 것과는 관계없이 과장하여 말하는 것을 뜻한다.
(7) ㄱ. 철수가 시험에 안 됐어.
ㄴ. 그래서 모두 철수가 안돼 보인다고 했구나.
(7ㄱ)의 ‘안 되다’는 ‘되지 않다’와 관련이 있다. 그렇지만 (7ㄴ)의 ‘안되다’는 ‘안쓰럽다’의 의미다. ‘안’과 ‘되다’의 의미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안 되다’는 띄어 쓰지만 새로운 의미가 생긴 ‘안되다’는 붙여 쓴다. 새로운 단어가 되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다.
새로운 단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이처럼 새로운 의미가 생겼는지 따져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루의 신체 기관’을 의미하는 ‘노루 귀’는 띄어 쓰지만 ‘미나리아재빗과의 풀’을 의미하는 ‘노루귀’는 붙여 쓴다. ‘노루귀’에는 ‘노루’나 ‘귀’로는 예측할 수 없는 의미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8) ㄱ. 노루∨귀 - 노루의 귀
ㄴ. 노루귀 - 미나리아재빗과의 풀
두 번째 기준은 두 말 사이의 관계가 긴밀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따져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단어인 ‘돌아가다’는 ‘돌아’와 ‘가다’의 관계가 긴밀하여 다른 요소가 중간에 끼어들 수 없지만 한 단어가 아닌 ‘받아 가다’는 다른 요소가 끼어들 수 있다.
(9) ㄱ.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돌아(서)갔다.
ㄴ. 모두들 선물을 받아 갔다/받아(서) 갔다.
이러한 사실은 ‘돌아가다’와 ‘받아 가다’의 띄어쓰기를 결정하는 근거가 된다.
“부장이 화가 나서 서류를 찢어 버렸어.”라고 할 때 ‘찢어 버리다’의 띄어쓰기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찢어 버리다’가 보조 용언으로 쓰인 경우이다. ‘밥을 먹어 버렸다’, ‘국이 식어 버렸다’의 ‘버리다’와 같은 경우인데 이럴 때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되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된다.
(10) 서류를 찢어∨버렸다/찢어버렸다.
그런데 겉모습은 같지만 ‘버리다’가 보조 용언이 아니라 본용언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즉 ‘서류를 찢어 버렸다’를 아래와 같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11) 서류를 찢어(서) (휴지통에) 버렸다.
‘버리다’가 본용언으로 쓰인 경우라면 ‘서류를 찢어∨버렸다’와 같이 띄어 쓰는 것만 가능하고 ‘서류를 찢어버렸다’와 같이 붙여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조 용언의 경우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붙이는 것을 허용한 것은 보조 용언 구성이 합성어와 구의 중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2) ㄱ.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죽어 간다.
ㄴ.*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죽어서 간다.
‘죽어 간다’는 ‘죽다’에는 의미 변화가 없고 ‘간다’에만 의미의 변화가 있다. 이는 구성 요소만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의미가 생기는 합성어와는 다른 점이다. 그렇지만 (13ㄴ)처럼 중간에 ‘서’와 같은 다른 요소가 끼어들지 못하는 점은 합성어와 동일하다. 이처럼 합성어와 구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 것이다.
그런데 아래와 같이 ‘-어 지다’와 ‘-어 하다’가 붙는 경우는 이러한 원칙에서 예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둘 다 보조 용언으로 다루기는 하지만 ‘-어 지다’는 타동사를 자동사로 바꾸고 ‘-어 하다’는 형용사를 타동사로 바꾼다는 점에서 언제나 붙여 쓰는 것만 가능하다.
(13) ㄱ. 뜻을 이룬다. → 뜻이 이루어진다.
ㄴ. 꽃이 예쁘다. → 꽃을 예뻐한다.
‘뜻이 이루어∨진다’나 ‘꽃을 예뻐∨한다’와 같이 띄어 쓰는 일이 있지만 이는 잘못이므로 ‘뜻이 이루어진다’와 ‘꽃을 예뻐한다’로 붙여 써야 한다.
3. 조사의 띄어쓰기
조사는 학교 문법에서 단어로 다룬다. 그렇지만 조사는 자립성이 없어서 다른 말에 의존해서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자립적인 명사와 달리 조사는 구체적인 의미를 나타내기보다는 그것이 결합하는 체언의 문법적 기능을 표시한다. 이러한 점에서 띄어 쓰지 않는다.
