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紅柿)를 보며
박재삼
감나무에 감꽃이 지고 나더니
아프게도 그 자리에 열매가 맺네
열매는 한창 쑥쑥 자라고
그것이 처음에는 눈이 부신
반짝이는 광택 속
선연한 푸른 빛에서
조금씩 변하더니 어느새
붉은 홍시로까지 오게 되었더니라.
가만히 보면
한자리에 매달린 채
자기 모습만을
불과 일 년이지만 하늘 속에
열심히 비추는 것을 보고, 글쎄,
말 못하는 식물이 저런데
똑똑한 체 잘도 떠들면서
도대체 우리는 어디다가
자기 모습을 남기는가 생각해 보니
허무라는 심연밖에 없더니라.
아, 가을!
핵심 정리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성격 : 성찰적, 반성적
* 표현상 특징 :
① 선경후정의 시상 전개
② 시간의 흐름에 따른 구성 - 1연(꽃 - 낙화 - 푸른빛의 열매 - 붉게 익은 열매)
③ 대립적 이미지 사용 : 꽃의 소멸 ↔ 결실, 감의 성실(결실)함 ↔ 인간의 허무한 삶
④ 성실한 삶을 표상하는 ‘홍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있다.
* 구성 : 1연 : 홍시가 되는 과정(선경)
2연 : 홍시에 견주어 본 인간사(후정)
* 제재 : 홍시
* 주제 : 성실한 삶에 대한 소망과 삶의 허무 인식. 자아 성찰을 통한 삶의 의미 탐구
이해와 감상
1연에서는 홍시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렸고, 2연에서는 홍시를 통해 비추어 본 자기 반성을 담고 있다. ‘홍시’에서 시인은 한 자리에 머물며 일관성 있게 열매 맺기에 최선을 다 하는 성실함을 발견했다. 대상을 그렇게 인식하자, 자신은 과연 어떻게 살아왔는가에까지 시인의 생각이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시인은 성실하지 못했다고, 그래서 허무하다 고백한다.
공무원 두문자 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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