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 남편을 잃은 그녀는 아들 준과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가고 있다. 이미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피아니스트의 희망도 남편에 대한 꿈도... 이 작은 도시에서 그 만큼 작은 피아노 학원을 연 후, 그녀는 새 시작을 기약한다. 그러나 관객은 이내 곧 연약한 애벌레처럼 웅크린 그녀의 등에서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던지는 질문에 부딪히게 된다. “당신이라면 이래도 살겠어요?...”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는 새로운 전도연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시크릿 선샤인>, 이 영화는 전도연 연기 인생의 새 출발점이다.
밀양 외곽 5km... 그는 신애(전도연)를 처음 만난다. 고장으로 서 버린 그녀의 차가 카센터 사장인 그를 불렀던 것. 그리고 이 낯선 여자는 자신의 목소리처럼 잊혀지지 않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그는 밀양과 닮아 있다. 특별할 것이 없는 그만큼의 욕심과 그 만큼의 속물성과 또 그 만큼의 순진함이 배어 있는 남자. 마을 잔치나 동네 상가집에 가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 누구처럼 그는 신애의 삶에 스며든다. 그는 언제나 그녀의 곁에 서 있다. 한 번쯤은 그녀가 자신의 눈을 바라봐주길 기다리며... 그리고 송강호, 그의 새로운 도전을 우린 기대하게 된다. 그처럼 평범하지 않은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 그처럼 아파하는 여자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이 남자의 시선과 사랑을 그는 어떻게 표현할까?
이창동 감독, 전도연, 송강호 주연.
남편을 잃고 밀양으로 온 이신애(전도연)가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다가, 아들 준(선정엽)이가 다니던 학원의 원장에게 아들이 납치, 살해당하는 사건[1]을 겪으며 나락에 빠지게 된다. 상처입은 신애는 기독교에 귀의하게 되는데 종교를 통해 마음의 안식을 찾게 되고, 기독교가 강조하는 그리스도 정신에 따라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하겠다고 마음 먹는다. 마침내 아들을 죽인 살인범에게 교도소 면회를 갔으나 그 살인범은 신애에게 사죄하기는커녕 자기는 이미 신한테 용서를 받았다면서 멋대로 마음의 짐을 털어낸 뻔뻔한 모습을 보인다. 이를 본 신애가 좌절하여 신을 증오하게 되는 모습을 다룬 영화다. 송강호는 그런 그녀를 계속 옆에서 지켜보는 김종찬 역을 맡았다. 스토리는 신애의 이야기이므로 이 캐릭터는 짐짓 (코믹한) 보조 역처럼 보이기도 하나, 실제 밀양 사람을 섭외한 것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여러 평론가들[2]은 밀양에서의 연기를 송강호 최고의 연기 중 하나로 꼽는다.
신애는 교회 예배 시간에 찾아가 의자를 두들기는 것을 시작으로 정신병적 행동을 하며[3] 신에 대한 증오를 마구 표출하기 시작한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4]가 수록된 음반을 가게에서 절도한 뒤[5] 동네 교회 부흥회에서 그 음반을 몰래 밀어넣어 틀어버리는 테러를 저지른다거나,[6] 자기 교회 장로[7]를 고의로 성적으로 타락시키려 한다거나[8][9], 끝내는 자신의 손목을 긋기까지 한다. 그런 타락의 장면마다 신애는 하늘을 바라보며 "보이니? 보여?"라며 대들고 야유한다.
이처럼 개신교가 중요한 소재로 나오며, 영화의 주제도 '신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때 개신교 떡밥으로 쓰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잠잠해진 듯. 하지만 "개신교 안티영화다", "대놓고 개신교를 모함한다"며 싫어하는 이들도 있긴 하다. 그리고 이런 이들에게 비난을 퍼붓는 것도 보인다. 영화 내용을 근거로 들며 기독교의 맹점이라느니 기독교의 거짓말이라느니 하는 감상문이나 평론 등이 부채질한 감도 있다. 정작 영화에 나오는 개신교인들은 (최소한 의도 등은) 선량하게 나오며[10] 촬영에는 실제 목사, 교인들이 대거 협조, 참여했다. 안티 개신교 영화라고 단순히 평가하기는 힘들며, 기독교적 딜레마에 대해 다루는 깊이 있는 기독교 영화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이다.
사실 개신교에서 말하는 회개에는 상대에 대한 회개도 포함되어 있다. 저 살인마도 주인공을 향해 사죄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성경에는 (현대적으로 풀어 말하자면) 예배를 드리러 가는 도중에라도 사죄를 할 게 생각나면 사죄를 먼저 하고 돌아와 예배를 드리라고 적혀있다
이 영화는 제작 단계에서 밀양이란 지명의 한자 의미를 직역한 《시크릿 선샤인(Secret Sunshine)》이란 가제를 사용한 바 있으나 나중에 다시 원래 제목으로 복귀했다. 단, 영문 제목으로는 'Secret Sunshine'을 채택했다.
원작은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1985)였다. 스토리 플롯 자체는 영화와는 딱히 다르지 않지만, 여주인공 캐릭터의 성격이 크게 다르다. 소설은 영화보다 훨씬 암울한,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이다.
영화라는 매체가 도달할 수 있는 깊이
-이동진-
★★★★
인간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을까?
-김봉석-
★★★★☆
응달까지 파고드는 햇살 같은, 미약하지만 끈질긴 구원의 가능성
-김지미-
★★★★
죽고 싶은 명백한 이유, 살아야 하는 은밀한 이유
-김혜리-
★★★☆
멜로영화->유괴영화->기독교영화->메디컬영화. 전도연 연기 작렬!
-황진미-
★★★★
판타지 없이도, 구원의 가능성 없이도,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것
-남다은-
★★★★
외롭고 상처받은 영혼에게 보내는 선물
-유지나-
★★★★
“내 울부짖은들, 뉘라 천사의 열에서 들으리오” 밀양 엘레지!
-박평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