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약우(大智若愚)
큰 지혜는 어리석어 보인다는 뜻으로,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이다.
大 : 큰 대(大/0)
智 : 지혜 지(日/8)
若 : 같을 약(艹/5)
愚 : 어리석을 우(心/9)
(유의어)
대지여우(大智如愚)
대지불이우(大智不異愚)
출전 : 노자(老子) 45장, 소식(蘇軾)의 하구양소사치사계(賀歐陽少師致仕啓)
사람에겐 누구나 쳇병이라는 것이 있다. 거짓으로 꾸며서 그럴 듯하게 보이려는 행위는 뿌리가 깊은 병통이다. 속담 '없는 놈이 있는 체 못난 놈이 잘난 체'란 말은 실속 없는 자가 유난히 허세를 부리는 것을 꼬집었다.
똑똑하지 못한 사람은 흔히 모르면서도 아는 체하고 없으면서도 있는 체하며 못난 주제에 잘난 체하는 면이 있다는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 쳇병이 있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큰 지혜를 갖고 있으면서도(大智) 어리숙하게 보이는(若愚)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함부로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겉으로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성어다. 대지여우(大智如愚)라고도 한다.
이 말은 중국 북송(北宋) 때의 문장가 가족 삼소(三蘇) 중의에서도 제1의 시인이란 칭호를 받는 소동파(蘇東坡) 작품에서 유래한다. 정치가 겸 문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구양수(歐陽脩)의 은퇴할 때 쓴 글이다. 시의 내용을 보자.
賀歐陽少師致仕啓(하구양소사치사계)
大勇若怯
大智如愚
대단히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는 듯하고, 대단히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듯하며,
至貴無軒冕而榮
至仁不導引而壽
아주 귀한 사람은 높은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영광을 누리고, 아주 어진 사람은 도인을 하지 않더라도 장수한다.
헌(軒)은 집의 난간이나 수레의 높은 곳을 말하고 도인(導引)은 도가의 양생법이라 한다. 똑같은 표현은 아니지만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는 더욱 많은 비유가 있다. 매우 공교한 솜씨는 서투른 것같이 보인다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이 함께 나오는 제45장이다.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大成若缺, 其用不弊。
가장 완전하게 이루어진 것은 마치 흠이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의 쓰임은 끊임이 없다.
大盈若沖, 其用不窮。
가장 가득하게 찬 것은 마치 텅 빈 것 같지만, 그것의 쓰임은 다하지 않는다.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가장 곧은 것은 마치 구부러진 것 같이 보이고, 가장 뛰어난 기교는 서툴러 보이고, 가장 뛰어난 말솜씨는 말을 더듬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靜勝躁, 寒勝熱. 清靜為天下正。
고요한 것은 소란스러움을 이기며, 추운 것은 더운 것을 이긴다. 청정(淸靜)함은 천하의 본보기이다.
(四十五章)
가장 완전하게 이루어진 것은 마치 흠결이 있는 것 같지만(大成若缺), 그 쓰임은 끝남이 없다. 가장 가득하게 찬 것은 마치 텅 빈 것 같지만(大盈若沖), 다함이 없다.
가장 곧은 것은 굽은 것 같고, 가장 뛰어난 기교는 서툴러 보이며, 가장 뛰어난 말솜씨는 말더듬는 것같이 보인다(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모두가 자기 장점을 내세우는 세상에 큰 재주를 떠벌릴 일은 아니지만 일부러 숨길 필요도 없겠다. 사회에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재능을 보태야 한다.
그와 함께 어리석어 보인다고 사람까지 매도하지 말고 숨은 재능을 잘 발굴하여 실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도 작은 집단이나 큰 집단이나 지도자가 갖춰야 할 일이다.
대지약우(大智若愚)
크게 지혜로운 사람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 같다. 지혜로운 사람은 드러내놓고 낯빛을 밝히지 않으며 마치 어리석은 사람처럼 그 말씨 또한 어눌하고 행동 또한 날렵하게 뽐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중국에 '양주팔괴(揚州八怪)'라는 말이 있다. 청나라 때 강소(江蘇)성 양주를 무대로 활약한 8인의 화가들을 지칭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화법을 구사했다는 점이다. '괴짜'라는 말을 듣게 된 연유다.
그 중 대나무와 난 그림에 뛰어났던 정판교(鄭板橋)가 있다. 그는 시(詩), 서(書), 화(畵)에 모두 능한 삼절(三絶)로서, 특히 대나무(竹)를 잘 그렸다. '(대나무는) 푸른 산을 꽉 물고 놓아주지 않네(咬定靑山不放) 뿌리가 깨진 바위틈 사이에 박혀 있구나(立根原在破巖中) 비바람이 천번 만번 불어닥쳐도 굳건하니(千磨萬擊還堅勁) 동서남북 어디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든 불고 싶은 대로 불려무나(任爾東西南北風).'
