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과학 Social Sciences/사회, 문화 Social, Culture

스몰 토크, Small Talk, 미국 문화, 대화 패턴

Jobs9 2024. 7. 10. 08:24
반응형

스몰 토크, Small Talk, 미국 문화, 대화 패턴

 

‘Small talk'는 단순히 가벼운 대화 이상의 역할을 한다. 상대에게 적대감이 없음을 나타내고 친근함을 드러낸다. 스몰토크의 주제는 날씨, 기분 등 소위 ’시덥잖은‘ 것들이지만, 단순히 시덥잖게 생각해서 스몰토크를 소홀히 한다면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특히 미국 남부, 남유럽 등 날씨가 따뜻하고 온난한 서구 문명에서 중요한 언어 생활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은 한국인이나 일본인, 북유럽인에게는 이 스몰토크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차라리 이런 나라들에서는 엘레베이터 안에서 서로 핸드폰만 바라봐주고 관심없는 척을 해주는 게 편하다. 

스몰토크는 비언어적 표현도 굉장히 중요한데 말에 리액션을 적절히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인이라면 굉장히 ‘기 빨리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미국 문화 속 두드러진 대화 패턴, 스몰 토크 (Small Talk)

작지만 큰 변화를 가져오는 스몰 토크 (Small Talk)
 
자식을 나눠 갖는 사이라고 미화되기도 하기만, 한국 사회에서 사돈지간은 편하기보다는 오히려 어색한 사이다.

사돈지간인 두 노인이 대화하는 장면

수박을 함께 먹으면서, 속으로는 수박씨를 뱉을까 말까 고민하는 두 사돈. 그렇게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한 노인이 난데없이 씨없는 수박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씨를 뱉어내면서 수박을 먹는 것이 번거롭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하더니, “그래서 요즘은 씨없는 수박이 나오나봐요.”라고 한다. 그러자 다른 쪽이 “그래도 씨없는 수박은 왠지 맛이 덜한 것 같지 않나요?”라고 답한다. 그렇게 영양가도 없는 씨없는 수박에 관한 대화는 꽤 오래 지속된다. 우장춘 박사 연구팀에 들어갈 것도 아니면서 이들은 왜 씨없는 수박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간 것일까? 그것은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돈끼리 단둘이 마주앉아 있는 그 상황의 어색함을 무마하기 위해서다. 미국인들은 이런 류의 대화를 “스몰 토크”(small talk)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스몰 토크를 어떻게 정의할까? 한 인터넷 영어사전은 “small talk”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Polite conversation about unimportant or uncontroversial matters, especially as engaged in on social occasions..


주로 사교적으로 행해지는, 중요하지 않거나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안에 관한 예의 바른 대화.
 
여기서 주목할 것은 스몰 토크의 주제가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정치나 종교에 관한 소신 발언은 당연히 스몰 토크의 적절한 주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어떤 스몰 토크를 할까? 아선생이 미국에서 일상적으로 겪은 스몰 토크의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길에서 함께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던 모르는 남자가 뜬금없이 아선생에게 말을 건다. “Nice weather, isn’t it?” (좋은 날씨네요, 안 그래요?) 개미 새끼 한 마리 없는 플로리다 소도시의 어느 거리에서 모르는 여자와 단 둘이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서 있자니, 좀 어색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가 “Nice weather, isn’t it?” 한 마디로 시작한 날씨에 관한 짧은 대화는 그 어색함을 깨기에 충분했다. 바로 얼마 전 코비드 백신을 맞으러 갔을 때는, 간호사가 주사를 주기 전에 내 생년월일을 확인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I was born in 1976 too. That’s the year of the Dragon, right?” (저도 1976년 생이에요. 그게 용띠 해 맞죠?) 아마도 내가 아시아인이라서 그런 스몰 토크를 시도한 듯하다. 그러면서, “우리” 용띠 사람들은 강하기 때문에 이 백신을 맞고 부작용 하나도 없이 괜찮을 거라는 그녀의 농담 섞인 스몰 토크를 들으면서 긴장이 풀린 나는 편안하게 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예로, 다음은 아선생이 월마트에서 아이의 장난감을 사면서 계산원과 나눈 스몰 토크다. 
 
