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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급등 원인, 팬데믹, 공급망 교란, 시멘트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자재· 인건비 상승, 전쟁

Jobs9 2024. 11. 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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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자재비·인건비 상승
건설공사비 지수 35.62p 상승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주택 공사비용이 4년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오른 현장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크게 오른 것이 공사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재비 상승 대비 공사비가 지나치게 오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주거용 건물의 건설공사비 지수는 154.09로 4년 전인 2020년 3월(118.47)보다 35.62포인트(p) 상승했다. 해당 지수상으로는 공사비가 약 30% 상승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공사비가 2배 가까이 오른 곳도 있었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 현대아파트를 리모델링하는 ‘이촌 르엘’의 경우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지난 2020년 수주 당시 3.3㎡당 542만원이었던 공사비를 올해 925만원까지 올려 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약 4년 만에 공사비가 70.7% 오른 것이다. 2020년 수주 당시 3.3㎡당 공사비가 545만원이었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츠카운티(방배삼익)’ 재건축 현장은 올해 43.1% 오른 780만원 대로 공사비를 협의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반포 등에서 3.3㎡당 공사비가 1000만원에 달하는 곳이 나오고 있는데 4년 전에는 500만원, 600만원 대로 수주가 가능했던 현장”이라며 “공사비가 복합적으로 오르다 보니 어쩔 수 없다.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올라 수익성이 떨어지고 조달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자재비 상승에 비해 공사비와 분양가가 과도하게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재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혼란을 겪으면서 시멘트나 레미콘 등의 가격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맞지만 그 이전 자재 가격이 동결에 가까웠던 시기에도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했다”며 “아파트 한 가구에 들어가는 자재 비용을 감안했을 때 아무리 자재비가 올랐다고 해도 분양가 상승률이 과도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건설사들이 초반 공사비를 낮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나중에 조합들이 외장 고급화 등을 요구할 때가 많은데 이때 공사비를 예상보다 높게 부르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건설업계에서는 인건비와 자재비가 공사비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자재비, 인건비, 각종 서비스 비용 중 자재비가 공사비 상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건설용중간재 물가지수는 2020년 12월 대비 35.6% 증가했다. 건설업 원가 중 자재비가 31.2%를 차지하는데 자재비가 계속 상승하면서 전체 공사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와 2022년 각각 전년 대비 18.1%, 18.6% 상승했다. 레미콘 가격은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4%만 상승했지만 2022년 15.7% 급등했고, 지난해는 14.8 상승했다. 철근은 2020년~2021년 철근 공급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2021년 38% 급등했다. 이후 2022년 21% 올랐다가 지난해에는 4.2% 감소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자재비, 인건비, 금융비용 모두 올랐다. 금융비용은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최근 경기 침체로 사업 수익성이 떨어져 은행에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어 조달 금리 자체가 높아졌다”며 “자재비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멘트, 철근, 레미콘 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크게 올랐다”고 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외국인 노동자 수급이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현장노동자들 인건비가 급격히 올랐다”며 “인건비는 오르면 올랐지 내릴 수 없는 부분이라 이 당시 오른 인건비가 공사비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 건설업임금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일반공사 직종 노동자의 1일(작업시간 8시간 기준) 임금은 25만8359원이었다. 2020년 상반기 임금 20만9168원보다 23.5% 오른 수치다.  




공사비 급등 원인, 영향

팬데믹 이후 발생한 공급망 교란과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의한 자재· 인건비 상승

건설업 위기는 급격한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가 주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그 근저에는 공사비 원가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가 최근 3년간 약 30% 상승한 가운데, 서울의 한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시공사가 평당 약 40%의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삼성역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는 105층에서 55층 건립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짧은 기간에 금리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가격 급등락을 경험했기에, 단기간 발생한 공사비 급등 또한 부동산 공급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역별, 상품별로 차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사비 급등의 원인

가장 큰 이유는 팬데믹 이후 발생한 공급망 교란과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의한 자재· 인건비 상승이다. 여기에 지속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탈세계화에 따 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대내 건설업 환경도 공사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안전 기준 강화 및 주 52시간제로 인한 공사 기간 증가, 고층화 및 특화 설계에 따른 원가 상승 및 공사 기간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한 번 올라간 공사비는 떨어지지 않았다. 2000년 초반부터 발표된 건설공사비지수는 내리막 없이 오르막만 있었다. 원가는 금리와 달리 정책적으로 조정이 어려운 상수다. 이는 공급자 관점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참여를 어렵게 한다. 수익성이 악화하더라도 공사 중에 원가가 떨어져,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공사비 급등의 지역별 영향 

토지가 싼 지역, 다시 말해 지방으로 갈수록 신축이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준공 후 부동산 원가 중 공사비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0평대 아파트 한 채 공사비를 4억원이라고 본다면, 서울 아파트 분양가 10억원 중 공사비 비중은 40%,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 분양가 5억원 중 공사비 비중은 80%다. 자칫 분양이 안 되면 토지 담보력이 약한 지방 사업장은 공사비 회수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또한 고밀도 지역, 다시 말해 용적률이 높은 용도지역(상업지역·준주거지역)일수록 신축이 어려울 것이다. 고층화, 대형화할수록 안전 기준 강화에 따른 구조 보강, 자재, 설비 증가가 필요하고, 공사 기간도 늘어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대규모 분양에 따른 마케팅 비용도 부담이다. 도심지 상업지역 개발지의 경우, 예를 들어 주상복합이나 고층 상업용 빌딩 건축이 가능하더라도 섣불리 삽을 뜨기가 어려울 것이다. 