그의 시 '죽석(竹石)'이다. 그에게 대나무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는 인품이었던 것이다. 그의 묵죽화(墨竹畵)는 눈앞에 보이는 대나무(眼中之竹)에서 마음속의 대나무(胸中之竹)를 거쳐 손 안의 대나무(手中之竹)에 도달하는 예술적 변화를 성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평생 자유인으로 살고자 한 그의 처세술은 '난득호도(難得糊塗)'다. 그대로 풀이하면 '바보인 척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총명하기는 어렵고 어리석기 또한 어렵다(聰明難 糊塗難) 총명한 사람이 어리석게 되기는 더욱 어렵다(由聰明轉入糊塗更難) 집착을 버리고 한걸음 물러서면 마음이 편해진다(放一著 退一步 當下心安) 뜻하지 않고 있노라면 훗날 복으로 보답이 올 것이다(非圖後來福報也).' 인생을 바보처럼 사는 게 왜 좋은지에 대한 그의 설명이다.
어수룩함이 지혜와 닿아 있다고 믿어온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노자(老子) 또한 '기교가 뛰어나면 어리석어 보이고 훌륭한 말일수록 어눌하게 들린다(大巧若拙 大辯若訥)'고 하지 않았던가. 크게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과 결국엔 한 가지인 것이다(大智若愚).
대지불이우(大智不異愚)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으로, 재주나 지혜가 매우 높은 사람은 스스로를 뽐내거나 드러내지 않아서 겉으로 보기에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대지약우(大智若愚), 대지여우(大智如愚)라고도 한다. 도덕경(道德經)에 "아주 곧으면 오히려 굽은 것처럼 보이고, 아주 뛰어나면 오히려 졸렬한 것처럼 보이고, 아주 말을 잘 하면 오히려 어눌한 것처럼 보인다(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辨若讷).",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과 같고 매우 뛰어난 것은 졸렬한 것과 같다(大智若愚 大巧若拙)."라는 구절이 있다.
또 송(宋)나라 문인 소식(蘇軾, 소동파)이 벼슬에서 물러나는 구양수(歐陽脩)를 축하하며 쓴 '하구양소사치사계(賀歐陽少師致仕啟)'에 "진정한 용자는 겁쟁이처럼 보이고, 큰 지혜를 지닌 이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大勇若怯 大智如愚)"라고 하였다.
모두 진정한 실력을 갖춘 이들이 스스로의 뛰어난 능력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기에 오히려 겉으로 보기에 반대의 경우로 보이기도 한다는 뜻에서 한 말이다. 대지불이우도 이와 같은 의미로, 재지(才地)와 덕행을 갖춘 훌륭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뽐내지 않고 겸손하다는 의미이다.
대지약우(大智若愚)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
노자(老子)에 보면 '가장 떳떳한 사람은 마치 겸손한 것 같고, 가장 재주 있는 사람은 마치 졸렬한 것 같고,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은 마치 말더듬이 같다'는 구절이 나온다.
장자(莊子)에도 노자의 말을 끌어다 '위대한 기교는 졸렬하게 보인다'는 말을 하고 있다. 말인즉슨, 아주 교묘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그 재주를 자랑하거나 드러내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 서툴고 어리석어 보인다는 뜻이다.
송나라 때 소식(蘇軾, 蘇東坡)은 벼슬길에 오르는 사람을 위한 축하의 글에서 "위대한 용기는 겁을 먹은 것 같고, 위대한 지혜는 어리석은 것 같다. 지극한 존귀함은 면류관이 없어도 영광스럽고, 지극한 어짊은 장생(長生)의 묘책을 쓰지 않아도 오래간다"고 말한다.
본래 지모가 뛰어난 사람은 일부러 멍청하게 보이려 한다. 이 계략은 마음속에 품은 원대한 포부를 감추고 특정한 정치‧군사적 의도를 실현시키려 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지혜로우면서도 겉으로는 어리석게 보이고, 할 수 있으면서도 못 하는 것처럼 꾸며 상대를 속이고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이다.
239년, 위(魏)나라 명제(明帝) 조예(曺睿)가 병으로 죽자 겨우 여덟 살 난 조방(曺芳)이 황제 자리에 올랐다. 사마의(司馬懿)는 태부(太傅)로 승진했고, 병권은 대장군 조상(曺爽)이 장악했다. 조상은 조정을 마음대로 주물렀고 이 때문에 사마의와 틈이 벌어졌다. 병권을 회수할 마음을 먹은 사마의는 일부러 늙고 병들었다는 핑계로 짐짓 본색을 감추었다. 조상은 그것을 진짜로 믿고 대비책을 소홀히 했다.