계산원: (장난감을 계산하면서) I guess you have a toddler?
아선생: Yes, I don’t usually buy him this type of plastic toys, but I’m buying this one because it’s made in the States. 
계산원: Oh, really? (“made in the USA” 라벨을 확인 후) So somebody is making something in this country! 
 
계산원: (장난감을 계산하면서) 걸음마쟁이 아이가 있으신가 봐요?
아선생: 네, 보통 저는 아이에게 이런 류의 플라스틱 장난감을 안 사주는 편인데, 이건 미국에서 만든 거라서 사는 거예요.
계산원: 오, 정말요? (“made in the USA” 라벨을 확인 후) 그러니까 누군가는 이 나라에서 뭘 만들고 있군요!
 
아마도 월마트에서 파는 공산품이 거의 중국산(Made in China)이라서, 미국에서 그런 제품을 여전히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계산원도 놀란 눈치였다. 아선생의 어머니는 미국에서 쇼핑할 때마다 아선생과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누는 계산원들을 굉장히 흥미로워하신다. 어떤 때는 대체 가게 계산원하고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나누냐면서 별 것 아닌 대화 내용을 궁금해하기도 하신다. 어머니가 늘 가시는 한국의 대형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이 늘상 이런 스몰 토크를 하는 이유는 뭘까? <Small Talk>의 저자 저스틴 코플랜드(Justine Coupland)는 스몰 토크의 기능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Small talk typically serves to establish, maintain, or renew social relationships.
스몰 토크는 일반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거나, 또는 새롭게 하는 기능을 한다. 
 
그래서 많은 미국인들은 스몰 토크를 대인관계를 잘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기도 한다. 사실 이는 한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그러나 아선생이 보기에, 두 나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인이 스몰 토크를 잘 안 하는 상황에서도 미국인들은 스몰 토크를 필수적으로 한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다소 싱겁고 하찮게 여기는 스몰 토크를, 미국인들은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조차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할 때가 많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영어를 배우는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대체 스몰 토크가 어떨 때 필수인가 하는 점이다. 코플랜드는 같은 책에서 어떤 사람과 그날 대화를 처음 시작할 때(the first contact of the day), 대개 스몰 토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건 미국인과 첫 대화를 시도할 때는 스몰 토크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스몰 토크를 대화를 여는 포문(Conversation Starter)으로 보는 미국인들이 많다. 그리고 아선생의 경험 상, 이런 미국인들의 대화 패턴을 따르지 않으면 무례하게 비춰지는 경우도 많다.  

Coupland, J. (2014). Small Talk. New York: Routledge.
 
일례로, 아선생이 만난 몇몇 미국인 교수들은 한국인 학생들이 무례하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고 고백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니, 한국 학생들은 미국인 교수 연구실에 찾아가서는, 스몰 토크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 버리고, 딱 자신들이 필요한 용건만 바로 말하고는 가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인 나는 안다. 그 학생들은 결코 교수님에게 무례를 범하려고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보통 많은 한국 학생들은 교수님을 찾아가면 최대한 교수님의 시간을 뺏지 않는 것이 오히려 교수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몰 토크와 같은 쓸데없는 잡담으로 바쁘신 교수님의 시간을 허비하게 하지 말고, 인사 후에 곧바로 필요한 질문을 하고 답신을 들은 후에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는 가 버리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 문화권에서는 한국 학생들의 이런 행동이 스몰 토크도 없이 인사만 하고 곧바로 자기 필요한 용건만 해결하려는 차갑고 예의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스몰 토크를 바라보는 두 나라 사람들의 관점의 차이다. 한국인들은 스몰 토크를 “교수님의 시간을 빼앗는 잡담”으로 보는 반면, 미국인들에게 스몰 토크는, 앞서 코플랜드가 정의내린 바와 같이, “교수님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행위”인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미국 대학의 카운슬러들은 교수님을 찾아가면 언제나 가벼운 스몰 토크로 대화를 시작하라고 학생들에게 충고한다. 미국인들은  교수님뿐만 아니라 직장 상사와도 스몰 토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서 적절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려 한다. 반면, 우리 한국인들은, 교수님뿐만 아니라 직장 상사, 특히 직급이 아주 높으신 분들과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스몰 토크를 되도록 자제하려는 문화인 듯하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왜 이러는지 이해를 못하는 눈치다. 실제로 아선생이 가르쳤던 어느 미국인 인턴 학생이 미국식 스몰 토크 패턴을 가르치는 수업을 한 적이 있다. 그가 수업 시간에 30대의 어느 한국인 남학생에게 한국에서 직장 상사와 보통 어떤 주제의 스몰 토크를 나눴냐고 물었더니, 그 학생이 한 대답이다. 
 
