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등가(觀燈歌)
작자미상
정월 상원일에 달과 노는 소년들은
답교하고 노니는데 우리 님은 어디가고
답교할 줄 모르는고
이월 청명일에 나무마다 춘기들고
잔디 잔디 속잎나니 만물이 희락한데
우리 님은 어디가고 춘기든 줄 모르는고
삼월 삼일날에 강남서온 제비
왔노라 헌신하고 소상강 기러기는
가노라 하직한다 이화도화 만발하고
행화방초 흩날린다 우리 님은 어디가고
화류할 줄 모르는고
사월 초파일에 관등하러 임고대하니
원근고저의 석양은 빗겼는데
어룡등 봉학등과 두루미 남성이며
종경등 선등 북등이며 수박등 마늘등과
연꽃 속에 선동이며 난봉 위에 천녀도다
배등 집등 산대등과 영등 알등 병등 벽장등
가마등 난간등과 사자 탄 체괄이며
호랑이 탄 오랑캐라 바로 차 구을등에
일월등 밝아있고 칠성등 벌렸는데
동령에 월상하고 곳곳에 불을 켠다
우리 님은 어디가고 관등할 줄 모르는고
오월이라 단오일에 남의 집 소년들은
높고높게 그네 매고 한번 굴러 앞이 높고
두번 굴러 뒤가 높아 추천하며 노니난데
우리 님은 어디 가고 추천할 줄 모르는고
유월이라 유두일에 산악에 불이 나고
암석이 끄러날 제 괴수하에 피서하랴 누웠으니
우리 님은 노정 송풍만 아시는고
칠월이라 백중날에 대웅신에 공양 예불할 제
우리 님은 어디 가셨노 팔월이라 추석날에
신곡주 가지고 성묘하러 아니 가시는고
구월 구일 망향대하냐 우리 님 계신 데가
어디쯤 되는고 시월이라 상달에
고사 성조 지낼 적에 누구를 축원할고
동짓달은 일양이 생이라 소춘이 된 줄 모르시노
섯달이라 제석날 밤은 무장 공자라도
참기 어려우니 몽중에서나 볼까
오친사고 어찌 할고
해설
작자. 연대 미상의 규방가사이다. 제작 연대는 수록문집인 <청구영언>의 편찬 연대로 보아, 1728년(영조4) 이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월령상사가(月令相思歌)>라고도 하며 <청구영언> 대학본 끝에 수록되어 전한다. 형식은 자수율과 구수율(句數律)은 모두 정형이 없이 월령체형식이며, 각 월령 끝에 “우리 임은 어듸가고……모르난고”를 공통으로 한다. <청구영언>의 <관등가>는 정월령부터 오월령까지 뿐인데, 사본 <월령상사가>는 <관등가>에 유월령 이하를 보충하여 십이월령체 가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청구영언>의 <관등가>에 후인이 지어 보탠 것으로 여겨진다. 작품의 내용은 정월부터 오월까지의 세시 풍속과 그것을 즐기는 소년들의 행락을 부러워하며, 돌아간 임을 그리면서 눈물지으며 외롭게 술회하는 청상과부의 순정이 넘치는 노래이다. 고려의 <동동>과 <농가월령가>와 더불어 일년 열두 달에 따라 노래하는 월령체 노래의 하나이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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