249년, 위 가평(嘉平) 원년 정월, 사마의는 조상이 황제를 모시고 고평릉(高平陵: 위 명제 조예의 무덤)에 제사를 지내고 돌아오는 틈을 타 태후의 가짜 의지(意旨: 태후가 내리는 각종 명령문서)를 내려 성문을 걸어 잠그고 사도(司徒) 고유(高柔)를 보내 조상의 군영을 점거하게 했다. 그런 다음 황제에게 조상의 죄상을 고해바쳤다. 황제는 어쩔 수 없이 조상을 면직시켰다. 사마의는 이어서 군대를 보내 조상의 집을 포위한 다음 반역죄로 조상 및 그 일당을 모조리 죽였다. 이로써 조정의 실권은 사마의에게 돌아갔다.
전국시대의 전략가 손빈(孫臏)은 동문인 방연(龐涓)보다 재능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귀곡자(鬼谷子) 밑에서 공부했다. 귀곡자는 성품이 소박한 손빈에게 더 많은 애정을 쏟아 손빈의 선조인 손무(孫武, 孫子)가 지은 병서 13편을 그에게 몰래 전수해 주었다. 뒷날 방연은 위(魏)나라의 대장이 되었고, 손빈은 방연 밑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때서야 방연은 손빈이 스승으로부터 자기 몰래 병서를 전수받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손빈을 향한 방연의 질투심은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다.
방연은 위나라 혜왕(惠王)에게 손빈이 다른 나라와 내통하고 있다고 무고하고, 손빈에게 월형(刖刑: 다리를 자르는 옛날의 가혹한 형벌의 하나, 무릎을 뜻하는 '빈(臏‧髕)'자를 써서 '빈형'이라고도 하는데 양 무릎 뼈를 발라내는 지독한 형벌이다)을 내려 도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 했다. 손빈은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가혹한 형벌을 당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방연은 이런 손빈을 은밀한 곳에다 데려다 놓고 잘 먹이고 친절히 대하는 시늉을 했다. 손빈은 그것도 모르고 방연 앞에서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다. 방연은 기회를 엿보아 손빈이 전수받은 병법을 빼앗을 속셈이었다. 그러나 손빈은 그것을 기록해두지 않아 일부만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을 뿐이었다.
방연은 목간(木簡: 종이가 발견되기 전에 글을 기록하던 나무판. 대나무로 된 것을 '죽간竹簡'이라 한다)에다 기억을 더듬어 그 내용을 베끼도록 했다. 그 일이 끝나면 손빈을 굶겨 죽일 셈이었다. 그런데 손빈을 감시하라고 방연 자신이 심어놓은 시종이 방연의 음모를 손빈에게 알려 주었다. 그제야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손빈은 탈출 계획을 생각해냈다.
그는 본래 원대한 포부를 가진 군사 전략가가 아니던가! 그날 저녁으로 손빈은 실성한 사람으로 꾸몄다. 울다가 웃다가 통곡하다 폭소를 터뜨리고, 온갖 멍청한 표정을 다 지어보이고, 침과 거품을 질질 흘리며 엎어지고 자빠지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베껴놓은 목간을 모조리 불에 태워버렸다.
방연은 그가 일부러 미친 척한다고 의심해서 손빈을 똥통 속에 처넣어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쓰게 했다. 손빈은 똥통 속을 기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방연은 다시 사람을 시켜 술과 밥을 주며 은근히 떠보게 했다. "드십시오, 방연 나리께서는 모르십니다."
그러자 손빈은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며 연신 욕을 퍼부었다. "너희들이 나를 독살시킬 속셈이지?" 손빈은 음식물을 모조리 땅에 내팽개쳤다. 이번에는 흙과 오물을 갖다 주도록 했다. 손빈은 그것을 맛있는 음식이라며 마구 퍼먹었다. 방연은 그제야 손빈이 확실히 정신 이상이라고 믿고 의심을 풀었다.
이때 묵적(墨翟, 묵자)의 제자 금활리(禽滑厘)가 위나라에 왔다가 손빈의 처지를 알고 제(齊)나라 상국(相國, 수상) 추기(鄒忌)에게 보고했다. 추기는 이를 다시 제나라 위왕에게 보고했다. 위왕은 변사 순우곤(淳于髡)을 위나라로 보내 혜왕을 만나게 하는 한편, 몰래 손빈을 수소문해 비밀리에 제나라로 모셔오게 했다.
