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국회 본회의 참여, 국민의힘 의원, 18명
곽규택, 김상욱, 김성원, 김용태, 김재섭, 김형동, 박수민, 박정하, 박정훈, 서범수, 신성범, 우재준, 장동혁, 정성국, 정연욱, 조경태, 주진우, 한지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기습적으로 발표한 '비상 계엄령'이 2시간 38분 만에 무력화되는 과정에서 여권의 분열이 표출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긴급하게 소집한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이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18명에 불과했다.
'친윤(석열)계'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했다가, 이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로 바꾸었다가 경찰의 출입통제에 막히면서 다시 당사로 장소를 바꾸는 등 혼선이 빚어진 탓이다. 이 과정에서 추 원내대표의 의도를 의심하는 목소리마저 일부 나왔다.
이날 표결에 참여해 찬성 표를 던진 여당 의원 중 상당수는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당사가 아니라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했는데, 국회의원이 아닌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역시 국회 본관으로 향했다는 점, 비상 계엄령 선포 이후 즉각 이에 반발하는 메시지를 냈다는 점과 맞물린다.
사전에 비상 계엄령 선포를 알지 못한 친윤계가 스탠스를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친한계는 전격적으로 다시 용산에 반기를 든 모양새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조경태·김성원·신성범·장동혁·박정하·서범수·김형동·김상욱·우재준·김용태·박정훈·정성국·곽규택·김재섭·정연욱·주진우·한지아 의원 등이었다. 친한계 최다선(조경태), 사무총장(서범석), 당 대표 비서실장(박정하), 당 수석대변인(곽규택·한지아), 친한계 좌장(장동혁) 등이 눈에 띈다.
이날 안건이 가결된 직후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정신차려라"라는 목소리가 나오자, 친한계 김형동 의원은 "여기 있는 게 거기 앉아있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든 일이다"라고 대꾸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맞다"라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후 SNS를 통해 "대통령께서는 국민과 국회 뜻을 존중하고 즉시 헌법에 따라 계엄령 해제 선포해 주시라"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라고 압박에 나섰다.
김상욱 의원 "계엄령, 위법 요소"
"죽음을 각오하고 국회로 뛰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위법 요소가 다분하다고 평가했다.
투입된 계엄군의 역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심각한 국회 마비 행위라고 생각했다"며 "포고령 제1항에는 국회에 정치활동을 중단한다는 반헌법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어떤 계파정치를 떠나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내란미수죄에 해당한다는 법조계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계엄을 하기 위한 절차나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며 "다 떠나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계엄령 선포 당시 심경에 대해 "죽음을 각오할 생각으로 국회로 뛰었다"고 전했다. 그는 "갑자기 소식을 듣고 당론 할 것 없이 바로 국회로 뛰어갔다"며 "국회에서 막지 못하면 국민들께서 피를 흘릴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이라는 사태가 특단의 사태이지 않나"라며 "당론보다는 개인의 소신과 양심에 따라 국회로 뛰어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집권당 소속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마음"이라며 "이런 일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크다. 국가가 건강하게 운영되려면 건강한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면서 국가 발전을 촉진해야 하는데, 이 일로 균형이 무너져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