공사비 급등의 상품별 영향 

아파트 먼저 살펴보자. 주요 핵심 입지의 공급원인 재개발, 재건축은 사업 지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치솟는 공사비에 조합원 분담금 상승으로 시공사 계약 해지가 빈번해지고, 시공사 역시 수주 단계부터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지 위주로 옥석 가리기에 들어갈 것이다.  

특히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한 중층 재건축 단지의 경우에는 일반분양 물량 부족, 작은 대지 지분 등으로 공사비 급등의 타격을 실감할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은 어떨까. 고층 오피스 빌딩의 경우에는 원래도 신축 원가 중 공사비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고층화 및 설계 기준 강화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공사비로 인하여 신축보다는 리모델링 또는 대수선으로 유지·관리할 공산이 크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공사비 비중이 작고 공사비 측면에서 리모델링이나 신축이나 큰 차이가 없는 꼬마빌딩의 경우에는 상권 경쟁력이 있는 지역 위주로 신축 흐름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 

공급 감소보다 수요 회복에 초점을

공사비 급등은 지역별, 상품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공급 감소를 야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급 감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까. 혹자는 2~3년 후 공급 절벽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부동산 역시 경제재로서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겠지만, 현재 부동산 침체 사이클에서는 공급보다는 수요 회복이 더 중요하다. 공급 감소보다 수요가 더 많이 감소한다면 거래량만 줄 뿐 가격은 더 하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파트 시장을 예로 들면,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후 2010년대 초반까지 공급량은 장기 평균선에 미달했지만, 가격은 극심한 침체 구간이 상당 기간 지속됐었다. 더군다나 금융 위기 이후 급격한 금리 인하가 있었음에도 수요 회복은 요원했다. 결국 수요 회복 여부와 그 강도가 향후 부동산 가격 흐름을 결정할 것이다. 

부동산은 장기 사이클 상품이다. 일반 재화와 다르게 즉각적인 공급이 어렵고, 시차를 두고 장기간 건설 후 공급되는 상품이다. 수요가 부족한 침체기에는 자연스레 공급이 줄게 되고, 수요가 회복되는 사이클에 미분양 등 적체된 재고 물량이 먼저 소화되고 신규 공급 물량이 뒤이어 점점 늘어난다.  

현시점에서 시장 수요 회복과 함께 적체된 재고 물량이 얼마나 빠르게 해소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은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상승했지만, 매물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일시적으로 급급매물이 소화되고 급매물이 연이어 거래되면서 단기간 가격 상승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가격 상승에 따른 매도 물량의 지속적인 출회는 가격을 짓누를 것이다. 일부 지방도 악성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먼저 소화되지 않으면 가격 회복은 요원할 것이다. 정부도 건설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미분양 해소가 먼저임을 알고, 미분양 기업구조조정(CR)리츠 정책을 내놓는 것 아닐까. 그래야 신규 공급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공사비 급등, 어떤 자재가 영향 미쳤나 

시멘트 관련 자재 비중 커
다른 자재는 오히려 가격 내려


주요 건설자재 중 시멘트가 공사비 고공행진의 핵심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 등 다른 건설자재 가격이 안정화하는 데 비해 시멘트 관련 자재 가격만 급등 현상을 보여서다. 총공사비에서 시멘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시멘트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레미콘과 벽돌, 파일 등을 합치면 10%에 달한다.  

공사비 급등, 어떤 자재가 영향 미쳤나 살펴보니22일 국토교통부,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공사비의 기본형 건축비(아파트 등 공동주택 분양가 산정에 활용)에 계산되는 주요 건축자재 중 시멘트 관련 자재 가격이 3년 전과 비교해 평균 30%가량 올랐다. 시멘트 자체는 전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지만 레미콘과 콘크리트 벽돌, 파일 등을 합하면 10%로 높아진다. 특히 시멘트가 주재료로 쓰이는 레미콘은 단일 품목 비중이 전체 공사비의 4.5%로 높다. 

국토부와 건설업계는 최근 계속되는 공사비 상승 원인 중 하나가 시멘트 가격 급등이라고 보고 있다. 다른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시멘트만 가격이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레미콘 가격은 ㎥당 9만727원으로 2021년(6만1809원)에 비해 46.78% 급등했다. 같은 기간 고강도 철근 가격이 0.07% 내리고 타일 가격이 동결된 것과 대조적이다. 시멘트 자체만 놓고 봐도 가격 상승률이 29.33%에 달했다. 

건설업계는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멘트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대폭 하락하고 건설 수요가 줄었음에도 시멘트 가격만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전체 공사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건설 비용을 낮추려면 시멘트 값 안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업계와 함께 공사비 안정화 대책을 마련 중인 정부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국토부는 지난 2일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내놓으며 공급원 다변화를 통해 시멘트 시장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이 시멘트 수입을 추진하면 항만 인프라 설치 절차를 단축하는 등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른 자재는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이 겹쳐 가격이 안정화하고 있는데 시멘트만 그렇지 않다”며 “수입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책을 통해 가격 안정화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 수익이 급감한 상황에서 시멘트업계가 높은 수익을 내는 것에 불만이 쌓이고 있다. 시멘트업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평균 10.8%로 건설업계(3.0%)의 세 배가 넘는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멘트업계가 이익을 독식하고 있는데 건설업계와 상생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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