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영시, Poem, English poetry

The Loneliness One dare not sound, Emily Dickinson, 고독의 깊이를 알려 마라, 에밀리 디킨슨

Jobs9 2024. 11. 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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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neliness One dare not sound

The Loneliness One dare not sound—
And would as soon surmise
As in its Grave go plumbing
To ascertain the size—

The Loneliness whose worst alarm
Is lest itself should see—
And perish from before itself
For just a scrutiny—

The Horror not to be surveyed—
But skirted in the Dark—
With Consciousness suspended—
And Being under Lock—

I fear me this—is Loneliness—
The Maker of the soul
Its Caverns and its Corridors
Illuminate—or seal—

 

 

 

This poem delves into the depths of loneliness, portraying it as an unfathomable and terrifying force. The speaker dares not explore it, fearing the annihilation that would come from facing it directly. Loneliness is personified as a horror that must be avoided, lurking in the shadows and threatening to consume the soul. 

The poem's imagery is stark and haunting, evoking a sense of isolation and despair. The caverns and corridors of the soul become symbols of the depths of loneliness, which the maker of the soul has the power to illuminate or seal. The poem's language is concise and deliberate, with each word carefully chosen to convey the intensity of the experience. 

Compared to the author's other works, this poem exhibits a more introspective and philosophical tone. It grapples with the existential nature of loneliness and its profound impact on the human soul. The poem's themes resonate with the Victorian era, a time marked by societal changes and a growing sense of isolation. 


 


고독의 깊이를 알려 마라


고독의 깊이를 알려 마라
차라리 추측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
무덤의 크기를 확인하기 위해
무덤 속에 들어가 측정하지 않듯이 -

고독의 가장 무서운 공포는
그것을 보고는 -
그 앞에서 죽는 것이네
단지 한 번 깊이 응시하는 것만으로 -

그 공포는 들여다보지 말아야 하며 -
어둠 속에서 피해 가야 하는 것이네 -
의식은 정지한 채 -
존재는 자물쇠로 잠가 둔 채 -

난 두려워하네 - 이 고독은 -
영혼의 창조자로서
그 동굴과 복도를
밝게 비추거나 - 또는 봉인하네 -




에밀리 디킨슨의 이 시는 외로움과 고독의 무서움에 대해 적고 있다. 
디킨슨은 인간 삶의 ‘무’를 ‘고독(loneliness)’으로 풀어낸다. 첫 행에서 화자는 고독의 특징으로 소리의 부재를 언급하며 다시 한번 침묵을 조명한다. 이어 외로움의 크기를 가늠하는 것은 오직 죽어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는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결코 고독의 무한한 크기를 알 수 없다는 불가능성의 반증이다. 두 번째 연에서는 고독을 ‘최악의 알람’이라고 표현하며, 고독 자체가 형체가 없어 우리가 목격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인간은 무형의 고독 앞에서 텅 빈 존재로 전락한다. 때로 고독은 공포로 찾아온다. 감각할 수 없어서 침묵을 두려워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형체 없는 외로움 또한 직접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공포의 대상이 된다. 화자는 이 끔찍한 고독을 어둠에 비유한다. 비가시성과 어둠, 그리고 공포는 한데 연결되어 고독을 향한 화자의 시선을 드러낸다. 

외로움은 우리의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킨다. 인간에게 내재한 고독은 잠김이 풀릴 때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나와 존재를 잠식한다. 그러한 이유로 화자는 고독이 두렵다고 직접적으로 고백한다(“I fear me this—is Loneliness—“). 이는 시에 드러난 화자의 태도와 전적으로 일치한다. 또한 들리지 않고, 크기도 잴 수 없고, 보이지 않고 감춰져 있어서 관찰 불가능하다는 점은 디킨슨이 말하는 ‘침묵’의 속성과도 매우 유사하다. 디킨슨은 침묵과 외로움을 본질적으로 연결된 상태로 규정하는 듯하다. 

디킨슨은 고독이라는 감정적 공허를 통해 ‘무’를 표현한다. 삶에서 인간이 감정적으로 경험하는 허무함—가슴에 구멍이 뚫린 듯한 허전함—영원히 채워질 수 없을 것 같은 비어있음을 시의 언어로 구현해 낸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의 소설 ‘A Clean, Well-Lighted Place’에서 바텐더는 스페인어 ‘nada(nothing; 허무)’를 집어넣은 주기도문을 외우며 삶을 잠식한 공허에 대한 착잡함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헤밍웨이는 이렇게 탄식한다. “허무에 계신 우리의 허무님, 당신의 이름으로 허무해지시고, 당신의 왕국이 허무하소서. […] 허무로 가득한 허무를 찬미하라, 허무가 그대와 함께하리니.” 발 딛고 서 있는 공간부터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끝내는 자신의 존재마저도 허무해지는 완벽한 ‘무’는 인간을 고독 속에 빠져 괴롭게 만든다. 디킨슨은 침묵에 이어 고독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무’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표출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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