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행정학/행정학 용어

비교우위 (Comparative Advantage)

Jobs 9 2020. 10. 14.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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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우위원칙은 전통무역이론의 가장 중요한 원리 중의 하나로서 국가들 간의 무역이 왜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다. 어떤 국가가 두 가지 재화 중 어느 한 재화를 다른 국가에 비해 보다 낮은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을 들여 생산할 수 있을 때, 그 국가는 그 재화의 생산에 있어서 비교우위가 있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한 국가가 다른 국가가 생산하는 것보다 더 낮은 절대비용으로 어떤 재화를 생산할 수 있을 때, 그 국가는 그 재화의 생산에 있어서 절대우위를 지닌다고 말한다. 비교우위원칙에 따른 무역이득(gains from trade)은 생산의 전문화에 따른 이득(gains from specialization)과 소비에서의 교환에 따른 이득(gains from exchange) 등의 두 가지로 구성된다. 경제주체로서의 국가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는 각국이 생산에 있어서의 전문화를 이루는 것이다. 전문화를 이루면 생산요소의 숙련도가 높아져서 보다 싼 비용으로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각국은 자국이 소비하고자 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홀로 생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각국이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 중 잉여 생산물을 다른 국가의 잉여 생산물과 교환함으로써 주어진 소득으로 보다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게 된다.

 

이론적 모형

비교우위원칙에 입각해 자유무역 이론을 잘 제시한 사람은 영국의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 1772-1823)이다. 1817년에 발간된 저서 「정치경제학 및 조세원리(The 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 and Taxation)」에서 리카도는 “영국-포르투갈 간의 옷감-포도주 교역사례”를 들어 절대적 생산성의 우열에 관계없이 비교우위에 따른 전문화와 교환을 통해 두 국가 모두 무역이득을 얻을 수 있음을 예증하였다. 이 사례에서 영국은 두 재화 모두에서 포르투갈보다 절대열위에 서 있다. 그러나 만일 영국이 옷감 생산에서의 비교우위를 살려 그 생산에 특화하고, 그 잉여 생산물은 포르투갈에 수출하고 국내 소비에 필요한 포도주는 전량 포르투갈로부터 수입하더라도 영국의 국가적 후생수준은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각각 두 단위의 생산요소(예를 들면 노동)를 부존자원으로 가진 영국과 포르투갈이 각각 한 단위씩의 생산요소를 사용하여 옷감과 포도주를 생산하고 이를 모두 자국 내에서 소비한다고 가정하자.

 

 

옷감

포도주

영국

100

120

포르투갈

150

200

합계

250

320

<자급자족 경제하에서의 각국 생산량 및 소비량>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급자족 하에서 영국은 각각 1단위의 생산요소로 100단위의 옷감과 120단위의 포도주를 생산하여 이를 모두 국내에서 소비한다. 한편 포르투갈은 각각 1단위의 생산요소로 150단위의 옷감과 200단위의 포도주를 생산하고 이를 모두 국내에서 소비한다. 포르투갈과 비교할 때 영국은 1단위의 옷감을 생산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포도주의 단위가 포르투갈이 1단위의 옷감을 생산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포도주의 단위보다 작다([120/100]<[200/150]). 반대로 영국과 비교할 때 포르투갈은 1단위의 포도주를 생산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옷감의 단위가 영국이 1단위의 포도주를 생산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옷감의 단위보다 작다([150/200]<[100/120]). 따라서 영국은 포도주보다 옷감의 생산에 있어서, 포르투갈은 옷감보다 포도주의 생산에 있어서 상대적 생산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영국은 옷감 생산에, 포르투갈은 포도주 생산에 각각 비교우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포르투갈이 옷감과 포도주 모두의 생산에서 영국 보다 더 효율적이고, 따라서 두 재화의 생산에 있어 절대우위를 갖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무역은 절대우위를 가진 국가들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리카도 모형에 따르면 비록 어떤 국가가 두 가지 재화 모두의 생산에 절대우위를 가지고, 또 다른 국가가 그 두 재화의 생산에 절대열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두 국가는 모두 무역을 통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포르투갈은 두 재화 모두에서의 절대우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우위인 포도주 생산에 주력하고, 영국은 두 재화 모두 절대적 열위에 있으나 상대적 우위인 옷감 생산에 주력한다면 두 국가의 생산량의 합은 증가한다는 것이다.