조사의 띄어쓰기에서 흔히 나타나는 잘못은 여러 개의 조사가 겹칠 경우 띄어 쓰려고 하는 것이다. 조사는 둘 이상 겹치거나 어미 뒤에 붙는 경우에도 붙여 쓴다.
(14) 겹침: 집에서처럼 학교에서만이라도
여기서부터입니다 너마저도
어미: 나가면서까지도 들어가기는커녕
갈게요 “알았다.”라고
아래의 밑줄 친 말들은 조사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앞말과 띄어 쓰는 일이 많다.
(15) ㄱ. 너같이 바보 같은 놈은 처음 봤다.
ㄴ. 역시 친구밖에 없어.
ㄷ. 사과는커녕 오히려 화를 내던데?
ㄹ. “알았구나.”라고 말씀을 하셨어.
ㅁ. 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래.
‘너같이’의 ‘같이’는 조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쓴다. 단 ‘너와 같이’처럼 조사가 앞에 오는 경우는 조사가 아니므로 띄어 쓴다. ‘너 같은’의 ‘같은’ 또한 조사가 아니다. ‘밖에’는 조사인 경우와 명사인 경우로 나누어진다. 조사로 쓰일 때는 서술어로 부정을 나타내는 말이 온다는 특징이 있다.
(16) ㄱ. 가진 것이 천 원밖에 없어.
ㄴ. 이런 일은 철수밖에 못할걸.
ㄷ. 아직은 “맘마”라는 말밖에 몰라.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면 “이 밖에도 다른 사례가 많이 있다.”의 ‘밖에’는 조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사과는커녕’은 ‘사과는∨커녕’으로 띄어 쓰는 일이 많지만 ‘는커녕’이 하나의 조사이므로 붙여 쓴다. ‘“알았구나.”라고’의 ‘라고’는 인용을 나타내는 조사이다. 그러므로 앞말과 띄어 쓰지 않는다. ‘라고’와 비슷한 ‘하고’는 조사가 아닌 용언의 활용형이므로 앞말과 띄어 쓴다.
(17) ㄱ. 할아버지께서는 “알았구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ㄴ. 할아버지께서는 “알았구나.”∨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너뿐만 아니라’는 ‘너뿐만아니라’로 모두 붙여 쓰거나 ‘너∨뿐만∨아니라’로 잘못 띄어 쓰는 일이 많다. ‘뿐’과 ‘만’이 모두 조사이므로 ‘너뿐만∨아니라’가 옳다. ‘뿐’은 명사 뒤에서는 조사이고 관형형 어미 뒤에서는 의존 명사로 쓰인다.
(18) ㄱ. 온 사람은 철수뿐이다. (조사)
ㄴ. 때렸을 뿐만 아니라 (의존 명사)
4. 어미와 의존 명사의 띄어쓰기
어미와 의존 명사는 겉으로 볼 때 형태가 같아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문법적인 설명을 하는 일이 있는데 이러한 설명은 문법에 대한 지식을 특별히 갖추지 않은 보통 사람에게는 대단히 어렵고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9) ㄱ. 학교에 가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ㄴ. 이 일을 하는 데 며칠이 걸렸다.
(19ㄱ)의 ‘-ㄴ데’는 하나의 어미이고 (19ㄴ)의 ‘데’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쓰기가 다르다는 설명은 웬만한 문법 지식을 갖추지 않고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ㄴ데’의 띄어쓰기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뒤에 ‘에’를 비롯한 조사가 결합할 수 있는지 따져 보는 것이다. ‘에’가 결합할 수 있으면 띄어 쓰고 결합할 수 없으면 띄어 쓰지 않는다.
(20) ㄱ. 학교에 가는데에…… (결합 불가능)
ㄴ. 이 일을 하는 데에…… (결합 가능)
‘학교를 가는데에’는 ‘에’가 결합할 수 없으므로 붙여 쓰고 ‘이 일은 하는 데에’는 ‘에’가 결합할 수 있으므로 띄어 쓴다고 할 수 있다. 다음도 ‘에’를 상정할 수 있어서 ‘데’를 띄어 쓰는 경우다.
(21) 얼굴이 예쁜 데(에)다가 마음씨도 곱다.
‘ㄴ바’도 두 가지 경우를 혼동하는 일이 많다. 그렇지만 뒤에 조사가 결합할 수 있으면 띄어 쓰고 결합할 수 없으면 붙여 쓴다는 기준을 적용하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22) ㄱ. 금강산에 가 본바 과연 절경이더군.