지혜와 용기가 남다른 손빈은 깊고도 깊은 함정에 빠졌을 때, 냉정한 판단력으로 미치광이로 가장하여 엄청난 수치와 굴욕을 견디며 끝내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왔다. 정치책략으로서 '대지약우'는 우리에게 냉정한 사고와 불굴의 인내가 갖는 위대한 힘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대기만성(大器晩成), 거의 같고 조금 다르다는 대동소이(大同小異),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대실소망(大失所望), 큰 글자로 뚜렷이 드러나게 쓰다라는 대자특서(大字特書), 매우 밝은 세상이라는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 등에 쓰인다.
智(슬기 지/지혜 지)
❶형성문자로 세상을 두루 밝게 안다는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신(神)의 말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知(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지식(知識)이 있다의 뜻으로 知(지)와 통한다. ❷회의문자로 智자는 '슬기'나 '지혜', '재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智자는 日(해 일)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실은 曰(말씀 왈)자가 쓰인 것이다. 그래서 智자는 曰자와 知(알 지)자가 결합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智자는 '화살(矢)이 순식간에 구멍(口)을 통과하듯이 말(曰)을 잘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말을 잘하려면 지식이나 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智자는 '아는 것이 많아 말함에 거침이 없다'라는 의미에서 '지혜'를 뜻하게 되었다. 참고로 소전에서는 智자가 知자를 파생시키게 되었는데, 知자는 배워서 알게 됐다는 의미에서 '알다'로 智자는 지식이 아닌 사람이 타고난 '지혜'를 뜻하게 되었다. 즉 선천적인 '지혜'와 후천적인 '지식'을 구분한 것이다. 그래서 智(지)는 (1)사물의 도리(道理), 시비(是非), 선악(善惡)을 분별(分別) 판단하고 처리하는 마음의 작용. 지혜(智는 知로도 쓰임) (2)시비(是非), 정사(正邪)를 분별(分別), 단정(斷定)하여 번뇌(煩惱)를 뿌리째 없애는 정신(精神) 작용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슬기, 지혜 ②재능(才能) ③꾀, 기지(奇智), 모략(謀略) ④지혜로운 사람, 총명한 사람 ⑤슬기롭다 ⑥지혜롭다, 총명하다 ⑦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슬기로울 혜(慧),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리석을 우(愚)이다. 용례로는 삶의 경험이 풍부하거나 세상 이치나 도리를 잘 알아 일을 바르고 옳게 처리하는, 마음이나 두뇌의 능력을 지혜(智慧), 새로운 사물 현상에 부딪쳐 그 의미를 이해하고,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사용하여 해결하는 능력이나 지력을 지능(智能), 안다는 의식의 작용을 지식(智識), 지혜의 힘을 지력(智力), 슬기로운 계략을 지략(智略), 슬기가 있는 사람을 지자(智者), 지혜가 많은 장수를 지장(智將), 슬기로움과 어리석음을 지우(智愚), 지혜가 많은 사람을 지낭(智囊), 슬기로운 사람도 많은 생각 중에서 간혹 실수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지자일실(智者一失), 사리에 밝은 사람은 사리에 통달하여 정체함이 없는 것이 마치 물이 자유로이 흐르는 것과 같으므로 물을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지자요수(智者樂水), 지혜는 작은 데 꾀함은 크다는 말을 지소모대(智小謀大), 지략이 보통 사람보다 매우 뛰어나다는 말을 지과만인(智過萬人), 슬기는 모르는 것이 없고 행실은 방정하다는 말을 지원행방(智圓行方), 지혜와 용기를 함께 갖춤을 일컫는 말을 지용겸비(智勇兼備), 지혜가 소중한 것은 화를 면하는 데에 있다는 말을 지귀면화(智貴免禍),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으로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음 또는 저마다 한 가지 재주는 지녔다는 말을 노마지지(老馬之智),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큰 지혜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라는 뜻으로 현인은 재능을 뽐내지 않아 어리석어 보일 뿐이라는 말을 대지약우(大智若愚), 듣지 못한 것이 없고 보지 못한 것이 없으며 통하지 않은 것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뜻으로 성인의 네 가지 덕을 이르는 말을 총명예지(聰明睿智), 까치의 지혜라는 뜻으로 하찮은 지혜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작지지(鳥鵲之智) 등에 쓰인다.