 

 

옷감

포도주

영국

200

0

포르투갈

0

400

합계

200

400

<전문화에 따른 생산량의 변화>

 

양국 모두 생산함수가 규모수익불변(constant returns to scale)의 특성을 가지고, 국내에서 생산요소의 산업 간 이동이 자유로우며, 포도주로 표시된 옷감 생산의 기회비용(옷감 1단위를 추가로 생산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포도주의 수량)이 고정불변(즉, 일직선의 생산가능곡선)이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영국이 2단위의 생산요소를 모두 옷감 생산에 투입하면 모두 200단위의 옷감을 생산할 수 있고, 포르투갈이 2단위의 생산요소를 모두 포도주 생산에 투입하면 400단위의 포도주를 생산할 수 있다. 이를 자급자족 경제에서의 총생산량과 비교하면, 옷감의 생산은 50단위가 줄었지만 포도주의 생산은 80단위가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옷감의 경우 영국에서는 생산요소 1/2단위(=50/100)의 손실에, 포르투갈에서는 생산요소 1/3단위(=50/150)의 손실에 해당하지만, 이를 포도주로 환산할 경우 영국에서는 생산요소 2/3단위(=80/120)의 이득을, 포르투갈에서는 생산요소 2/5단위 (=80/200)의 이득에 해당되어 두 나라를 합쳤을 때의 생산량이 증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양국의 소비자 후생 차원에서 살펴보면, 영국은 옷감을 포르투갈로 수출하고 대신 포르투갈로부터 포도주를 수입할 것이다. 옷감의 수출에 따라 영국의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옷감의 국내 상대가격은 상승하게 되어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옷감의 소비를 줄이고 대신 수입품의 유입으로 가격이 하락한 포도주의 소비는 늘일 것이다. 포르투갈의 소비자들은 반대로 수입품의 유입으로 값이 떨어진 옷감의 소비는 늘이고 수출 증가로 인해 국내 판매가격이 상승한 포도주의 소비는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교역은 외국으로부터 값싼 물건의 수입을 가능하게 하므로 양국 소비자들의 무차별곡선, 즉 소비가능곡선은 자국 생산가능곡선의 바깥쪽으로, 그것도 수입 품목의 소비가능성이 훨씬 크게 증가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게 된다. 따라서 양국 국민들은 새로운 소비가능곡선 상에서 두 재화의 조합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국내에서 자급자족하는 것보다 좀 더 높은 후생수준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비교우위원칙에 대한 오해

비교우위의 개념은 널리 사용되는 만큼이나 그에 대한 오해 역시 뿌리 깊게 퍼져있다. 비교우위원칙에 대한 끊임없는 오해와 논란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를 각각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오해는 자유무역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산업생산성이 높은 국가들에게만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는 흔히 후진국들은 어떤 산업에서도 국제경쟁력이 없으므로 국내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비교우위와 관계없이 무역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비교우위와 절대우위의 개념을 혼동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절대우위는 어떤 국가가 무역이득을 얻기 위한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생산의 기회비용 관점에서 보면 어떤 국가의 생산성이 다른 국가에 비해 절대적인 수준에서 낮더라도 산업 분야에 따라서는 반드시 그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덜 낮은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아무리 생산성이 낮은 개도국이라 할지라도 그 정의상 비교우위를 갖는 산업이 반드시 존재한다.

두 번째 오해는 저임금에 기초한 비교우위가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특히 임금수준이 높은 선진국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종종 극빈노동론(pauper labor argument)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주장은 값싼 임금을 무기로 하는 후진국들로부터의 수입을 막기 위해 선진국 노동조합들이 흔히 동원하는 논리이다. 그러나 앞의 예에서처럼 영국이 교역을 통해 이득을 보느냐의 여부를 따질 때 포르투갈의 임금수준이 영국보다 높은지 낮은지는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여하간 영국에게 중요한 사실은 영국의 노동력으로 포도주를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옷감을 생산해서 그것을 포르투갈 산 포도주와 교환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란 사실이다.

세 번째 오해는 후진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선진국 노동자들의 임금보다 훨씬 낮은 상황을 고려할 때 무역은 선진국에 의한 후진국의 착취를 제도화하고 후진국으로부터 선진국으로 소득을 재분배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많은 후진국에서 노동자들이 노동 착취적 작업장(sweatshop)에서의 노동에 내몰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후진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선진국 노동자들의 수준으로 올라야만 바람직하다는 주장은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이 바람직한 이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비교우위원칙 하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교역을 하기 이전인 자급자족 상황보다 교역을 한 이후에 후진국 노동자들의 상황이 개선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이다. 이론적 관점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후진국 노동자들에게 자급자족이나 보호무역이 자유무역보다 더 바람직한 대안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요소가격 균등화 이론(factor-price equalization theorem)은 자유무역에 따라 궁극적으로 재화의 가격뿐만 아니라 요소가격, 즉 임금도 모든 나라에서 동일해 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각종 무역장벽, 운송비용, 기술격차 등의 존재로 인해 완전한 요소가격 균등화가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이 이론은 노동자 임금에 관한 논쟁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평가와 전망

비교우위원칙에 입각한 리카도 모형은 교역이 발생하는 원인과 그 결과를 설명하는데 아주 유용한 모형이다. 그러나 이 모형을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다음과 같이 많은 한계가 있다.

