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국어/현대문학

꽃덤불, 신석정 [현대시]

Jobs9 2022. 3. 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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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덤불

신석정

태양(太陽)을 의논(議論)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太陽)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우리는 헐어진 성(城)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오롯한 태양(太陽)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 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가슴을 쥐어 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가 지내갔다.

다시 우러러 보는 이 하늘에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엔 분수(噴水)처럼 쏟아지는 태양(太陽)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 보리라.

 

 

내용

1. 갈래 : 자유시, 서정시

2. 성격 : 상징적, 서술적, 독백적, 비판적

3. 어조 : 비판적, 관조적 어조

4. 표현상 특징

(1) 반복적 표현을 통한 정서의 강조(2, 3연)

(2) 상징적 심상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함.

(3) 어둠과 광명의 대립적 이미지를 중심->시상 전개

5. 제재 : 꽃덤불

6.주제: 광복의 기쁨과 새로운 민족 국가 수립의 염원

 

시의 구성 

이 시의 이해를 위해 각 연으로 나누어 감상하여 본다.

1연은 일제 치하에서의 지하 독립 투쟁을 개괄적으로 보여 주는 한편, 2연은 식민지의 어두운 시대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달빛이 흡사 비오듯 쏟아지는 밤'이라도 그것이 밤인 한, 어둠이고 암흑일 수밖에 없기에 '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 '가슴을 쥐어 뜯으며' 조국 해방을 갈망하였던 것이다. '헐어진 성터'는 국권 상실의 비극을 은유하고 있으며, 반복법으로 국권 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심경을 강조하고 있다. 3연은 애국 투사의 죽음과 방랑, 변절과 전향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반복적 운율로 토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들의 죽음과 방랑에 가슴 아파하는 동시에, 일제에 굴복하거나 타협한 이들에 대해선 뜨거운 민족애로 감싸주려는 시인의 따스함이 느껴진다. 4연에서는 마침내 오랜 고통 끝에 잃어버린 태양을 되찾았지만, 새로운 민족국가를 아직 수립하지 못한 채, 좌․우익의 이념 갈등으로 인해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찬' 혼란스러운 정국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마지막 5연에서 시인은 근심스러운 시선으로 불안한 시대 상황을 바라보면서, 이러한 혼란과 갈등을 모두 극복한 후 이루어 낼 하나의 조화로운 민족국가 건설에의 벅찬 기대감을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꽃덤불에 아늑히 안기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태양을 오롯이 되찾는 것이라고 시인은 굳게 믿고 있는 것이다.  

[1연] 일제 강점하의 광복에 대한 소망(회상)

[2연] 조국 광복을 위한 노력(회상)

[3연] 일제 강점하의 비극적 상황

-애국 투사의 죽음, 유랑(流浪), 변절(變節), 전향(轉向)에 대한 안타까움

->민족 공동체가 해체된 과거에 대한 안타까움의 정서

[4연] 조국의 광복(1945. 8. 15.) ☞ 한일 합방(1910. 8. 29)->14일 모자라는 35년!

[5연] 새로운 민족 국가에 수립에 대한 기대 

 

시어

*태양 : 원형적 이미지→빛, 밝음, 희망

상징적 이미지→조국의 광복

*태양을 의논하는 : 조국의 광복에 관해 논의하는.

*태양을 등진 곳 : 은밀한 곳(지하 독립 투쟁)->암담한 현실 상황

*달빛 : 조국 해방에 대한 갈망

*헐어진 성터 : 빼앗긴 조국 산하, 국권 상실의 비극

*오롯한 : (남고 처짐이 없이) 온전한

*오롯한 태양 : 조국의 광복

*맘 : 지조, 정조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 ① 식민 잔재가 청산되지 않은 채, 광복은 되었지만 조국의 현실에 아직도 좌․우익의 이념적 갈등으로 시련을 겪는 해방 직후의 상황을 나타냄.

② 연합군 세력에 의해 해방됨으로 해서 빚어지는 새로운 모순을 암시하여 식민지의 연장이기도 한 당시의 현실을 표현=>현실에 대한 불만

*꽃덤불 : ‘꽃이 어수선하게 엉클어진 수풀’의 뜻으로, 장차 이루어야 할 조국의 미래에 대한 소망, 새롭게 건설될 민족 국가, 민족의 화합이 이루어지는 진정한 독립 국가 의미 

 

작품 감상

이 작품은 목가적이고 전원적 시인으로 알려진 신석정 시인의 역사의식이 담겨 있는 시로, 어둡고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광복된 조국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하여 해방의 기쁨과 함께 새로운 삶이 열리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격정적 호흡으로 표출되고 있다. 암울했던 과거의 삶을 되돌아보며 안타까움을 표출하고, 이어서 진정한 평화가 올 날을 염원하는 마음이 노래되고 있다. 비교적 쉬운 언어로 표현되고 있어 이해가 용이한 편이다. 밝고 힘찬 이미지를 주는 시어와 어두운 이미지를 주는 시어로 나누어 읽어 보자. 

태양은 광명을 의미한다. 시대적 상황에서 볼 때 광복과 관련된다. 광복에의 열정을 불사르며 함께 그날을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궁구(窮究)하는 자리는 언제나 태양을 등진 암흑 속에서만 가능했다. 암울한 시대 상황의 압제를 피하여 은밀하게 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밤은 또 암울한 시대 상황을 상징한다. 때로 달빛이 쏟아지는 상황, 태양이 비치는 완전한 광명이 아니더라도 얼마간의 광명이 우리에게 주어졌을 때도 헐어진 성터를 헤매며 광명의 그날을 꿈꾸어야 했다. 헐어진 성터는 곧 황폐한 조국의 표상이다. 우리는 얼마나 긴 세월 동안 망국의 한을 달랠 길 없어 몸부림쳤고, 그 몸부림만큼 광복을 염원하며 비통함에 가슴을 쥐어뜯었던가. 

이 고통의 나날이 오래 지속되면서 우리는 더러 죽어 갔고, 머나먼 유랑의 길을 떠났고 또 변절하였다. 이런 상황이 36년간 지속되어 드디어 해방이 되었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광복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얼마나 혹독한 세월이었던가?

이런 수난과 우여곡절 끝에 해방은 왔고, 광복된 이 하늘을 우러러 기쁨에 젖지만 진정한 봄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지난날의 고통과 절망처럼 아직도 겨울밤이 가시지 않았고 달빛은 차다. 이것은 해방 공간에서의 민족의 분열상을 가슴 아파하는 것의 표현이다. 

좌우의 이념 대립이 몰아온 불신과 반목의 갈등을 극복하고 진정한 화합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화자는 그러한 화해가 이루어질 것을 낙관하고 있다. 겨울밤(절망적인 상황)이 조금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엿볼 수 있다. 그리하여 새 봄이 오면 광명은 무한히 쏟아질 것이며 진정한 화해와 평화의 터전에서 기쁨을 구가하자고 한다. 꽃덤불에 아늑히 안긴다는 표현은 가장 지극한 영광과 기쁨을 무한히 누린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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