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고든 바이런, 바이런 경, 낭만파 시인
6대 바이런 남작으로 영국의 대표적인 낭만파 시인. 존 키츠, 퍼시 비시 셸리와 더불어 2세대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다.영어권에서는 George Gordon Byron이란 이름보다는 주로 Lord Byron, 바이런 경(卿)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아버지 제 5대 바이런 남작 '존 바이런'은 잘생긴 귀족이었지만 품행이 개망나니 수준이라서 방탕한 생활로 많은 빚을 지고 1791년, '조지 고든 바이런'이 3세였을 때 객사했다.
유모 메이 그레이가 독실한 청교도 신자라 금욕적이어서 조지는 수시로 짜증을 냈다고 한다. 한편 그 유모는 7세부터 조지를 성적으로 추행했다고 한다. 덕분에 유모 메이 그레이에 대한 증오심과 분노가 엄청났다.
9세가 되었을 때에는 증조부가 죽어 바이런 경의 타이틀을 갖게 된다.
아버지가 죽은 이후, 어머니가 조지를 스코틀랜드의 애버딘으로 데려가, 13세가 되는 1801년 '해로 스쿨'에 입학할 때까지 스코틀랜드에서 살았다. 안짱다리에 선천적으로 오른발을 절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 컴플렉스에 시달렸고, 어머니는 장애가 있는 아들에게 냉담했다고 한다.
1805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 입학해, 어려서부터 잘 했던 '문학'과 '역사학'을 전공하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의 방탕한 일면을 닮았는지 1학기를 술로 지새다가 큰 빚을 졌고, 이 빚을 갚기 위해 시집 <게으른 나날>을 발표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의 문학 잡지 <에딘버러 리뷰>에서 이 작품을 대차게 깠고, 이에 대해 열받은 바이런은 익명으로 <잉글랜드 시인과 스코틀랜드 비평가>라는 책을 써서 <에딘버러 리뷰>를 먼지나듯이 깠다.
졸업 후에는 할아버지의 작위를 이어받아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고, 24세가 된 1812년에 방직공의 임금인상 시위 탄압에 항의하는 연설을 하여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게 되었으며, 이 시기 많은 문학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조각 같이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였다. 절름발이라는 신체적 결함이 있었으나 오히려 여성들의 모성본능을 자극해 동정을 샀고, 얼굴이 워낙 우월하다 보니 크게 문제는 안 된 모양이다. 당시 사교계 여성들에게 인기가 대단했고 바이런이 지나가면 온 동네 여자들이 창문을 열고 구경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러한 잘생긴 외모 때문인지, 방탕한 생활을 했던 부친으로부터의 유전인지 여러 여인들과 만나 사귀었다. 그런데 남녀도 귀천도 가라지 않았던 성편력이 현대의 관점으로 보기에도 만만치 않다. 유부녀, 과부, 얀데레에 이복 누나도 있었으며 심지어 그리스로 가는 도중에 어느 유부녀를 하룻밤 NTR했다가 남편에게 걸려서 결투를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내키는대로 방탕한 생활을 하며, 귀족이자 상원의원이면서도 하층민 여성과 관계하기를 꺼리지 않았다.
결국 이복누나 어거스터 리와의 근친상간 파문으로 1816년 추방당하듯이 영국을 떠났지만, 이 때부터가 그의 본격적인 여성편력의 시작이었다.
영국을 떠나 이탈리아, 스위스를 전전하면서 별의별 여성들과 관계했는데, 문헌에 따르면 당시 그와 관계를 맺은 여성이 최대 약 2백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심지어 스폰서였던 '메리 셸리'의 의붓여동생 '클레어 클레어몬트(Claire Clairmont)'와도 관계를 맺어 딸을 얻으면서 사이가 복잡해졌다. 참고로 메리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의 작가로 유명한 인물이고, 메리의 어머니는 세계 최초의 페미니스트로 저서 <여성의 권리옹호>를 발표하며 평생을 여성 인권 향상에 매진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이다.
사실 명문대 엘리트+고위 정치인+유명한 시인이라는 엄청난 스펙에다 잘생기기까지 한 인간이 낭만시로 단련된(...) 달콤한 말로 접근해오면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매력을 느끼지 않기가 힘들다. 현대로 비교할 만한 인물이라면 역시 같은 잉글랜드인이자 예술인이며 여자 4천여 명, 남자 4백여 명과 관계를 맺었다는 믹 재거. 무엇보다도 둘 다 쾌락주의자이자 양성애적 성향이 있었다는 점까지 비슷하다.
