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사랑 손님과 어머니, 주요섭, 1인칭 관찰자 시점

Jobs9 2022. 11. 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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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손님과 어머니

 

작자 주요섭(朱耀燮, 1902 - 1972)

호는 여심(餘心). 평양에서 태어남. 1927년 상해 호강대학 교육학과 졸업.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유학. 1921년 <매일신보> 에 <깨어진 항아리>를 발표하여 등단. 초기에는 <인력거꾼>(1925), <살인>(1925) 등 신경향파에 속하는 '빈궁문학(貧窮文學)'을 주로 썼으며 하층 계급의 생활상과 그 반항 의식을 즐겨 그렸고, 중기에는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기점으로 하여 1930년대에는 짙은 서정성이 있는 작품을 발표함. 후기네는 주로 현실적인 문제를 그림. 한때 <신동아>의 주간을 지내기도 하였고, 1934년부터 북경 보인대학 교수 역임. 광복 후 귀국하여 <대학 교수와 모리배>(1946) 등 당시의 세태를 풍자하는 소설을 발표.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 위원장 역임.   

 

요점정리

  1935년 <조광(朝光)>에 발표된 단편 소설. 여섯 살 난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과부인 젊은 어머니와 사랑방 손님과의 미묘하 애정 심리가 전달된다. 1인칭 관찰자 시점이 성공적으로 사용된 작품으로서 시점이 소설의 다른 요소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문학적 장치임을 보여 준다. 

이 작품은 어머니와 아저씨 사이의 연정과 갈등을 섬세하게 나타낸 소설로, 통속적인 내용을 어린아이의 맑고 깨끗한 눈으로 순수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천진 난만한 '나'의 행동이 두 어른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어른들의 마음속에 숨겨진 어렴풋한 그리움과 망설임을 어린아이다운 감각과 직관으로 선명하게 포착하는 등 아이의 시선을 절묘하게 활용한 소설이다. 물론, 화자가 어린 여자애이기 때문에 서술과 묘사가 표면적이고 즉물적(卽物的)인 선에 머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불충분함이 이 소설의 예술성을 극대화한다.

즉, 이 작품의 기법은 '분명히 드러내기' 보다는 '의미의 감추기'가 핵심적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머니와 사랑 손님의 감정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장면에서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한다든지, 지연(遲延) 효과를 노린다든지 하는 것들은 해당 장면이 암시하는 의미를 드러내면서 동시에 감추는 고도의 예술적 기법이라 할 수 있다.

 

내용 연구

 

 <어구 풀이>

사랑방 : 사랑으로 쓰이는 방. '사랑'이란 집의 안채와 떨어져, 바깥주인이 거처하며 손님을 접대하는 곳 
누이 : 남자의 여자 형제 
유복녀 : 아버지가 죽을 때 어머니 뱃속에 있던 여자 아이. 곧 아버지가 죽은 뒤에 태어난 딸 
수선 :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게 만드는 부산한 말이나 짓 
장지문 : 지게문에 장지짝을 덧들인 문. '지게문'은 마루에서 방으로 드나드는 곳에 안팎을 두꺼운 종이로 바른 외짝문을 말하며, '장지'는 방과 방 사이, 또는 방과 마루 사이에 칸을 막아 끼우는 문을 말하는데, 미닫이와 비슷하나 운두가 높고 문지방이 낮음 
동리 : 마을, 동네 
노파 : 늙은 여자, 할머니 
내외 : 이성(異性)의 얼굴을 대하기를 피하는 일 
창가 : 갑오경장 이후에 발생한 근대 음악의 한 형식. 서양 악곡의 형식을 빌려 지은 간단한 노래임 
풍금 : 건반 악기의 하나. 페달을 밟아서 바람을 넣어 소리를 냄. 오르간 
입때 : 여태 
골몰 :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한 가지 일에만 파묻힘 
숭 : 흉 
찬미 : 아름다운 것을 기리어 칭송함. 찬송 
남자석 : 남자들이 앉는 자리 
젬병 : '형편없음'을 뜻하는 속된 말 
강대 : 강의나 설교를 할 때 쓰는, 책 같은 것을 올려 놓는 도구 
벽장문 : 벽장에 달아 놓은 문. '벽장'은 바람벽을 뚫어 작은 문을 내고 그 안에 물건을 넣도록 만든 곳 
파하구 : 끝나서 헤어지고 
멕일 : 먹일 
변 : 갑자기 생긴 재앙이나 뜻밖의 일 
돌아댕겨 볼웨다 : 돌아다녀 봐야겠어요 
부지중에 : 알지 못하는 동안에. 모르는 사이에 
하나문 : 하나만 있으면 
도로 : 다시 
대 : 식물의 줄기 
지전 : 종이돈. 지폐 
반짓고리 : 바늘·실·골무 따위의 바느질 도구를 담는 그릇 
자리옷 : 잠옷 
주기도문 : 예수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모범이 되는 기도문 
일용 : 날마다 씀 
소학교 : '초등 학교'의 옛날 말 
댕기 : 길게 땋은 머리 끝에 드리는 장식용 끈 
반지 : 일본 종이의 하나. 얇고 질기나 거칠며 세로 25㎝, 가로 35㎝ 정도 됨 
쇠 : '자물쇠'의 준말 
거짓부리 : '거짓말'의 속된 말