첫째, 리카도 모형은 완전 전문화(complete specialization)를 예측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이런 경우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는 이 모형이 노동가치설에 입각하여 생산요소를 노동이라는 단일요소로 국한하여 생산가능곡선(production possibility frontier)을 직선으로 상정하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리카도 모형은 국가별 요소부존도의 차이가 비교우위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스웨덴의 엘리 헥셔(Eli F. Heckscher, 1879-1952)와 버틸 올린(Bertil G. Ohlin, 1899-1979)은 노동과 자본이라는 두 가지의 생산요소를 갖춘(따라서 원점에 대해 오목한 생산가능곡선을 가진) 두 국가가 한 가지 재화 생산에 완전 특화하기 보다는 두 재화를 모두 생산하되 자본이 풍부한 국가는 자본집약적 재화를, 노동이 풍부한 국가는 노동집약적 재화를 각각 수출한다는 보다 현실적인 모형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헥셔-올린 모형은 리카도 모형과 달리 생산기술이 아닌 요소부존도에 따라 각국의 비교우위가 결정된다고 보았지만 궁극적으로 무역을 통해 각국의 후생이 증가한다는 결론에 있어서는 동일하다.

둘째, 리카도 모형은 국제무역이 국가차원의 후생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밝혀주지만 한 국가 내에서의 소득재분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볼프강 스톨퍼(Wolfgang F. Stolper, 1912-2002)와 폴 사뮤엘슨(Paul A. Samuelson, 1915-)은 헥셔-올린 모형의 기본가정 하에서 교역에 따른 재화의 상대가격 상승이 그 재화의 생산에 집약적으로 사용된 생산요소의 실질임금을 증가시키고 다른 생산요소의 실질임금은 감소시킨다는 가설을 정립하였다.

셋째, 리카도 모형은 물론 헥셔-올린 모형과 스톨퍼-사뮤엘슨 정리도 한 국가 내에서 생산요소의 산업부문 간 완전한 이동성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 국가가 어느 제품의 생산에 특화한다는 것은 다른 제품을 생산하던 노동이 추가비용 없이 완벽하게 그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처럼 생산요소의 부문 간 완전한 이동이 가능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대개의 경우 생산요소는 특정산업에 특화되어 재취업이나 재설비에 조정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이 경우 무역의 후생경제학적 의미가 달라진다. 즉, 2개의 특정 생산요소와 1개의 유동적 생산요소 등 모두 3개의 생산요소를 가정하는 특정요소모형(specific factors model)에 따르면, 교역에 따른 상대가격의 상승은 그 재화의 생산에 특화된 생산요소의 실질소득을 증가시키고, 가격이 변하지 않은 다른 재화의 생산에 특화된 생산요소의 실질소득은 감소시키며, 유동적 생산요소의 실질소득은 그 생산요소의 두 재화에 대한 선호에 달려있다.

넷째, 규모수익 불변의 가정에 입각한 리카도 모형은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가 국제무역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특히 1980년대에 등장한 전략적 무역이론(strategic trade theory)에 따르면,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는 산업의 경우 2개 이상의 기업이 같은 산업 분야에 뛰어들면 그 이윤이 매우 적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먼저 누가 진입하면 다른 경쟁자들은 투자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때 정부가 수출보조금 등의 정책을 통해 국내기업을 지원하면 다른 국가의 동업종 기업이 진입을 포기하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다른 국가로부터 자국으로 이윤을 이전시킬 수 있게 된다.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만(Paul Krugman, 1953-)은 이러한 전략적 무역이론이 규모수익불변과 완전경쟁이라는 비현실적 가정에 입각한 고전적 비교우위원칙을 크게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교우위원칙은 오늘날 국가 간 교역 패턴을 설명하는데 대단히 유용하다. 비교우위원칙에 입각한 리카도 모형은 생산성의 차이가, 헥셔-올린 모형은 요소부존도의 차이가 국제무역의 원천임을 밝힘으로써 중대한 이론적 기여를 하였다. 경험적으로 이들 모형은 생산기술이나 요소부존도의 차이가 비교적 뚜렷한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산업간 무역(inter-industry trade)을 설명하는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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