1815년에 아나운서 안네 이자벨라 밀 뱅크와 결혼하였다. 여기서 태어난 아이가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인 에이다 러브레이스이다. 그러나 이듬해 별거하여 흐트러진 생활로 비판을 받아오다가 영국을 떠나 스위스에서 퍼시 비시 셸리(Percy Bysshe Shelley)를 만나 스위스 각지를 떠돌면서 퇴폐한 생활을 계속한다.
그리스 문화를 사랑했던 그는 1823년 그리스 독립 전쟁에 참여하여 독립군에게 사기를 북돋워 주었다. 〈오늘 나는 36세가 되었다〉라는 시를 마지막으로 그는 사망하였다. 그는 자기 자신을 노래하고 생각하는 시를 쓴 시인으로서 자유롭게 살다 죽은 낭만주의자였다.
바이런은 다작 작가였다. 1832년 출판사인 존 머레이(영어판)는 토머스 무어가 쓴 바이런의 전기를 포함하여 총 14권의 12절판 전집을 낸다. 후속 전집은 총 17권으로 1년 뒤인 1833년에 간행되었다.
<돈 주앙>
바이런의 걸작, <돈 주앙>은 17수의 칸토로 구성된 시로, 존 밀턴의 <실낙원> 이후 영국에서 출간된 가장 중요한 장시로 평가받는다. 당대를 다룬 서사시, <돈 주앙>은 초기 빅토리아 시대에는 충격적으로 평가받았으나, 깊은 문학 전통을 따르며, 당시 세상을 사회, 정치, 문학, 사상 등 전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돈 주앙(특히 초반부 칸토들)은 시 속에 담긴 통렬한 풍자를 생각치 않고 읽더라도 재미있는 시라 할 수 있겠다.
바이런적 영웅
바이런적 영웅이라는 인간상은 바이런의 작품 대다수에서 나타나며, 바이런 본인도 이 문학적 인간상의 많은 특징들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학자들은 바이런적 영웅의 문학적 기원을 존 밀턴에게서 찾고 있으며, 19세기 이후로 브론테 자매같은 수많은 낭만주의 작가와 예술가들은 바이런에게서 받은 영향을 보여준다. 바이런의 철학은 영국에서보다 유럽 대륙에서 더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그에 감탄하였으며, 니체의 초인 사상은 바이런적 영웅에서 따왔다고 할 수 있다.
바이런적 영웅은 뛰어난 재능, 깊은 감정, 사회와 사회 체제에 대한 혐오, 명예와 지위에 대한 존경심의 부재 (허나 바이런적 영웅 자신은 두 요소 모두 갖고 있음), 사회적 제약이나 죽음으로 자신의 사랑을 위협받음, 도덕적으로 불미스런 과거, 오만함, 자기파괴적 행동을 보인다는 특징을 가진, 이상적이지만 결점있는 인간상을 보여준다. 이런 유의 인간상은 바이런 이후로 문학과 정치계 속에서 편재했다
주요 작품
바이런, 1830년
《나태한 나날들》 (Hours of Idleness) (1806)
《잉글랜드 음유시인과 스코틀랜드 비평가》(English Bards and Scotch Reviewers) (1809)
《차일드 헤롤드의 순례》(Childe Harold's Pilgrimage) (1812–1818)
《이교도》(The Giaour) (1813)
《아비도스의 신부》(The Bride of Abydos) (1813)
《해적》 (The Corsair) (1814)
《라라》 (Lara) (1814)
《히브리 선율》 (Hebrew Melodies) (1815)
《코린트의 포위》 (The Siege of Corinth) (poem) (1816)
《파리시나》 (Parisina) (1816)
《칠론의 죄수》 (The Prisoner Of Chillon) (1816) (text on Wikisource)
《꿈》 (The Dream) (1816)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1816)
《어둠》 (Darkness) (1816)
《만프레드》(Manfred) (1817) (text on Wikisource)
《타소의 탄식》 (The Lament of Tasso) (1817)
《벳포》 (Beppo) (1818)
《마제파》 (Mazeppa) (1819)
《단테의 예언》(The Prophecy of Dante) (1819)
《마리노 팔리에로》 (Marino Faliero) (1820)
《사르다나팔루스》 (Sardanapalus) (1821)
《2인의 포스카리》 (The Two Foscari) (1821)
《카인》 (Cain) (1821)
《판단의 환상》 (The Vision of Judgement) (1821)
《하늘과 땅》 (Heaven and Earth) (1821)
《워너》 (Werner) (1822)
《무능한 변신》 (The Deformed Transformed) (1822)
《청동기 시대》(The Age of Bronze) (1823)
《섬》(The Island) (1823)
《돈주앙》 (Don Juan) (1819–1824; 1824년 바이런의 죽음으로 미완성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