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과학 Natural Science/지구 Earth sciences

태풍 진로 예측, 북태평양 고기압

Jobs 9 2020. 8. 3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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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이동경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여부에 따라 결정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는 가을 초입에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는 태풍이 더 많이 올 수 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기단은 네 가지가 있습니다.


시베리아 기단과 오호츠크해 기단, 양쯔강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입니다. 이 중에서 태풍의 생성 위치와 이동경로는 북태평양 기단이 얼마만큼 확장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북태평양 기단이 바로 여름을 좌지우지하는 기단이기 때문입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초여름에는 북태평양 기단이 북태평양 고기압으로 안정화되고 점차 확장하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마구 밀고 들어오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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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초가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는 시기 인데요.
이것이 왜 중요하느냐! 태풍의 발생 위치와 이동 경로가 바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여부에 따라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은 태풍의 이동 경로입니다. 6~8월 여름철에 발생한 태풍의 이동경로보다 8월 말~9월에 발생한 태풍의 이동경로가 더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 보이시죠. 6월, 7월 보다 8월, 9월의 태풍의 이동 경로가 한반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입니다.이것이 왜 그러냐 하면 앞서 말한 북태평양 고기압을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초여름엔 북태평양 고기압이 오른쪽에서 쭈욱 밀고 들어오면서 버티고 있으니 태풍의 이동 경로가 중국이나 대만 쪽을 지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고기압이라는 것은 굉장히 안정적이기 때문에 저기압부가 비집고 들어오기 어렵거든요.
 
반대로 초가을엔 북태평양 고기압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뒤로 빠지니 태풍의 이동 경로가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인데요. 특히, 한반도로 올라오면서도 중간에 육지와 만날 확률이 적기 때문에 태풍의 세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뜨거운 수증기 덩어리를 계속해서 모으면서 올라오기 때문이죠. 그런 슈퍼 태풍이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갈 때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요. 때문에 여름의 끝자락에서 발생하는 가을 태풍을 보다 주의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태풍 진로 예측 어떻게 하나

태풍의 이동 경로가 어떻게 결정되는 지에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다. 태풍 이동 경로는 대체로 계절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6월과 11,12월의 태풍은 서쪽으로 이동하고 7~10월의 태풍은 북동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반도가 속한 중위도의 경우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편서풍이 강하게 불면서 태풍이 오른쪽으로 자주 방향을 튼다. 만약 태풍 상층부의 속도가 약하면 진로는 더욱 불규칙해진다. 해수면의 온도는 태풍의 크기 뿐 아니라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여러 요인 때문에 태풍의 진로를 예보할 땐 태풍의 눈이 이동하는 지점을 점으로 표시하지 않고 대략적인 ‘범위’로 표현한다.

태풍 진로를 예측하는 데는 기상 상황을 반영한 관측 자료, 태풍 데이터를 생산해내는 슈퍼컴퓨터, 데이터를 해석해내는 예보관의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 한국 기상청의 경우 관측 자료와 슈퍼컴퓨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보관과 기상 분석 팀원들이 집단 토의를 통해 최종 예보 방향을 결정한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때로는 4,5가지 안이 토론 과정에서 나오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도 그날의 총괄 예보관이 책임지고 한 가지 안을 결정해야 한다. 태풍의 진로 예측에는 불확실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예보관 경험이나 주관이 가장 중요

유 국장은 “한국과 미국, 일본의 예보 방식이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세 나라가 태풍 진로 예측 모델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했다. 일본과 미국은 자체 모델, 한국은 영국 모델을 각각 쓴다. 한국은 현재 개발 중인 자체 모델을 2020년부터 사용할 예정이다.

예측 모델이 다르다고 태풍 진로 예측도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체적으로 생산된 예측 데이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가 태풍 데이터를 공유한다. 다른 나라의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받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태풍 진로를 발표한다. 한국은 미국, 일본 외에도 중국이나 유럽기상센터(ECMWF) 데이터까지 받는다.

차동현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각 국 기상 당국이 자체 예측 모델 외에 외국 예측 모델을 합쳐서 분석하는 만큼 모델에 따른 차이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며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예보관의 경험과 주관이 더 큰 변수가 되어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차 교수는 “태풍은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다른 태풍이나 기온 등 변수가 많아 어느 나라가 예측을 더 잘 한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 한미일 세 나라의 예보가 다른 까닭은

미국과 일본의 경우 기상 관련 정보가 오래 축적되고 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기상청보다 태풍 예보가 더 정확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대체로 미국의 정확도가 높다는 점은 전문가들도 인정한다. 여기에는 숨은 이유가 있다.

지난해 발생한 27개 태풍의 진로를 예측한 세 나라의 데이터를 보면 한국 기상청은 5일 전부터 3일 전까지의 태풍 진로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다. 일본은 2일 전과 1일 전의 진로 예측이 가장 오차가 적었다. 미국은 전체적으로 진로의 오차 범위가 가장 작았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국의 예보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경우 태풍 진로를 예측하고 예보할 때 재난을 막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따라서 태풍의 진로 예보를 수시로 변경하지 않는다. 그럴 경우 혼선이 생길 뿐 아니라 예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강남영 국가태풍센터 예보팀장은 “태풍 진로 변경이 예상되면 그 ‘시그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보한다”고 말했다.

강 팀장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우리와 다르다. JTWC의 경우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상센터는 미국 공군과 해군이 운영한다. 태풍 예보의 가장 큰 목적은 동아시아에 있는 군사 시설이나 함대의 안전이다. 따라서 태풍 진로가 바뀔 때마다 수시로 이 사실을 예보한다. 그러다보니 미국 예보가 정확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일본은 태풍 피해가 많다. 따라서 광범위하게 위험 지역을 설정한다. 한국 기상청은 태풍의 조건, 그러니까 강한 비를 동반한 바람까지만 태풍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일본은 태풍 주변의 강한 바람까지 모두 태풍으로 예보한다. 그러다보니 더 정확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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