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과학 Social Sciences/심리 Psychology

공격자와의 동일시, Identification with the aggressor

Jobs 9 2023. 1. 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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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통령을 지낸 빌 클린턴은 알코올중독자인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도 그렇게 되지 않고 훌륭하게 컸다. 또 어떤 사람은 술 먹는 아버지가 싫어 술을 평생 한 방울도 입에 안대는 사람도 있다.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과 닮느냐 아니냐는 개인마다 갖고 있는 성격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 주로 자기중심이 없고 주체성이 부족하며 자기를 괴롭히는 대상에 대한 심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끼는 경우에 이런 현상이 잘 나타난다. 이렇게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과 닮게 되는 것을 정신분석학 용어로는 ‘공격자와의 동일시(Identification with the aggressor)’라고 한다. 귀신이 무서워 밤에 밖을 못 나가던 꼬마애가 하루는 깜깜한 밖을 잘 돌아다녔다. 그래서 이제 무섭지 않으냐고 물어보았더니 ‘이제 무섭지 않다. 내가 귀신이라고 생각하고부터는 무섭지 않다’라고 했다. 이것은 ‘공격자와의 동일시’에 대한 좋은 설명이 된다. 나를 괴롭히고 겁먹게 하는 공포의 대상이 있을 때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은 그 사람과 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 내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무섭고 공포심이 생긴다. 이럴 때 공포심, 불안을 없애는 길은 그 사람과 똑같아지는 것이다. 두려운 대상과 동일하게 될 때 거부감도, 공포심도 없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에 닮게 된다. 닮게 되는 또 하나의 요인은 공격자에게 당했다는 것은 심한 자존심의 손상이기 때문에 자기 또한 공격자의 위치에 서서 손상된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그렇게 되기도 한다. 앞에 말한 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서 ‘공격자와의 동일시’ 현상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형태로든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 이때 주체성을 가지고 의연하게 대처하면 공격자에 대한 불안이나 공포를 없앨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자기를 잃고 공격자와 동일시되어 자기가 또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사회적 악순환은 일어나지 않게 될 것이다. 

 

 

 동일시 Identification

  다른 사람의 이미지 속에 포함된 성격특성들을 합일화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영구적으로 자신에게 내재화시키는 기제이다. 동일시는 부모, 형, 윗사람, 주위의 중요한 인물들의 태도와 행동을 닮는 것을 말한다. 자아와 초자아를 형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며 성격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방어기제가 된다. 즉, 개인은 동일시 과정을 통해 부모를 자신의 성격내부로 가져가게 되는데 모든 부모에게는 나름대로의 인격 결함이 있기 때문에 어떤 부모를 동일시하느냐에 따라 아동의 성격구조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의사 아들이 청진기와 주사기를 갖고 놀기를 좋아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독서, 연극, 영화, 운동경기 구경하는 것을 즐기는 것은 주인공과 자기를 동일시하고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시는 무의식과정으로서 닮은 대상이 갖고 있는 강점을 자기 것으로 하여 소원을 성취하려는 동기에서 생겨난다. 동일시에는 다음 몇 가지의 특수한 형태가 있다. 

 

① 적대적인 또는 부정적인 동일시 hostile or negative identification
  제일 닮지 않아야 될 사람을 닮는 것을 말한다. 부모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특성을 갖고 있어도 어린아이에게는 그것이 강점으로 보이므로 닮게 된다. 즉, 깡패, 범죄자, 잔인무도한 자를 닮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독일 나치의 히틀러 유겐트들의 잔인성은 나치군대의 바람직하지 못한 적대적 행동을 닮은 것이다.

 

② 공격자와의 동일시 identification with aggressor
  공격자를 닮음으로써 불안을 방어하는 것이다. 두려운 대상의 특징을 닮아 자기 것으로 함으로써 그 대상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초자아가 형성된다. 예를 들면, 도깨비장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린애는 “내가 도깨비다.”라고 하며 도깨비 흉내를 냄으로써 도깨비 공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③ "as if" 성격 : 병적 동일시 pathological identification - 척한다
  어떤 이상적인 인물이나 이상과 동일시하여 그 대상이 갖고 있는 힘을 누리려 하는 자아의 시도를 말한다. 이 사람으로부터 저 사람으로 옮겨 다니며 힘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모방하고 그들에게 붙어서 자신의 안정을 도모하려 하기 때문에 이 동일시는 일시적이고 과장적이며 상대방의 힘이 없어졌다고 느껴지는 순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게 된다. 

  강한 사람의 행동을 흉내(거짓 동일시)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주체성은 없으며 속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 경험도 없게 된다. 자기 주관을 기막히게 묘사하는 예술인들, 신흥종교의 광신도들이 좋은 예가 되나. 특히 경계선 장애 환자들이 이 병적 동일시를 많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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