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갈래
형식상 | 정형시 | 일정한 형식에 맞게 쓴 시. 예)시조 |
자유시 | 정해진 형식없이 자유롭게 쓴 시. 예)대부분의 현대시 | |
산문시 | 행의 구분이 없이 줄글로 쓴 시. 예)박두신, '해' | |
내용상 | 서정시 | 감정의 순서대로 쓴 시. 예)대부분의 현대시 |
서사시 | 사건의 순서대로 쓴 시. 예)역사적 사건이나 신화, 영웅의 이야기를 쓴 시 | |
극시 | 극의 형식으로 쓴 시. |
1. 형식에 따른 갈래
① 정형시(定型試) : 한시나 시조처럼 일정한 운율적 형식의 제약을 받는 시. 외형률을 주축으로 한다. 동양의 정형시는 보통 음수율·음위율·압운(押韻)·음성률(음의 고저장단)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자수율에 의해서 지배되거나 음보율을 지닌 정형시다. 이런 정형시는 각 나라마다 제 나름대로의 언어적 특성이나 양식에 따라 고유한 형식을 갖는 것이 특성이다. 일본의 단가(短歌)는 5.7.5.7.7의 5구 31음의 자수율을 이루고 중국의 시는 절구(絶句)·율시(律詩)·배율(排律) 등의 제약을 받으며 정형시를 이룬다.
(서양의 소네트, 근체의 한시, 우리나라의 향가나 시조 등이 해당된다.)
② 자유시(自由詩) : 정형시가 지닌 형식적 제약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형식의 시. 행과 연의 구별이 있고 내재율을 가진 시로 현대시의 주류를 이룬다.(19세기 중엽, 미국의 윌트 휘트먼이 관습에서 탈피한 시를 써서 그 아름다움과 힘을 과시한 이래, 프랑스 상징주의 시와 함께 보편화되었다.
자유시는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모든 현대시의 형태를 말한다. 정형시가 지니는 리듬의 형식을 벗어난 연상률(聯想律)에 뿌리를 둔 시라 할 수 있다. 자유시의 시원을 그리이스나 로마의 산문예술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현대에서는 19세기에 일어난 시의 한 형태로 그 의미를 주고 있다. 19세기의 휘트먼Walt Whitman에서 시작하여, 프랑스의 보들레르 등의 상징주의 시인들에게서 전파되었고, 영국의 홉킨즈의 스프렁 리듬Sprung rhythm을 20세기 자유시의 효시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자유시는 최남선(崔南善)의 신체시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1908년) 이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한(朱耀翰)의 「불놀이」를 그 형식이나 작품의 문학성으로 보아 자유시의 효시로 삼고 있다. |
③ 산문시(散文詩) : 최근에 나타난 형태이고, 자유시보다 형식상 더 자유로워진 시로서 외형상 산문과 다름 없는 시. 내재율을 지니며 연과 행의 구별은 없다. 조지훈의『봉황수』, 정지용의『백록담』등이 이에 속한다.(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 보들레르, 랭보, 말라르케 등에 의해 장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2. 내용에 따른 갈래
① 서정시(抒情詩) : 개인의 주관적 정서를 표현한 시. 주관시라고도 함. 좁은 의미에서의 서정시란 순수한 감정 체험을 나타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언어의 의미 전달 기능보다는 읽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순수시와 깊은 관련이 있다. 고대에서는 서사시나 극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서정시는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확립되어 있지 않았으나 근대에 와서 포우나 보들레르, 말라르메, 발레리 등으로 이어져 오면서 하나의 장르를 형성했다. 서정시는 개인적인 체험에 의해서 씌어진다. 개인적인 체험이란 말을 바꿔 말하면 주관적임을 뜻한다. 시인의 눈을 통하여 관찰되는 사물, 시인의 영감에 의하여 감지되는 순간적인 감정이나 생각들이 하나의 모티브가 되어 나타나는 것이 서정시이다. 워즈워드는 그의 『서정시집(抒情詩集)』의 서문에서 '모든 좋은 시는 강한 감정의 자연발생적 표현이다'라고 했다. 감정의 중요성이 시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말해 주는 말이다.
