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이론(Grounded Theory)은 이론(theory)의 귀납적-질적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귀납적-질적(inductive-qualitative) 연구방법 및 그 결과로 도출된 이론을 의미한다. 다른 귀납적-질적 연구방법들이 연구대상에 대한 심층적인 기술(thick description)을 목적으로 하는데 반하여, 근거이론적 연구방법은 질적인 코딩(coding)을 통해 간명성(simplicity)과 일반성(generality)을 갖춘 중범위(mid-level)의 이론을 생성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이론의 생성을 위한 코딩절차에 있어서 연구자 및 연구대상의 주관의 개입과 이로 인한 연구결과의 신뢰성과 타당성의 문제 때문에 근거이론적 방법에서의 코딩은 연구자와 연구대상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수정되고 보완되어 연구가 종결될 때까지 반복되는 비일회적인 것으로 원리화된다. 이러한 원리는 실용주의(pragmatism)와 상징적 상호주의(symbolic interactionalism)의 인식론적 바탕에 기반한 것으로 객관적 지식이란 간주관적인(inter-subjective) 주체 간의 의사소통적 상호작용을 통한 합의에서 도출되는 것으로 여겨지며, 독립적이고 실체적인 객관적 지식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근거이론적 연구방법은 연구의 도구로서 학습하는 연구자를 중심에 두고, 연구자가 자료에 대한 완전한 포화도(saturation)의 이해를 얻을 때 까지 연구대상 및 자료와의 반복적인(iterative) 상호작용을 할 것으로 요구하며, 이러한 이해를 코딩을 통해 이론의 형태로 표현해 낼 것을 요구한다. 주의할 점은 이렇게 발생된(emergent) 이론은 그 자체로 최종적이고 완결된 것이 아니며, 다른 사례 및 연구대상을 통한 검증(theoretical sampling) 및 다른 자료 및 분석에 대한 계속적인 비교(constant comparison)를 통해 수정 및 보완될 수 있는 잠정적이고 비완결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행정학의 처방학문적인 속성에 비추어 근거이론적 방법은 문제지향적이고 맥락적 민감도(contextual-sensitivity)가 높은 이론을 유도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현실적 유용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근거이론은 구조적으로 완결성을 갖춘 “이론”을 최종 생산물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통계적-양적 방법을 통해 다른 맥락에서 검증해 볼 수도 있다. 이를 이론적 전이성(transferability)이라고 부르는데, 근거이론은 이론을 생산함으로써 질적연구방법이 양적연구방법과 이론이라는 끈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따라서, 근거이론적 방법의 확산을 통해 질적-양적 연구 간의 소통의 폭과 넓이가 커진다면, 인식론적으로 대립 및 대결적인 두 연구 간의 방법론적 수렴 및 엄밀성을 위한 삼각측량(triangulation) 혹은 혼합연구디자인(mixed method design)의 다양한 실험적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제시된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근거이론적 방법이 추구하는 이론적 민감도(theoretical sensitivity)와 연구대상에 대한 이해의 포화도(saturation)를 얻기 위해선 연구자에게 많은 양의 노력과 헌신을 요구한다. 따라서, 실제 실행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르며 연구과정에서 처리해야 하는 자료의 양 역시 엄청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연구자에게 큰 도전이 되는 접근법이다. 또한, 요구되는 헌신과 노력은 필연적으로 연구 윤리에 대한 논의를 요구한다. 이는 특정 연구가 “근거이론적 방법의 외피를 쓰고 연구의 엄밀성(rigorousness)을 주장하는 경우, 심사자나 독자가 연구자의 충실도 및 헌신을 연구자의 윤리적 측면에 기대어 생각할 수밖에 없는 때문이다. 그 검증이 거의 불가능한 때문에 자의적인 속임수와 태만이 상존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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