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동물의 단백질 이용
식물 세포 내에는 동물세포보다는 단백질의 함량이 적다. 세포내 단백질 섬유의 양이 적기 때문이다. 식물은 지지 작용을 단백질보다 탄수화물을 선택하여 이용하기 때문에 단백질의 함량이 동물 세포에 비해 적다. 이렇게 단백질의 양이 적은 식물을 먹고 사는 초식동물은 자신의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 많은 양의 식물을 섭취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육식이나 잡식 동물에 비해 엄청나게 많이 먹는다.
그리고 식물은 셀룰로오스 같은 초식동물들이 소화시킬 수 없는 다당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자라는 혐기성 세균인 장내 세균들이 이러한 다당류 성 섬유질들을 소화시켜 포도당이나 과당 등의 단당류로 분해시켜 준다. 그 외에도 비타민 B5나 B12 등 필수 영양소를 합성해주고, 이 섬유질로 지방산을 만들기도 한다. 그 대신에 이 과정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초식동물의 경우 장의 길이가 길다. 특히 반추동물처럼 위장이 4개로 나누어진 동물들은 이러한 발효과정이 잘 발달되어있어 토끼나 말, 염소처럼 똥을 먹지 않는다. 비반추동물들을 맹장에서 이러한 발효과정이 진행되는데, 반추동물의 혹위(제1위)는 엄청 커서 발효 과정에서 가스가 차도 입을 통해 바로 배출할 수도 있고 저장량도 많지만 비반추동물들을 그렇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영양분을 분해하거나 흡수할 수 없게 되고 그래서 비반추 동물들은 똥을 먹는다. 이 첫 번째 똥은 점액질로 덮여 있으며 수분이 많고 영양분이 풍부하다. 이것을 먹지 않으면 비반추동물들은 굶어서 죽을 수밖에 없고 우리가 흔히 보는 토끼나 염소의 딱딱한 똥은 2차 똥으로 진정한 똥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양분이 거의 없는 배설물이다.
그리고 소가 먹는 풀 속에는 섬유질이나 탄수화물 등은 있지만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질소 성분이 거의 없어 미생물들은 단백질을 만들 때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소들은 본능적으로 질소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콩이나 곡류를 좋아하는 것이다.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처럼 단백질을 대사하여 발생한 요소 성분을 오줌으로 전부 배설하지 않고 침으로 입안에 분비하여 위내로 보내고 위 속에서 미생물에 의하여 단백질로 합성한다.
육식동물의 단백질 이용
육식동물은 분해하기 쉬운 고기같이 주성분이 단백질인 음식을 먹기 때문에 장내세균의 도움이 없어도 자신의 효소만으로도 분해가 가능하고 소화도 쉬우니. 맹장이 짧거나 없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다.
육식동물이 섭취하는 양분은 대부분이 다른 생물의 유기체이기 때문에, 단백질 계통의 양분이 많다. 그러므로 체내 소화 장기는 단백질 류를 분해하기 위해, 효소의 분비가 잘 되는 외분비 대사에 관여하는 소화샘들이 다량 분포되어 있다. 이는 단백질을 분해하여 아미노산으로 만들어 흡수를 하고자 하는 과정에서의 필요 효소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화샘이 많고, 효소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최종적으로 분해되어 흡수된 양분을 제외한 버려질 노폐물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추동물(反芻動物)
우제목/경우제목에 속하는 동물로 반추 위를 가지고 있으며, 한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어 씹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되새김 동물이라고도 한다. 반추류와 낙타아목의 동물을 말한다. 기린, 사슴, 소, 양, 낙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초식 동물이 육식 동물보다 큰 이유
육식 동물인 사자나 치타, 하이에나 모두 초식 동물인 하마나 들소에 비해 몸집이 작다.
동물의 체격을 좌우하는 근육은 단백질이 있어야만 늘어 날 수 있다. 그런데 풀에도 이러한 단백질이 상당히 들어 있다고 한다.
풀만 먹고도 큰 몸집을 자랑하는 초식 동물들은 풀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풀 속의 단백질은 쉽게 흡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 속의 미생물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다음은 초식 동물의 단백질 섭취 방법이다.
소 등의 초식 동물은 반추 활동(Rumination)을 한다. 반추란 한번 먹은 풀을 다시 되씹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소, 염소, 양, 기린, 야크, 사슴 등의 반추 동물들은 몸에 위를 4개나 갖고 있다.
소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 위는 반추위, 양, 양곱창 등으로 불리우며 영어로는 Rumen이다. 두번째 위는 벌집 위, Reticulum이라 한다.
세번째 위는 육회로도 먹는 겹주름위, 천엽으로 불리우는 Omasum, 네번째 위는 주름위나 막창으로 불리우는 Abomasum이다.
소가 풀을 먹으면 첫번째 위인 반추위로 우선 들어 간다. 소는 풀을 먹고 나서 나중에 되새김질을 한다. 이는 먹었던 풀을 다시 잘게 씹는 과정이다.
소의 위에는 풀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생물이 들어 있다. 되새김질은 위에 들어 있는 풀에 미러한 미생물이 잘 달라 붙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면 나중에 풀속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분리되어 잘 흡수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추위와 벌집 위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이후 잘 섞인 풀은 겹주름위를 거쳐 마지막 위치에 있는 주름위로 전달된다. 풀속에 들어있는 실제적인 영양소 흡수는 주름위에서 이루어진다.
소가 자신의 위 속에 특별한 미생물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들은 성장을 할 수도, 생존을 할 수도 없다. 멋진 공생 관계의 한 사례일 것이다.
사람은 소화 시킬 수 있는 미생물이 없어 풀을 먹어도 단백질을 흡수 할 수 없다
요즘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야채만 먹는데도 살이 찐다고 하소연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사람도 소처럼 풀 속의 단백질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일까 ?
그렇지 않다고 한다. 사람은 소처럼 음식을 되새김질 하는 반추 활동을 하지 않는다. 또한 위 속에 이를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갖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사람은 다이어트를 위해 풀만 먹어도 된다. 야채 등의 풀을 많이 먹었다고 하여 살 찐다는 인과 관계는 성립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자신에게 유익한 미생물을 어미의 분비물을 통해 흡수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소가 생존 하려면 자신의 위속에 특정한 미생물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갓 태어난 송아지들은 어떻게 이런 유익한 미생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일까 ?
송아지 역시 어미 배 속에 있을 때는 위 속에 그러한 미생물을 갖고 있지 않다. 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엄마 젖을 먹으면서 젖꼭지에 묻어 있는 해당 미생물도 함께 삼킨다. 어미가 싼 똥이 묻은 풀이나 건초를 먹으면서도 자신의 어미 위 속에 들어있던 미생물을 전달받게 된다.
만약 소에게 완벽한 위생 조건을 부여 한다면 어떻게 될까 ? 건강을 위해 어미 소의 배설물을 완벽하게 치우는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 실제 존재 한다면 송아지는 어미 젖을 떼고 나서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풀을 먹더라도 이를 소화 시켜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을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나친 과보호, 지나친 위생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자연과 함께 살아 가면서 유익한 상대와의 공생은 필수적이다. 적정 수준의 위험에 노출 되면서 적응력, 생존 능력 등이 강화되는 것도 중요하다.
풀만 먹고도 크게 자라는 소가 미생물과의 멋진 공생 관계를 통해 우리에게 인생의 교훈을 전해준다. 협력과 공존, 적정한 위험에의 노출은 우리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