② 서사시(敍事詩) : 일정한 사건을 서술하는 장편의 서사적 구조의 시. 객관시라고도 함. 유명한 서사시로는 서양의 호머(Homer)의『일리아드』와『오디세이』등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김동환의『국경의 밤』등이 있다. 신들이나 영웅들의 일화를 운문체로 장중하고 웅대하게 서술한 장시(長詩)를 서사시라고 한다. 서정시가 주관적인 데 반해 서사시는 객관적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사시를 일컬어 희곡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희곡보다 그 영역이 넓고, 많은 사건을 구성할 수 있으며, 시간상으로는 과거에 속하는 일이나 사건을 다루는 것이 서사시이다. 서사시는 원시적 서사시(primitive epic)와 문학적 서사시(literary epic)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원시적 서사시는 민족 서사시, 영웅적 서사시란 말로, 문학적 서사시는 창작적 서사시, 예술적 서사시라 일컫기도 한다. 원시적 서사시는 대개 영웅들의 일화나 전설이 구전되어 오다가 마지막에 하나의 서사시 형태로 굳어 버린 것이 많다. 거의가 민족 집단적인 배경 아래서 만들어졌으므로 작자 미상이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호머 Homer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라 하겠다. 이들 서사시는 오래도록 전승되어 오던 신화 속에 나오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모은 것이지, 호머의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창작적 독창성이 없다는 게 평론가들의 이야기이다. 중세의 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 Das Nibelungen Lied』 『롤랑의 노래 LaChanson de Rolund』도 같은 성격의 것이다. 반면 문학적 서사시는 작가가 분명하고, 같은 영웅들의 생애를 읊었다 할지라도 예술 의식이 뚜렷하고 창작성이 깃든 것이라고 하겠다. 밀턴의 『실낙원 Paradise lost』, 단테의 『신곡 Pivina Commedia』, 베르길리우스의 『아예네이스 Aeneis』등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서사시의 형성은 12, 13세기에 되었다. 오세문(吳世文)의 『역대가(歷代歌)』, 이규보(李奎報)의 『동명왕(東明王)』, 이승휴(李承休)의 『제왕운기(帝王韻記)』가 모두 이 시대에 창작된 것이다.
③ 극시(劇詩) : 운문으로 표현된 희곡 형태의 시. 세익스피어의 희곡은 대부분 극시로 써졌다. 극시는 서정시·서사시와 더불어 시의 3대 장르의 하나이다. 극시란 사전적 의미로 보면 극의 형식을 따오거나 극적인 수법을 사용하여 만든 시이다. 그러므로 극시는 희곡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극시는 무대에서 상연해서 극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하고 글로서 읽기에 적합한 것이 있다. 전자는 시극 poetic drama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에 비해 글로서 읽기에 적당한 극시를 일명 Closet drama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대개 너무나 정교한 시적 요소가 강해서 무대에서 상연하기에 곤란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시극이나 극시를 같은 뜻으로 쓰고 있다. 또 우리들에게 극시보다 시극이란 말이 더 자주 쓰이고 친근하다.
극시의 연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극시를 비극·희극·희비극으로 나누고 있다. 그렇다면 고대에 운문으로 쓴 극들이 다 극시라고 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를 시인이라고 부른 것도 그가 운문으로 희곡을 썼기 때문이다. 문학이 운문과 산문으로 갈라지고, 근대에 와서는 산문 위주의 문학이 됨에 따라 극시도 희곡이란 이름으로 바꿔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시극 운동은 「시극동인회(詩劇同人會)」로부터 시작된다. 1963년에 만들어진 동인 단체로서 박용구(朴容九)·고원(高遠)·장호(章湖)·최재복(崔載福)·김정옥(金正鈺)·홍윤숙(洪允淑) 등이 그 중심이 되었다. 이 단체는 시극의 연구 및 창작 공연을 목적으로 삼고 제1회 공연은 장호의 『바다가 없는 항구』를, 그 밖에 무용시나 무대시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기도 했다.
3. 문예 사조에 따른 갈래
① 낭만시(浪漫詩) : 전통에 대한 반발, 자기 혁신, 자연에 대한 애착, 개인의 자유로운 정서를 중요시한 시. 영국의 워즈워스가 대표적 시인이다.
② 상징시(象徵詩) : 언어가 지닌 모호성, 상징성, 음악성에 깊은 관심을 보인 시로 난해한 시를 낳게 됨. 이 세상의 사물을 아름다운 관념 세계의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상징을 통하여 관념 세계의 본질적 미를 파악하려는 시이다. 프랑스의 보들레르의 공감각적 표현과 의미의 배제, 말라르메, 베를렌의 음악성에 의한 암시, 랭보의 암시성이 강한 내재율 등이 이러한 성향을 보이는 시이다.
③ 주지시(主知詩) : 냉철한 지성을 바탕으로 해서 씌어진 시. T.S. 엘리엇이 대표적 시인이다.
④ 초현실시(超現實詩) : 인간의 내면세계를 중시하여 자동기술법을 바탕으로 씌어진 시. 이상의『오감도』등이 이에 속한다.
4. 작품 경향에 따른 갈래
① 순수시(純粹詩) : 개인의 주관적 정서나 언어의 아름다움에 집착한 시. 우리나라『시문학파』의 시들이 이에 속한다.
② 경향시(목적시) : 특정한 이념이나 목적을 뚜렷이 나타낸 시. 우리나라 경향파, 프로 문학파의 시들이 이에 속한다.
5. 주제의 내용에 따른 갈래
① 주정시(主情詩) : 인간의 감정이나 정서를 주된 내용으로 한 시
② 주지시(主知詩) : 인간의 지적인 면을 주된 내용으로 한 시
③ 주의시(主意詩) : 인간의 의지적인 측면을 주된 내용으로 한 시
6. 시대에 따른 갈래
① 창가(唱歌) : 1896년 독립신문에 처음 나타난 시형식
② 신체시(新體詩) : 1908∼1919년 사이에 지어졌던 시
③ 자유시(自由詩) : 1919년 이후에 지어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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