 

이해와 감상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1930년대 시골의 작은 읍(邑) 
경향 : 서정적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문체 : 섬세한 여성적 문체 
주제 : 애정과 봉건적 윤리관 사이의 갈등 

인물 :

어머니 - 젊은 과부로 사랑 손님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지만, 사별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 아이에 대한 사랑, 당대(當代)의 풍습과 세인의 이목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끝내는 자신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여인. 
나(옥희) - 여섯 살 난 계집애로 순진한 '관찰자'이다. 어머니와 아저씨와의 애정을 티없이 맑은 눈으로 바라본다. 
아저씨 - 옥희 아버지의 옛 친구로, 사랑에 하숙을 든다. 옥희 어머니에게 연정을 갖지만 얼마 후 집을 떠난다. 

구성 :

발단 - 어머니와 '나'가 살고 있는 집에 아저씨가 하숙을 든다. 
전개 - '나'는 아저씨와 친해진다. 좋은 반찬과 달걀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위기 - 어머니에게 아저씨는 관심을 가지지만 어머니는 항상 떨리는 모습이다. 
절정 - '나'가 거짓말로 준 꽃으로 인해 어머니는 마음이 흔들린다. 
결말 - 아쉬움과 미련을 남기고 아저씨는 떠나고, 어머니는 마른 꽃을 '나'에게 주며 갖다 버리라고 한다. 

 

줄거리

  홀로 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우리 집'에 생전에 아버지의 친구였다는 아저씨가 하숙을 하게 된다. 어저씨는 이 동리 학교 선생님으로 온 것이다.

아버지가 쓰던 사랑에 기거하게 된 어저씨는 '나'와 금방 친해진다. 아버지 없는 '나'로서는 아저씨가 아버지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어느 날, 아저씨에게 불쑥 그 말을 꺼냈더니 아저씨는 까닭 없이 얼굴을 붉히며 '못쓴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몹시 떨리었다. 또, 어머니를 기쁘게 하려고 유치원에서 살짝 뽑아 온 꽃을 아저씨가 갖다 주라고 하였다며 어머니에게 주었을 때 어머니도 얼굴이 빨개진다.

어느 날 밤, 어머니는 달빛 속에서 아버지의 옷을 장롱 속에서 꺼내 보고 있었다. 아저씨나 어머니는 '나'로서는 잘 알 수 없으나 모두 깊은 시름에 빠져 있는 듯하다. 어머니가 종이가 든 아저씨 손수건을 '나'를 통하여 전한 며칠 뒤 아저씨는 예쁜 인형을 '나'에게 주고 영영 집을 떠나 버린다. 어머니는 '나'의 손을 잡고 뒷동산으로 올라가 아저씨가 탔을 기차를 멀리 바라본다. 요즈음 어머니가 가끔 치시던 풍금 뚜껑은 다시 닫히고 찬송가 책갈피에 끼워 있던 마른 꽃송이도 버려진다. 매일 사던 달걀도 이젠 사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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