“저는 직장 상사와 일 외에 사적인 대화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에 미국인 인턴은 굉장히 놀라서, 수업 후 아선생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아선생의 구구절절한 설명을 듣기 전까지, 미국인 학생은 그의 말을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물론 한국의 직장 문화가 많이 변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급이 높으신 상사와 미국식 스몰 토크를 나누는 것이 다소 껄끄럽게 느껴지는 경직된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상대가 내 아버지뻘의 남성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미국에서 한국식으로 예의를 갖춰서 깎듯이 대한답시고 말을 지나치게 아끼면, 다정하지 않거나 심지어 무례한 사람으로까지 비춰질 수 있다. 그러니 미국인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눌 때는 상대가 누구든지 힘을 살짝 빼고 가벼운 스몰 토크를 적절히 활용해 보자. 
 
그렇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스몰 토크시 어떤 주제를 선택하느냐일 것이다.  사회 불안 장애(Social Anxiety Disorder)에 관해 다수의 책을 낸 저자, 알린 쿤식(Arlin Cuncic)은 자신의 칼럼 <10 Best and Worst Small Talk Topics>[3]에서 최고의 스몰 토크 주제로 다음을 꼽는다: 

Cuncic, A. (2021) 10 Best and Worst Small Talk Topics. Very Well Mind. About Inc.
 
Weather (e.g. “Lovely day, don’t you think?”)
날씨 (예: “정말 좋은 날씨예요, 그렇죠?”)
Arts and Entertainment (e.g. “Have you tried any new apps lately that you really liked? I could use some suggestions.)
예술과 오락 (예: “최근에 사용해 본 새로운 앱 중 좋은 것이 있었어요? 추천 좀 해 주실 수 있을까 해서요.”)
Sports (e.g. “Did you catch that golf tournament on the weekend?”)
스포츠 (예: “주말에 골프 토너먼트 보셨어요?”)
Family (e.g. “Do you have any brothers or sisters?”)
가족 (예: “형제나 자매가 있으세요?”)
Food (e.g. “Have you tried any new restaurants lately?”)
음식 (예: 최근에 새로운 식당 가 보신 곳 있으세요?)
Work (e.g. “What do you enjoy most about your job?”)
일 (예: 직장에서 하시는 일 중 뭐가 가장 좋으세요?)
Travel (여행)
Celebrity gossip (For informal gatherings or casual parties, not work events)
유명인 가쉽 (이 주제는 일로 인한 만남이 아니라 편안한 자리에서만)
Hobbies (취미)
Hometown (e.g. “How is where you grew up different from where you live now?”)
고향 (예: “고향과 지금 사시는 곳이 어떻게 달라요?”)
 

더불어 쿤식은 같은 칼럼에서 최악의 스몰 토크 주제로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Finances (돈 문제)
Politics and Religion (정치와 종교)
Sex (성)
Death (죽음)
Appearance (외모 - 상대방의 나이를 묻거나, 살이 찌거나 혹은 빠진 것 같다는 등의 코멘트는 삼가하라)
Personal Gossip (아는 사람 험담)
Narrow Topics (지나치게 전문 분야의 주제)
Past Relationships (과거의 연인)
Health (건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