ㄴ. 그 일은 고려해 본 바 없다.
(22ㄱ)의 ‘본바’는 뒤에 조사가 결합할 수 없지만 (22ㄴ)은 ‘그 일은 고려해 본 바가 없다’와 같이 조사가 결합할 수 있다. 그러므로 (22ㄴ)의 ‘본 바’는 띄어 쓴다고 할 수 있다.
(23) 제시간에 도착했는지 모르겠다.
(23)을 ‘도착했는∨지’로 띄어 쓰는 것은 잘못이고 ‘도착했는지’로 붙여 써야 옳다. 이러한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ㄴ지’가 하나의 어미라는 문법적 사실을 외우기보다는 (23)과 (24)가 의미가 같고 띄어쓰기 또한 같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24) 제시간에 도착했는가 모르겠다.
국어의 화자 중에 ‘도착했는가’를 ‘도착했는 가’로 띄어 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도착했는가’와 ‘도착했는지’가 서로 같으므로 ‘도착했는지’로 붙인다고 이해하는 것이 ‘-ㄴ지’가 어미이므로 앞말과 붙인다는 문법적인 사실을 기억하는 것보다 이해하기가 쉽다.
다음의 ‘도착할지 모르겠다’의 띄어쓰기 또한 ‘도착할까 모르겠다’와의 비교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5) ㄱ. 제시간에 도착할지 모르겠다.
ㄴ. 제시간에 도착할까 모르겠다.
또한 이렇게 이해하면 아래와 같이 ‘ㄴ’과 ‘지’를 띄어 쓰는 경우도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다.
(26) 벌써 집 떠난 지 삼 년이 지났다.
(26)의 ‘떠난 지’는 문법적으로 관형형 어미 ‘ㄴ’과 의존 명사 ‘지’로 이루어진 말이다. 이러한 구성은 주로 ‘시간의 경과’를 뜻하며 띄어 쓴다는 점에서 (23)의 ‘-ㄴ지’ 구성과는 다르다.
이 둘의 띄어쓰기는 틀리는 일이 많다. 그렇지만 (23)의 ‘도착했는지’는 ‘도착했는가’로 바꿀 수 있는 반면 (26)의 ‘떠난 지’는 ‘*떠난가’로 바꿀 수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둘을 혼동하지 않고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이 밖에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말로는 ‘간’과 ‘만’이 있다. ‘간’은 접미사와 의존 명사로 쓰이고 ‘만’은 조사와 의존 명사로 쓰인다.
‘간’은 ‘시간의 경과’를 나타낼 때 접미사이므로 앞말에 붙여 쓴다. 그렇지만 ‘거리’를 뜻할 때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지’나 ‘만’이 시간의 경과를 나타낼 때 의존 명사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27) ㄱ. 한 달간, 십 년간 (시간)
ㄴ. 서울 부산 간, 부모 자식 간 (거리)
‘만’이 조사로 쓰일 경우에는 주로 ‘한정’이나 ‘비교’의 뜻을 나타낸다.
(28) ㄱ. 철수만 오너라. (한정)
ㄴ. 키가 형만 하다. (비교)
‘만’이 ‘시간의 경과’를 나타낼 때는 의존 명사이다. 이때는 주로 ‘만에’, ‘만이다’, ‘만이야’의 꼴로 쓰이는 특징이 있다.
(29) ㄱ. 십 년 만에 만난 친구
ㄴ. 이게 얼마 만이야.
다만 “정말 오랜만이군.”이라고 할 때는 ‘오랜∨만’으로 띄어 쓰지 않는다. ‘오래간만’의 준말이기 때문이다.
한편 ‘만’과 ‘하다’가 연결된 구성은 두 가지로 쓰인다.
(30) ㄱ. 강아지가 송아지만∨하다.
ㄴ. 음악이 들을∨만하다/들을만하다.
‘송아지만∨하다’의 ‘만’과 ‘하다’를 접미사 ‘만하다’로 다루는 일도 있었지만 이때는 조사 ‘만’과 ‘하다’가 연결된 구성이다. ‘들을∨만하다/들을만하다’와 같이 용언의 관형형 다음에 오는 ‘만하다’는 보조 용언이다. 그러므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되 붙일 수도 있다.
의존 명사가 들어 있는 경우 띄어 쓴다는 점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ㄹ걸’의 띄어쓰기는 ‘ㄹ 것을’로 풀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31) ㄱ. 나중에 후회할걸.
ㄴ. 후회할 걸 왜 그랬니?