若(같을 약, 반야 야)
❶회의문자로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右(우; 오른손, 손으로 물건을 잡는 일)의 합자(合字)이다. 먹을 수 있는 나물을 캐는 일의 뜻으로 만약의 뜻으로 쓰임은 가차(假借)의 뜻이다. ❷상형문자로 若자는 ‘같다’나 ‘만약’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若자는 艹(풀 초)자와 右(오른쪽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若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갑골문에서는 양손으로 머리를 빗는 여인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갑골문에서의 若자는 ‘온순하다’나 ‘순종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금문에서부터는 여기에 口(입 구)자가 추가되면서 ‘허락하다’라는 뜻이 더해졌다. 하지만 소전에서는 若자가 ‘같다’나 ‘만약’과 같은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言(말씀 언)자를 더한 諾(허락할 낙)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若(약, 야)은 ①같다 ②어리다 ③이와같다 ④좇다 ⑤너 ⑥만약(萬若) ⑦및 ⑧이에(及) ⑨바닷귀신 ⑩어조사(語助辭) ⑪성(姓)의 하나 그리고 ⓐ반야(般若;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야) ⓑ난야(蘭若; 사찰)(야) ⓒ성(姓)의 하나(야)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정도나 양 따위가 얼마 되지 아니함을 약간(若干), 어떠함을 약하(若何),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를 약혹(若或), 바둑에서 아직 어리석은 경지에 있다는 약우(若愚), 무덤이 집 모양과 같음 또는 그런 무덤을 약당(若堂), 자기의 몸이나 뜻이 더럽혀질 것과 같이 생각함을 약매(若浼), 갓난아이를 보호하는 것과 같이 함을 약보(若保), 이와 같이를 약시(若是), 이렇게를 약차(若此), 만일이나 혹시를 만약(萬若), 과연이나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를 과약(果若), 분별이나 망상을 떠나 깨달음과 참모습을 환히 아는 지혜를 반야(般若), 늙은이와 젊은이를 노약(老若), 가정하여 말하자면을 기약(假若),큰 일을 당하여도 아무렇지 않고 침착함을 자약(自若),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는 약팽소선(若烹小鮮), 부절을 맞추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꼭 들어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약합부절(若合符節), 있는 둥 마는 둥을 약존약망(若存若亡), 이러 이러함을 약시약시(若是若是) 등에 쓰인다.
愚(어리석을 우)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에둘러 번거롭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禺(옹, 우)로 이루어졌다. 마음의 움직임이 느림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愚자는 '어리석다'나 '고지식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愚자는 禺(원숭이 옹)자와 心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禺자의 사전적 의미는 '꼬리가 긴 원숭이'이다. 원숭이는 사람과 닮았지만, 사람처럼 지능이 뛰어나지는 못하다. 그래서 愚자는 원숭이처럼 머리가 나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어리석다'를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愚(우)는 ①어리석다 ②우직하다 ③고지식하다 ④어리석게 하다 ⑤나(자기의 겸칭) ⑥어리석은 사람 ⑦어리석은 마음 ⑧자기(自己)에 관계되는 사물에 붙이는 겸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리석을 당(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슬기 지(智), 어질 현(賢)이다. 용례로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놀림을 우롱(愚弄), 어리석고 둔함을 우둔(愚鈍), 어리석고 고지식함을 우직(愚直), 어리석고 몽매함을 우매(愚昧), 아주 어리석은 남자를 우물(愚物), 어리석은 남자를 우부(愚夫), 어리석은 사람을 우인(愚人), 어리석은 사람을 우자(愚者), 자기 아들의 겸칭을 우식(愚息), 어리석은 생각을 우견(愚見), 어리석은 백성을 우민(愚民), 어리석은 질문을 우문(愚問), 무지하고 포악함을 우악(愚惡), 매우 못나고 어리석음을 우애(愚騃),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음을 암우(暗愚), 평범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범우(凡愚), 어짊과 어리석음을 현우(賢愚), 엄청난 바보를 상우(上愚), 아주 어리석고 못남 또는 그 사람을 하우(下愚), 크게 어리석음 또는 그러한 사람을 대우(大愚), 많은 어리석은 사람들을 중우(衆愚), 아무것도 모르고 어리석음을 혼우(昏愚),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을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남자와 어리석은 여자라는 말을 우부우부(愚夫愚婦), 어리석은 질문에 어리석은 대답이라는 말을 우문우답(愚問愚答),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라는 말을 우문현답(愚問賢答), 어리석은 자도 한 가지 득은 있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자라도 수많은 생각을 하다보면 하나쯤 쓸모 있는 생각도 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우자일득(愚者一得), 어리석은 자와 지혜로운 자가 서로 속인다는 말을 우지상기(愚知相欺), 적고 어리석어 몽매함을 면치 못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우몽등초(愚蒙等誚),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한다는 말을 하우불이(下愚不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