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기 연 파나마 운하 Panama Canal
중앙아메리카 파나마에 건설된 길이 약 82km의 운하로, 파나마 지협을 종단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다.
처음엔 프랑스가 시도…미국의 군사적 지원으로 파나마 독립시킨후 공사 개시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통로 역할을 맡고 있다. 가뜩이나 속도도 느린데 위 아래로 길쭉한 아메리카 대륙을 빙 돌아가야 하는 화물선의 운항시간 단축에 큰 획을 그은 운하. 다만 현대의 배들은 크기가 워낙 거대해져 통과 선박 크기에 제한이 있다.
파나막스니 포스트 파나막스니 하는 선박의 사이즈별 구분은 다 이 운하의 항행 가능 폭을 상정해 두고 만든 것이다. 그 밖에 다른 기준이 되는 운하로는 수에즈 운하가 있다. 이 쪽의 명칭은 수에즈막스. 역사적으로 미국의 세계 안보의 거점으로 활용되어왔다.
운하 서쪽에는 태평양, 동쪽에는 대서양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지도에서 보다시피 지형이 좀 미묘한 관계로(북미와 남미가 역N자로 꺾여 만나는 지점이다.) 운하 서북쪽에 대서양(과 연결된 카리브해), 동남쪽에 태평양이 있다.
파나마 운하의 높이는 해수면보다 수십 미터 높다. 선박들은 도크에 들어온 뒤 물을 채워 더 높은 위치의 도크로 올라가게 되고 운하 중간에 위치한 가툰 호수를 거쳐 다시 도크로 들어가 물을 빼 내려가며 계단식으로 운하를 통과하여 바다로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갑문 엘리베이터에 쓰이는 물은 가툰 호수에서 끌어 쓰고 있다.
이렇게 복잡한 갑문식 운하를 만든 이유는 운하 중간에 산맥이 있어 수에즈 운하처럼 평탄한 운하를 파기가 매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통과속도가 느리다. 복잡한 갑문시설이 추가되며 운하의 각 지역에 수위를 조정하는 댐도 여러 곳에 설치해야 해서, 만일 댐이 무너지거나 폭파되면 수위조정에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비유하자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배가 운하를 지날 때는 예인선과 전동차들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 운하를 모두 통과하는 데 8시간, 대기시간 등을 합치면 24~30시간 가량 걸린다.
비록 갑문식이라 속도는 매우 느리지만 20,000km 이상 삥 돌아서 최소 몇 주 이상을 가야되는 거리를 불과 하루면 건너갈 수 있게 되자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건너가는 선박들과 반대로 태평양에서 대서양으로 건너가는 선박들이 이 운하를 이용하게 되었고, 파나마 운하는 건설비에 들어간 비용 이상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 운하 건설로 미합중국 해군에도 큰 변화가 생겼는데, 우선 태평양에서 대서양으로,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다는 의의가 있다. 애초에 파나마 운하 자체가 미 해군의 신속한 전개를 목적으로 만든 거였다. 다만 운하를 지나가기 위해서는 함선의 폭을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야만 했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함선의 크기나 배수량 면에서 약간 손해를 보긴 했지만, 그냥 맘 놓고 군함을 크게 설계를 못한 것뿐이지 전투력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아니며 영향을 받은 대상도 아이오와급 전함을 비롯한 일부 대형 전함과 항공모함으로 한정된다. 일단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면 전폭이 33미터로 제한되는데, 미 해군 최대의 전함인 아이오와급의 전폭은 32.97미터로 통과 가능하다. 하지만 폐기된 전함 계획인 몬태나급 전함은 파나마 운하 통과를 포기하고 덩치를 키울 계획이었다.[9] 그리고 현대의 항공모함, 특히 미 해군의 주력 항공모함인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파나마 운하 통과가 불가능하다. 그래도 현대의 구축함이나 순양함은 무리 없이 통과가 가능. 그리고 확장공사로 이제 니미츠급도 지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