(31ㄱ)의 ‘후회할걸’은 ‘-ㄹ걸’이 어미로 쓰이는 경우로 ‘할 것을’로 풀 수가 없다. 그렇지만 (31ㄴ)은 의존 명사 ‘것’이 들어 있는 ‘할 것을’로 풀 수 있으므로 ‘할 걸’로 띄어 쓴다.
(32) ㄱ. 사랑을 할 거야(←할 것이야)
ㄴ. 내일 뭐 할 거니(←할 것이니)
이러한 점은 ‘터’가 들어 있는 구성에서도 마찬가지다. ‘할 터인데’, ‘갈 터이야’로 풀 수 있으므로 ‘할 텐데’와 ‘갈 테야’로 띄어 쓴다.
(33) ㄱ. 비가 와야 할 텐데(←할 터인데)
ㄴ. 나는 집에 갈 테야(←갈 터이야)
5. 관형사의 띄어쓰기
관형사는 뒤에 오는 말과 띄어 써야 한다. 아래의 예는 띄어쓰기를 잘못 하는 일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4) ㄱ. 각(各) 가정, 각 개인, 각 학교, 각 부처, 각 지방
ㄴ. 고(故) 홍길동/고인(故人), 귀(貴) 회사/귀사(貴社)
ㄹ. 동(同) 회사에서 3년간 근무했음.
ㅁ. 만(滿) 나이, 만 15세
ㅂ. 매(每) 경기, 매 회계 연도, 별(別) 사이가 아니다.
ㅅ. 연(延) 10만 명, 전(全) 국민
ㅇ. 갖은 양념, 딴 일, 맨 꼭대기, 뭇 백성, 새 신, 온 식구
ㅈ. 온 사람이 몇 명이냐?
(34ㄴ)에서 ‘고 홍길동’과 ‘고인’의 띄어쓰기가 다른 것은 ‘고인’의 경우 ‘인(人)’이 비자립적인 일 음절 한자어이므로 띄어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귀 회사/귀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6. 수 표현의 띄어쓰기
‘스물여섯’의 띄어쓰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미리 말하면 ‘스물여섯’으로 붙여 쓴다. 그런데 국어사전에는 ‘스물여섯’이 올라 있지 않다. 이는 ‘스물여섯’이 합성어가 아니며 ‘스물∨여섯’으로 띄어 쓴다는 말이다. 구성 요소인 ‘스물’과 ‘여섯’에서 ‘스물여섯’의 의미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물여섯’은 분명히 합성어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스물여섯’으로 붙여 쓸까? ‘스물여섯’으로 붙여 쓰는 근거는 《한글 맞춤법》제44 항에서 찾을 수 있다.
(35) 수를 적을 때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
이 규정은 ‘십이억∨삼천사백오십육만∨칠천팔백구십팔’과 같은 띄어쓰기에 적용되지만 ‘스물여섯’에도 적용된다. ‘만’ 단위로 띄어 쓴다는 것은 ‘만’보다 작은 수일 경우에는 언제나 붙여 쓴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스물여섯’이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 ‘살’과 결합할 때는 ‘스물여섯∨살’로 띄어 쓴다. 그런데 아라비아 숫자를 쓰는 경우에는 띄어쓰기가 조금 다르다.
(36) ㄱ. 스물여섯∨살
ㄴ. 26∨살(원칙)/26살(허용)
즉 한글로 적는 경우에는 ‘스물여섯∨살’만 가능하지만 아라비아 숫자로 적는 경우에는 ‘26살’로 붙여 쓰는 것도 허용된다. 아라비아 숫자와 다음의 단위 명사를 붙여 쓰는 현실의 직관을 수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26∨살’보다는 ‘26살’로 쓰는 일이 많다.
아래와 같이 ‘제-’가 붙어 차례를 나타내는 경우의 띄어쓰기 또한 혼동하는 일이 많다.
(37) ㄱ. 제2∨차 회의(원칙)
ㄴ. 제2차 회의 (허용)
ㄷ. 제∨2차 회의(잘못)
‘제-’는 접두사이므로 뒤에 오는 말에 붙여 써야 하고 ‘차’는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써야 한다. 따라서 (37ㄱ)이 원칙이고 (37ㄴ)은 허용된다. (37ㄷ)처럼 쓰는 일이 많지만 이는 잘못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라비아 숫자가 올 경우 다음의 단위 명사는 무조건 붙여 쓰는 것으로 단일하게 기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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